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01 화. 중이, 권토중래를 하게 되는가.

서 휴 2023. 10. 17. 16:50

 301 중이, 권토중래를 하게 되는가.

 

      호언(狐偃외숙부께서는 회영(懷嬴공주와의

      혼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자지난 과거를 정리하시고

      이제는 반드시 군위에 오르셔야 합니다

 

      공자께서 이, (나라에 오신 것은

      ()의 힘을 빌리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그것이 아니라면 진후(晉侯)의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는 걸 보려 하십니까

 

      공자소문을 들은바 공주 회영(懷嬴)은 진후(秦侯)

      가장 아끼는 공주이면서 재색을 겸비하였으며

      성격도 쾌활하여 우리와 잘 화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진후(秦侯)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하니

      우리가 필요할 때 들어온 좋은 제안이 되옵니다.

 

중이(重耳)가 계속하여 마음을 정하지 못하면서 망설이기만 하자,

호언(狐偃)은 이에 더 강렬하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공자, 장차 ()의 군위가 세자 어()에 전해지고

      만일 회영(懷嬴)이 절개를 지켜 어()를 받든다면

      그녀는 장차 우리 진()의 국모가 될 것입니다.

 

      만일 그렇게 되고 만다면장차 공자께서

      ()를 쫓아내고 진후(晉侯)가 되었을 그때는

      회영(懷嬴공주와 원수의 처지가 되고 맙니다.

 

      공자, 앞으로 한을 풀어야 할 일이 많사 옵니다

      큰일을 하려는 사람이 작은 도덕에 얽매여,

      좋은 기회를 놓치고 나서후회만 하며

      사시려 하여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작은 일로 진후(秦侯)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나라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고국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중차대한 이때더욱이

      처가의 도움이 있다면 결코 나쁜 일은 아닐 것입니다.

 

      큰일을 위해서는 작은 일에 구애받지 말아야 합니다.

      공자, 나중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공자남녀관계는 옛날부터 이제까지도

      나이를 초월하여 사랑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공자, 행복은 부부가 함께 만드는 것이지요.

 

      공자깊은 생각을 하시옵소서.

      공자가신들도 같은 뜻으로 모여 있습니다.

 

호언(狐偃)과 조쇠(趙衰)는 회영(懷嬴) 과의 혼인을 맺어야 한다며

뜻을 모아 설득하자중이(重耳)는 어렵게 승낙하게 되었다.

 

      진목공과 목희는 물론이며, (나라

      조정의 신료들도 함께 기뻐하면서,

      중이와 가신들에게 연회를 베풀게 된다.

 

목희는 딸 회영(懷嬴)을 연회장 뒤편으로 데리고 갔으며()

신료들과 중이와 가신들이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을 숨어서 본다.

 

      저분이 중이(重耳공자란다.

      성품도 어질고 몸집도 크며 잘 생겼구나

 

      가신들도 모두 걸출한 호걸들이란다.

      저자들 모두가 떠돌이 생활을 하며

      권토중래(捲土重來) 하려는 것이 아니겠느냐

 

      오랫동안 모진 고생을 하며다시 일어서려

      다 함께 노력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회영(懷嬴. 너도 용기를 내어 보아라.

      너도 다시 한번 일어나 보려무나

 

회영(懷嬴) 눈가에 이슬이 맺히며 울음을 참지 못하면서 어머니

목희(穆姬) 가슴에 파고들며 어깨를 들먹이면서 흐느껴 운다.

 

      (나라 궁중에 큰 잔치가 벌어졌다.

      공주 회영(懷嬴)과 공자 중이(重耳)의 결혼식이다.

 

      진목공(秦穆公)은 회영(懷嬴)과 더불어 어여쁜

      잉첩(媵妾) 4명이나 골라서 보내주었다.

 

처음에 주저하던 중이(重耳)는 뜻밖에도 정성 어린 회영(懷嬴)

사랑에 빠지게 되었으며이에 마음과 생활이 안정을 찾게 되었다.

 

중이(重耳)와 가신 일행은 다시 일어서기 위한 권토중래(捲土重來)

결단을 일으켜, 기어코 () 중신들과 우호를 더 깊이 맺어 놨다.

 

      권토중래(捲土重來)

      거둘 권(), 흙 토(), 거듭할 중(), 올 래().

 

      땅을 말아 일으킬 기세로 다시 돌아오리라.

      실패하여도 그 실패를 극복하며, 기어코 

      힘을 길러 다시 일어나 돌아온다는 뜻이다.

 

진목공(秦穆公)은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주고 3일이 지나자, 또다시

중이(重耳)를 궁으로 불러들여 즐거운 잔치를 베풀었다그리고

또 닷새마다 궁으로 불러들여 술과 음식을 대접하였다.

 

      여러분쉴 사이도 없이 향연이 열리고 있소

      공자는 향연에 빠져 세월 가는 줄도 모르고 있소이다.

 

      이러다간 중이(重耳공자가 임치(臨淄)에 있을 때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지 정말로 걱정되오

 

      ()에 머물 때 제환공(齊桓公)의 환대에 젖으며

      중이(重耳공자의 마음이 흐트러진 바 있었잖소

 

      제강(齊姜)의 도움으로 임치(臨淄)에서 빠져나왔으나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가 제(나라에 있을 때와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소이다.

 

호언(狐偃)과 조쇠(趙衰)와 가신들은 연일 향락에 져져 가고 있는

중이(重耳)의 모습에 바싹 긴장하며, 이에 대책을 의논하게 된다.

 

       정말 이대로 가다간 아니 되겠소이다.

       반드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하겠소이다.

 

진목공(秦穆公)이 또 잔치를 연다고 하자중이(重耳) 곁에 따라가던

호언(狐偃대신에 조쇠(趙衰)가 함께 궁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조쇠(趙衰)는 예의범절을 잘 지키고 있으며

      전형적인 문사(文士)로 시문에 능하였다.

 

조쇠(趙衰)는 이미 호언(狐偃)과 의논을 마친 터라중이(重耳) 

함께 가자며 부르자사양하지 않고 함께 진궁(秦宮)으로 들어갔다.

 

      중이(重耳) 공자오늘따라 기분이 매우 좋소.

      이 흥겨운 자리에 노래가 없어서 되겠소

      공자께서 저번처럼 멋지게 또 읊어보시오.

 

      진공(秦公오늘은 노래 부를 사람이 있습니다

      오 그래요그가 누구요

 

      진공(秦公저보다도 조쇠(趙衰)가 시문에 능합니다.

      그렇소이까 솜씨를 한번 발휘해보시오.

 

      변변찮사온데 어찌 소신을 시키시옵니까

      괜찮아요진공(秦公)에게 한번 보여주시오.

 

      진공(秦公부족한 솜씨나마 한번 들어보시옵소서.

      허허좋소한번 불러 보시 오

 

향연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자흥겨워진 진목공(秦穆公)이 크게

웃으며 권하자조쇠(趙衰) 일어나 낭랑하게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芃芃黍苗  陰雨膏之 (봉봉서묘 음우고지

      우북 우북한 기장쌀의 싹을

      밤에 내린 비가 기름지게 하누나.

 

      悠悠南行 召伯勞之 (유유남행 소백로지

      아득히 먼 남쪽 길을 가려니

      소백(召伯)께서 위로하여 주시누나.

 

      我任我輦 我車我牛 (아임아연 아거아우

      우리 짐은 우리 수레에 실으며

      우리 수레는 우리 소가 끄느니라

 

      我行旣集 蓋云歸哉 (아행기집 개운귀재

      우리가 가서 일 다 마쳤으니

      어이돌아가지 않을 수 있으리오

 

      我徒我御 我師我旅 (아도아어 아사아려

      우리는 걷기도 하고 수레도 타니라

      우리는 사단(師團)이며 여단(旅團이니라

 

      我行旣集 蓋云歸處 (아행기집 개운귀처

      우리가 이미 일을 다 해나가니

      이제 돌아가 편히 살지 않으리오

 

      肅肅謝功 召伯營之 (숙숙사공 소백영지)

      힘을 다한 사읍(謝邑)의 역사(役事)

      소백(召伯)께서 경영하사

 

      烈烈征師 召伯成之 (열열정사 소백성지

      세차게 해치운 무리의 일들을

      소백(召伯)께서 이루셨노라.

 

      原隰旣平 泉流旣淸(원습기평 천류기청

      원래 습지(濕地)가 이제 평평해지고

      흐르는 샘물이 이미 맑아졌도다.

 

      召伯有成 王心則寧 (소백유성 왕심칙녕

      소백(召伯)이 이루어 냈으니

      왕의 마음이 편안해졌노라.

 

기장쌀의 새싹인 서묘(黍苗라는 제목의 이 시는 시경(詩經)

소아(小雅편에 나온다.

  

주선왕(周宣王)이 태자 궁열(宮涅)의 장인인  신후(申侯)에게

사읍(謝邑) 봉지로 주면서소백(召伯)에게 축성공사를

강행하게 하여 신() 나라를 세우게 하였다.

 

      소백(召伯) 명을 받아백성들을 이끌고

      사읍(謝邑) 가서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노래는 소백(召伯)을 따라가 노역에 참여한

      백성들이 가족과 떨어져 힘겹게 공사를 하면서

      애처롭게 부른 노동요 노래이다.

 

조쇠(趙衰)가 일어나 진목공(秦穆公)과 중이(重耳) 앞에서, 서묘(黍苗)

라는 노래를 부른 것은 가신들의 절박한 심정을 읊은 것이다.

 

      공자노래 부른 사람이 조쇠(趙衰라 하였소.

      진후(秦侯)그렇사옵니다.

      조쇠(趙衰)는 원래부터 시문에 능하옵니다.

 

      허 어그런데 한참 무르익어 흥겨운 자리를

      어찌 흥이 깨지도록 비장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오

 

 302 고국의 소식은 항상 그리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