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8 화. 상나라를 망하게 하는가.

서 휴 2023. 4. 19. 13:22

    4. 상나라의 멸망.

 

 8 상나라를 망하게 하는가.

 

       왕이시여달기(妲己)를 멀리하시고,

       나라를 바로 세우셔야 하옵니다

 

       숙부(叔父)! 무어라고 하시었소

       숙부(叔父)도 간땡이가 부은 것이오

 

       주상선왕의 전법(典法)을 따르시옵소서

       어찌! 아녀자의 말만 따르시나이까

       이리하시면 머지않아 재앙이 따라옵니다

 

       호호호주상성인(聖人)에게 왜 그러십니까

       호호성인(聖人)의 심장에는 일곱 개의 구멍이

       있다고 들었사온데 정말 그렇사옵니까

 

       허허그게 정말 그러한가

       어서 간을 꺼내 보아라구경 좀 해보자

 

숙부인 비간(比幹)은 또 직간(直諫)하다가 끝내 가슴이 짜개지게

되며()을 드러내는 극형을 당하고 말았다.

 

       어 허어찌 이리 흥이 나지 않느냐

       좋도다원대(苑臺)에 비빈(妃嬪들을

       모두 이곳에 불러모아라

 

       비빈(妃嬪)들이 다 모였는가

       왕이시여그러하옵니다.

 

       좋다비빈들은 다 옷을 벗고 빨가벗은 체로

       배꼽춤이든 고상한 춤이든 알아서 추어보아라.

 

주왕의 명령이라 어쩔 수 없이 하나둘 옷을 벗기 시작하며,

빨가벗은 채로 저마다 자기의 솜씨로 춤을 추자이를 지켜보던

달기가 크게 웃으니주왕도 따라 즐거워하였다.

 

       좋구나하하잘 추는구나

       너희들은 왜 옷도 안 벗고 그러고 있느냐

 

       허 어울기는 왜 우느냐

       뭣이라명에 따를 수 없다고 하였느냐

       허허죽고 싶은 게로구나.

 

       주상감히 왕명을 거역하다니 가르침을 주소서!

       달기 어떤 가르침을 주어야 하겠느냐

 

       원대(苑臺)의 숲에 다섯 장 깊이로 웅덩이를 판 후

       그 웅덩이에 많은 독사와 전갈을 집어넣은 다음,

       저년들을 같이 밀어 넣는 것입니다.

       독사나 전갈에 물리면 꽤 나 아플 것입니다.

 

달기(妲己)는 벌거벗은 비빈(妃嬪)들이 구덩이에 떨어져 독사와

전갈에 물리며 이리저리 뛰면서 비명 지르는 모습들을 보면서

손뼉 치면서 즐거워하였다.

 

달기(妲己)는 어여쁘고 총명하여주왕(紂王)의 총애를 독점하면서

죄악을 저지르는 모습을, 이처럼 지나치게 비과학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들도 있다. 이는 그만큼 잔인하게 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상충신들이라는 자들은 모두 잔소리꾼입니다.

       들려오는 잔소리는 듣기도 싫사오며

       그자들 모두의 얼굴도 보기 싫사옵니다.

 

       주상이 달기(妲己)의 소원을 풀어주시옵소서

       주상충간한다는 기자(箕子)와 태사(太師(

 

       충신이라고 떠드는 자들은 모두다,

       유리옥(羑里獄)에 가두어 아예 못 나오게 하소서

 

달기의 말에 따라 주왕 곁에는 쓸 만한 인재가 거의 없게 되며,

주왕은 그저 달기의 비위를 맞추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다.

 

        550년 동안 때때로 태평성대를 이루었던

       ()나라는주왕(紂王)의 대에 이르자,

       달기(妲己라는 여인과 함께 퇴락하기 시작한다.

 

       무려 높이가 1천 척이 넘을 높은 사구(沙丘)

       언덕 위에 화려한 원대(苑臺)를 짓고,

 

       그 안에 녹대(鹿臺)라는 궁궐을 지으면서,

       아울러 경궁(慶宮)과 경실(慶室)은 값비싼

       옥으로 장식하게 하면서, 7년이나 걸렸다.

 

이런 공사의 노역에 시달리는 백성들은 턱없는 세금을 감당하지

못하여 도탄에 빠져들며참다못해 폭동이 일어나려고 하였다.

 

       사상보(師尙父), 들어보시오!

       우리 선군께서 작고하신 지 10년이나 지났소

 

      이제 상(나라를 정벌할 때가 이미 지났소

      이제 더는 기다릴 수가 없소이다

 

       도탄에 빠진 백성을 어서 구해야 하며

       우리 주(나라가 천하의 한을 풀어주어야 하오

 

 마침내 전쟁준비가 끝이 나자 주무왕은 주군(周軍)을 모두 모이게

하여 전열을 바라보면서 드디어 출정명령을 내리게 되었다.

 

       사상보(師尙父)를 사()로 삼고

       동생 주공(周公()을 보()로 삼노라

 

       나머지 동생들인 소공(召公(), 필공(畢公)

       (). 등은 모두 선두에 서야만 한다

 

       공자들이 앞장서서 목숨을 아끼지 말아야

       군사들 또한 용맹해지고전심전력을 다 하게 된다

 

       누구도 죽고 사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

       모두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주무왕(周武王)은 아버지 주문왕(周文王)의 유업을 잇기 위하여,

정성껏 제사를 올리고 난 후에주군(周軍)을 출정시켜 나가며

(나라의 읍과 성을 파죽지세로 함락시키고 있었다.

 

       마침내 황하(黃河)의 중류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커다라면서도 새하얀 물고기가

       풀쩍 높이 뜨더니 배 안으로 튀어 들어왔다.

 

주무왕은 하얗고 큰 물고기를 높이 들어 올린 후정성껏 제()

올리었는데그런데 또 세찬 눈보라가 휘몰아치며 몰려왔다.

 

       사해(四海)의 해신(海神)이시여!

       황하(黃河)의 하백(河伯)이시여!

       우리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시옵소서!

 

정성껏 기도를 올리자 홀연히 신들이 나타나눈보라와 세찬 바람을

잦아들게 하여주었으므로계속 노를 저어 다행히 황하(黃河)의 옛

나루터인 맹진(孟津)에 당도하였다.

 

       이곳 맹진(孟津)에 군막을 세워라   

       하룻밤 머문 후 서둘러 출정하리라

 

맹진(孟津)의 날씨는 햇빛이 쨍쨍했으나, 주군(周軍)이 도착하여

군막을 치고 나자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오며 먹구름이 잔뜩

끼기 시작하더니 초겨울의 차가운 비까지 내렸다.

 

       그 좋던 날씨가 갑자기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면서,

       굵은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며 군막 안에 쳐들어오자,

       군사들 모두가 초겨울 날의 추위에 떨게 되었다.

 

사흘 동안을 줄곧 굵은 비바람이 세차게 날리며 그치지 않자

모두가 두려움에 떨며 동요하게 되었으므로맹진(孟津)에서

감히 황하를 건널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이 길조일까흉조일까

       산의생(散宜生)은 날씨가 왜 이런지 점을 쳐보라

 

       주상산의생(散宜生)이 점을 쳐보니

       이 모두 흉조라고 나옵니다

 

       몹시 불길하오니진군(進軍)을 멈추시고

       돌아가 다시 기회를 만들어야 하옵니다

 

       사상보(師尙父)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아니 됩니다 신이 보기에는 한때의 구름이

       뭉쳐서 내리는 단순한 폭우일 뿐이옵니다

 

       모든 일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오니,

       잠시 쉬면서 무기를 정비하면서 기다린다면,

       더없는 길조(吉兆)가 될 수도 있사옵니다

 

       주상신 산의생(散宜生이옵니다

       폭우가 너무 내려 군막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초겨울 날씨라 춥기도 하고많은 군사가 병이

       날 수 있사오니마땅히 철수시켜야 합니다

 

       사상보(師尙父)께서는 철군시켜야 한다고 봅니까?

       이 어렵고 추운 날씨에 진군할 수가 있겠소?

 

       사상보(師尙父말씀드리겠나이다.

       성인(聖人)은 난세(亂世)를 타고 일어나는 것이며,

       성인(聖人)은 쇠퇴(衰退)한 천지간(天地間)

       뒤흔들면서세상을 평정하는 것이옵니다.

 

       주상거북점()은 거북의 등껍질을 보는 것이며,

       시초점(蓍草占)은 대나무 통에 대나무 젓가락을 넣고

       흔드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찌죽은 등껍질과 꺾은 풀로써막중한 일의

       길흉사(吉凶事)를 판단하려 하시나이까

 

       주상점괘(占卦)가 불길하다고 하여,

       대군(大軍)의 진격할 날을 또다시 미룬다면,

       언제 다시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겠나이까?

 

       지금까지 10년이나 훨씬 넘게 기다린 일이옵니다

       큰일 앞에는 불길하거나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예가 많이 있었사옵니다

 

       우리는 비록 적은 군사이오나용기가 가득하여

       용맹하게 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옵니다.

 

       이길 수 있는 계기(契機)가 와 있을 때는

       오직 주상의 결단만이 필요할 뿐입니다

 

       잘 싸우는 자는 이익을 보는 때를 놓치지 않고,

       이길 때를 만나면 의심하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주상이익을 잃고 때를 놓친다면그것은 도리어

       재앙이 되어우리에게 닥칠 수가 있사옵니다.

  

       주상지혜로운 자는 때를 잃지 않고,

       승리하는 자는 결단을 내림에 머뭇거리지 않나이다.

 

  9 폭군은 죽임을 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