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82 화. 호랑이가 젖을 물린 아이.

서 휴 2023. 6. 23. 10:00

 182 . 호랑이가 젖을 물린 아이

 

신료(臣僚)들마저 모두 투렴(鬪廉)의 말에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찬성하자초성왕(楚成王)은 의아한 표정으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

투곡어토鬪穀於菟에 관하여 물어보게 된다.

 

        투백비(鬪伯比)의 아들인 것은 알고 있으나

        투곡어토(鬪穀於菟)의 재능에 대하여는 들어본 바가 없소       

        투곡오토(鬪穀於菟)는 어떠한 사람이오?

 

투렴(鬪廉)이 투곡어토(鬪穀於菟)의 집안 내력에 관해 상세하고

재밌게 이야기를 시작하자, 초성왕(楚成王)은 흥미롭게 듣게 된다.

 

        투곡어토(鬪穀於菟)의 할아버지 투약오(鬪若敖)

        한수(漢水가에 있는 운(나라의 귀족 딸을

        아내로 맞이하여 투백비(鬪伯比)를 낳았다.

 

        투백비(鬪伯比)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 투약오(鬪若敖)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그의 어머니를 따라 운(나라에 가서 살았으며

        어머니를 따라 자주 운(나라의 궁중에 드나들었다.

 

        (나라의 운부인(鄖夫人)은 조카인 투백비(鬪伯比)

        자기의 자식처럼 사랑하고 귀여워해 주었으며,

        자기의 어린 딸인 운녀(鄖女)와 같이 놀게 하여주었다.

 

투백비는 외사촌 동생인 운녀(鄖女)와 어릴 적부터 소꿉장난하며

놀았으며성인이 된 뒤에도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을 내버려 두자

젊은 두 남녀는 선을 넘어 운녀(鄖女)가 아이를 배게 되었다.

 

        운녀(鄖女네 배가 왜 그러하냐.

        처녀가 아이를 배다니 큰일 났구나.

        너는 깊은 방에 들어가 나오지 말라.

 

        너희 시녀들은 투백비(鬪伯比)가 오거든.

        내궁에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운부인(鄖夫人)은 운녀(鄖女)가 병()이 들었다고 소문을 내면서

내궁의 깊숙한 방에 감추면서 아무도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

 

        운녀(鄖女)가 낳은 게 아들이라고 하였느냐.

        누구도 알게 하여서는 절대로 아니 된다.

 

        너희는 비밀리에 이 아이를

        산속의 몽택(夢澤늪에 갖다버려라

 

심지어는 운(나라 군주조차 딸인 운녀(鄖女)의 비행을 알지

못하게 하였으며투백비(鬪伯比)는 자기의 책임이라며 몹시

괴로워하다가,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초(나라로 돌아갔다.

 

        요즘은 화창하고 좋은 날씨로다.

        사냥하기에 딱 좋은 날씨로구나.

 

        (나라 군사들은 모두 사냥을 나가자.

        큰놈을 잡은 자에게 상을 내리리라.

 

        주공늪 가에 호랑이 한 마리가 앉아있나이다.

        뭣이호랑이라 하였느냐.

 

        으음정말이로구나잘 되었다.

        누가 활을 쏘아 저 호랑이를 잡겠느냐.

 

        주공참으로 이상하나이다.

        아무리 화살을 쏘아도 맞지를 않나이다.

 

        뿐만 아니오라. 호랑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꼼짝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아만 있나이다.

 

        호랑이에게 무슨 일이 있나가까이 가보아라.

        주공호랑이가 갓난아기에게 젖을 주고 있나이다.

 

        허 어정말이로구나

        갓난아기가 호랑이의 젖을 빨고 있다니

        저 갓난아기는 보통 아이가 아닐 것이다.

 

        호랑이와 갓난아기를 놀라게 하지 마라.

        우리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 다시 사냥하자.

 

황혼 무렵에 궁으로 돌아온 운(나라 군주는 운부인(鄖夫人)에게

갓난아기에게 젖을 빨리던 호랑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늘 사냥을 나갔다가 이상한 일을 다 보았소.

        어디로 사냥을 하시었습니까.

        몽택(夢澤)의 늪으로 갔었지요.

 

        무슨 일이 있었사옵니까.

        호랑이가 갓난아기에게 젖을 빨리는 것이 아니겠소.

 

        거참이상도 하지요.

        아무리 활을 쏘아도 호랑이에게 맞지를 않는 것이오.

 

        호랑이가 죽음을 무릅쓰고 자기 젖을 빨리고 있으니,

        그 갓난아기는 보통 아이가 아닐 것이 분명하오.

 

운부인(鄖夫人)은 이 모(저 모(따지듯 묻다가 그 아이가

자기가 내다 버린 운녀(鄖女)의 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주공신첩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소서.

        신첩이 주공을 속이고 있었나이다.

 

        아니갑자기 무엇을 숨겼다는 것이오.

        사실(事實), 그 아기는 신첩이 내다 버린 아기입니다.

 

        아니방금 무어라 하였소.

        아니부인이 그 아기를 어디서 나서 버렸단 말이오.

 

그제야 운부인(鄖夫人)은 투백비(鬪伯比)와 딸 운녀(鄖女사이에

그동안 벌어졌던 일들을 자세히 들려주면서 또 말을 이어나갔다.

 

        주공우리 딸이 낳은 아기를 호랑이가 젖을

        물려주고 키운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이는 그 아이가 후일 큰 인물이 될 징조입니다.

        이참에 아예 데려와 키우는 것이 어떻겠나이까.

 

(나라 군주는 평소 운부인을 믿는지라그의 청을 승낙하고

몽택(夢澤)으로 사람을 보내어 외손자를 데려와 운녀(鄖女)에게

내주어 키우게 하면서(나라의 투백비(鬪伯比)와 혼인시켰다.

 

        (나라 사람들은 젖을 곡(이라 하고

        호랑이를 어토(於菟라고 불렀다.

 

투백비(鬪伯比)는 운녀(鄖女)와 함께 살게 되면서호랑이가 젖을

먹인 아이라는 뜻에서 아들 이름을 투곡어토(鬪穀於菟라고

지어주었고()를 자문(子文이라 부르게 하였다.

 

        오늘날도 호북성 운몽현에 어토향(於菟鄕)이 있다.

        그곳은 투곡어토(鬪穀於菟)가 태어난 곳이라 한다.

 

투곡어토는 자라나면서 유달리 글 읽기를 좋아하였고마침내는

나라를 다스릴 만한 학식과 무예와 재능을 두루 갖추게 되었다.

 

        왕이시여우리 투씨(鬪氏들은

        투곡어토의 지혜와 총명함을 아오 나?

        다른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나이다.

 

        또한투곡어토(鬪穀於菟)는 자기의 재능을

        자랑하지 않으며소문나는 걸 싫어하여

        다른 사람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나이다.

 

초성왕(楚成王)은 투렴(鬪廉)의 투곡어토(鬪穀於菟대한 이야기를

다 듣고 나자투곡어토(鬪穀於菟)를 불러 얘기를 나누어보았다.

 

과연 투곡어토(鬪穀於菟)는 투씨(鬪氏일족이 자랑할 만큼 학식과

지혜가 깊었으며인품 또한 고매하고 강직하였다.

 

        초성왕(楚成王)은 투곡어토(鬪穀於菟)를 믿게 되어

        그 즉시 재상(宰相) 벼슬인 영윤(令尹)으로 삼으면서,

        나랏일을 모두 그에게 맡기기로 정하였다.

 

이때가 기원전 664년이며주혜왕(周惠王) 13년으로제환공齊桓公

22년이면서, 초성왕(楚成王)은 재위 8년이 되는 해의 일이었다.

 

        왕이시여신 투곡어토(鬪穀於菟) 말씀 올리겠나이다.

       무엇이오. 어서 말해보시오.

 

        역사적으로 보건대 나라의 불행은 군주가 약하고

        신하가 강한 데서 비롯되었나이다.

 

        왕이시여신이영윤(令尹)이 된 바이므로

        대대적인 개혁 정치를 펼치겠나이다.

 

        우리 백성들은 농사일이 근본이옵니다.

        우리 백성들이 농사일에 전념토록 만들겠나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을 나눠주겠나이다.

 

        땅이 어디 있어 나눠준단 말이오,

        신하들이 녹()으로 받은 토지의 절반을

        나라에 헌납(獻納하도록 만들겠나이다.

 

        신하들이 쉽게 말을 듣겠소.

        먼저 우리 투씨(鬪氏일족의 땅부터 내놓을 것이며 

        다른 문무백관(文武百官들은 따르든가 말든가

        자기들의 판단에 맡기겠나이다.

 

투씨(鬪氏일족이 먼저 가지고 있는 땅의 절반을 정책에 따라 

내놓게 되자다른 사람들도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었으며

아울러 평지나 구릉지대를 개간하며 농지를 늘려나갔다.

 

       왕이시여, 신 투곡어토(鬪穀於菟) 이옵니다.

       이제부터 어진 사람을 찾아 등용(登用하고,

 

       유능有能 한 사람에게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마땅히 벼슬을 내리겠나이다.

 

       왕이시여학식과 지혜가 풍부한 굴완(屈完)에게

       대부 벼슬을 내리고자 하오며,

 

       재능과 무술을 겸비한 투장(鬪章)에게는

       투씨(鬪氏일족과 함께 군사를 통솔하게 하면서

       군사를 양성하게 하고자 하나이다.

 

       왕이시여비록 신의 아들이오나 투반(鬪班)에게

       옛 신(나라의 땅이었던 신현(申縣)

       다스리게 하면서 새롭게 성을 쌓게 할 것이며,

 

       아울러 중원(中原)으로 나가는 길목인

       한수(漢水일대를 장악하게 하겠나이다.

 

       알겠소영윤(令尹)께서는 모든 권한을 가지고

       소신껏 국정을 잘 살펴주시오.

 

투곡어토(鬪穀於菟)는 초성왕(楚成王)에게 이야기하여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면서 부국강병책을 펴나가기 시작하였다.

 

 183 조급한 야망이 큰 전쟁을 불러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