바둑 이야기

말하는 돌

서 휴 2012. 3. 22. 23:37

말하는 돌

서 휴

 

 

철원鐵原의 좀 검은 로 치면 하고 만다.

충주忠州은 여운이 있다

철원鐵原쇳물을 더 머금은 것 같다

 

하여 무거운

무거운 돌이 많은 철원

쇄가 많은 의 들판이라 한 모양이다

 

바둑알에는 쇳물이 들어있을까 아닐까

바둑알은 무거운 돌일까 가벼운 돌일까

 

어느 프로 분께서는

하나 올려놓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압감까지 느낀 데요

너무 무거워서일까요.

 

80년대 군사시절 재임용의 칼날에 베어져

강의실 칠판에 글을 못 쓰게 된시절

 

쓰던 논문이며 진행하던 일들은

버려진 하나의 꿈으로 묻어야하나

 

모든 일 모든 걸 다 접고

산을 보고

하늘을 보고

땅위에 을 놓으며

 

세월을 낚던 시절이 있었다.

재산을 버린 시절이 있었다.

마음 낚기가 너무 힘든 시절이 있었다.

 

그때 버릇된

큰일 낫다 어 큰일이다 하는 소리는 

검은 이 분명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는 신호다

 

몇 수가 지나 가보면

이제는 검은 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30 여년이 지나다보니

무게를 넘어선 풍상의 돌을 올려놓는 것 같다

아닐까

 

항상 즐거운 을 올려놓는 듯

정 학장님의 중후한 모습이 아름답다

 

같은 바둑 알인데

무거운 이 있을까

가벼운 이 있을까

 

상록수 기원에는 무게가 다른 뿐만 아니라

조용히 미소하는 , 소리가 높은 , 노래하는 ,

내기 하는 , 웃음소리가 나는 돌, 싸우는

조용조용 이야기하는

 

의 종류도 참 많다

나는 어떤 을 올려놓고 있을까

 

한판위에 검은 과 하얀 이 번갈아 올라가는데

왜그리 마다 여운이 다를까

 

생각하고 생각하는 무게와

마음먹고 마음먹은 무게와

 

돈까지 실려 얹혀서 무게와 종류가 달라지는 걸까

소리가 나는 로 변하게 되는 걸까

 

을 하나 둘 올려놓으며 생각한다.

을 세넷 올려놓으며 나의 모습을 본다.

다섯 여섯 부터는 이 움직이고 있음을 본다.

 

어느 때에는 과 내 마음이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걸 본다.

 

그에 따라 에게 소리를 얹는다.

큰소리도 얹는다. 아 하 큰소리도 친다.

 

한여름 무더위에

바둑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바둑알이 말을 건다.

 

나에게 생각과 마음을 얹히세요.

돈도 계산도 좋고요

항상 변할 준비가 되어있어요

 

나에게 생각과 마음과 계산까지 얹으시면

무거운 로도

소리 나는 로도 변할 수가 있어요

 

무어라 말을 할까

아 아 덥기도 한데

 

왜 생각과 마음과 계산을

또 돈까지 에게 실릴까

 

내 마음은 성인군자 같은데

참 참

 

광교산에 오르며

비로봉에게 물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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