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64 화. 여자가 반역을 사주한다.

서 휴 2023. 6. 15. 17:03

      48. 애강의 뜨거운 눈물

 

 164 여자가 반역을 사주한다.

 

       노장공(魯莊公)의 아버지 되는 노환공(魯桓公)에게

       모두 4명의 아들이 있었다.

 

       첫째가 경보(慶父)이고둘째가 노장공(魯莊公)이며

       셋째는 숙아(叔牙)이고넷째는 계우(季友)였다.

 

       경보(慶父)와 숙아(叔牙)는 동복(同腹)의 형제이면서

       측실(側室)의 소생이라 후계자(後繼者)에서 제외되었고,

 

       둘째인  ()과 막내인 계우(季友) 

       정실(正室)인 문강(文姜)의 소생이었기에

       ()이 군위에 올라 노장공(魯莊公)이 되었다.

 

노장공(魯莊公)은 아버지 노환공(魯桓公)이 제양공(齊襄公)에 의해

죽게 되자장례식 때 급하게 군위에 올랐으며제위 3년 차가 되어

국정이 안정되자지금의 산동성 곡부曲阜에 있는 낭대(郎臺)

놀러 갔다가, 당씨(黨氏)의 딸 맹임(孟任)을 만나게 된다.

 

      어쩜 저리 어여쁠 수가 있는 고

      내시야네가 가서 알아보아라.

 

      주공당씨(黨氏)의 딸 맹임(孟任)이라 하옵니다.

      알겠노라어서 이리 데리고 오라.

 

      주공정실부인(正室夫人)을 삼지 않는다면

      주공의 말씀에 따르지 않겠다고 완강히 버팁니다.

 

      좋다나를 성심껏 섬긴다면반드시

      정실부인(正室夫人)을 삼겠다고 전하여라.

 

      소녀맹임(孟任)이라 하옵니다.

      정실부인으로 삼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하시옵소서?

 

      어찌 그대에게 두말할 수 있겠는가

      내 약속을 꼭 지키리라

 

      이 맹임(孟任)은 팔뚝을 칼로 베어 피를 흘리며

      이 피로써 주공의 약속을 지켜보겠나이다.

      옳도다내 끝까지 약속을 지키고 말겠노라

 

이렇게 맹임(孟任)이 허락하자이에 노장공(魯莊公)은 낭대(郎臺)

당씨(黨氏)의 집에서 며칠 동안 동침을 하고 난 뒤에, 함께 수레를

타고 궁에 돌아와 어머니 문강(文姜)에게 인사를 올렸다.

 

      어마마마이 소녀가 맹임(孟任이옵니다.

      어마마마맹임(孟任)은 마음이 너그럽고예절 또한

      밝으므로정실부인으로 삼겠다고 언약하였나이다.

 

      허허주공공실(公室여인만이 정실부인이 된다는 걸

      아직도 어찌 모르고 있었소

 

      그 일은 허락 할 수 없는 일이오

      (나라와 혼인을 맺어야 나라를 보호할 수 있소

      정실부인 자리는 내가 정할 것이오.

   

맹임(孟任)은 비록 정실부인이 되지 못했지만 1년 만에 반()이라는

아들을 낳았고, 20여 년 동안 궁실(宮室)의 안주인의 권세를 누렸다.

 

       세월이 흘러 제양공(齊襄公)의 딸인 애강(哀姜)

       정실부인(正室夫人)으로 시집을 오게 되자,

       맹임(孟任)은 울화병이 들어 일어날 수 없게 되면서

       안타깝게도 얼마 후에 끝내 죽게 되었다.

 

노환공(魯桓公)은 첫사랑인 맹임(孟任)을 몹시 사랑하여 며칠을

슬피울었으나, 안타깝게 끝내 첩에 대한 예로 장례를 치렀다.

 

       제환공의 여자 형제들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모양이다.

       선강(宣姜)과 문강(文姜)에 이어 애강(哀姜)을 말한다.

 

       선강(宣姜)은 위(나라 세자인 급자(急子)에게

       시집갔으나급자(急子)의 아버지 되는

       위선공(衛宣公)의 애욕(愛慾)으로 그의 첩이 되었으며

 

       문강(文姜)은 이복(異腹오라비인 제양공(齊襄公)

       사련(邪戀)에 빠져들며급기야는 제양공(齊襄公)

       동생인 팽생(彭生)에게 시켜, 남편인 노환공(魯桓公)

       살해하게 하는 처참한 비운을 가져왔다.

 

문강(文姜)은 죽을 때가 되어서야 비로써, 노()와 제()의 우호

생각하여애강(哀姜)을 정실부인으로 맞이할 것을 유언으로 남겨

결국 맹임(孟任)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게 되었다.

 

노장공은 애강(哀姜)을 맞이했으나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딸이라는

생각이 뇌리에 박혀있어예절로는 정실부인으로 대접하였으나

깊은 애정이 절로 가질 않아 가까이 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애강(哀姜)은 태생적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자

        노장공에게는 적자(赤字소생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그에 대신하여 잉첩(媵妾)으로 따라온 애강(哀姜)의 여동생인

숙강(叔姜)이 아들을 낳으니, 그의 이름이 공자 계()였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후궁 소생으로

       첫째인 공자 반()둘째인 공자 신()이 있었다.

 

숙강(叔姜) 보다 먼저 시집 온 풍씨(風氏)는 신()을 낳았으며,

그 후에 풍씨(風氏)는 아들인 신(申)을 다음날 군위에 올리려고

시숙인 공자 계우季友에게 맡기려 하였으나, 공자 계우(季友)

첫째인 공자 ()이 있다면서 거절한 일이 있었다.

 

       모든 측실(側室들이 자식들을 잘도 낳고 있음에도,

       애강(哀姜자신만이 자식을 하나도 낳지 못하자

       마음은 항상 쓸쓸하여져 있었으며

 

       노장공(魯莊公마저 내궁 출입이 줄어들자

       더욱 쓸쓸하게 지내게 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사내란 자기 자식이 있는 곳으로 발길이 먼저 가게 되어있나 보다.

애강(哀姜)이 노장공(魯莊公)을 탓해본들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그러나, 남자를 경험해본 여자의 본성을 어찌 탓하랴.

       어여쁘고 정열이 넘치는 젊은 여인 애강(哀姜)

       어찌 홀로 밤을 새울 수가 있었겠는가

 

애강(哀姜)은 본성을 억제하지 못하고 밤마다 외로움에 몸을

비꼬고 있는 사이에인물이 훤칠하며 사내답고 잘생긴 서(

시숙(媤叔)공자 경보(慶父)가 자꾸 떠오르며, 흠모하게 된다.

 

       공자님군부인께서 긴히 의논할 일이 있답니다.

       오늘 저녁 잠시 내궁(內宮)에 들러주시길 바라십니다.

       알겠노라가도록 한다고 전하여라.

 

경보(慶父)는 긴히 의논할 일이 있다는 애강(哀姜)의 전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그날 늦은 저녁에 내궁으로 찾아들었다.

 

       군부인(君夫人). 어찌 부르셨습니까

       시숙께선 왜 이리 늦게 오셨나이까

       더 가까이 오시어 반주를 먼저 드시지요.

 

경보(慶父)는 무언가 궁금하여 찾아왔다가 반주(飯酒)를 들게 되며

쓸쓸히 홀로 있는 여인을 술 취한 눈으로 자꾸 바라보게 되었다.

 

       어여쁘면서도 무언가 불타는 듯 갈망하는 눈빛이 흐르며

       외로움에 홀로 젖어 이슬 맺힌 눈을 보게 되었다.

 

애강(哀姜)은 자신도 모르게 농익은 추파를 보내게 되니경보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강렬한 눈빛에 빨려 들어가게 되면서자신도

모르게 큰 잔에 술을 들이부어 벌컥 마시면서 후끈 달아오르자

눈에서 전율(戰慄)의 불꽃이 일어나며 마음을 억제 하지 못한다.

 

       오랜만에 억센 남자의 거친 숨소리에 전율(戰慄)

       느끼며 온몸이 뒤틀리는 듯 흥분을 가져온다.

 

애강(哀姜)은 뜨거운 불기둥이 밀려들어오자 전신을 꿈틀거리며,

경보(慶父)의 두 팔이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자 몸부림치며 흐느꼈다.

 

       서로 뜨겁게 부둥켜안고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두 사람의 마음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남녀 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경보(慶父)는 이렇게 시작된 밀회(密會)에 매일 밤을 마다하지 않고,

애강(哀姜)의 처소로 숨어들어 서로의 숨결을 높이게 되고 만다.

 

       내일 밤에도 꼭 오사 와요.

       남의 눈에 띄면 어쩌시려 하시오.

       시숙(媤叔) 알아서 방비하여 놓겠어요.

 

경보(慶父)는 차츰 애강(哀姜)에게 빨려들기 시작하게 되며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애강(哀姜)은 얼굴에서 윤기(潤氣)가 돌기 시작했다.

 

       시숙(媤叔)께선 뭘 그리 걱정하세요?

       요사이 주공께서 병석에 자주 눕는바       

       어찌하여야 할지 큰 걱정이 되오.

 

       시숙(媤叔)께서 군위를 이어받을 수도 있잖아요

       시숙(媤叔)이 보위에 올라야 우리 사이가 좋아지지요!

 

노장공에게는 적자(嫡子소생이 없어 경보가 군위를 이어받을

수도 있었으므로애강(哀姜또한 은근히 바라게 되었다.

 

       시숙(媤叔)께서 이 나라를 차지하시는 것이 어떻겠어요

       동생인 숙아(叔牙)와 가깝게 의논하시면서

       ()의 세력을 키워나가 보시옵소서

 

경보는 이때부터 애강과 더불어 동생 숙아(叔牙)와 상의하며

은밀하게 가까운 대부들을 끌어들이면서 준비를 해나가게 된다.

 

       그럴 무렵 노장공(魯莊公재위 31년 겨울이었다.

       가을부터 비가 내리지 않아 온 나라에 물이 말라가자 

       기우제(祈雨祭)를 올리기로 하였는데

       노장공은 이 일을 장남인 반()에게 맡겼다.

 

기우제 하루 전날에 어인(圉人()은 마부로써 공자 반()

모시고기우제를 준비하는 양씨(梁氏대부(大夫집으로 갔다.

 

       음률(音律)이 조금 빗나갔어요.

       다들 연습을 다시 해봅시다.

 

어인(圉人()은 바깥 정원에서 악사들이 모여내일 연주할

음악을 연습하고 있는 장소에서 어정거리고 있었다.

 

       심심하여진 어인(圉人()은 양씨(梁氏) 집의 담장에

       사다리를 걸쳐 놓고 우연히 내정(內庭)을 구경하다가

       (대부의 딸인 양녀(梁女)를 발견하고

       그만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되었다.

 

담장 밑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너무나 어여쁜 양녀(梁女)를 올려다

보며 당시 곡부曲阜 성안에 유행하던 연가(戀歌)를 부르게 된다.

 

       아름다운 복숭아꽃이여

       추워도 굽히지 않고 피어나다니       

       활짝 핀 너의 모습 너무나 아름답구나.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함이여

       담을 넘지 못하다니 한스럽구나.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한 쌍의 원앙(鴛鴦)이 되고 싶어라.

 

 165 욕심은 어디까지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