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05 화. 가도멸괵이 시작되는가.

서 휴 2023. 7. 7. 11:39

205 . 가도멸괵이 시작되는가.

 

       여희(驪姬), 지금 바로 세자에게 모든 걸

       물려주라니 그건 아니 될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무력과 위엄으로 임해 왔노라

       내가 나라를 잃으면, 무력이 강하다고 할 수 없으며

       자식을 이기지 못하면, 위엄을 세울 수가 없노라.

 

       내가 제압을 당하면, 그건 살아도 죽은 것과 같도다.

       주공께서는 어쩌려 하나이까

       신생(申生)의 죄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노라.

 

()나라는 땅은 넓었지만, 변방에 있으면서 대부분 높은 산과

협곡이 많았으므로, 비옥한 영토가 매우 부족한 상태였다.

 

또한, 왕실이 있는 중원으로 가려면, ()과 우()가 막고 있어,

이 두 나라에 뇌물을 주고 지나가던가, 북쪽으로 먼 길을 돌아가

황하(黃河)를 건너야 하는 불편을 많이 겪고 있었다.

 

       궁지기(宮之奇) . 찾으셨습니까

       백리해(百里奚)는 어디를 다녀오는 것이오

 

       우공(虞公)을 모시고 기산(箕山)으로

       사냥 갔다가 이제 막 돌아왔습니다.

 

       허허, () 나라 소식은 들었소

       , 진헌공(晉獻公)이 주변 나라를 마구 점령하여

       영토를 많이 넓히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 (), (), 7개국을 점령하였다 하오.

       ()이 막강해지면 우()와 괵()이 위험해집니다.

 

       궁지기(宮之奇) 재상 .

       ()나라 괵공(虢公)은 왜 시도 때도 없이

       자꾸 진() 나라에 쳐들어가 어지럽히는 겁니까

 

       그럴만한 사정이 있지요

       진헌공이 환숙(桓叔)과 장백(莊伯)의 자손들을

       몰살시킬 때 도망쳐 나온 사람들과

 

       또한 익성(翼城)에서 살아남아 도망쳐 나온

       자손들이 서로 힘을 합세하게 되면서

 

       서로 괵공(虢公)을 부추겨, () 나라의

       변방이나 곡옥(曲沃) 땅에 자주 침범하지요.

 

       작은 괵() 나라가 그런 방법으로

       두 자손의 원수를 갚아주려고 한들

       어찌 큰 진()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겠소

 

       쓸데없는 싸움을 자꾸 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긴 하나, 우리는 우리 방비만 잘하면 되는데

       우리 우공(虞公)께서는 사냥만 즐기시며

       정사에 신중하지 않아 큰일입니다.

 

       백리해(百里奚)는 우공(虞公)을 곁에 많이 있으니

       항상 잘 말씀드려 국방에 힘쓰게 해야 하오.

 

       ()나라가 진() 나라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에 연락하여 멈추게 하면 좋겠소이다.

 

       그렇긴 하나, 우리 국방도 항상 튼튼히 대비를

       잘하여 혹시 모를 외침을 잘 막아야 하오

 

궁지기(宮之奇)는 우()나라의 충직한 재상이었으며, 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건숙(蹇叔)의 추천을 받아드려, 백리해(百里奚)에게

대부 벼슬을 주게 하였으며, 우공(虞公)과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라난 사이이긴 하였으나, 우공(虞公)은 자기 멋대로 결정하는

성품을 가지고 있어 몹시 답답해하였다.

 

       괵공(虢公)은 진헌공(晉獻公)이 여희(驪姬)

       미색에 빠져 세자 신생(申生)을 폐하면서

       제거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

 

이에 진() 나라를 침공하면, 반드시 세자 신생(申生)이 진헌공을

죽일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으므로, 자꾸 침공하고 있었다.

 

       주공, 남쪽에 또 괵군(虢軍)이 침공하였습니다.

       허 어, 저 괵군(虢軍)을 어찌하면 좋겠는가

 

       ()나라는 예전부터 왕실과 친밀한 관계이며

       왕실의 경사직(卿士職)을 계속 맡아와서인지

       자부심만 세고절대  타협이 되지 안 사 옵니다.

 

       주공, () 나라에는 우리에게서 빠져나간

       잔여 세력들이 괵공(虢公)과 뭉쳐있으며,

       항상 원수를 갚으려 침공하고 있습니다.

 

       주공, 이들을 그냥 두면 두고두고 우환이 되옵니다.

       이제 정리할 때가 되었나이다.

 

       더구나, 중원(中原)으로 가자면 우()와 괵()

       정벌해야 쉽게 황하(黃河)를 건널 수 있나이다.

 

       허 어, 과인이 왜 그걸 모르겠는가

       어찌하면 좋겠는가대책을 말해보라

 

       주공, 이 차제에 우()와 괵()을 점령하여

       우리 진()나라 땅으로 만들어버리십시오.

 

진헌공은 우()와 괵()을 점령하자는 제안에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결심을 망설이고 있었던 때였다.

 

       잘 되었다 그러잖아도 괵()나라를 치려던 차에

       저놈들이 먼저 자꾸 쳐들어오는구나

 

       중신들의 생각은 어떠한 것이오

       주공, 중원(中原)으로 진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원에는 제환공(齊桓公)이 패공(霸公)이라

       일컬으며, 자주 회맹을 여는 모양이옵니다.

 

       주공이참에 괵()과 우(虞)  나라를 점령하여

       아예우리의 진(나라 땅으로 만드십시오.       

 

        주공, 중원과 교류하고 싶다면 반드시

        괵()과 우()를 정벌해야 하옵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도다

 

이런 상항을 양오(梁五)와 동관오(東關五)에게서 자세히 듣고 난

여희(驪姬)는 진헌공이 내궁으로 들어오자 이야기를 꺼낸다.

 

       주공, 뭘 그리 걱정하십니까?

       ()을 없애자면 우() 땅을 밟고 가면 빠르옵니다.

       허 어, 부인은 아는 것도 많소!

 

       두 나라를 아예 없애버리고 싶으나

       두 나라가 서로 도우니 쉬운 일이 아니오?

 

       주공, 세자 신생(申生)에게 명하십시오.

       세자는 잘 해낼 것입니다.

       그리 큰일을 어찌 세자가 해내겠는가

 

진헌공은 여희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으나, 승리만 하는 세자

신생(申生)을 또 내세우자니, 만약 잘 처리 한다면 세자의 위세만

더 높아질 것을 염려하여, 직접 침공할 것을 결심하게 되었다.

 

진헌공은 괵()과 우()를 정벌하려고 결심이 서게 되자, 여희로

인하여 더욱 가까이 신임을 하게 되었으며, 아들 해제(奚齊)

스승이 된 순식(荀息)과 조례가 끝나자, 별도로 의논하게 된다.

 

       대부 순식(荀息)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와 괵() 두 나라를 침공하여

       아예 뿌리를 뽑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겠소

 

       주공, ()과 우()는 서로 붙어 있는 나라로

       서로 같이 움직이면서, 어려울 때는  서로 도우며

       극복해 나가는 아주 좋은 사이의 나라입니다.

 

       주공, ()의 군사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더구나, ()와 괵()은 서로 도우니, 좋은 방법은

       두 나라 사이를 먼저 벌어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옳은 말이로다. 그래, 좋은 방안이 있겠는가

       주공, () 나라의 괵공(虢公)은 몸집이 크고

       다혈질이면서, 변덕이 심하고, 교만하며

       여자와 더불어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무(歌舞)와 잠자리를 잘하며 어여쁜 여인들을

       잘 골라 보내시면 거절하지 못할 것입니다.

 

       먼저 술과 노래와 춤과 잠자리에 빠져들게 하여,

       충신들을 멀리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괵()나라가 혼란에 빠지게 되면,

       그때 견융(犬戎)에게 뇌물을 잔뜩 보내주시어

       견융(犬戎)이 먼저 쳐들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으흠, , 좋은 방안이오.

       그러면 우() 나라는 어찌하면 좋겠소

 

       우공(虞公)은 욕심이 많고 어리석은 사람이라

       귀한 보물로서, 잘 달래면 되리라 봅니다.

 

       주공, 우리 굴산(屈産)에서 기르는 명마(名馬)

       수극(垂棘)에서 나오는 벽옥(碧玉)의 진귀한 구슬을

       우공(虞公)에게 주면서, 길을 빌려 달라면 될것입니다.

 

       방금 무어라 하였소

       그것들은 우리나라가 아끼는 보물들이오

       어찌 함부로 내어준단 말이오

 

       주공, 당연히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주공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귀한 보물이 어찌 아깝지 않겠습니까

       주공, 크게 주고 더 크게 받는 것입니다.

 

       우리가 길을 빌려 괵()을 정벌하게 되면

       괵(虢)은 ()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망합니다.

 

       ()나라의 길을 빌려 괵()을 무찌르고

       돌아오는 길에 우()마저 멸망시키는 것입니다.

 

       ()나라마저 우리가 점령하게 된다면

       옥구슬과 좋은 말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이는 외부 창고에 벽옥(碧玉)을 맡겨 놓고

       외부 마구간에 우리 명마(名馬)를 맡겨 놓았다고

       생각하시면,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허 어, 거참 좋은 생각이로다

       주공, 소부(小傅) 이극(里克) 이옵니다.

 

       ()에 현명한 궁지기(宮之奇)와 백리해(百里奚)

       있는데 우공(虞公)이 말을 듣지 않으면 어쪄시렵니까

 

       장수 이극(里克)께선 그 점은 염려 마십시오.

       궁지기(宮之奇)는 어릴 적부터 우공(虞公)과 친하나

       우공(虞公)은 평소 궁지기(宮之奇)의 말을 잘 듣지 않는데

       그 밑의 백리해(百里奚)가 무슨 힘을 쓰겠습니까

 

       순식(荀息)은 어찌 그리 소상히 알고 있는가?

       백리해(百里奚)와 의형제를 맺고 있는 건숙(蹇叔)이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일이 있사옵니다.

 

       그 건숙(蹇叔)은 어떤 사람이오?

       세상일에 밝아 모든 걸 꿰뚫어 봅니다.

 

       그렇게 보기 드문 현자라면

       우리가 벼슬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사옵니다. 신도 권하여 봤으나

       초야에 묻혀있겠다 하며 돌아갔습니다.

 

  206 . 이빨과 입술사이는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