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83 화. 조급함이 전쟁을 불러온다.

서 휴 2023. 6. 23. 15:05

      53. 초성왕의 중원침략

 

 183 조급함이 전쟁을 불러온다.

 

       왕이시여이제 우리나라가 안정되고 있는바

       단양(丹陽)은 좁사오니 가까운 형승(形勝땅으로

       새롭게 옮기고자 하나이다.

 

       좋은 생각이나 어려움이 따르지 않겠소.

       모든 일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옵니다.

 

초성왕(楚成王)은 단양(丹陽땅에서 형승(形勝땅으로 도성을

옮기고 나자, 이미 점령하였던 옛날 신(나라가 있던 땅의

이름을 신현(申縣)으로 고치고는,

 

투곡어토(鬪穀於菟) 아들인 투반(鬪班)을 신공(申公)으로

칭하며 다스리게 함으로써중원(中原)으로 나가는 주요한

길목을 차지하게 되며, 한수(漢水일대를 장악할 수 있었다.

 

       여러분 고생 많이 하였습니다.

       이제 예전의 국력 이상으로 회복하게 되었소.

 

       (나라에서 관중(管仲)을 중보(仲父)

       부르듯이, 우리 초(나라 사람들도 앞으로,

 

       투곡어토(鬪穀於菟라는 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이제부터 모두자문(子文이라 부르시오.

 

초성왕은 투곡어토의 등장으로 국력이 예전보다 강성해지자

본격적으로 중원 진출에 대한 야망을 밝히게 된다.


       우리 초(楚) 나라도 패업(覇業)을 이뤄야 하지 않겠소.        

       제환공의 위세가 너무 강하니 어찌하면 좋겠소.


초성왕은 초문왕(楚文王)에 못지않은 야심을 품고 있었으므로

제환공에 대한 칭찬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투곡어토를 불러놓고 한숨짓는 일이 잦아졌다.

 

       자문(子文)은 어찌 생각하시오.

       세상에 온통 제환공의 이야기뿐이오.

 

       왕이시여제환공은 꾸준히 덕을 펼쳐

       민심과 명성이 그에게 귀의(歸依하게 하였나이다.

 

       자문(子文), 중원에는 세 살 먹은 어린아이까지

       패공(霸公)의 자랑을 운운(云云하며

       제환공을 노래처럼 부르는 모양인데

 

       우리 초(나라는 한수(漢水서쪽 구석에 처박혀

       ()도 펴지 못하고 이름도 날리지 못하고 있소.

 

       이 넓은 세상에는 제(나라만 있고

       우리 초(나라는 없는 것이오.

       정말 한심스럽고 부끄러운 생각뿐이오.


       왕이시여신 투곡어토鬪穀於菟 이옵니다.    

       제환공은 군위에 오른 지 30년이 지났으며

       또한패업(覇業)을 경영한 지 20년이 넘었나이다.

 

       그동안 제환공은 해낸 일이 많사옵니다.

       산융(山戎)을 정벌하여 연(나라를 안정시켰고

       끊어질 뻔한 노(나라의 대()를 잇게 해주었으며

 

       북융(北戎)에 쫓겨 피난 가며거의 망할 뻔한

       (나라의 백성들을 위하여

       초구(楚丘땅에다 초구성(楚丘城)을 새롭게 세워

 

       (나라의 도성(都城)을 다시 만들어 주었으며

       따라서 사직(社稷)을 다시 이어가게 하였나이다.

 

       왕이시여그뿐만이 아니옵니다.

       북적(北狄에게 망한 형(나라에도

       도성인 이의성(夷儀城)을 새롭게 쌓아줌으로써,

       망한 형()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나이다.

 

       왕이시여() 나라에 비하여 우리 초() 나라는

       웅간(熊艱)과 자원(子元)으로 인하여, 어지럽던 나라가

       이제 겨우 안정되기 시작한 지 불과 3, 4년이 되옵니다.

 

       왕께서 앞으로 5년간만 기다리시면

       우리 초(나라가 천하의 강대국이 될 것입니다.

 

       왕이시여너무 상심하지, 마시옵고

       조금만 더 좋은 기회를 기다려야 합니다.


       허 어자문(子文)의 말씀대로라면, 그때까지

       제환공(齊桓公)의 그늘에 살아야만 하겠소.


       왕이시여지금은 제(나라를 우리 혼자

       상대하기가 매우 벅찹니다.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하실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나이다.


그 말에 초성왕은 귀가 번쩍 뜨여 상체를 내밀면서, 다급하게

투곡오토(鬪穀於菟)에게 큰 기대를 걸며 물어보게 된다.

 

      방금 무어라 하였소.     

      초(나라도 천하를 경영할 수 있단 말이오.


      그렇습니다먼저 하실 일로써 

      먼저 정(나라를 점령하시옵소서.

 

      만약에 그보다 먼저 제(나라와 직접 부딪친다면

      득(得) 보다는 실(失)이 더 많을 것입니다.     

 

      지금 중원(中原)을 살펴보시오면 남북 사이에

      (나라가 병풍(屛風)의 안팎처럼 끼어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정()과 가깝습니다.

 

      만일 왕께서 중원(中原)을 다스릴 마음이 계신다면

      가장 먼저 정(나라부터 제압하여

      우리 것으로 만들어 놔야 합니다.


       이란나라라.      

      좋소(나라를 먼저 점령할 것이오.


투곡오토는 초성왕이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나라 정벌하자고 제안하고 말았으나, 막상 제안하고 나자

장차 생길 일을 생각하며 몹시 걱정하게 된다.

 

       단지 초성왕을 위로하고자 한 말이었으나

       초성왕은 투곡어토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는

       자기의 뜻대로 결심하고 마는 것이었다.

 

초성왕(楚成王)은 모든 신하를 한 자리에 불러놓고중원으로

나갈 것을 결연한 어조로 과감하게 천명(闡明하였다.


      우리가 정(나라를 점령함으로써,

      우리 초(나라가 중원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로 삼아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였소.

 

      누가 과인의 뜻을 같이하여

      저 정()나라를 한 번에 점령하겠소.


      왕이시여신 대부 투장鬪章 이옵니다.      

      신이 왕의 염원을 풀어드리겠나이다.


      투장鬪章은 대부 투렴鬪廉의 동생이 아닌가.    

      투장(鬪章)의 용기가 가상(嘉賞하도다.

      투장(鬪章)은 정(나라를 정벌하고 돌아오라.

 

초성왕(楚成王)은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칭찬하자, 이에 투장(鬪章)

병거(兵車) 2백 승을 앞세워( 나라를 향해 쳐들어가게 되니

이때가 초성왕 13년으로 기원전 659년의 일이었다.

 

        이미 시대는 변하여 약한 나라에

        새로이 강한 나라가 나타나 침범하게 되면

 

        약한 나라는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한 나라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는 모두 제(나라에 의지하였으며, 제환공(齊桓公역시

패공(霸公)이며 방백(方伯)으로서, 즉각적으로 원조를 함으로써,

최근 10여 년 동안은 큰 피해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다만 채(나라만이 초(나라에 굴복하여

        (나라의 속국이 되어있을 뿐이었다.

 

그런 사이에 투곡오토(鬪穀於菟)가 등장하며 하루가 다르게  (楚) 

나라가 발전함으로써, 초성왕(楚成王)이 야망을 드러내게 되었으며,

첫 번째 목표로 지목된 나라가 바로 정(나라가 되었다

 

      다들 잘 들으시오.       

      우리 정(나라는 중원(中原)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나라의 동향(動向)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소이다.


      옛날 정장공(鄭莊公께서는 중원(中原)

      한복판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왕실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였지만,

 

      국력이 약해진 지금은 오히려 중원(中原진출을

      노리는 (나라의 목표가 되고 말았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신정(新鄭성 밖의 교외에다 길질관(桔秩關이라는

      요새를 구축하기 위해 외성(外城)을 쌓은 것도,

      (나라 침공에 대비한 것이었잖소.

 

      그 덕분에 3년 전 초(나라 자원(子元)

      쳐들어왔을 때 무사히 위기를 넘긴 바도 있었소.


정문공(鄭文公)은 조정 신료들을 모아놓고 초(나라의 침공에

대비하고자연일 회의를 거듭하며 묘책(妙策)을 짜고 있었다.

 

      이번에 또 초군(楚軍)이 쳐들어온다니

      (나라 장수는 누구인가.

 

      주공투장(鬪章이란장수이옵니다.

      만만치 않을 텐데 어찌 방비하면 좋겠소.


      주공신 대부 담백(聃伯이옵니다.

      신이 외성(外城)인 순문(純門)으로 나아가

      형만(荊蠻)인 초(楚) 나라를 막아내겠나이다.


      그 대가 막아낼 수 있겠는가.

      주공최선을 다하겠나이다.

 

      좋도다아울러 사자를 제(나라로 급히 보내

      우리의 위험한 처지를 빨리 알리도록 하겠노라.

 

(나라 사자가 급히 제() 나라에 찾아가 위급상황을 알리자

이에 제환공(齊桓公)은 천하의 패공(霸公)으로써

 

(나라를 돕자면서 신속하게 송(나라 (땅에 모이자고

제후들에게 연락하였으며, 우선으로 () () 나라가 먼저

병거(兵車)를 몰고 왔다.

 

 184 패장은 목숨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