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08 화. 불안의 씨앗을 남기지 않는가.

서 휴 2023. 10. 21. 14:24

 308 . 불안의 씨앗을 남기지 않는가.

 

(나라 장수 공손 칩()이 배석한 가운데중이(重耳) 쪽의

대표로 호언(狐偃)이 나오고진군(晉軍)의 대표로 극예(郤芮)가 

나와, 짐승의 피를 입술과 얼굴에 바르며 하늘을 향해 맹세한다.

 

      다 함께 중이(重耳공자를 받들어

      (나라의 군주로 모시기로 하며

      다 같이 나라의 발전에 몸을 바치기로 한다.

 

      우리는 다 함께 두 마음을 품지 않을 것이며

      현 대부들의 신분은 그대로 보장할지어다.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양 군사들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항복하면서 충성을 맹세한다고 세 번을 복창하고 난 후에

진군(晉軍)의 총대장의 장수기(將帥旗) 중이(重耳)에게 바쳤다.

 

      그동안 다들 고생이 많았소.

      그대들의 지위는 변함이 없을 것이오.

      우리 진(나라를 위해 계속 힘써주시오

 

      조쇠(趙衰)가 이야기하겠소이다.

      이제부터 우리 주군은 중이(重耳)이십니다.

 

      모두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립시다

      고맙소모두 다 같이 노력해 봅시다.

 

      선진(先軫장수는 총대장 깃발을 인수하라

      위주(魏犨)우리 진군(晉軍중에서 병약하거나,

      나이가 많거나홀어머니를 모시는 어려운

      군사를 골라내어 귀향시키도록 하라

 

      공자님이 와중에 많은 군사들을 풀어주다니요

      공자님가신들이 모두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다들 들으시오!  나이 많은 사람이나,

      병약한 사람이나홀어머니를 모시는

      어려운 군사도 모두 우리의 백성들이오

 

      건강한 젊은이가 나라를 지켜야!

      우리 진군(晉軍)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겠소

 

이를 지켜보던 진()의 공손 칩()과 공손지(公孫枝)도 깜짝

놀라면서, 중이(重耳)의 폭넓은 모습을 그윽히 바라보며 감동한다.

 

      공자님하루 만에 귀향할 병사를 선별하니

      2만 명 중에 3할이 넘는 많은 군사가 나옵니다.

      이 많은 군사를 꼭 귀향시켜야 하겠습니까?

 

      그만한 일은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위주(魏犨)는 모든 진군(晉軍)을 장악하고

      선진(先軫)은 남은 군사들로 정예병을 만들라!

 

      공자님선진(先軫)이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좋도다어서 말해보라

 

      남은 군사들로 근위병 3천 명과 상비군 7천 명을

      뽑아 정예병(精銳兵)을 만들고

      나머지 군사는 치중부대(輜重部隊 )로 돌리겠습니다.

 

치중부대(輜重部隊)는 군수품을 조달하여 제공하는 지원부대이며

군수물자의 보급과 후송 따위를 담당한다. 

 

중이(重耳)  과감한 조치로 귀향하는 7천여 명의 군사들이

환호성과 만세를 부르기도 하면서 고향으로 떠나게 된다.

이 소문은 너무나 빠르게 백성들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공자님남은 군사들을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에 따라

      근위병과 상비군으로 재편성하니

      군사들의 사기가 오히려 높아졌사옵니다. 

 

      수고하였다모든 채비를 끝마쳐라.

      지금부터 곡옥성(曲沃城)으로 진군하자!

 

진희공(晉懷公)은 원래부터 유달리 겁이 많고 조급하였으므로,

날마다 극예(郤芮)의 소식을 목이 빠지게 기다렸으나좀처럼

승전소식이 들려오지 않자견디다 못해 발제(勃醍)를 불렀다.

 

      발제(勃鞮)는 급히 극예와 여이생에게 가보시오.

      빨리 이기고 돌아오라 하시오.

      중이(重耳)를 쳐 없애고 돌아오라 하시오

 

발제(勃鞮)는 강성(絳城)을 출발하여 여류(蘆柳)로 가던 중인데

뿔뿔이 흩어져 돌아오는 군사들에게서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된다.

 

      우리 진군은 어찌 되었는가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生)은 항복하였소

 

      너희들은 왜 그냥 돌아오고 있느냐?

      중이(重耳) 공자가 7천이나 되는 군사를 풀어주었소!

 

      그러면 지금 강성(絳城)으로 쳐들어오고 있는가

      아닙니다곡옥성(曲沃城)으로 가고 있습니다

 

발제(勃鞮)는 여이생(呂飴甥)이 항복하였다는 소문을 자세히 듣게

되자. 급히 강성(絳城)으로 되돌아가 진희공(晉懷公)에게 보고한다.

 

       주공큰일 났습니다

       극예와 여이생이 중이(重耳)를 영접했답니다.

 

       지금쯤 곡옥성(曲沃城)도 점령당하게 생겼습니다.

       이제 나라의 주인은 중이(重耳)라는 소문입니다.

 

       극예와 여이생이 나를 배신하다니

       아아나는 어쩌란 말인가

 

       지난날 진(나라에서 도망쳐 나왔기에

       진목공의 미움으로 이 지경이 되었구나

 

       주공속히 대부들을 불러 성을 지켜야 하오나.

       주공입조령(入朝令)을 내려 아무리 불러도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주공모든 신하가 중이(重耳)를 맞이하려 합니다.

       주공이제 잠시 몸을 피하셔야 하겠습니다.

 

       주공이제 한탄만 마시고 급히 수레에 오르소서.

       주공제가 수레를 몰 터이니 빨리 오르십시오!

 

진희공과 발제는 어디론가 달아나버리고중이의 진군(晉軍)

진군(秦軍)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으면서마침내 순() 땅을

떠나며 이르는 곳마다 모두 성문을 열고 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닷새 후에 진()의 옛 수도인 곡옥성(曲沃城)에 당도했다.

 

      주공이제야 오시나이까

      주공, 이 곽언(郭偃)이 오랜만에 인사 올리나이다.

 

      그동안 잘 계셨소오랜만에 반갑소!

      주공오늘을 보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있었습니다!

 

      그렇군요이미 나이 90이 넘으셨지요?

      곽언(郭偃)은 이제 눈물을 거두어 주시 오.

     

곽언(郭偃) 세자 신생(申生)의 죽음을 막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으며 호돌(狐突)과 더불어 진()의 버팀목과 정신적인 기둥

역활을 하였던 원로대신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태복(太卜) 곽언(郭偃)은 중이(重耳)를 서슴없이 주공이라 부르며

중이(重耳)를 직접 진무공(晉武公)의 위패 앞으로 인도한다.

 

      진무공(晉武公)옛날 진(나라가 곡옥(曲沃)

      포읍(蒲邑)으로 둘로 쪼개져 있을 때

 

      곡옥(曲沃)에서 포읍(蒲邑)을 점령하여 

      하나의 진(晉)나라로 통일한 분이며

      특히 중이(重耳)를 어여뻐하던 할아버지였.

 

그 이후로 이 곡옥성(曲沃城)에서 조상의 제사를 지내게 되었으며

군주의 즉위식도 이곳에서 올리게 된 것이다.

 

      진군(晉軍)과 진군(秦軍) 곡옥성(曲沃城밖에 머무르며,

      ()의 근위병 3천 명은 성안의 질서를 잡게 되었다.

 

중이(重耳)는 오랜만에 곡옥성(曲沃城)의 태묘에서 할아버지인

진무공(晉武公)의 위패에 참배하고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게 된다.

 

       할아버지이 중이(重耳)의 큰절을 받으시옵소서.

       반드시 위대한 나라로 일으켜 세우고야 말겠습니다.

 

곡옥성(曲沃城)에서 중이(重耳)의 즉위식을 치른다고 강성(絳城)

연락하자난순(欒盾)과 극곡(郤穀)이 맨 먼저 쫓아왔으며,

 

그 뒤를 따라난지(欒枝), 극진(郤溱), 주지교(舟之僑), 가화(賈華

양설직(羊舌職), 순림보(荀林父), 선멸(先篾), 기정(萁鄭), 선도(先都

등의 대부가 찾아와 군신의 예로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조아렸다.

 

       중이(重耳) 43세에 진(나라를 떠나 책(나라에

       망명하였고, 55세 때 제 나라로 들어갔으며,

       61세 때, 진(나라에 잠시 몸을 의탁하였다가

 

       마침내 진목공(秦穆公)의 도움으로 19년 만에 겨우

       고국인 진(나라로 돌아오게 되었다.

 

중이(重耳)가 진문공(晉文公)이 되어 강성(絳城) 가까이 들어오자

성 앞에는 극보양(郤步揚), 양유미(梁繇糜), 한간(韓簡), 공사(共賜), 

가복도(家僕徒) 등이 줄을 서서 맞이하여 함께입성하였다.

 

      백성들은 여희(驪姬)의 음모에 쫓겨났다가,

      62세의 늙은 나이가 되어 돌아왔다면서

      하나같이 쫓아 나와 열렬하게 환영하여 주었다.

 

      진혜공(晉惠公)과 진희공(晉懷公)으로 인하여

      이반 되고 피폐해진 민심이 열렬히 환영하는 것이다.

 

며칠 후  파발이 급히 달려 왔으며, 도망갔던 진희공이 고량(高梁

땅의 백성들에게 붙잡혔다는 소식을 가지고 보고하였다.

 

      주공진희공(晉懷公)과 발제(勃鞮)가 분수(汾水)를 건너

      멀리 도망치려다 그곳 백성들에게 붙잡혔사옵니다.

 

      다들 들었소진희공(晉懷公)을 어찌하면 좋겠소?

      먼저 호언(狐偃)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강화 조건에 신하들은 모두 용납해 주기로 하였으나

      진희공(晉懷公)을 살려준다는 약조는 하지 않았습니다.

 

      호언(狐偃)은 나가 있고위주(魏犨)를 불러보라.

      위주(魏犨) 고량(高梁)에 가서 확인하고 돌아오라!

 

위주(魏犨)는 고량(高梁)에 도착하자마자붙잡힌 진희공(晉懷公)

목을 배고 떠났다. 이때 용케 살아서 도망친 발제(勃鞮)는 숨어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가, 한밤중에진희공(晉懷公)을 묻어주었다.

 

세자 어(御)는 어렵게 진 나라의 군위에 올라 진희공(晉懷公)

되었으나, 6개월 만에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의 배신으로,

제대로 진(晉) 나라 경영도 해보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죽었다.

 

      주공신 위주(魏犨이옵니다.

      현명한 자는 불안의 씨앗을 남기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주공진희공(晉懷公)을 확실하게 처리하였습니다.

      수고하였도다발제(勃鞮)는 어찌 되었는가

      주공발제(勃鞮)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309 마음의 변화를 어찌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