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93 화. 조돈, 나라를 어떻게 이끄는가.

서 휴 2023. 12. 17. 16:05

 393 조돈나라를 어떻게 이끄는가.

 

그해 가을인 8월에 접어들자진양공(晉襄公)은 갑작스러운 병을

얻어 몸져눕게 되며스스로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할 것을 알았다.

 

       내관은 중신들을 모두 부르도록 하라

       태부(太夫양처보(陽處父)와 태사(太師가타(賈佗)

       그리고 중군 원수 조돈(趙盾등 모두가 모였나이다.

 

       모두 침상 가까이 오시 오

       과인은 선군이 이룩한 백업(伯業)을 이어받아

       책()나라를 파하고 진()나라를 정벌하여,

       우리 (나라의 명예를 잘 지켜냈소.

 

       불행히도 과인의 명이 길지 못하여조만간에

       여기 있는 경(들과 이별하게 될 것 같소.

 

       세자 이고(夷皐)가 나이가 너무 어린바

       (들은 마땅히 온 마음으로 보좌해주시오

 

       이웃 나라들과 우호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절대 맹주의 자리를 잃지 않도록 해주시오

 

중신들 모두가 절을 올리며 진양공(晉襄公)의 명을 받들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진양공(晉襄公)은 죽었다.

 

       그때가 진양공(晉襄公재위 7년이며,

       주양왕(周襄王) 31년으로 기원전 621년의 일이었다.

 

다음날 조정 신료들이 세자 이고(夷皐)를 받들어(나라의

군주로 옹립(擁立하고자 조당(朝堂)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진양공의 유언을 받들어 세자 이고(夷皐)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군위에 올리고자 하오


       그도 옳은 말이나세자가 이제 일곱 살일 뿐이오

       나라를 다스릴 만한 판단이 서겠소

 

       ()과 책()이 원수를 갚겠다고 이를 갈고 있는

       이때, 어찌 나이 어린 군주가 나라를 이끈단 말이오

       그렇소이 조돈(趙盾)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소

 

정상적으로 세자 이고(夷皐)를 군위에 올려야 하나갑작스럽게

너무 어리다며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신중하게 생각해보자는

이상한 분위기로 흘러가면서여러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조돈(趙盾)이 먼저 말해보겠소

       두기(杜祁)의 소생 공자 옹()

       진(나라에서 벼슬을 살고 있소이다.

 

       만약 옹()공자를 우리 군주로 세운다면,

       (나라와 우호를 맺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이도 많아 종실(宗室)의 어른이 되니

       마땅히 모셔와 군위를 잇게 해야 합니다.

 

()에 있는 공자 옹()을 군위에 올리자는 말에 반대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 보자호사고(狐射姑)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호사고(狐射姑)가 한마디 하겠소이다

       ()에 있는 공자 옹(보다는 진(나라에 사는

       공자 락()을 후계자로 세우는 것이 좋소이다.

 

       그 모친 진영(辰嬴)은 진목공(秦穆公)의 사랑하는 딸일

       뿐 아니라선군이신 진문공(晉文公)께서 사랑하셨으며

       혼란하였던 나라를 안정시키는 데 역할이 컸소이다.

 

       (나라는 우리와 좋은 사이를 유지해 왔으며

       또한아침에 출발하면 저녁때 모셔 올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좋소이다.

 

       이 조돈(趙盾)이 한마디 더 하겠소

       우리가 진()에서 공자 락()을 모셔오게 되면

       (과의 사이가 더욱 멀어지게 되나,

 

       만약에 진()에서 공자 옹()을 모셔온다면,

       옛날에 맺혔던 원한들을 풀 수 있어 좋소이다.

 

       반드시 공자 옹()을 모셔와 군주로 삼아야만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을 끝내고 나라가 편안해지오

       그렇소그 말이 옳소이다

 

조돈(趙盾)의 말에 여러 중신이 찬동하고 나오자조돈(趙盾)

즉시 선멸(先蔑)을 정사로 삼고 사회(士會)를 부사로 정하여

(나라에 진양공(晉襄公)의 부음을 전하면서더불어

공자 옹()을 모셔오기로 정하였다.

 

선멸(先蔑)과 사회(士會)가 사신의 임무를 띠고 진(나라로 막

출발하려는 그때순림보(荀林父)가 찾아와 선멸(先蔑)에게 말한다.

 

       지금 말이오!  진양공(晉襄公)의 부인 양영(襄嬴)

       세자 이고(夷皐) 모두 죽지 않고 버젓이 살아 있소

 

       이럴 때 다른 나라로 새로운 군주를 모시러

       간 사이에 혹시라도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장차 변란이 일어날 일을 생각이나 해보았소

 

       사백(士伯선멸(先蔑)께서는 어찌하여 병을

       핑계하고, 사자의 임무를 피하려 하지 않으시오

 

       순림보(荀林父)께서는 고마운 말씀을 하시나,

       지금 우리 진()의 정사는 조돈(趙盾)을 필두로

       모두 조씨의 수중에 있는데 무슨 변이 일어나겠소

 

       허허그저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오

       잘 다녀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순림보(荀林父)는 선멸(先蔑)과 걱정되는 말을 나누고 헤어지면서

돌아가는 도중에 다른 대부를 만나 또 걱정하는 바를 말했다.

 

       같이 벼슬을 살면, 같은 동료(同僚)가 된다고 하였소

       나는 같은 동료(同僚)의 입장에서 선멸(先蔑)에게

       나는 마음을 다해 충고하였소

 

       그러나 선멸(先蔑)은 나의 말을 듣지 않고 진()

       갔으니그가 떠나기는 했지만 잘 돌아올까 걱정이오?

 

이윽고 선멸(先蔑)과 사회(士會)는 순림보(荀林父)의 말을 듣지 않고

사신의 임무를 띠고 진(나라로 떠나갔다.

 

한편 호사고(狐射姑)는 조돈(趙盾)이 자기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며,

선멸(先蔑)과 사회(士會)를 진()에 보냈다고 하자 몹시 격분했다.

 

       호씨(狐氏)와 조씨(趙氏)는 함께

       우리 진()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집안인데

       지금은 호씨(狐氏)는 없고 조씨(趙氏)만 있구나

 

       가복(家僕) , 너는 몰래 진(나라에 다녀와야겠다.

       빨리 진(나라에 가서 공자 락()을 모시고 와라!

       내 반드시 공자 락()을 군주로 세우고 말리라

 

격분한 호사고(狐射姑)가 공자 락()을 모셔오기 위해, 사람을 몰래

()에 보냈다는 정보가 조돈(趙盾)의 진영에 흘러 들어갔다.

 

       조돈(趙盾원수님공자 락()이 곧 귀국한다고 합니다.

       뭐라고?  군주 자리를 다투려고 온다는 말이냐

 

       문객으로 와있는 공손(公孫저구(杵臼)는 어디 있느냐

       원수님무슨 일로 이 저구(杵臼)를 찾으십니까

 

       저구(杵臼)는 중요한 일을 맡아주어야 하겠네

       가병(家兵)을 이끌고 진(나라에서 오는 길목을

       지키다가소리 소문 없이 공자 락()을 죽이고 오게

 

공자 락()이 진()으로 돌아오던 중에 조돈(趙盾)의 가병에게

살해됐다는 소식을 들은 호사고(狐射姑)는 더욱 격분하여 말했다.

 

       우리나라 정권이 조돈(趙盾)의 손에 넘어간 것은

       양처보(陽處父)가 천거했기 때문이로다

 

       양처보(陽處父)의 집안은 그 세력이 미미하여

       다른 종족들은 그를 돕지 않고 있다.

 

       양처보(陽處父)는 오늘 성 밖으로 나가 교외에서

       선군의 장례를 올릴 준비를 주관할 것이다.

 

       조돈(趙盾)이 공자 락()을 죽였는바!  내가

       양처보(陽處父)를 죽인들 무슨 잘못이 되겠는가

 

호사고狐射姑는 결심을 세우자마자즉시 동생 호국거(狐鞫居)

불러, 양처보(陽處父)를 살해하기 위해 긴급하게 모의했다.

 

       형님이 일은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나 혼자서도 능히 처리할 수 있습니다.

 

       형님, 나의 가복(家僕)들을 강도로 위장하고 있다가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려 양처보(陽處父집의

       담을 넘어 들어가 죽여 버리고 나오겠습니다.

       동생은 부디 소문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호국거(狐鞫居)가 가복과 함께 담을 넘어가 보니양처보(陽處父)

그때 촛불을 켜고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양처보(陽處父)는 우리 호(씨에게 원한이 있느냐

       왜 조돈(趙盾)을 추천하여 세상을 어지럽히느냐

 

       호국거狐鞫居)! 너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에잇 죽어버려라

       어이쿠 내 팔이야

 

호국거(狐鞫居)가 다짜고짜 달려들어 양처보(陽處父)를 칼로 찔렀으나,

단지 양처보(陽處父)의 팔을 다치게 했을 뿐이었다.

 

양처보가 놀라 밖으로 달아나자, 호국거가 쫓아가 즉시 살해하고는

그의 목을 잘라 가지고는 성안의 자기 집으로 돌아와 모른척하였다.

 

       조돈(趙盾원수께 급히 아뢰오

       아니그대는 양처보(陽處父)의 가복(家僕)이 아니냐

 

       그러하옵니다호국거(狐鞫居)가 복면을 하고

       우리 주인의 목을 잘아 가지고 갔습니다

 

그때 양처보(陽處父)를 모시던 가복(家僕)이 호국거(狐鞫居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급히 조돈(趙盾)에게 달려가 그 일을 알렸다.

 

조돈(趙盾)은 잠시 생각하더니거짓으로 전혀 믿지 않는 척하며,

오히려 양처보(陽處父)를 모시던 가복(家僕)에게 야단친다.

 

       복면한 도적들에게 살해되었다고 했는데

       어찌 호국거에게 뒤집어씌우려 하느냐

 

조돈은 호사고가 다른 짓을 더 벌이지 못하도록 단속하기 위해

강도의 짓으로 탓하며즉시 시체를 거두어 장사를 지내 주었다.

 

       이일은 그해 가을 9월이었으며다음 달 10월에

       진양공(晉襄公) 장지를 곡옥성(曲沃城)으로 정하고

       그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진양공이 죽은 지 두 달이 지났으나(나라 군주를 세울 수가

없었다이미 내정자로 정한 공자 옹()을 모시러, ()으로 떠난

선멸(先蔑)과 사회(士會)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394 . 힘으로 안 되면 함정을 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