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09 화. 마음의 변화를 어찌 알겠는가.

서 휴 2023. 10. 21. 16:59

 309 마음의 변화를 어찌 알겠는가.

 

다음 날이 되자진문공(晉文公)은 그동안 고생하였던 () 나라

공자 칩()과 공손 지()와  더불어진군(秦軍)에게 성대한 잔치를 

베풀면서 그동안의 노고를 크게 위로하였다.

 

      주공이 비표(邳豹)의 청을 들어주십시오

      좋다. 그동안 비표(邳豹)의 공이 혁혁하였다

      어서, 비정보(邳鄭父)의 묘 개장을 돕도록 하라

 

비표(邳豹)는 부친인 비정보(邳鄭父)의 묘 개장을 모두 마쳤으며

이 일이 끝나자, 진문공(晉文公)에게 감사를 드리러 찾아왔다.

 

     비표(邳豹)는 과인의 말을 잘 듣도록 하라

     그대의 고국은 이 진(나라가 아닌가

     이제부터 진(나라에 머물며 과인을 도우라

 

     신은 이미 진() 나라의 록(祿)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어찌 두 군주를 모실 수 있겠나이까?

     주공께서는 신을 용서하시옵소서

 

진군(晉軍)이 강성(絳城)으로 회군하자비표(邳豹)도 진군(秦軍)

함께 돌아가게 된다. 공자 칩()과 공손 지()는 위양(渭陽)

주둔하고 있던 진목공(秦穆公)에게 그간의 경과를 보고한다.

 

       진목공(秦穆公)은 중이(重耳)가 군위에 올라

       진문공(晉文公)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나자,

       그제야 안심하면서 옹성(雍城)으로 회군했다.

 

진목공(秦穆公)은 진(나라로 출정하였던 진군(秦軍)이 모두

돌아오게 되자, 입조령을 내려 조례를 열게 하였다.

 

      주공공손 지() 먼저 보고 드리나이다

      주공의 덕으로 중이(重耳)가 군위에 올랐습니다.

 

      중이(重耳)는 보기보다 어진 덕을 배풀고 있으므로

      중이(重耳)는 반드시 현명한 군주가 될 것입니다.

 

      주공, 다행히 대부 공자 칩()의 명석한 판단으로

      싸우지 않고 진군(晉軍)의 항복을 받아낸바,

      우리 군사들의 피해가 적었나이다!

 

      이번 일의 일등공신은 공손 칩(대부이옵니다.

      또한비표(邳豹)가 제일 먼저 성벽에 뛰어올라

      영호성(令狐城)을 빨리 점령할 수 있었나이다

 

      모두 들 너무 고생이 너무나 많았소

      이제 커다란 풍파가 지나갔으니

      우리도 이제 우리 일을 열심히 하여야겠소

 

(나라는 오랜만에  정례적인 조례가 열리며백리해(百里奚)

건숙(蹇叔)과 요여(繇余)가 번갈아 가며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주공신 백리해(百里奚이옵니다.

      주공께서는 진()의 군주를 세 번이나 세우셨습니다.

 

      주공의 노고에 감축드리옵니다

      아니 오경들의 수고가 너무 컸던 바이오

 

      주공신 건숙(蹇叔이옵니다.

      ()이 안정되려면 처음 6개월을 잘 넘겨야 합니다.

 

      주공항상 예의 주시하고 있다가 만약에 진()에서

      급한 정황이 생긴다면 긴급히 출동하여야 합니다.

 

      그렇소(나라의 위급상황에 대비하면서

      이제 우리도 우리 백성들을 보살펴야 하니

      각자 맡은 바 일들을 열심히 하여 주시 오!  

 

이때 진(晉) 나라에서도 진문공(晉文公)은 국정을 바로 잡아 나라를

안정시키고자 거듭 회의를 열면서 신료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었다.

 

한편 극예와 여이생은 망명 파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으나, 중이(重耳)가 진문공(晉文公)이 되어서도 책임질만한 직책을

주는 것도 아니면서죄가 있다고 벌하지도 않고 있었으므로. 더욱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되면서마음속에서 자꾸 의심이 일어나며, 

견딜 수 없는 불안감에 쌓이게 되면서, 은연중에 반감을 갖게 된다.

 

      진희공(晉懷公)을 죽이다니! 죽이지 않기로 하였잖소?

      철저히 지키겠다는 약조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겠소?

 

      중이(重耳)를 믿어선 안 될 것 같소이다

      우리도 언제 죽일지 모르는 일 아니겠소?

 

      그러잖아도 망명 파들의 득세가 심하여

      우리는 그저 말만으로 대부일뿐이며

 

      우리에게는 아무런 실권도 없을 뿐만 아니라

      관심 밖으로 내돌리고 있지 않소이까?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生)은 불안한 생각이 자꾸 들게 되었으며

또한 동조하는 사람들이 비밀리에 모여들며 여러 궁리를 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진혜공(晉惠公)14년간이나 정권을 잡았고, 이어서

진희공(晉懷公)이 정권을 이어받으며 그 뿌리가 깊게 내려져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선량한 정권이 아닐수록

      보이지 않는 그 뿌리가 깊이 박히기 때문이다.

 

      나쁜 정권에 붙어사는 세력들은 단합도 잘한다.

      극예와 여이생에게 극비리에 동조할 세력이 모여들며

      이에 따라 각 집안의 가병을 동원할 계책을 짜기 시작한다.

 

이런 국내파들은 넓은 봉지(封土)와 많은 재산과 탄탄한 가문으로

그들의 힘은 망명파인 가신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막강했다.

 

      국내파 일부의 대부들은 목숨을 걸고

      중이(重耳)를 영입하는 데 꾸준히 노력했으나

 

      나머지 일부는 새로운 조정에 중용되지 않자

      그들만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반란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호언(狐偃)이 예측한대로 망명 파들은 국내파들로부터 언제 위험에

처할지도 모르는 일이며주도권 다툼에서 패배할 수 있는 처지였다.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生)은 무얼하고 계시오?

       우리가 비밀조직을 만들고는 있으나!

       장차 어떻게 하면 좋겠소이까

 

       가병(家兵)은 모아봐야 얼마 되지도 않고.

       또 들어내 놓고 동조세력을 모을 수도 없으니.

       막연하게 이렇게 지낼 수만도 없잖소이까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소만 들어보겠소이까?

       말해보시오어떤 방법이오

 

       어차피 죽을 바에는 우리 쪽에서 먼저

       선수를 쳐 중이를 해치우는 것이 어떻겠소?

 

       정면으로 공격해서는 중이를 죽일 수가 없소이다.

       궁에 갑자기 불을 질러 태워 죽이면 어떻겠소

 

       허 어한밤중에 궁에 불을 지른다.

       적은 수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계책으로 보이오.

 

       그거참 좋은 방법이라 하겠소이다     

       그렇게 한다면 단숨에 해치울 수도 있잖겠소?

 

소수 인원으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길은 화공이 가장 좋다는

극예(郤芮)의 말에 여이생(呂飴生)도 마음이 끌려 찬동하게 되었다.

 

이들은 동조세력을 비밀리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었으며,

자기의 봉읍(封邑)에서 비밀리에 가병을 자꾸 모집하며 훈련시켰다.

 

      이럴 때 발제(勃鞮)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소

      발제(勃鞮)는 궁 안을 훤히 알고 있잖소!

      더구나 칼도 잘 쓰고 힘이 장사이지요!

 

      발제는 중이를 죽이려다 두 번이나 실패하였소.

      발제는 붙잡히면 죽을 목숨이오.

      발제는 틀림없이 우리와 동조할 것이오

 

발제는 여러 대에 걸쳐 군주를 모신 내관이며힘이 장사이면서

검술의 달인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따르는 내시들도 있었다.

 

      발제는 무엇보다도 궁중 사정에 가장 밝으며

      발제(勃醍)와 진문공(晉文公)과는 악연이지요.

      그럼요발제(勃醍만한 적임자가 없소이다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은 계속적으로 반역을 준비하면서

꼭 발제(勃鞮)찾겠다며비밀리에 수소문하기 시작한다.

 

      이 한밤 중에 감히 누구냐?

      조용히 하십시오소인 발제(勃鞮이옵니다.

 

      아니용하게 찾아왔구나. 어서 빨리 들어오게나, 

      그동안 어디 있었는가

      여기저기 떠돌며 죽지 못해 살아왔지요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가

      진문공(晉文公) 암살하려 하십니까

 

      아니 벌써 소문이 났던가?

      아닙니다아무래도 그렇게 짐작이 갔습니다

      그렇네. 큰 비밀인데 소문이 나면 큰일이 아닌가

 

      거 참잘 왔네어서 이리 앉게나.

      대부님담장이 왜 이리 높습니까

      높은 담장을 뛰어넘느라 아주 혼이 났습니다.

 

      도둑놈이 많으니 어쩌겠나!

      나라가 어지러워 도둑이 많이 생겨났지 않은가

 

      정치를 잘 하면 도둑이 생겨날리 있겠습니까

      허 긴그도 그렇긴 하네

 

      발제가 내게 부끄러움을 줘도 할 말은 없네.

      다만 이번 일이 성공하면 백성을 성심껏 받들 것이네

 

발제(勃鞮)는 고량(高梁)에서 한동안 숨어다녔으나, 가지고 나온

비용도 떨어져 더 다닐 수 없게 되자아무도 모르게 강성(絳城)

숨어들었다가 극예(郤芮)의 집 높은 담장을 뛰어넘어 들어왔다.

 

발제(勃鞮)가 제 발로 찾아오자, 깜짝 놀란 극예(郤芮)는 뛸 듯이

반가워하며 여이생(呂飴甥)에게 급히 연락하여 오게 하였다.

 

      세 사람은 일치된 마음을 굳게 맹세하게 되면서

      발제(勃鞮)는 궁의 지형을 자세히 설명하게 된다.

 

극예와 여이생은 심어놓은 동조세력이 제법 많아지자중이(重耳)

죽이기만 하면 새로운 정권을 세울 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310 . 진심의 힘은 얼마나 무서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