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96 화. 신의를 버리며 공격까지 하는가.

서 휴 2023. 12. 19. 14:00

 

 396 신의를 버리며 공격까지 하는가.

 

       모두 들 이 조돈(趙盾)의 말을 들어보시오

       진군(秦軍)은 절대로 그냥 물러나지 않을 것이오

 

       선멸(先篾)이 우리의 진영에 남지 않으려 하니

       내일은 필시 진군(秦軍)이 우리를 공격해올 것이오

 

       어떻소 차라리 우리가 먼저 공격하면 어떻겠소

       오늘 밤을 틈타 진군(秦軍)을 기습해버린다면

       진군(秦軍)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이 될 것이오

 

       우리가 먼저 진군(秦軍)을 몰아낼 수 있소이다.

       원수님 좋소이다 말에게 먹이를 넉넉히 먹이고

       군사들은 밥을 먹고 일찍 잠을 자게 합시다

 

이윽고 밤이 깊어지자, 진군(晉軍)은 소리 없이 모두 일어나 병거

말마다 함매(銜枚)를 물리고영호(令狐)에 진채(陣寨)를 세우고

잠을 자고 있는 진군(秦軍)의 진채(陣寨)를 향해 질풍처럼 돌격했다.

 

       이때가 삼경이라 진군(秦軍)은 깊은 잠을 자고 있다가

       때아닌 진군(晉軍)의 북과 나팔 소리에 당황하게 된다.

 

       진군(晉軍)이 고함 지르며 진군(秦軍)의 진채(陣寨)

       쇄도해 쳐들어가자잠을 자다가 놀란 진군(秦軍)

       병거(兵車)에 미쳐 말을 묶지도 못하고 달아나기 바빴다.

 

진군(晉軍)은 달아나는 진군(秦軍)의 뒤를 고수(刳首)까지 추격하며

몰아냈다. 고수(刳首)는 지금의 산서성 임의현 남서 15 지점에 있다.

 

()의 대장 백리시(百里視)는 죽을힘으로 싸우면서 진군(晉軍)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나공자 옹()은 전투 중에 죽고 말았다.

 

       선멸(先篾)은 진군(晉軍)을 따라 진(나라로

       귀국하지 않고 어찌 이 진(나라로 돌아왔는가

 

       조돈(趙盾)은 우리를 배반했으나공자 옹()이 진()

       은혜를 크게 입었던바 진()을 배신할 수 없나이다

 

       사회(士會)는 어찌하여 진(나라를 떠나지 않는 것이오

       선멸(先篾)과 같이 명을 받은바 어찌 혼자 귀국하겠나이까

 

선멸(先篾)과 사회(士會)의 말을 듣고 난 진강공(秦康公)은 그들의

말에 감복하여 대부의 벼슬을 내려 주며 진(나라에서 살게 했다.

 

       조돈(趙盾원수님순림보(荀林父입니다.

       옛날 호사고(狐射姑)가 로국(潞國)으로 도망치자

       동료(同僚)의 정을 생각하시어, 그의 처자와

       가재들을 그가 있는 로국(潞國)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선멸(先篾)과 사회(士會)도 역시 저희와 같이

       동료(同僚간의 정이 너무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돈(趙盾원수님께서 옛날에 동료(同僚)에게

       행한 일을 저도 행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고맙소  순림보(荀林父)가 의리(義理)를 생각하는

       마음이 나의 뜻과 같소이다. 어서 빨리 그리하시오

 

조돈(趙盾)은 즉시영을 내려 선멸(先篾)과 사회(士會), 양가의

가솔(家率)들과 가재(家財)를 거두어두 사람에게 보내주었다.

 

       한편 진군(晉軍)이 영호(令狐)의 땅에 진채를 세우고

       있는 진군(秦軍)을 기습해 쳐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진군(晉軍)의 장수마다 포로(捕虜)와 전리품(戰利品)

       얻어 모두 공을 세우며 전장(戰場)을 정리하였다.

 

단지 선극(先克)의 부하 장수 중에 가장 용맹하던 괴득(蒯得만이

자기의 용맹만을 믿고앞뒤 안 가리고 공격하다가 진군(秦軍)

반격을 받고 싸움에 패하면서 오히려 병거 5승을 잃어버렸다.

 

선극(先克)이 군법으로 참수형에 처하려고 했으나, 장수들이 모두

괴득(蒯得)을 위해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간청하였으므로

참수형만은 면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선극(先克)은 조돈(趙盾)에게 다시 청하여

       괴득(蒯得)의 전답과 녹봉을 몰수하도록 했다.

 

       괴득(蒯得)은 그 일로 인해 선극(先克)에 대해

       마음속으로 깊은 원한을 품게 되었다.

 

한편 기정보(箕鄭父)와 사곡(士穀) 양익이(梁益耳),  세 사람은

평소에 서로 친분이 두터웠으며그때 마침 강성(絳城)에 머물고

있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자주 모이게 된다.

 

조돈(趙盾)이 진군(晉軍)을 이끌고 진군(秦軍)을 물리치고자 출정

나가자, 그때 기정보(箕鄭父)는 강성(絳城)의 경비를 맡고 있었다.

 

       조돈(趙盾)이 중군 원수가 되고부터우리 두 사람은

       군사에 관한 권한을 모두 잃어버렸소이다.

 

       조돈(趙盾)의 권력이 너무 막강한 것이 아니오

       조돈(趙盾)은 군주를 폐하거나 올리고 하는 일을

       안하무인(眼下無人)이 되어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소

 

       이제 진군(秦軍)이 병거 400승으로 공자 옹()

       호송하여 우리 강성(絳城)으로 오고 있다고 하오.

 

       만약 양쪽의 군사들이 서로 싸우게 된다면

       큰 싸움이 벌어질 것이며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오

 

       그때 우리가 반란을 일으켜, 세자 이고(夷皐)를 폐하고

       공자 옹()을 받아들여 우리의 군주로 세운다면

       우리나라 대권은 모두 우리 손에 들어올 것이오

 

기정보(箕鄭父), 사곡(士穀), 양익이(梁益耳). 세 사람이 모의하여,

진군(秦軍)과 진군(晉軍)이 싸우게 되어막강한 진군(秦軍)에게

진군(晉軍)이 수세에 몰리게 된다면그 배후에서 반란을 일으켜

세자 이고(夷皐)를 죽이고 조돈(趙盾)을 몰아내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뜻밖에도 조돈(趙盾)이 먼저 기습을 가하여

       진군(秦軍)을 패퇴시키고 강성(絳城)으로 돌아오자

       그들의 마음은 더욱 분노로 가득 찼다.

 

       하군 부수 선도(先都)는 그의 주수(主帥였던 선멸(先篾)

       조돈(趙盾)의 배신으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자

       그 역시 조돈(趙盾)에게 원한을 품게 되었다.

 

또한괴득(蒯得)은 옛날 자기가 싸움 중에 휘하의 병거를 진군에게

뺏긴 잘못으로 선극(先克)에 의해 추궁당하여그의 전답과 녹봉을

빼앗긴 일에 대해마음속으로 원한을 갖고 있다가, 복수(復讐)

하기 위해 사곡(士穀)에게 자기의 억울함을 호소하게 된다.

 

       사곡(士穀이 괴득(蒯得)의 말을 들어보십시오

       조돈(趙盾)의 배려로 중군 부수가 된 선극(先克)

       감히 모든 일을 자기 맘대로 하고 있소이다.

 

       조돈(趙盾)이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군사는

       오르지 선극(先克)이 있는 중군뿐입니다.

 

       우리가 먼저 아무도 몰래 선극(先克)을 죽인다면

       조돈(趙盾)은 혼자 고립되고 맙니다.

 

       선극(先克)을 죽여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은

       하군 부수 선도(先都)가 아니면 해낼 수 없네

       사곡(士穀이 괴득(蒯得)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 선도(先都)는 그의 주수 선멸(先篾)이 조돈(趙盾)

       배신으로 진(나라에서 돌아오지 못하게 되자

       매우 분개하며 조돈(趙盾)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선도(先都)가 앞장서주기만 한다면야?

       선극(先克)을 죽이기는 쉬운 일이라 하겠으나

       자네, 괴득(蒯得)이 선도(先都)를 움직일 수 있겠는가

 

       알겠는가? 그대가 선도(先都)에게 내가 말한 대로

       전한다면 이번 일은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네

 

       사곡(士穀이 괴득(蒯得)을 믿어 주십시오

       제가 당장 달려가 사곡(士穀장수의 말씀을

       선도(先都장수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사곡(士穀)과 헤어진 괴득(蒯得)은 곧바로 선도(先都)의 집으로

달려가자, 그때 선도(先都)는 괴득(蒯得)을 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먼저 입을 열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조돈(趙盾)은 그럴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네

       조돈은 선멸과 사회를 배신한 것도 모자라

       비겁하게도 야밤에 진군(秦軍)을 기습하여 패퇴시켰네

 

       이는 국가 간에 신의가 없는 짓을 저지른 것이네

       나는 결코 이런 조돈(趙盾)과 함께 일할 수가 없네

       선도(先都사곡(士穀)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선도(先都잘 들어 주십시오.

       으음좋도다진실로 좋은 계획이로다

 

       사곡(士穀)이 말한 대로만 된다면 우리 진(나라에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되고 우리가 정권을 잡게 된다

이렇게 어느덧 겨울철이 끝나며 정월이 되자이때 선도(先都)

중군 부수 선극(先克)이 할아버지 선진(先軫)에게 제사를 올리기

위해 기성(箕城)의 사당으로 가게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가재(家宰)는 가복(家僕중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선도(先都)는 가재(家宰)에게 가병을 이끌고 나가

       기성(箕城밖에 매복하였다가, 선극(先克)

       지나가면 죽이도록 명했다.

 

이윽고 선극(先克)의 일행이 나타나자선도(先都)의 가재(家宰)

모두 한꺼번에 일어나 선극(先克)에게 달려들어 칼로 찔러 죽였다.

선극(先克)을 따르던 종자가 놀라 달아나면서 가재(家宰)를 보았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선극(先克)이 복면 쓴 도적들에게 살해되다니 말이 되는가

       사구(司寇집획(緝獲) 5일 안에 모두 잡아들이도록 하라

 

선도(先都)는 자기가 한 짓이 드러날까 겁을 내며 마음이 황망하게

되자사곡(士穀), 기정보(箕鄭父), 양익이(梁益耳), 괴득(蒯得)

만나 하루빨리 거사(擧事)를 일으키도록 종용하고 흩어지게 되었다.

 

       양익이(梁益耳형님어디 갔다 오십니까

       그저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돌아가는 중일세.

       별일 없으시다면 동생이 술 한잔 올리겠습니다.

       허 어오랜만에 동생의 술을 마시게 되는구먼

 

양익이(梁益耳) 평소 믿고 있던 사촌 동생 양홍(梁弘)이 오랜만에

술대접한다고 하자은밀히 자기편의 가입을 권하면서다섯 사람이

함께 모의하고 있는 일을, 모두 그만 발설하고 말았다.

양홍(梁弘) 형님 되는 양익이(梁益耳일행이 모의하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놀랐으나얼굴에는 내색하지 않으면서 헤어지게 되었다.

 

       이거는 우리 양씨(梁氏가문의 씨를 말릴 일이로다

       나는 우리 양씨(梁氏가문을 지켜야 한다.

 

       유병(臾騈)은 집에 계시는가

       아니 양홍(梁弘) 무슨 일로 늦은 밤에 왔는가

 

       믿을 사람은 유병(臾騈)이 자네 뿐이라 찾아왔네

       허허, 양홍(梁弘) 어서 들어오게나.

 

 397 선극을 죽이고 변란을 일으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