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84 화. 상대의 생각을 뛰어넘어라.

서 휴 2023. 10. 6. 15:33

 284 상대의 생각을 뛰어넘어라.

 

      송군()은 듣도록 하라

      나는 초(나라 장수 투발(鬪勃이오.

   

      너희 군주인 송양공(宋襄公)

      우리 초군()에게 붙잡혀 욕을 보고 있다.

 

      송양공(宋襄公)을 죽이고 살리고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오

 

      너희가 도성(都城)을 바치면서 항복한다면

      우리는 송양공(宋襄公)을 살려 보낼 것이다.

 

      나는 송(나라 사마(司馬공손 고(.

      우리는 이미 새로운 군주를 모셨소

 

      죽이든 살리든 너희들 마음대로 하시오

      우리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것이오.

 

      지금 너희의 군주가 버젓이 살아 있는데,

      어찌 새로운 군주를 세울 수 있더란 말이냐

 

      군위(君位)사직(社稷)을 보존하는 자리요.

      전 군주는 너희의 포로가 됨으로써

      우리 송(나라 사직(社稷)을 욕되게 하였소.

 

      군주가 자기 자리를 비우고 없는데,

      어찌 새 군주를 세우지 못하겠소

 

      설사 돌아온다고 하여도 어찌 다시

      우리 군주로 모실 수 있겠는가

 

      돌려주고 안 돌려주고는 너희 맘대로 하여라.

      우리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초군(楚軍)은 대군(大軍이다.

      우리 대군(大軍)이 공격해도 막을 수 있겠는가

 

      너희 초군(楚軍)은 쳐들어올 테면 쳐들어오라

      우리는 어떤 대군(大軍이라도 맞서 싸울 것이다.

 

(나라 장수 투발(鬪勃)은 예상치 못한 송(나라 사마(司馬)

공손 ()의 강경한 답변에 크게 당황하였으므로()나라 

진채(陣寨)로 돌아가자마자 초성왕(楚成王)에게 그대로 보고하였다.

 

      우리 말을 하나도 듣지 않는구먼

      안 되겠다. 총공격하여 성을 쳐부숴라.

 

초성왕(楚成王)은 자기 뜻대로 진행되지 않자크게 화를 냈으며,

이에 초군(楚軍)은 일제히 상구성(商丘城)을 총공격하게 하였다.

 

      그러나 송군(宋軍)은 상구성(商丘城)의 방비를 철저히 하며

      초군(楚軍)이 성 아래로까지 접근하여 사다리를 놓고

      성벽을 용감하게 기어오르려고 하자,

 

      송군(宋軍)은 화살과 돌덩이를 빗발처럼 쏟아 내렸으며,

      이에 초군(楚軍)은 죽고 다치는 자들이 속출하게 되었다.

 

사흘간 밤낮으로 이어진 초군(楚軍)의 강력한 공격에도송군(宋軍)

끄떡도 하지 않으며 잘 막아내고 있으니오히려 초군(楚軍)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피해만 커지고 말았다.

 

      송군(宋軍)이 저리 강할 줄은 몰랐구나

      이제 어찌하면 좋겠는가

 

      왕이시여우리 피해가 이리 크다면

      송군(宋軍)의 피해도 클 것입니다.

      며칠 쉬었다가 다시 공격하면 어떻겠습니까

 

      다시 공격해도 상구성(商丘城)의 점령은

      짧은 시일 내에 쉽지 않을 것 같다.

 

      차라리 송양공(宋襄公)을 죽여 버리고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왕이시여신 성득신(成得臣이옵니다.

      (나라 증공(鄫公)을 죽였다고 꾸짖었으니

      우리가 송양공(宋襄公)을 어찌 죽일 수 있겠습니까

 

      그를 죽이고 돌아가면 송(나라도 얻지 못하고

      (나라 백성들의 원성만 커질 뿐입니다.

 

      송양공(宋襄公)은 한갓 필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왕이시여, 차라리 석방하는 것만 못합니다.

 

      허허()나라를 쳐서 이기지도 못한 판에,

      그 군주까지 살려서 놓아준다면

      과인의 체면이 어찌 되겠는가

 

      왕이시여신의 계책(計策)을 들어보시옵소서.

      좋도다어서 그대의 계책(計策)을 말해보라

 

      왕이시여, 우리가 이곳에서 장기전을 펴게 된다면

      중원(中原나라들의 결속만 가져올 뿐입니다.

 

      이번 회맹에 참여하지 않은 많은 제후가

      똘똘 뭉쳐서 우리를 공격하게 된다면      

      우리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가 되옵니다.

 

      그렇다면 어찌하는 게 좋겠는가

      이번 회맹에 참석하지 않은 나라가 많사온데

      그중에 노(와 제(나라가 있습니다.

 

      (나라는 우리 초()나라 편이나

      (나라만이 우리 뜻에 따르지 않습니다.

 

      (나라는 제()와 송()과도 친하며

      규구(葵邱) 회맹에서 여러 나라와

      돈독한 동맹을 맺은 사실도 있사옵니다.

 

      더욱이 노희공(魯僖公)은 어진 사람이며,

      이웃 나라의 두터운 신임도 받고 있으므로,

 

      그를 참여시켜 중재하게 한다면, 틀림없이

      송양공(宋襄公)의 석방을 요구할 것입니다.

 

      왕이시여(나라를 앞세워 제후들 앞에서

      송양공(宋襄公)을 풀어주는 선심을 쓰신다면

      이참에 노()나라도, 송()나라도 얻을 수 있나이다.

 

      왕께서는 예물을 보내 회견을 청하십시오.

      노희공(魯僖公)은 감격할 것이며또한 두려운

      마음도 있어반드시 회견에 응할 것입니다.

 

      허 어그대의 지혜는 귀신도 따르지 못하겠구나

      좋도다성득신의 말대로 하리라

      대부 의신(宜申)은 노(나라에 다녀오라.

 

초성왕은 성득신의 말에 크게 기뻐하면서, 대부 의신(宜申)에게

많은 예물과 편지를 주어노희공(魯僖公)을 찾아가게 하였다.

 

      (나라 군후(君侯)는 보시옵소서.

      송공(宋公)이 오만무례(傲慢無禮하여

      부득이 사로잡아 잠시 구금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더욱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번거롭더라도 잠시 박(땅에 오시어,

      노후(魯侯)의 현명한 판단을 보여주십시오

 

노희공(魯僖公)은 갑작스레 찾아온 초(나라의 사자(使者)

대부 의신(宜申)을 맞이하여초성왕(楚成王)의 서신을 읽어 보았다.

 

      (나라가 나를 끌어들이려 하는구나

      대부 중수(仲遂)는 이일을 어찌 생각하는가

 

      (나라는 두 가지 속셈이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송양공(宋襄公)을 석방하고자 하는

      좋은 명분을 찾으려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송양공(宋襄公)을 석방하는 대가로

      중원(中原)에 영향력을 높이려 하는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찌해야 하겠는가

      주공일단 회담에 응하시어야 합니다.

 

      그리하시면송양공(宋襄公)은 석방될 것입니다.

      그리되면 우리 노(나라는 송(나라에

      큰 은혜를 베풀게 되는 것이옵니다.

 

      (나라는 이리 떼 같은 나라가 아닌가

      우리가 초(나라를 도와준다면,

 

      ()에게 중원(中原)에 진출의 빌미를 주게 되며

      그로 인하여 중원(中原)이 시끄러워지지 않겠는가

 

      (나라는 그동안 아주 강해졌사오며, 이미

      그들은 중원(中原)의 일원이 되어있습니다.

      공연히 그들과 마찰을 일으킬 필요는 없습니다.

 

노희공(魯僖公)은 대부 중수(仲遂)의 말에 따라회견에 응하기로

마음을 정하고(땅으로 찾아가게 된다.

 

(땅은 그 당시 송(나라 땅으로 현 산동성 조현(曹縣)

남쪽 20킬로 지점이며, 옛날 하() 왕조의 도읍지기도 하였다.  

      이제 노희공(魯僖公)까지 이곳에 모였으니

      이 정문공(鄭文公)이 먼저 제안하겠소이다.

 

      초성왕(楚成王)을 맹주로 모시는 게 어떻겠소

      나는 노(나라 노희공(魯僖公이오

 

      맹주는 인()과 의()를 세상에 펼쳐야

      모든 사람이 즐거이 따르게 되오.

      초성왕(楚成王)은 이를 갖추고 있는지 모르겠소

 

      초성왕(楚成王)은 자기 군사들을 뒤에 숨겨놨다가

      송후(宋侯)를 함부로 감금하였소이다.

      어찌 이런 일을 저지른단 말이오

 

      비록 송후(宋侯)를 붙잡아 위엄을 보였으나

      초성왕(楚成王)은 덕을 베풀지 않았으므로

      사람들이 의심하며 두렵게 생각하고 있소

 

      우리와 송()나라는 모두 동맹을 맺은 바 있소

      우리가 초(나라 위세에 눌려 모두가

      가만히 앉아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하며

 

      송후(宋侯)를 구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이요!

 

      그러나 초성왕(楚成王)이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송후(宋侯)를 선선히 풀어주기만 한다면

      우리 다 같이 동맹을 맺어도 좋을 것이오

 

      노후의 말씀이 심히 지당하십니다

      세상은 위력(威力)으로만 다스릴 수 없지요.

 

      좋소맹주가 갖춰야 할, ()과 의()

      문제 삼아 과인을 비난한다면

      내 어찌 고치지 않을 수 있겠소

 

      , 초성왕(楚成王)은 여러분과 동맹을 이루고자

      노희공(魯僖公)의 말에 따르겠소이다.

 

 285 . 망상이 백성들만 죽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