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03 화. 아들들을 모조리 쫓아내라.

서 휴 2023. 7. 7. 05:28

      59. 고립되는 세자.

 

203 . 아들들을 모조리 쫓아내라

 

여희(驪姬)는 진헌공(晉獻公)의 총애를 받고 있지만, 사치도 하지

않으며, 겉으로는 공자들을 시기(猜忌)하지도 않으면서, 오르지

남모르게 해제(奚齊)를 세자로 만들기 위한 궁리(窮理) 만을 했다.

 

       2군을 창설(創設)하려면, 왕실의 승인을 받아야 하나,

       왕실이 약해지니, 힘 있는 제후는 왕실의 승인 없이

       마음대로 군사력을 증강(增强)시키고 있었다.

 

진헌공(晉獻公)은 재위 16년이 되자, 중원 진출의 포부를 가지게

되며, 1군에서 2군으로 창설하면서, 상군(上軍)과 하군(下軍)으로

이름을 지어 불렀다. 이때가 기원전 661년의 일이다.

 

       주공. 신 양오(梁五) 이옵니다.

       주공. 우리 진()나라는 대부분이 산이라

       아직도 쓸 만한 영토가 부족하나이다.

 

       북적(北狄)과 융족(戎族)들의 사소한 침범이 많은바

       공자 들을 각기 변방에 보내시어, 변방(邊方)

       안정시키며 영토를 확장해야 합니다.

 

       주공. 신 동관오(東關五)도 같은 생각이옵니다.

       으흠, 모두 좋은 방안이로다.

 

       세자인 신생(申生)을 비롯한 공자들을 모두 불러라

       세자와 공자들은 다 모였는가

       주공, 빠짐없이 다 모였나이다.

 

       세자는 선조의 종묘(宗廟)를 지켜야 하니

       곡옥(曲沃)에 가서 곡옥성(曲沃城)을 다시 쌓아라.

 

       둘째 중이(重耳)는 포() 땅으로 가고

       셋째 이오(夷吾)는 굴() 땅으로 나아가

 

       융족(戎族)과 북적(北狄) 들을 경계하며

       그 지역의 땅을 넓혀야 하느니라

 

진헌공이 세자와 공자들에게 모두 변방으로 나가도록 명하니,

숨은 내용을 모르는 공자들은, 자기가 다스릴 수 있는 영지를

하사받는 것으로 생각하며, 모두 부픈 꿈을 꾸게 되며 기뻐했다.

 

       공자들은 자기의 스승과 자기를 지켜주는 대부와

       그리고 가신들과 함께 자기의 영지를 개척하여

       좋은 터전을 만들고자, 부픈 꿈을 꾸게 된다.

 

신생(申生)에게는 첫째 스승인 태부(太傅) 두원관(杜原款)

있었고, 둘째 스승으로 소부(小傅이극(里克) 장수가 있었다.

 

       세자님. 소부(小傅) 이극(里克) 입니다.

       곡옥(曲沃)에 나가는 걸 사양하시고

       공실인 이곳 강성(絳城)에 남으셔야 합니다

 

       세자는 언제나 군후(君候)께 문후(問候)드리며

       공실에 남아있는 것이 법도입니다.

 

       이극(里克)곡옥(曲沃)은 조상 이 계셨던 곳인데

       요즘. ()나라의 침범이 잦은 바이오.

 

       잘 지켜 나라를 편안하게 하여보겠습니다.

       소부(小傅) 임께선 너무 염려치 말아주시오.

 

진헌공(晉獻公)은 세자와 공자들에게 변방에 나가라고 발표하고,

3일이 지나가자, 모두가 모이는 조례(朝禮)를 열게 하였다.

 

       태부(太傅) 두원관(杜原款)은 세자와 함께 떠나고

       소부(小傅) 이극(里克)은 조당(朝堂)에 남도록 하라

 

       현직에 있는 대부(大夫)들도 모두 그대로 남아

       조당(朝堂)에서 전처럼 국사(國事)를 볼 것이며

       공자들은 가신(家臣) 들만으로 출발하도록 하라.

 

경험 없는 가신(家臣)들만으로 변방에 나가라는 발표에, 조례

참석하고 있던 신료(臣僚) 들이 술렁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주공, 신 양오(梁五) 이옵니다.

       세자는 이곳 강성(絳城)에 남아야 하옵는데,

 

       곡옥(曲沃)에서 곡옥성(曲沃城)을 쌓게 하는 것은

       여기에 남아있는 중신 모두에게 부담이 되옵니다.

 

       곡옥(曲沃)은 괵()나라의 침범이 빈번하여

       위험한 곳이오니, 만약을 대비하여

       하군(下軍)을 세자에게 맡기시옵소서

 

       허 어. 그것도 좋은 방안이로다.

       세자는 지금부터 하군(下軍)을 지휘하며

       군의 통솔력을 키워보도록 하라.

 

이때부터 상군(上軍)은 진헌공(晉獻公)이 직접 지휘하게 되었으며,

하군(下軍)은 신생(申生)과 함께 곡옥(曲沃)으로 떠나게 되었다.

 

       이곳 강성(絳城)에서 멀기도 하고 위험한 곳을

       경험 없는 가신들만으로 보내다니요

 

       주공의 이런 명령을 어떻게 보시 오

       세자가 위험하지나 않을까요

       위태로울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뒤에서 주공을 움직이는

       안 좋은 계략(計略)이 숨어있는 것 같소이다.

 

       누가 무슨 음모를 꾸미는 걸까요

       글쎄요. 앞으로 주공의 의지를 살펴봅시다.

 

불안하게 된 소부(小傅) 이극(里克)과 태부(太傅) 두원관(杜原款)

원로대신 호돌(狐突)은 태복(太卜) 곽언(郭偃)을 찾아가 점을 쳐본다.

 

       태부(太傅), 점괘가 어떻게 나왔소

       혼란(混亂)이 있을 거외다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닙니까

       나라가 망하지는 않습니다.

 

       후계(後繼) 다툼인 것 같습니다.

       후계(後繼) 다툼이라니요

 

       나름대로 기반을 가진 공자는 세자 신생(申生)

       공자 중이(重耳)와 이오(夷吾)가 아니겠소

 

       여기에 새로 정실(正室)이 된 여희(驪姬)의 소생인

       해제(奚齊)가 끼어든다면 어떻게 되겠소

 

       허 어. 그리되면 세자인 신생(申生)에게

       위해가 닥칠지 모르겠소이다.

 

       골육상잔(骨肉相殘)의 피바람이 불면 안 되지요.

       거참. 어떻게 대비하여야 할지 모르겠소이다.

 

태복 곽언(郭偃)의 점괘를 모두 믿으면서 저마다 걱정을 하는데,

그때 세자 신생(申生)도 불안하여 이극(里克)과 편지를 주고받는다.

 

       이극(里克), 강성(絳城)의 여러 소식을 들었습니다.

       세자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어떨는지

       밤을 새워 생각하여 봤습니다.

 

       세자 , 세자는 주공께서 여러 가지를 가르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만 생각하셔야 합니다.

 

       세자께서 불효와 불충을 하지 않으시면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날이 반드시 다가올 것이오니

       세자께선 부디 옥체(玉體)를 잘 보존하소서

 

호돌(狐突)은 책() 나라에서 귀화한 원로대신이며, 중이(重耳)

낳은 호희(狐姬)의 아버지가 되며, 호모(狐毛)와 호언(狐偃) 형제는

중이(重耳)의 외삼촌으로 어릴 때부터 따르던 사이였다.

 

       아버님. 중이(重耳) 공자를 모시고 떠나겠습니다.

       호모(狐毛)와 호언(狐偃)은 내 말을 잘 들어라.

 

       포읍(蒲邑)이나 굴읍(屈邑)은 먼 곳이다

       두 곳 모두 성곽(城郭)도 없는 벌판이다.

       먼저 성곽(城郭)을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다.

 

       () 땅은 북적(北狄)과 융족(戎族)이 언제

       쳐들어올지 알 수 없는 곳으로, 아무 방비(防備)

       없는 곳이니 절대로 이웃과 싸우지 말도록 하라.

 

       특히. 책족(翟族)은 나와 형제가 되느니라!

       책족(翟族) 과는 미리 우호를 꼭 맺어 놓도록 하라.

 

       세자와 공자들에게 영지를 준 것이 아니니

       조심하다가 급할 때는 책() 나라로 가야 한다

 

원로대신 호돌(狐突)은 세자 신생(申生)에게 변이 일어날 것으로

짐작하며, 아들인 호모(狐毛)와 호언(狐偃) 형제에게 다짐을 줬다.

 

       세자가 위태로워진다면, 강성(絳城) 안에

       때아닌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오

 

       세자가 과연 주공 자리를 이어받겠소?

       세자가 위험하다면 다음 차례는 누가 되겠소?

 

세자 신생(申生), 중이(重耳), 이오(夷吾), 해제(奚齊), 탁자(卓子).

그리고 나머지 공자 중에서, 자기가 선택한 사람이 다행히 주공이

된다면, 자신의 출세와 더불어 가문도 키울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다면 망할 수도 있고, 죽음이 따를 수도 있는 커다란 문제였다.

 

       현재의 세력인 세자에게 복종할 것인가?

       아니면, 멀리 보는 안목으로 누구를 택해야 하는가?

 

이처럼, 한 공자를 선택하여 따라가야만 하는 사람들은 선택의

어려움에 많은 고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晉) 나라의 공실은 여희(驪姬)라는 한 여인으로 인하여, 심한

분열과 갈등을 가져왔으며, 강성(絳城)에는 여희(驪姬)의 아들

해제(奚齊)와 소희(小姬)의 아들 탁자(卓子)만 남게 되었다.

 

        이리되면 세자가 위험하겠구나

        중이(重耳) 공자가 이오(夷吾) 만큼 패기는 없으나

        ()이 많은 공자라고 하더라.

        , 우리는 중이(重耳)를 따라가는 게 좋겠다.

 

이런 소문에 젊고 똑똑한 사람들이 중이(重耳)에게 많이 모여들어

따라갔으며, 이에 반하여 이오(夷吾)에게는 극예(郤芮), 괵사(虢射),

여이생(呂飴甥), 단지 세 사람만이 굴() 땅으로 떠나갔다.

 

       이때가 기원전 664년이며 ,

       진헌공(晉獻公) 재위(在位) 13년인 여름의 일이었다.

 

       제환공(齊桓公)이 무종국(无終國)의 도움을 받으며,

       영지국(令支國)과 고죽국(孤竹國)을 정벌한 다음 해였으며,

 

       ()에서는 투곡어토(鬪穀於菟)가 영윤(令尹)이 되어,

       과감하게 국정을 쇄신하던 때의 일이기도 하였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여희(驪姬)는 진헌공을 정성껏 받들지만, 더욱

조바심을 내게 되며, 그때 마침 시()가 보이자 불러들인다.

 

       () . 세자에게 하군(下軍)을 맡기면

       세자의 세력이 막강해지지 않겠느냐?

 

       군부 인께서는 지켜만 보십시오.

       우선 세자의 주변을 완전히 분리해놨으므로

       이제 곧 전쟁터에 내보낼 것입니다.

 

공자들을 모두 내보내니 강성(絳城)은 조용해졌다. 진헌공은 어느

편에도 들지 않는 대사공(大司空) 사위(士蔿)를 먼저 세자 신생이

있는 곡옥으로 보내, 곡옥성(曲沃城)을 쌓는데 감독을 하게 하였다.

 

204 . 오직 승리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