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01 화. 여자의 지략을 이기겠는가.

서 휴 2023. 7. 5. 16:39

201 . 여자의 지략을 이기겠는가.

 

이때 제강(齊姜)은 아들을 낳았으나, 궁중에서 기를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궁 밖의 대부 신씨(申氏)에게 맡겨, 몰래 키우게 되니

그의 이름은 신생(申生)이 되었다.

 

       얼마 안 가 진무공(晉武公)이 죽자, 아들인 세자

       궤제(佹諸)는 나이 50에 진헌공(晉獻公)이 되자마자,

       서모(庶母)였던 제강(齊姜)을 정실부인으로 삼으면서

 

       궁 밖의 신씨(申氏) 집에서 몰래 키우던 아들

       신생(申生)을 데려다가 세자로 책봉하였다.

 

이에 두원관(杜原款)을 신생(申生)의 스승인 태부(太傅)로 삼고,

장수 이극(里克)을 소부(小傅)로 정해 항상 보호하게 하였다.

 

       제강(齊姜)은 몸이 몹시 허약하더니

       딸인 백회(伯姬)를 낳자마자 죽고 마는구나

 

       아아. 아들인 신생(申生)과 이제 갓태어난

       백회(伯姬)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저 어린것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주공. 제가 맡아 키우겠습니다.

       . 가군(賈君) 이오. 정말 고맙소

     

아이를 낳지 못하던 가군(賈君)이 신생(申生)과 백회(伯姬)를 맡아

친자식처럼 아주 정성을 다하여 키워주게 된다.

 

       대부 사위(士蔿)는 이리 가까이 오라

       하나의 진()이 되었으나 언제나 불안하도다

       다시는 반란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비록 4촌과 6촌간으로 같은 집안이라 하지만

       곡옥환숙(曲沃桓叔)과 곡옥장백(曲沃莊伯)의 일족들을

       어찌하면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겠는가?

 

       주공, 두 집안은 언제든지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세력(勢力)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니

       특별한 조처를 하여 일거에 정리하여야 합니다.

 

       대부 사위(士蔿)는 좋은 방법이 있겠는가?

       모두 흩어지게 하면서 모조리 죽여버리겠습니다.

 

       그대가 해낼 수 있겠는가?

       비밀리에 단시일에 조치(措置) 하겠습니다.

 

사위(士蔿)가 비밀리에 과감하게 두 공족(公族)을 정리해 버리자,

그의 공을 가상히 여겨 대사공(大司空)으로 임명하였다.

 

       대사공(大司空)은 넓은 취() 땅에다가

       () 나라의 임치(臨淄) 성보다 더 크고

       더 화려한 도성(都城)을 짓도록 하라.

 

진헌공은 수년에 걸쳐 도성이 완성되자, 강성(絳城)이라 부르게

하였고, ()의 도읍을 곡옥(曲沃)에서 강성(絳城)으로 옮겼다.

 

       진헌공(晉獻公)은 융족(戎族)을 정벌하며

       강화조약을 맺으면서 두 처녀를 얻게 되며

 

       대융(大戎)의 호희(狐姬)에게서 중이(重耳)를 낳고

       또 소융(小戎)의 융희(戎姬)에게 이오(夷吾)를 얻었다.

 

그리고 난 후 진헌공은 대대적인 군사를 일으켜 그동안 수시로

국경을 침범하여 재물을 약탈해 가던 여융(驪戎)을 정벌하였다.

 

       작은 여융(驪戎)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 나라와 강화(講和)를 청하오며

       어여쁜 여희(驪姬)와 소희(小姬)를 바치옵니다.

 

진헌공은 여희(驪姬)를 보게 되자, 너무나 어여쁜 모습에 그만

반하여, 여융(驪戎)의 군주와 강화(講和)를 맺고 돌아오게 된다.

이때가 기원전 672년이며 제환공 14년의 일이다.

 

       아름답고 영리한 여희(驪姬)에게서 해제(奚齊),

       또한, 소희(小姬)에게서 탁자(卓子)를 낳았다

 

진헌공(晉獻公)은 언제나 골칫거리였던 오랑캐들을 제압하게 되자

그때부터 중원(中原)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이때가 제환공(齊桓公)이 견(鄄) 땅에서 2차 회맹을

       거창하게 열며, 패공(霸公)으로 불리기 시작하는 해였다.

 

진헌공은 비교적 능력이 뛰어나고 힘이 넘쳤으므로, 많은 영토를

확장하였으나, 60여 세가 넘어 늙어지자, 분별이 어려워지면서

영리하고 요염한 여희(驪姬)의 애정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沈魚落雁 閉月羞花 (침어낙안 폐월수화)

       가라앉을 침. 고기 어. 떨어질 락. 기러기 안.

       닫을 폐. 달 월. 부끄러울 수. 꽃 화.

 

       아름다운 그녀를 본 물고기는

       눈이 시려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 버리고

 

       기러기는 그녀를 보느라 날갯짓을 멈춰

       그만 땅에 떨어지고 마는구나.

 

       달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얼굴을 가리고

       꽃은 부끄러워 시들었도다.

 

이 이야기는 너무나 어여쁘고 요염(妖艶)한 여희(驪姬)를 이르는

말로, 장자(莊子)의 제물론(齊物論)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여희(驪姬)가 그리도 어여 뻗을까?

       그녀의 아름다움은 식규(息嬀)와 같고,

       요염(妖艶) 하기로는 달기(妲己)와 같았다고 한다.

 

지모(智謀) 또한 뛰어나다 보니,  진헌공은 매사를 여희(驪姬)

의논하며, 어린 해제(奚齊)를 끔찍이도 사랑하게 된다.

 

       주공. 언제까지 정실(正室) 자리를 비워놓으렵니까?

       해제(奚齊)가 있으니 네가 앉아보고 싶은게냐?

       주공, 어찌 꼭 말을 해야 아옵니까?

 

진헌공은 젊은 날에 그렇게 사랑하였던 제강(齊姜)을 마침내 모두

잊어버리고, 여희(驪姬)를 정실부인 자리에 올리고자, 태복(太卜)

곽언(郭偃)을 불러 거북점인 구복(龜卜)을 치게 하였다.

 

     專之渝       (전지투)       전심(專心)은 변심(變心)이니

     攘公之羭    (양공지유)   ()의 아름다움을 빼앗는 도다.

     一薰一蕕    (일훈일유)   한 향초와 한 악초가 섞이니

     十年尙有臭 (십년상유취) 십 년 지나 악취가 진동하리라.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구나?

       주공, 풀이하여 드리겠나이다.

 

       ()는 변()이니 변() 한다는 뜻입니다.

       의지(意志)를 오르지 집중(集中)하며 참으려 해도

       마음에 변하면서 어지럽게 된다는 뜻이옵니다.

 

       ()은 탈()이니 빼앗는다는 뜻이 오며

       ()는 미이니 아름답다는 뜻이므로

 

       마음에 변화가 생기니 아름다움과 추함이 바뀌어

       주공의 아름다움을 빼앗아 간다는 풀이가 되옵니다.

 

       ()이 향기로운 것을 훈()이라 하오며

       ()에서 악취가 나는 것을 유()라 합니다.

 

       향기(香氣)는 악취(惡臭)를 이기지 못하니

       더러운 기운이 오래가게 되며

       잘 사라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사옵니다.

 

       이러한 까닭에 십 년이 지나면

       악취가 진동하겠다는 뜻이 되옵니다.

 

       허 어. 왜 그리 나쁘게만 나오는 것이냐?

       정말 그럴 리가 있겠는가?

 

       태사(太卸) ()를 불러 점을 치게 하여보라.

       태사(太卸)를 빨리 불러 들이도록 하라.

 

태사(太卸) ()는 오자마자, 대나무 산가지로 시초점(蓍草占)

치며 관괘(觀卦)의 육이(六二)를 얻어 효사(爻辭)를 설명하게 된다.

 

관괘(觀卦)는 상괘(上卦)가 손괘(巽卦), 하괘(下卦)는 곤괘(坤卦).

육이(六二)는 밑에서 두 번째 효()가 음효(陰爻)라는 뜻이 된다.

 

       闗觀利女貞 (관관리여정)

       빗장 관. 볼 관. 이로울 이. 계집 여. 곧을 정

 

       빗장을 열고 엿보는 것이니 여자가 바르면 이로우리라.

       허 어, 이 뜻은 과인도 알 수 있겠도다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것이 여자의 올바름이라고

       하였으니, 어느 것이 이보다 더 길하겠느냐?

 

       주공. 태복(太卜) 곽언(郭偃) 이옵니다.

       주공. 개벽(開闢) 이래로 먼저 형상(形象)이 있었고

       그 뒤에 숫자가 있었나이다.

 

       거북점(龜卜)은 형상(形象)이고 시초점(蓍草占)은 숫잡니다.

       주공, 대나무 산가지의 시초점(蓍草占)을 따르는 것보다

       거북점인 구복(龜卜)을 따르는 것이 훨씬 더 좋나이다.

 

       주공, 태사(太卸) ()가 말하겠나이다.

       예법(禮法)에 두 명의 정실(正室)이 있을 수 없나이다.

 

       제후(諸侯)는 정실부인(正室夫人)을 두 번 맞을 수가

       없으므로, 소위 엿보기() 만 한다고 한 것입니다.

 

       여희(驪姬)을 정실부인으로 삼는 것이

       어찌 바른 일이라 할 수 있겠나이까?

 

       바른 일이 아니라면 이것이 어찌 이롭겠습니까?

       주역(周易)으로 말씀드려도 길() 함이 없나이다.

 

       과인이 먼저 말하겠노라!

       거북점(龜卜)과 시초점(蓍草占)이 그렇다 해도

       그것은 모두 한낱 귀신의 장난일 뿐이로다.

 

진헌공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길일을 택하여 종묘(宗廟)고한

뒤에, 여희(驪姬)를 정실부인으로 삼고, 소희(小姬)차비(次妃)

책봉하였으므로, 조정(朝廷)이 시끄러워지게 되었다.

 

       이극(里克) 장수. 이야기 좀 합시다.

       아니, 태사(太卸) ()께서 무슨 일이 있소이까?

 

       장차 나라가 망하게 생겼는데 어찌하면 좋겠소?

       우리 진() 나라를 망하게 하는 자가 누구요?

 

       아마도 여융(驪戎) 일 것이오.

       아니 여융(驪戎) 이라니요?

 

       옛날 하() 나라 걸왕(桀王)이 유시(有施)를 치자

       유시(有施) 사람이 어여쁜 말희(妺喜)를 바쳤소.

       걸왕(桀王)은 말희(妺喜)를 총애하다 하()가 망했소.

 

       () 나라 주왕(紂王)이 유소(有蘇)를 정벌하자

       유소씨(有蘇氏)는 달기(妲己)를 바치었소.

       주왕(紂王)이 달기(妲己)를 총애하다 은()이 망했소.

 

       또한, 주유왕(周幽王)이 유포(有褒)를 죽이려 하자

       유포(有褒)의 아들이 유왕(幽王)에게 포사(褒姒) 바쳤소.

 

       주유왕(周幽王)은 너무나 아름다운 포사(褒姒) 때문에

       () 나라의 서주(西周)를 망치게 되었소.

 

       진헌공이 여융(驪戎)을 치자, 여융주(驪戎主)

       여희(驪姬)와 소희(小姬)를 바쳤소.

 

       주공께서는 총애가 너무 지나치시어,

       여희(驪姬)를 기어이 정실부인으로 삼으니

       나라가 망하지 않을 수 있겠소이까?

 

202 . 망하는 조짐이 나타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