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71 화. 욕심에 몸이 쪼개지는가.

서 휴 2023. 6. 17. 14:37

 171 . 욕심에 몸이 쪼개지는가.

 

영나(贏拿)는 자기가 잘하는 씨름을 제안받자가소롭다는 듯이

거만하게 어깨를 으쓱대며 앞으로 나아가 계우(季友앞에 섰다.

 

      두 사람은 군사들을 떨어져 있게 하고는, 50여 합을 서로

      밀고 당기면서 씨름을 해도 결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 많은 계우(季友)가 밀리기 시작하였다.

 

그때 언제나 따라다니던 18살의 계우(季友)의 아들 행보(行父)

응원하다가 아버지가 밀리는 모습을 보며 몹시 안타까워 외쳐댔다.

 

      맹로(孟勞어디 있느냐?

      맹로(孟勞무얼 하느냐?

      맹로(孟勞어서 나오너라?

 

계우(季友)는 그 소리를 듣고 문득 깨닫는 바가 있어일부러 밀리며

빈틈을 보이자그때 영나(贏拿)가 계우(季友)를 번쩍 들어 올리는

찰나에 품속의 맹로(孟勞)를 꺼내 머리부터 그 아래로 그어 댔다.

 

맹로(孟勞)가 이마에서 가슴까지 내려가며 반으로 쪼개었으나,

조금도 혈흔이 나타나지 않고, 영나(贏拿)의 몸만 둘로 넘어졌다.

 

      어어우리의 힘센 공자 영나(贏拿만이 죽었구나.

      와 아저런 힘이라면 우리는 상대도 안 되겠다.

      자자어서 빨리 모두 달아나자

 

주장(主將)인 영나(贏拿)가 쓰러지는 걸 보게 된 거군(莒軍)은 모두

겁을 먹게 되어 달아나게 되자 ,거자(莒子)도 그 뒤를 따라갔다.

 

      와 아(나라 놈들이 죄다 도망갔다.

      와 아우리 노(나라가 이겼다!

 

노군(魯軍)이 승리 했다는 소식이 들오자, 노희공(魯僖公)은 친히

교외까지 나아가 개선가를 부르며 돌아오는 노군(魯軍)을 환영했다.

 

      작은아버지 계우(季友)너무나 고맙습니다.

      이제 재상(宰相)에서 상상(上相)이 되사옵고

      비읍(費邑)을 봉토(封土)로 받아주십시오

 

      주공신이 한 말씀 올리겠나이다.

      신과 경보(慶父)와 숙아(叔牙)는 모두 형제이옵니다.

 

      신은 사직(社稷)을 지켜야 하였기에 짐주(鴆酒)

      숙아(叔牙)를 죽이게 하였고,

 

      경보(慶父형님을 목을 매게 하여

      대의멸친(大義滅親한 것은 부득이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두 사람 모두 후사(後嗣)가 모두 끊겼는데

      어찌 신만 외람되게 높은 벼슬에 오르며

      큰 고을까지 봉토(封土)로 받을 수 있겠나이까?

 

      나중에 신이 지하에 가게 되면, 무슨 면목으로

      아바마마를 뵐 수 있으며 무슨 말을 올리오리까?

 

      숙부님두 사람은 역모를 꾀하였기에

      죽을 수밖에 없는 나라의 법도에 따른 것입니다.

 

      주공두 사람은 반역(反逆할 마음만을 품었지

      실제 직접 반역(反逆)을 이룬 것은 아니옵니다.

      또한반역(反逆)의 형벌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이제 마땅히 후사(後嗣)를 세우시어

      혈친(血親)을 사랑한다는 걸 밝히셔야 하옵니다.

 

노희공(魯僖公)은 숙부인 계우(季友)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였으며,

이에 따라 경보(慶父)와 숙아(叔牙)의 후사를 물색하기로 하였다.

 

      공손(公孫) 오(敖)를 경보(慶父)의 후사(後嗣)로 삼노니

      앞으로 성씨를 맹손씨(孟孫氏라 정하고

      ()의 땅을 봉토(封土)로 내리노라

 

      공손(公孫) 자(茲)를 숙아(叔牙)의 후사(後嗣)로 삼노니

      앞으로 숙손씨(叔孫氏)라 성씨를 정하고

      (땅을 봉토(封土)로 내리노라

 

계우(季友)는 비읍(費邑)을 봉토(封土)로 받고여기에 문양(汶陽

땅을 더 보태니 이 집안을 앞으로 계손씨(季孫氏)로 부르게 되었다.

 

      이리하여 맹손씨(孟孫氏), 숙손씨(叔孫氏), 계손씨(季孫氏)

      넓게 자리를 잡으며 솔밭처럼 일어나면서,

      앞으로 노(나라 정치를 이끌어 나가게 되자,

      사람들은 이 세 집안을 삼환(三桓)이라 부르게 된다.

 

그 무렵 제환공(齊桓公)은 노(나라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한

지난 일에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되어, 관중(管仲)을 찾아가 의논한다.

 

      중보(仲父)노환공(魯桓公)과 공자 반()

      노민공(魯閔公),  이 세 군주가 자기 명(대로

      살지 못하고 비명에 죽은 것은우리 제(齊) 나라의

      공녀(公女) 문강(文姜)과 애강(哀姜때문이 아니겠소.

 

      만일 우리가 이 일을 모른 척하고 있다면,

      (나라 사람들은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 제(나라를 원망할 것이 아니겠소?

 

      중보(仲父), 노나라 문제를 어찌하면 좋겠소?      

      주공여자는 한 번 출가(出嫁)를 하게 되면

      시가(媤家)의 사정에 따르게 되옵니다.

 

      시집에서 지은 죄는 크거나 작다고 더라도

      친정(親庭)에서 처리할 수 없나이다.

 

      주공께서 마음이 불편하시다면비밀리에

      애강(哀姜)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시옵소서.

 

      으흠중보(仲父), 그런 방법이 있구려!

      좋도다수초(竪貂)는 어서 발길을 재촉하여

      주() 나라에 있는 애강(哀姜)을 만나고 오라

 

다음날 일찍 내시 수초(竪貂)는 미복 차림을 하고 임치성(臨淄城)

나서며, 발길을 재촉하여 주(나라에 있는 애강(哀姜)을  찾아갔다.

 

      애강(哀姜), 군부인(君夫人)께서는

      노(나라의 국모(國母이십니다.

 

       이제 속히 노(魯) 나라로 귀국하십시오

       소인이 길을 안내하여 드리겠나이다.

 

애강(哀姜)은 오라비 제환공(齊桓公)이 다행히 자신을 보호해 주기

위해수초(竪貂)를 보낸 것으로 알고는 겨우 안심을 하며, 바삐 짐을

꾸려, 수초(竪貂)의 수레를 타고 노(魯) 나라로 가게 되었다.

 

      군부인 임이제 주(나라 경계를 벗어났나이다.

      이곳은 제(나라에 있는 이(땅이 옵니다.
      날이 저물었으니 행관(行關)에서 쉬어가도록 하시지요.

 

애강(哀姜)은 제(齊) 나라에 있는 이(夷) 땅에 왔다고 하자, 아무런

의심없이 행관(行關)에 들어가 쉬기로 하였다.


      군부인 마마,  저녁 식사가 끝나셨는지요.

      오랜만에 안심하고 식사를 잘 한 듯 하오.

 

      군부인 마마신 수초(竪貂)의 절을 받으시옵소서.

      수초(竪貂)는 무슨 일로 무릎을 꿇고 절하는가?

     

      군부인께서 두 군주를 죽였다는 사실을

      (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사옵니다.

 

      이제 곡부(曲阜)로 돌아가시면, 무슨 면목으로

      (나라 태묘(太廟) 절을 올리겠나이까?

 

      소생의 짧은 생각으로는 손수 목숨을 끊으시어

      지난 허물을 덮는 것이 좋을 듯 하나이다.


애강(哀姜)은 비로소 제환공(齊桓公)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게

되자한참 목상(木像)처럼 앉아 있다가 수초(竪貂)가 방을 나와

뜰을 거닐 때구슬픈 통곡 소리가 일어나며 한밤에도 이어져갔다.

 

      오라버니여자를 아시나요,

      오라버니여자는 그래요.

 

      태어나 걸음을 걸을 만하면,

      머리에 아름다운 고깔을 씌워주고

      어여쁜 때때옷으로 치장을 하여 주지요.

 

      자라며 어여쁘게 꾸미는 걸 배우며

      몸단장도 살랑살랑 나부끼도록 걷게 하지요.

 

      오라버니여자가 어여삐 꾸미는 것은

      앞으로 만날 사랑을 위해서지요.

 

      오라버니여자는 사랑을 기다리며 사나 봐요.

      오라버니그래요. 여자에겐 사랑이에요.

 

      여자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사랑을

      홀로 기다리며 사나 봐요.

 

      오라버니아름다운 사랑이 이처럼 어려운가요.

      오라버니나는 지아비의 사랑을 받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사랑을 찾은 것이었어요.

 

      그러나 오라버니슬픈 사랑이었어요.

      오라버니왜 슬픈 사랑이 찾아온 걸 까요

 

      오라버니나도 여자예요.

      여자는 찾아온 사랑을 따라가는 거에요.

 

      오라버니저세상에 가면 아름다운 사랑을 만날 수 있나요. 

      오라버니이제 찾아가는 저세상에서라도

      아름다운 사랑을 만나게 해주시면 안 되나요.

 

울음소리가 어찌나 처연한지 수초(竪貂)의 간장마저 다 끊어내는

듯 하였으나문득 통곡 소리가 그치며적막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초승달이 오동나무 입파리에 걸려 바동거릴 때

      애강(哀姜)의 방 한가운데 의자가 넘어지고 

      애강(哀姜)의 몸이 대들보에 매달려 고개를 숙였다.

      

      애강(哀姜)이 빗어낸 경보(慶父)와의 사랑은

      호롱불에 깜박이다가 날이 밝자 꺼지고 말았다.

 

수초(竪貂)가 방에 들어가 목의 끈을 풀어주며, 애강(哀姜)을 편안히

눕히자, 방안에는 오라비 제환공에게 남긴 편지만이 남아 있었다.

 

수초(竪貂)는 어지러움을 대충 정리하고 나자곧이어 이(땅의

읍제(邑宰)에게 알렸다이에 읍제(邑宰)는 애강(哀姜)의 빈소를

마련하여 놓고는 급히 노()나라에 통보하였다.

 

      노희공(魯僖公)은 친어머니도 아니면서, 더구나

      궁실의 어지러움을 가져온 여인이었으나

      선친이신 노장공(魯莊公)을 생각하여

 

      달려와 애강(哀姜)의 관을 싣고는 귀국하여,

      장례(葬禮)치름으로써, 선친에 대한 예()를 다하였다.

 

이로써 노(나라는 예전처럼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또 다시

편안한 역사(歷史)를 이어가게 된다.

      

 172 학아전쟁터에서 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