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63 화. 정확하게 때를 읽는다.

서 휴 2023. 5. 2. 13:48

63 . 정확하게 때를 읽는다.

  

태재 화독(華督)은 백성들의 움직임에 몹시 신경을 쓰면서어느

봄날 우연히 지나치다 언뜻 보았던 사마 공보가(孔父嘉)너무나

어여쁜 위씨(寪氏)  떠올리며엉뚱한 욕심을 내게 되었다.

 

      내가 어쩌다 밤낮없이 위씨(寪氏만을 생각하며,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지게 되었는가?

 

      그렇다이번 일만 성공하여라

      내 반드시 공보가(孔父嘉)를 죽이고

      어여쁜  위씨(寪氏) 차지하고 말리라

 

그때 사마 공보가(孔父嘉)는 정군(鄭軍)에게 패한 울분과 죽어간

군사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가득 차 있었으므로, 오직 나라를

지켜 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군사를 모집하여 조련시키면서

오직 제(), (), (), 연합군의 침공에만 대비하고 있었다.

 

       사마 공보가는 평소 강직하고 소탈한 성품이었으므로,

       유언비어를 한낱 뜬 소문으로만 생각하였다.

 

       평소 믿었던 태재 화독(華督이었으므로그가 그런

       음모를 꾸밀 줄은 전혀 짐작지 못하는 사이에,

       단속하지 않는 유언비어는 아무 제약 없이

       백성들의 마음속에 깊이 파고들어 절정에 달하게 된다.

 

다음 해봄이다주환왕(周桓王) 10년인 기원전 711년의 봄이다.

사마 공보가(公父嘉)는 마지막 훈련으로 사냥을 나가기로 하였다.

 

사냥 떠나기 전에 전열을 가다듬기 위하여 병거(兵車)와 군사를

열병(閱兵하면서 호령을 매우 엄하게 하려 하였다.

 

      공보가는 기병(起兵하여 정(나라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조정의 신료들뿐만 아니라

      태재 화독과도 이미 상의한 바라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태재 화독(華督)은 이미 정(나라를 침공하는 것으로

유언비어를 퍼트렸기 때문에 이에 백성들이 고함을 지르면서

태재 화독(華督)의 집으로 모여들며 더욱 흥분하게 되었다.

 

      공보가(孔父嘉)가 또 정(나라를 치려 한다는구먼

      출정을 앞두고 곧 사열식(査閱式)을 한데요.

 

      어떡하지 지금 정(나라는 제(), ()

      연합군(聯合軍)을 이루고 있어,

      우리가 붙으면 전멸당할 수가 있다는데

 

      지난번에 육천이 쳐들어가 겨우 20명이 살아왔잖은가?

      내가 죽으면 내 홀어머니는 어떡하지

      내가 죽으면 어여쁜 아내와 어린 자식들은 어떡하지

 

      안 돼 왜 우리가 죽어야 하는 거야

      백성을 돌보지 않는데 누구를 위해 싸우란 말이냐

 

      못된 군주를 위하여 우리가 왜

      죽으러 전쟁터에 나가야 하는 거야

 

백성들이 공보가(公父嘉)를 원망하는 소리가 높아졌으며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모여들더니, 늦은 오후에는구름떼처럼 모여들더니

태재(太宰) 화독(華督)의 집을 에워싸며 부르짖기 시작하였다.

 

      태재(太宰더는 전쟁을 일으켜선 아니 됩니다

      태재(太宰임께서 주공께 진언(眞言하시어

      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만들어 주십시오

 

태재(太宰화독(華督)은 집안에 틀어박혀 움직이지 않다가많은

백성이 모여들자,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서 백성들이 더욱 흥분하게

되자, 그때 비로소 심복(心腹) 가신을 내보내 말을 전하게 하였다.

 

      여러분조용히들 하시오

      나라에서 하는 일이오모두 따라야 하지 않겠소

 

      태재(太宰)께서 아무리 말해 본들 주공께선

      공보가(孔父嘉)를 신임하시어 말을 듣지 않소

      어서 돌아들 가시오

 

      잘못하다간 태재(太宰)까지 죽임을 당할 수가 있소

      어서 돌아들 가시오 빨리요

 

태재(太宰화독(華督)의 심복이 군중을 향하여 이야기하고는

매몰차게 대문을 꽝 닫고 들어가자모여든 군중은 기댈 곳마저

없게 되자, 더욱 흥분하기 시작하고 더욱 웅성거리며 떠들어 댔다.

 

      (나라 백성은 무슨 죄가 있어

      이렇게 고통만을 당하며 살아야 하오

 

      공보가(孔父嘉) 에게 따지러 가자

      공보가(孔父嘉) 를 때려죽이러 가자

      공보가(孔父嘉) 를 죽여야 한다죽여라 죽여라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 되자, 태재 화독(華督)은 대문을

밀치고 나오면서군중을 향하여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 송(나라는 상(왕조의 후예(後裔로서

      예로부터 예의(禮儀)를 존중했소이다

 

      후덕하셨던 송목공(宋穆公)께서는 아들인

      공자 풍()에게 아무런 재산도 물려주지 않고

      (나라에 보내시면서, 정직한 마음으로 지금의

      송상공(宋殤公)에게 보위를 물려주시었소이다

 

      송상공(宋殤公)의 은혜로 보위를 이어받았음에도

      공자 풍()에게 보위를 빼앗길까 봐

 

      후덕하셨던 송목공(宋穆公)의 아들인 공자 풍()

      잡아 죽이려 세 번씩이나 정(나라에 쳐들어갔소이다

 

      송상공(宋殤公)이 명분도 없이 또다시 정(나라에

      쳐들어간다면 (나라인들 가만히 있겠소

 

      이제 다시 쳐들어가면, (), (), ()

      연합군(聯合軍)에게 전멸을 당하고 말 것이오

 

      이제 싸움만 벌어지면 호구가 더욱 줄어들 것이며

      우리 백성들은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이오

 

      주공의 총애를 받는 공보가(公父嘉)가 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걸 잘 알고 있지 않소

 

      그러나 여러분흥분하지 마시오

      공보가(孔父嘉)가 주공께 아뢰면 우리는 모두

      죽은 목숨이 되오어서들 집으로 돌아가시오

 

      태재(太宰우리 집 안의 청년들이 반이나 죽었소

      전쟁에 나가 열심히 싸우다 죽으면

      누가 우리 가족을 먹여 살려 줍니까

 

      태재(太宰우리가 지금 출정한다면

      (), (), ()의 연합군을 당할 수가 없소이다

 

      이래죽으나 저래 죽어나요

      꼭 전쟁터에 나가 죽어야 하겠어요?

 

      태재(太宰저희를 이끌어 주신다면

      태재(太宰임께 목숨을 바치겠어요

 

      여러분 쥐를 때려잡으려다 장독을 깨서는 안 되오

      사마가 비록 악독하나 주공이 사랑하는 신하요

 

      백성들이 모두 모여 나에게 말하나?

      이 일은 결코 행할 수 없소이다

 

      태재(太宰만약 태재(太宰)께서 저희를 이끄신다면

      무도혼군(無道昏君)을 어찌 두려워하겠습니까

 

해가 지자이때 한 무리의 군사들이 모여들어 태재(太宰)에게

무릎을 꿇으며 병거(兵車)에 오르길 종용하자더욱 흥분하고 있던

군중이 함성을 질러대기 시작하며 병거(兵車)를 따라가게 된다.

 

      공보가(孔父嘉) 를 찾아가 따져보자

      공보가(孔父嘉) 를 죽이러 가자죽여라 죽여라

 

태재(太宰화독(華督)은 계획한 순서대로 되어가자군중 속에 묻힌

심복들이 공보가의 집에 쳐들어가공보가와 그 가족을 죽였으며,

화독(華督)은 얼른 방으로 뛰어들어가 위씨(寪氏) 꿰차고 나왔다.

 

      흥분한 군중이 공보가 집의 모든 기물을 약탈하고

      있는 그 혼란 중에서도공보가의 어린 아들을

      몰래 보듬고 나가는 한 사람의 가신이 있었다.

 

공보가의 어린 아들의 이름은 목금보(木金父)이니그 성을 따라

공씨(孔氏)로 삼으며, 6대 후손에서 성인 공자(孔子)가 태어난다.

 

      태재(太宰, 위씨(寪氏) 죽었습니다.

      자기 허리띠로 목을 졸라 자살하였나이다

 

      멍청한 놈들잘 지키라 하였더니,

      어찌 좁은 가마에서 죽을 수 있더란 말이냐?

 

      좁은 가마 속에서 목을 조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서둘러라빨리 깊은 숲속에 버리고

      눈에 띄지 않게 많은 검불로 덮어 놓고 오너라

 

태재(太宰화독(華督)은 그렇게 그리워하던 위씨(寪氏) 끌어안아

보지도 못하고소모품을 버리듯 귀한 목숨만 죽게 했다.

 

       주공큰일 났습니다

       공보가와 가족들이 몰살당하였사옵니다

 

       무엇이라고 누구의 소행이냐?

       흥분한 군중이 몰려가 저질렀으나

       태재(太宰)도 휩쓸린 것 같습니다.

 

       태재(太宰화독(華督)이 그럴 리가 있겠느냐?

       냉큼 쫓아가 태재(太宰)를 들라 하라

 

       주공태재(太宰화독(華督)께서는

       크게 몸살이 났다며 내일 뵙겠다고 하옵니다.

 

       뭣이이 위급한 판에 들어올 수 없단 말이냐?

       저런 괘씸한지고다시 연락해 들어오라 해라

 

       화독(華督)이 오지 않겠다고 하면

       군정(軍正)을 보내 잡아 오도록 하라

 

태재 화독은 송상공(宋殤公)의 증조부(曾祖父)인 송대공(宋戴公)

손자이며 송상공(宋殤公)의 신뢰를 받는 공족(公族)이었다.

 

태재 화독(華督)은 송상공(宋殤公)의 전갈을 가지고 나온 내관을

돌려보내고 나서는 평소 신임하던 투실(鬪實장수를 불러 무언가

이야길 나누며 다짐을 받고 있다.

 

      주공께선 아무 힘도 없는 공자 풍()

      왜 그리 겁을 내는지 알 수가 없소

 

      공보가가 주공을 선동하여선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동안 주공께선 공보가 만을

      너무 신임하여 이렇게 사달이 난 것이오

 

      (나라를 세 번씩이나 쳐들어갔으니

      (나라도 단단히 벼르고 있을 것이오

 

64 . 백성의 마음을 훔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