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74 화. 위나라 끝내 망하는가.

서 휴 2023. 6. 20. 17:05

 174 위나라 끝내 망하는가.

  

형택(熒澤들판에서 위군을 전멸시킨 북적(北狄)은 포로로 잡은

(나라의 태사 화용활(華龍滑) 대부 예욕(禮欲), 두 포로를

앞세우면서 위구성(衛邱城)을 공략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수만(瞍瞞)은 나를 좀 보시 오

      나는 위(나라 태사(太史화용활(華龍滑이오.

 

      나는 제사를 관장하므로 백성들은 나를 따르며

      여기 예욕(禮欲)은 위(나라에서 신망이 높아

      중신들이 잘 따르고 있소이다.

 

      그대들이 아무리 강맹(強猛하다고는 하나?

      쉽사리 위(나라 도성인 위구성(衛邱城)

      쉽게 점령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오

 

      그대들이 위(나라 도성을 얻고자 한다면

      우리를 먼저 위구성(衛邱城) 들여보내시오.

 

      우리 두 사람이 먼저 위구성(衛邱城)에 들어가

      조정(朝廷중신들에게 항복을 권유하겠소.

 

      두 사람은 정말 그리할 수 있겠는가?

      우리 둘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오

 

      설득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는가?

      3일간은 기다려 주시 오.

 

      저자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저자들은 위(나라의 무당들이오

 

      무당의 말은 사람들이 듣소이다.

      저들을 풀어줘 위구성으로 들여보냅시다.

 

태사 화용활(華龍滑)과 대부 예욕(禮欲)이 꾀를 내어 말하자

북적(北狄)의 수만(瞍瞞)과 휘하 장수들은 두 사람의 말을

믿어주었으므로, 겨우 위구성(衛邱城)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때 성을 지키고 있던 석기자(石祁子)는 화용활과 예욕이 성문 

밖에 당도하였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달려왔으며급한 마음에 

성문을 열어줄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먼저 묻기부터 하였다.

 

      주공은 어디 계시오?

      주공께서는 죽임을 당하셨소

 

      우리 군사들은 어떻게 되었소?

      우리 군사들은 모두 전멸당하였소

 

      오랑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오.

      속히 다른 곳으로 피신해야만 하오

      성문을 열어 어서 모시고 들어오라.

 

      나는 대부 예욕(禮欲이오      

      나는 주공을 모시고 싸움터에 나갔다가

      주공과 함께 살아 돌아오지 못하였으니

      어찌 신하 된 도리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소이다.

 

      , 예욕(禮欲)은 칼을 빼 자결할 것이오.

      죽어서 지하에서라도 주공을 섬겨야 하겠소

 

      예욕(禮欲)은 주공을 따라가겠다고 하나

      나 화용활(華龍滑)은 사관(史官)으로서

      우리 전적(典籍)을 지켜야 하오.

 

      석기자(石祁子)와 여러분은 나를

      비겁하다고 말하지 말고 이해하여 주시 오

 

예욕(禮欲)은 칼을 뽑아 자기 목을 찌르고 죽었으며, 그러나

화용활은 부중(府中)에 들어가, () 나라의 전적(典籍)을 모두

챙기기 시작하였으며그 사이 석기자(石祁子)는 영속(寜速)

더불어 대책을 논의하게 된다.

 

       이제 여기서 더는 견딜 수 없소이다.

       빨리 피난을 가야 하겠소이다.

 

       우리는 공자 신()을 모시고 위구성(衛邱城)

       떠나 황하(黃河)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어느 나루터에서 황하를 건너야 살 수가 있소

 

공자 신()은 공자 석()과 선강(宣姜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아들로,

갑자기 위의공(衛懿公)이 죽은바, 마땅히 앞장서게 되며,

 

한밤중이 되자, 궁실의 권속을 이끌었으며백성들은 공실을 믿고

각기 자기 짐을 꾸려 그들의 뒤를 따라 위구성(衛邱城)을 빠져나와 

피난길에 오르게 되었다.

 

      피난을 떠나는 모습은 처량하기가 그지없었으며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한 성안의 백성들은

      쳐들어온 북적(北狄)에게 모두 죽임을 당하였다.

 

(나라 대부 중에 굉연(宏演이란 사람이 있었다그는 갑자기

북적(北狄)이 쳐들어 오자마자위의공(衛懿公) 명을 받아,

() (나라에 사절로 갔다가 바삐 귀국하던 중이었다.

 

      형택(熒澤) 싸움에서 모두 전멸하였단 말이냐?      

      우리 위(나라가 한순간에 이처럼 망가지다니 

      어떻게 이 짧은 순간에 나라가 망한단 말이냐?

 

      많은 시체가 흩어져 있으며

      흐르는 피는 시내를 이루고 있구나.

 

      너무나 슬프고 슬프도다 

      우리 주공의 시신이나마 찾아야겠구나       

      형택(熒澤전장(戰場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자.

 

굉연(宏演) 일행은 형택(熒澤들판에 깊숙이 들어갈수록 수없이

시체가 널려 있는 참담한 광경을 보며 가슴 아파하였으며

 

전장(戰場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다가 격렬하게 싸운 흔적이

있는 곳에서 북적(北狄) 발에 짓밟혀있는 () 나라의

대기(大旗)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니(나라 대기(大旗)가 쓰러져 있구나.

        대기(大旗)가 여기에 있는 걸 보아

        주공도 이 근처에 계시리라

 

        여기 있어요어서 이리 오세요?

        아니너는 누구냐?

        저는 주공을 모시는 내시(內侍입니다.

 

        너는 어찌하여 누워 있는 것이냐?        

        다리가 부러져 움직이지 못합니다.

 

        너는 주공이 어디서 돌아가셨는지 아는가?     

        예에저기저기에 있습니다

 

        저것이 주공의 시신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주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니이게 주공의 시신이란 말이냐??

        정말주공의 시신이 맞습니다

 

어린 내시가 손가락을 들어 먼 발짝 떨어져 있는 고깃덩어리 

하나를 가르쳐 주자굉연(宏演) 일행이 가까이 가보니시신은 

얼마나 난도질을 당하였는지 성한 곳은 하나도 없었으며

오르지 간(하나만이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주공이 굉연(宏演)의 통곡 소리가 들리시나이까?

        주공()과 제(나라에 잘 다녀왔나이다.

        서로 위급할 때는 서로 돕기로 하였나이다.

 

        조금만 시간을 끌고 기다리셨더라면

        ()과 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나이다.

 

굉연(宏演) 일행은 무릎을 꿇고마치 살아 있는 군주에게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이 큰절을 올리며 몹시 통곡하였으며,

굉연(宏演)은 슬픈 울음을 그치고 나서위의공(衛懿公)의 시신을

살펴보고는거느리고 온 시종들을 돌아보며 힘주어 말하였다.

 

        그래도 주공의 몸에 간()은 남아 있도다

        마땅히 장사 지낼 사람이 없으니 내 몸이

        주공의 관()이 되어 주고자 하노라

 

        내가 죽거든 나를 저 숲속에 묻도록 하라

        그리고 새 주군에게 이 일을 알리도록 하라

 

굉연(宏演)은 거느리고 온 시종들을 돌아보며 말을 마치자,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 자기 배를 갈랐으며, 뱃속에 위의공의

() 집어넣고는땅 위에 반듯하게 누우며 숨을 거두었다.

 

시종들은 눈물을 흘리며, 위의공의 간()이 들어있는 굉연의 시신을

숲속에 묻고는부상한 내시를 수레에 태우자마자황하(黃河)

향해 달려가게 된다.

 

        북적(北狄)의 수만(瞍瞞)에게 공격을 받아

        위의공(衛懿公)이 형택(熒澤싸움에서 전사하고 

        (나라 백성들이 공실과 도성을 버린 채

 

        황하(黃河동쪽으로 달아나고 있다는 소식은

        중원(中原)으로 급속하게 퍼져나갔다.

 

지난날 산융(山戎)을 격파하고 돌아온 제환공(齊桓公)곧이어

(나라 궁실(宮室) 변을 정리해주고 난 다음모처럼 잠시

쉬면서 위(나라 구원을 미루고 있었는데이때 처참한 소식이

들려오자깜짝 놀라면서 제후들에게 긴급한 명령을 내리게 된다.

 

        조정의 신료들은 다들 들으시오

        큰아들 무휴(無虧)는 더 잘 듣도록 하라.

 

        너는 병거(兵車) 2백 승과 갑사(甲士) 3천을 이끌고

        (나라를 구원토록 빨리 떠나라

 

        조당은 각 나라 제후에게 사자를 보내,

        위기에 처한 위(나라를 돕게 하시오.

 

(나라 사자의 말을 듣자송환공(宋桓公) 1군을 거느리고

달려갔으며뒤이어 허목공(許穆公)이 구호물자를 싣고 달려갔다.

 

        이들 두 군주는 위(나라 공녀(公女)가 부인이었다.

        송환공(宋桓公)의 부인은 선강(宣姜)의 첫째 딸이고,

        허목공(許穆公)의 부인은 선강(宣姜)의 둘째 딸이었다.

 

그보다 앞서 수만(瞍瞞)의 북적(北狄)을 피하여위구성(衛邱城)

버리고 동쪽으로 달아나던(나라 공실과 백성들은

황하(黃河)의 어느 나루터에 겨우 도착하여 사방을 살펴보게 된다.

 

        우리는 황하(黃河)를 건너가야 살 수 있다

        그러나건너 줄배가 한 척도 보이지 않는구나.

       

앞에는 황하(黃河)의 넓고 누런 물결이 거대하면서도 도도하게

출렁이고 있었으며뒤에는 흉악하기 짝이 없는 북적(北狄군이

뒤따라 추격해오고 있었으므로마지막 남은 (나라 사람들은,

잡히면 모두 몰살당할 위기에 처했다.

 

        석기자(石祁子장수어찌하면 좋겠소

        공자 신()에게 무어라 말하면 좋겠소

        허허무어라 할 말이 있겠소

 

        아 아하늘이시여

        우리 위(나라를 이처럼 버리시나이까

        이 불쌍한 백성만이라도 구해주시옵소서?

 

 175 . 노래가 나라를 구해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