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81 화. 거짓은 반드시 잡히고 만다.

서 휴 2023. 6. 22. 21:05

 181 . 거짓은 반드시 잡히고 만다.

 

밤새 철수하여 멀리 달려왔던 자원(子元)은 정(나라 국경을

완전히 벗어나자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개선군처럼 북과 종을

울리면서 의기양양(意氣揚揚하게 영성(郢城)으로 돌아왔다.

 

      선군(先君)의 군부인(君夫人)께 아뢰오.

      영윤(令尹)께서 정(나라를 용감하게 치시고

      이제 막 돌아오셨다고 보고를 올리라 하옵니다.

 

      그런가승리하고 돌아왔으면 먼저 백성에게 알리고

      참전한 군사들에게 상벌을 밝혀주며

 

      그다음으로 태묘(太廟)에 고(하여

      선왕(先王)의 영혼(靈魂)을 위로하면 되거늘

      어찌 보잘것없는 미망인에게 먼저 보고하는 것이냐.

 

도화부인(桃花夫人)의 차가운 반응에 자원(子元)은 몹시 당황하며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는데더구나 얼마 안 가서 승리하였다는

말이 모두 거짓임이 군사들의 입에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정군(鄭軍)과 싸워보지도 않고 돌아왔단다

      제군(齊軍)이 정(나라를 구원하러 오지도 않았는데

      헛소문에 겁을 먹고 돌아온 것이란다.

 

이 같은 소문이 널리 퍼지자청년이 된 초성왕(楚成王뿐만 아니라,

도화부인과 조정의 신료들마저도 영윤 자원(子元) 믿지 않게

되었으며의심의 눈초리로 더욱 경계하게 되었다.

 

      허 어나를 믿지 않는다고좋다.

      이 정도에서 물러날 내가 아니로다.

 

      그렇다면 왕위를 빼앗기에 앞서먼저

      도화부인의 몸부터 정복하면 꼼짝 못 하리라.

 

      방금 뭐라고 하였느냐.

      도화부인이 병에 걸려 자리에 누웠다고 하였느냐.

 

      거참, 마침 잘되었도다.

      문병한다는 핑계를 대고 아예 내궁으로 들어가

      숙식하며기어이 도화부인을 정복하고 말리라.


      친위(親衛군사들은 내 말을 잘 들어라.

      지금부터 내궁을 엄중하게 지켜야 한다.

      누구도 들여보내서는 안 된다.

 

도화부인(桃花夫人)이 병에 걸려 자리에 눕게 되자자원(子元)

문병한다는 핑계를 대면서아예 내궁으로 들어가 숙식까지 

하면서, 친위대에게 내궁을 엄중히 지키게 하였다.

 

이는 곧바로 소문이 났으며강직한 대부 투렴(鬪廉)이 소문을

듣자마자즉시 자원(子元)에게 따지겠다며 내궁으로 들어갔다.

 

      수염이 많이 길었구나.

      머리도 감고 수염도 깎아보자.

 

      영윤(令尹께서는 무얼 하시오.

      누구인가.

      사사(射師인 투렴(鬪廉입니다.


      영윤(令尹어른신하 된 자로서

      어찌 내궁에서 수염을 깎고 있는 것이오.     

      어서 궁실(宮室밖으로 나가도록 하시오.


      내궁(內宮)은 내 집이나 마찬가지다.

      그대투렴(鬪廉)은 아무 상관하지 말라.     

 

      영윤(令尹)이 아무리 선왕의 동생이라 하지만

      동생도 신하는 신하가 아니겠소.

      신하는 신하로서 지킬 법도가 있는 법이오.


      어찌 미망인이 계시는 내궁까지 들어와

      함부러 거처를 마련할 수 있더란 말이오.     

 

      투렴(鬪廉네 이놈아.

      너는 사사(射師)로써 활터나 잘 관리하지!

      주제넘게 여기까지 왜 들어왔느냐.


      (나라 국사(國事)가 내 손안에 들어있거늘

      네깟 놈이 무엇이기에 간섭하려 하는 것이냐.

 

      투렴(鬪廉네 이놈아.

      썩 물러가지 못하겠는가.

 

      영윤이 먼저 내궁에서 물러나시오.

      네놈은 내 말을 안 듣는구나.


      애들아안 되겠다.

      저 투렴(鬪廉)에게 쇠고랑을 채워서

      저쪽 작은 방에다가 가두어 두어라.


투렴(鬪廉)이 물러서는 기색이 보이지 않자자원(子元)은 분노를

터트리며 투렴(鬪廉)을 작은 방에 가둬버렸다.

 

이 소식은 곧바로 신료들에게 퍼져나갔으며,  도화부인도 이 사실을

알게 되자크게 분노하게 되며한참 궁리 끝에 얼마 전에 죽은

투백비(鬪伯比)의 아들을 몰래 부르게 되었다.

 

      투곡어토(鬪穀於菟)는 무얼 하는가.     

      그대는 왕실의 어지러움을 바로잡도록 하라.


      왕이시여신 투곡어토(鬪穀於菟이옵니다.

      선왕(先王)의 군부인께서 비밀지령을 주시었나이다.

 

      영윤(令尹) 자원(子元)을 몰아내라 하옵니다

      과인도 더는 참을 수가 없도다.

      투곡어토(鬪穀於菟)는 자원(子元)을 제거할 수 있겠는가.

 

      신은 이미 준비하고 있었나이다.

      왕이시여아무 염려 마시옵소서.

 

투곡어토(鬪穀於菟)는 도화부인의 비밀지령이 떨어지고, 또한,

초성왕의 승낙을 받자마자그날 밤으로 형제인 투오(鬪梧)

그리고, 투어강(鬪御疆)은 아들 투반(鬪班) 함께 왔으며

투씨(鬪氏일족의 가병을 거느리고 궁궐을 에워쌌다.

 

        비밀리에 친위(親衛대장을 불러라.

        투곡어토(鬪穀於菟부르셨습니까.

 

        친위 대장은 우리와 맞서 싸우겠는가.

        투곡어토(鬪穀於菟궁궐(宮闕경비들이

        모두 도망가면 되겠습니까.

 

        친위 대장은 잘 생각하였소그러나

        도망가느니 우리 편에 들어오시오.

 

        좋습니다초성왕(楚成王)께 충성하겠소이다.

        좋소이다지금 자원(子元)은 어디에 있소.

 

        술에 취해 한 궁녀宮女를 끌어안고 자고 있습니다.       

        어느 곳이오. 어서 그쪽으로 갑시다.


자원(子元)은 술에 취해 깊은 잠을 자다가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자, 놀라면서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는데그때 칼을 들고

뚜벅뚜벅 걸어오는 젊은 사람을 보고서는 냅다 고함을 질러대었다.

 

        투곡어토(鬪穀於菟)의 아들 투반(鬪班)이로 구나.
        네놈이 무슨 변()을 일으키려 하느냐.    

 

        나는 난()을 일으키는 자가 아니다.

        난(亂)을 일으킨 자를 죽이러 온 사람이다.

 

자원(子元)은 무술이 뛰어나투반(鬪班)이 재빨리 결판을 내지

못하고 있을 때투오(鬪梧)와 투오강(鬪御疆)이 달려와 합세하자,

 

자원(子元)은 세 젊은 장수를 당할 수가 없어 몸을 돌려 달아나려

할 찰나에 투반(鬪班)의 칼이 시퍼런 빛을 뿜으면서자원(子元)

목이 잘렸으며, 자원의 욕망도 허욕이 되어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투렴(鬪廉)께서는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서 작은 방에서 나오십시오.

 

        (군부인(君夫人마마임.

        신 투곡어토(鬪穀於菟이옵니다.

 

        드디어영윤(令尹)인 자원(子元)을 죽였습니다.

        수고하였소. 어서 왕에게 보고하시오.


투곡어토(鬪穀於菟)와 그 일행은 도화부인(桃花夫人)의 침실밖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리며모든 사태를 자세히 보고하였다.

 

        이제 백관(百官들은 다 모이었소?

        마마임. 조정의 신료들이 다 모였습니다.

 

        어젯밤에 도륙한 자원(子元)의 목과 그 죄상을

        낱낱이 써서누구나 볼 수 있도록 걸어놓으시오.

 

초성왕은 형인 웅간(熊艱)이 민심을 크게 배반하였고또한 자원의

장기간에 걸친 만행으로 나라 살림이 몹시 피폐해져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 중원(中原)의 사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이제 하루빨리 황폐해진 나라를 복구하고

        선군이신 초무왕(楚武王)과 초문왕(楚文王)

        이루어 놓았던, 우리 초(나라의 전성시대를

        구가(謳歌해보고 싶소이다.


위와 같은 말을 하고 있던 초성왕(楚城王)은 공실 내에서 가장 큰

세력인 투씨(鬪氏일족을 불러놓고 자신의 각오를 밝히었다.

 

        나라가 이렇게 피폐한 상태로 가다가는

        우리 초(楚) 나라가 약소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오.

 

        더욱이 지금영윤(令尹자리마저도 비어 있소.

        투렴(鬪廉)께서 영윤(令尹)을 맡아 국정을 운영해주시오.

 

        왕이시여이 투렴(鬪廉)의 능력으로는 제(나라의

        관중(管仲)과 겨루기가 너무나 부족하옵니다.        

 

        지금 중원(中原)의 제후국을 이끌어 나가는 나라는

        오직 제(나라뿐이옵니다.

 

        그 군주인 제환공(齊桓公)은 즉위하자마자

        명재상 관중(管仲)과 초야(草野)에 묻혀있던

        영척(寧戚)을 등용하여 부국강병책을 펼치며

        천하의 패공(霸公)이 되었다하나이다.


        우리도 그와 같이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여

        부국강병(富國强兵) 부터 이룩해 놓아야 하나이다.     

 

        그러하나 신으로 말할 것 같으면

        관중(管仲)의 재능을 따를 수가 없나이다.

 

        그렇다면 어찌하는 게 좋겠소?

        왕께서 내정의 기강(紀綱)을 바로 세우시어

        (나라와 겨루실 마음을 가지셨다면

 

        반드시 투곡어토(鬪穀於菟)를 등용하시어

        영윤(令尹)의 자리에 올리셔야 합니다.


        왕이시여관중(管仲)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투곡어토鬪穀於菟 밖에 없다고 생각되오며     

 

        왕이시여오르지 투곡어토(鬪穀於菟만이

        영윤(令尹)의 직책을 완수할 수 있으며

        제(齊)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나이다.

 

 182 . 호랑이 젖을 먹고 큰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