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67 화. 민심이 욕심에 따라올까.

서 휴 2023. 6. 15. 18:17

167 . 민심이 욕심에 따라올까.

 

       천하의 방백(方伯)인 제환공(齊桓公)은 회담이라고

       하여 나왔다가, 젖 비린 나는 어린 노민공(魯閔公)

       보고는, 너무 가엾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노민공(魯閔公)은 이미 60줄에 접어든 제환공(齊桓公)의 옷소매를

부여잡고 그저 흐느껴 울기만 할 뿐으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제환공(齊桓公)은 따뜻한 목소리로 다독거리며 물어보기 시작했다.

 

       조카는 무슨 일러 왔는가?

       그져 울지만 말고 어서 말해보라

 

       숙부(叔父)인 경보(慶父)가 너무 무섭습니다.

       외숙(外叔)께선 제발 저를 도와주십시오

 

       (나라에도 인물이 있을 터인데

       어떻게 도와 달라는 말인가?

 

       (나라 대부 중에 누가 제일 현명한가?

       신 신불해(愼不害), 제후()께 말씀 올리나이다.

 

       숙부(叔父) 되는 공자 계우(季友)가 현명하기는

       하지만 진(나라에 망명 중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그를 불러오지 않는가?

       재상 경보(慶父)가 죽이려 하고 있사옵니다.

 

제환공(齊桓公) 노민공(魯閔公)과 함께 온 태부 신불해(愼不害)

내려다보며 눈썹이 꿈틀거리다가, 위로의 말을 하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어린 조카는 안심하라

       과인이 계우(季友)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며

       지금 사람을 보내 계우(季友)를 귀국시키겠노라.

 

       만일 경보(慶父)가 허튼수작을 하면,

       그자, 경보(慶父)를 가만두지 않는다고 알려라

 

       중보(仲父) 먼저 사자를 진(나라로 보내

       계우(季友)는 망설이지 말고 빨리 귀국하라고 알리시오.

 

제환공(齊桓公)이 친히 계우(季友)의 귀국을 명령하자노민공은

그제야 안심하면서 감사의 절을 올리고 바삐 귀국길에 올랐다.

 

       잠시 어가(御駕)를 멈추어라

       주공왜 멈추십니까?

 

       주공, (나라로 돌아가지 않으시렵니까?

       아니 오귀국할 것이오

 

       태부(太傅혼자 돌아가기가 두렵습니다.

       계우(季友). 숙부와 함께 귀국하겠습니다.

 

       내관은 이곳이 어디인지 알아보아라

       주공(나라 낭(이라는 곳입니다.

 

       이 낭(땅은 어떤 곳인가?

       주공이곳은 진()과 우리 노(나라가

       서로 오가는 길목이 되옵니다.

 

       마침 잘 되었구나.

       이 낭(땅에서 기다려 보겠노라.

 

한편 계우(季友)는 제(나라의 사자로부터 제환공(齊桓公)

명을 전해 받자마자즉각 진(나라를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계우(季友)는 밤을 새워가며 오는 중에 노민공(魯閔公)이 낭()에서

기다린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더욱 말에 채찍을 가해 빨리 달렸으며,

마침내 낭(땅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너무 반가워하면서. 함께 노(나라

       도성인 곡부성(曲阜城)으로 들어가게 된다.

 

또한제환공(齊桓公)은 노(나라에도 사자를 보내이러한 사실을

모두 재상인 경보(慶父)에게 알려주었다.

 

       재상 경보(慶父, (나라에서 사자가 왔습니다.

       제(나라 사자를 어서 들라 하라

 

       제후(齊侯)께서 계우(季友)를 재상으로 삼으라 하나이다.

       어린놈이 제(齊) 나라까지 완전히 움직이고 왔구나.

       (나라가 아주 쐐기까지 박는구나.

 

       계우(季友)가 노민공(魯閔公)과 함께 돌아온단 말이냐?

       어린놈이 나를 완전히 속였구나

 

       이 경보(慶父)가 그리 쉽게 물러날 줄 아느냐

       좀 더 두고 보라기회를 꼭 찾고 말리라

 

제환공(齊桓公)은 노민공(魯閔公원년인 그해 겨울에, () 나라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대부 중손추(仲孫湫)에게 명령한다.

 

       대부 중손추(仲孫湫)는 노(나라에 가서

       그곳 실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돌아오라.

 

중손추(仲孫湫)는 노()의 도성인 곡부성(曲阜城)에 들어가먼저

노민공(魯閔公)에게 제환공(齊桓公)의 안부를 전하며 절을 올렸다.

 

       노후(魯侯께옵 선 안녕하시온지요?

       ()의 중손추(仲孫湫)께선 어서 오세요.

 

중손추(仲孫湫)는 인사를 올리며 말을 하자노민공(魯閔公)

눈물을 찔끔거리며 더듬거렸으므로더는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노민공(魯閔公)은 아무리 나이가 어리 다 하지만

       눈물만 찔끔거릴 뿐으로 제대로 말도 못 하는구나?

 

       저래서야 어찌 군주 재목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이제 공자 신()을 만나러 가보자.

 

중손추(仲孫湫)은 노민공(魯閔公)의 형인 공자 신()을 만나보니.

세상일뿐만 아니라학문적 이야기도 줄줄이 막힘이 없었다.

 

       재상 계우(季友무얼 하시오?

       중손추(仲孫湫)께선 어서 오십시오.

 

       공관에서 유숙하시는 데 불편은 없으신지요?

       덕분에 편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자는 공실(公室안의 실정은 물론이며

       여러 분야를 소상히 잘 파악하고 있으며

       태도가 신중하고 하는 말에도 조리가 있소이다.

 

       신(申) 공자의 앞날이 매우 유망합니다.

       허 허, 어여삐 봐주시어 정말 고맙습니다.

 

       계우(季友)께서 잘 보호 해야 할 것 같소이다.

       저도 염두(念頭)에 두고 있습니다.

 

중손추(仲孫湫)는 공자 계우(季友)를 만난 자리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한 가지 일에 의문이 생겨 더 물어보게 된다.

 

       어째서 경보(慶父)를 제거하지 않는 것이오?

       아니! 오른 손바닥만을 보이다니요?

       아 하그게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소이다

 

       제가 우리 주공께 알리겠소이다

       만약 노(나라에 어떤 변이 생긴다면 

       우리 제(나라가 좌시(坐視하지 않을 것이오.

       정말, 너무나 고맙습니다.

 

중손추(仲孫湫)는 계우(季友)가 대답 대신에 오른쪽 손바닥을

허공에 흔들어 보이자한쪽 손바닥만으로 어찌 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뜻을 알아차리고공관(公館)에 들어가 쉬고 있었다.

그때 공자 경보(慶父)가 은밀히 찾아와 만나주기를 청하였다.

 

       이 경보(慶父), 중손추(仲孫湫) 인사 올립니다.

       먼 곳에서 오시 어,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어서 오십시오공자 경보(慶父.

 

       대부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적으나마

       예물을 가져왔습니다어서 받으시지요?

 

       고맙습니다하오나 만약 공자께서

       귀 노(나라에 충성(忠誠)을 다하신다면

       우리 주공께서도 기꺼이 받으실 겁니다.

       어찌 저 혼자 예물을 먼저 받을 수 있겠소이까?

 

중손추(仲孫湫)는 경보(慶父)의 예물을 거절하고는, 다음날 조당에

들어가 노민공(魯閔公)에게 인사를 올리고 제(나라로 돌아갔다.

 

       주공신 중손추(仲孫湫(나라에서 돌아왔나이다.

       고생하였소(나라 사정이 어떠하였소?

 

       (나라는 여전히 공자 경보(慶父)의 손안에 있어.

       그를 없애야만 노(나라가 안정되겠나이다.

 

       우리 제군(齊軍)이 쳐들어가 죽이면 어떻겠소?

       주공그것도 방법일 수 있사옵니다.

 

       주공관중(管仲이옵니다.

       주공그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경보(慶父)가 노(나랏일을 전횡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고 있으므로

       아직은 그를 제거할 명분이 되지 않나이다.

 

       그보다는 계우(季友)가 암시한 대로

       경보(慶父)가 스스로 죄를 짓기를 기다렸다가

       없애버리는 것이 좋겠나이다.

 

       경보(慶父)가 아직 빌미를 주지 않는단 말이오?

       주공신의 생각은 그러하옵니다.

 

       주공경보(慶父)는 남의 밑에 있을 사람이 아닙니다.

       그자는 반드시 변()을 일으킬 것입니다.

 

       신 중손추(仲孫湫)도 중보(仲父)의 의견이 옳다고 봅니다.

       다들 그리 생각하니, 그럼 그때까지 기다려 봅시다.

 

경보(慶父)와 애강(哀姜)은 계우(季友)의 눈치를 보며, 초조한 날을

보내게 되면서어느덧 노민공(魯閔公재위 2년으로 접어들었다.

 

       노민공(魯閔公)을 하루빨리 해치워야

       내가 군위(君位)를 차지할 수 있을 터인데?

 

       노민공은 제환공의 생질(甥姪이며,

       계우(季友)가 가까이 보좌하고 있으니

       좀처럼 기회가 오질 않는구먼.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좋다몸조심하며 좀 더 기다려 보자

 

경보(慶父)가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대부 복의(卜齮)

갑자기 찾아와 험악한 표정으로 하소연을 늘어놓는 일이 생긴다.

 

       복의(卜齮) 대부께서 예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무슨 일로 거친 숨을 내쉬는 것이오

 

 168 어지러운 나라를 안정시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