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04 화. 오직 승리만 있을 뿐이다.

서 휴 2023. 7. 7. 06:19

204 . 오직 승리만 있을 뿐이다.

 

       대사공(大司空) 사위(士蔿) 어른

       성곽이 튼튼하지 못할까 걱정이 됩니다?

 

       세자께선 신경 쓰지 마시오

       이곳이 몇 년 뒤에 원한(怨恨)의 땅이 될지도 모릅니다.

 

사위(士蔿)는 성을 쌓는 일에 충실하지 않고, 오히려 말없이 신생을

측은히 바라보며 그저 시간만 보내다가, 진헌공의 본심을 알았는지

혼자 중얼거리듯이 말하고는 이오(夷吾)가 있는 굴() 땅으로 갔다.

 

셋째 이오(夷吾)는 사위(士蔿)가 굴() 땅의 성곽을 너무 부실하게

공사하는 것을 알고는 크게 분노하여 진헌공에게 고해바쳤다.

 

       대사공(大司空) 사위(士蔿)를 들라 하라

       주공, 대사공(大司空) 사위(士蔿) 이옵니다.

 

       굴(屈) 땅의 성곽 공사가 매우 부실하다는데

       매사에 철저한 그대가 어찌 날림공사를 하는가?

       그리되어서 어찌 성이라 할 수 있겠는가?

 

       주공, 한 나라에 도성(都城)이 어찌 넷이 돼 옵니까?

       도성(都城)이 넷이라니 무슨 말인가?

 

       주공께서 세 공자를 세 고을로 내보내셨으니,

       이는 강성(絳城)까지 합하여 나라가 넷이 되옵니다.

 

       ()을 굳건히 잘 쌓았다가, 후일 그들을 다스릴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때는 어쩌시려 하옵니까?

 

       수년 뒤에는 그러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즉,

       그때를 대비하여 성을 정성스레 쌓지 않는 것입니다.

 

       으흠, 공자들 때문에 도성이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이군.

       알겠도다, 허 나, 정성은 많이 드려야 할 것이 아닌가?

 

() 땅의 공자 중이(重耳)는 가신들과 사냥하러 다니거나, 주변

이족(夷族) 들과 자주 교류를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한해가 지나가고 이듬해가 되자, 드디어 세자 신생에게

강성(絳城)에서 출정하라는 명령이 갑자기 떨어진다.

 

       우리는 농토가 부족하다. 농토를 넓혀야 하느니라.

       과인이 상군(上軍)과 함께 가는바

       세자는 잘 준비하여 토벌에 참여토록 하라

 

진헌공(晉獻公)은 친히 상군(上軍)을 이끌고 국경을 돌파하여,

농토가 많은 경() 나라를 침공하려고 진군하기 시작하였다.

() 나라는 지금의 산서성 하진현 남부 일대의 땅이다.

 

       아바마마, 소자가 앞장서겠나이다.

       아바마마께서는 지켜만 보시옵소서.

 

진군(晉軍)이 경(), (), (), 세 나라를 차례로 토벌하는데,

세자가 용감하게 선두 지휘하며, 주변의 작은 나라들마저 점령하여,

진헌공에게 크게 인정받게 된다.

 

       신생은 칭찬 받음에도 더욱 행동거지를 조심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한 여러 번에 걸쳐 군사들을 이끌고

       오랑캐를 정벌하여 공을 세웠기 때문에, 입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 사이에는 결정적인 틈이 생기지 않았다.

 

세자 신생(申生)의 과감한 전투력으로 대승을 거두면서, 이 소식은

도성인 강성(絳城)에 전해지며 여희(驪姬)도 알게 되었다.

 

       () . 이오(二五)는 뭘 하고 있느냐?

       양오(梁五)와 동관오(東關五)를 빨리 부르겠습니다.

 

       군부인 마마, 부르셨습니까?

       어떻게 세자 신생(申生)이 모두 승리하였단 말이오.

       군부인마마, 주공께서 지휘하니 그리된 것입니다.

 

       전쟁에서 패하거나, 죽어 줘야

       우리 해제(奚齊)를 세자로 만들 수 있는데

       계속 승리하며, () 만을 세우다니 안타깝구나.

 

여희(驪姬)는 진헌공이 세자를 보호해준 것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하던 세자 혼자 전쟁에 나아가 전투를 하다가 죽기를 바라는

방법을 또 세우며 진헌공(晉獻公)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군후(君侯)께서는 이제 너무 연로하셨나이다.

       언제까지 전장을 직접 지휘하시렵니까?

 

       신생(申生) 세자께서 매번 잘하고 있사오니

       이제부터는 세자에게 맡기시옵소서.

 

       2년 사이에 세자 신생(申生)이 앞장서서

       주변의 소국들을 모조리 병합시켰나이다.

 

       그때마다 세자 신생(申生)의 이름은 더욱 높아졌으며

       주공께선 그 위세마저 따를 수 없게 되었나이다.

 

       허 어, , 그런 소리를 다 하는가?

       그러시다면 한 번 더 전장에 내보내시옵소서.

       어떤 전장(戰場)을 말하는 것인가?

 

       이제 나라의 영토가 많이 넓어졌으나, 그러나

       동산(東山)에 사는 고락씨(皐落氏)가 자주 침범하여,

       백성들의 재물을 번번이 약탈해간답니다.

 

       고락씨(皐落氏)를 세자 스스로 정벌하게 하시옵소서.

       , 좋은 생각이다, 그렇게 하마

 

동산(東山)의 고럭씨(皐落氏)는 원래 적족(赤族)으로, 이들은 점차

남쪽으로 이동하여, 당시 진()도성인 강성(絳城)과 가까운 곳인

동산(東山)의 원성(垣城)자리 잡고 살고 있었다.

 

       동산(東山)에 사는 고락씨(皐落氏)가 자주 침범하여

       백성을 괴롭히는바, 진작부터 정리하려 하였느니라.

 

       더구나 괵()과 우() 나라를 가는 중간이라

       눈엣가시와 같이 성가시게 한다.

 

       동산(東山)은 곡옥(曲沃)과 가까운 곳이다.

       동산(東山)의 직()과 상() 땅으로 세자를 보내라.

 

()은 현 산서성 남쪽의 문희현(聞喜縣) 근처인 직왕산(稷王山)

일대 이며, () 땅은 현 산서성 남쪽의 하남성 및 섬서성과

접경지역인 임의현(臨猗縣) 부근이다.

       주공, 아니 되옵니다.

       소부(小傅) 이극(里克)이 말씀드리겠나이다.

 

       세자는 주공의 다음 분입니다.

       세자는 항상 도성(都城)에 남아 다음을

       계승코자 주공께 많은 것을 배워야 하옵는데

 

       어찌하여 곡옥(曲沃)에 내보셨으며, 또 위험한

       싸움터에 또다시 내보는 것은 너무 부당합니다.

 

       허 허. 이극(里克)은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나에게 아들이 모두 아홉 명이나 되노라.

 

       누구에게 군위(君位)를 물려줄지

       아직 정하지 아니하고 있노라.

 

진헌공(晉獻公)이 세자 신생(申生)이 있음에도, 아직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다고 한 말은, 공실과 신료들에게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으며, 자꾸 소문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진헌공(晉獻公)은 동산(東山)의 고락씨(皐落氏)를 토벌하라는

출전명령서와 함께, 원로대신 호돌(狐突)과 대부 선우(鮮于)를,

세자 신생(申生)를 도우라며 함께 보내었다.

 

       출전명령과 함께 전투복과 허리띠를 하사(下賜) 하노니

       세자는 동산(東山)의 직()과 상()으로 쳐들어가

       반드시 적적(赤狄)인 고락씨(皐落氏)를 정벌하라.

 

원로대신 호돌(狐突)과 대부 선우(鮮于)와 태사 두원관(杜原款)

진헌공(晉獻公)의 하사품인 전투복과 허리띠의 패옥(佩玉)

살펴보고는, 세자의 격식에 맞지 않는다며 몹시 분개하였다.

 

       잡색(雜色)의 옷은 떳떳지 못한 마음이며

       옥(玉)이 아닌 금() 패옥(佩玉)은 이별을 뜻합니다.

 

       세자께서는 이번 전투에 나가지 마십시오.

       다른 나라로 망명하셔야겠습니다.

 

       이 호돌(狐突)의 생각도 안 된다고 봅니다.

       태부 두원관(杜原款)과 함께 망명을 떠나십시오

 

       아니요. 나는 싸울 것이오.

       아바마마께서 나를 떠보려는지 모를 일이오.

       명령을 어기면 내 죄가 커지기만 하오.

 

       오르지, 불효와 불충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설사. 열심히 싸우다 죽더라도

       아름다운 이름이나마 남길 것이오

 

세자 신생(申生)이 눈물을 뿌리며, 앞장서 적진을 향해 달려가자,

이러한 모습을 본 군사들은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졌다.

 

       세자를 지켜야 한다.

       세자를 위하여 싸우자.

 

       빨리 이길 방법은 기습작전이다.

       , 소리 없이 직상(稷桑) 땅으로 쳐들어가라.

 

       고락씨(皐落氏)가 패퇴하고 있습니다.

       빨리 항복을 받아내고, 양민(良民)을 죽여선 안 된다.

 

세자 신생(申生)은 호돌(狐突). 선우(鮮于). 두원관(杜原款)과 함께

고락씨(皐落氏)와 큰 싸움을 벌여 대승을 거두었고, ()과 상(

땅을 병합시켜 버리며 위세를 떨치게 된다. 이에 여희(驪姬)더욱

안달이 나게 되었다.

 

       주공, 신첩(臣妾)이 듣기로는 신생(申生)의 사람됨이

       밖으로 인자(仁慈)하고 안으로는 덕(德)을 쌓으며

       백성들을 잘 감싼다고 합니다.

 

       곡옥(曲沃)에서도 백성에게 은혜를 두텁게 베풀어

       세자를 위해 기꺼이 죽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는 아무래도 앞으로 백성을 동원하여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쓰고자 함이 아니겠나이까?

 

       주공, 세자께서는 주공이 신첩(臣妾)에 미혹되어

       나라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답니다.

 

       주공, 세자 신생(申生)이 나라를 안정시킨다는

       명분으로 변란을 일으킨다면

       그 참화가 주공께 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구나 하군(下軍)을 거느리고 있사오며

       신생(申生)의 하군이 상군보다 더 강하다고 하옵니다.

 

       여희(驪姬),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

       주공, 온 조정이 이 소문을 다 듣고 있는데

       주공께서만 모르고 계시옵니까?

 

       허 어. 정말 사실이 그러한가?

       주공. 신첩(臣妾)을 어서 빨리 죽이시옵소서.

 

       그러고 나서 세자 신생(申生)에게 사과하시고,

       세자 신생(申生)의 계략을 잘 막으시어

       주공의 옥체(玉體)나마, 잘 보존하소서.

 

       허 어, 부인의 맘이 그렇다면 어찌하면 좋겠소

       주공, 늙음을 핑계로 나라를 세자에게 물려주십시오.

 

       세자가 나라를 얻어 욕심을 만족하게 된다면

       주공을 놓아줄지 모를 일입니다.

 

 205 가도멸괵이 시작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