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5 화. 육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서 휴 2023. 4. 18. 16:25

 5육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물어보긴 뭐 하오만. 혹여 젊은 날에

       도살장에서 소를 잡은 일이 있었소이까

 

       갑자기내가 보았던 옛일이 생각이나

       그 사람의 눈빛과 너무 닮아 물어보는 것이오?

 

       실례되는 말이므로 괘념치 마시오

       대단하십니다

       몇십 년 전의 일을 기억하시다니요

 

       그때 저와 이야기를 나누었었지요?

       쓸 만한 사람이 왜 백정(白丁노릇을 하느냐

       하고 물으셨지 않았습니까

 

       맞소내 그 옛날에 그렇게 물었소

       주어진 일이기에 열심히 하여야 합니다.

       하고소신은 대답하였었지요.

 

       백정 노릇 말고도 할 일이 많잖은가?

       하고 물으셨을 때 이렇게 대답했었지요.

 

       백정 노릇도 옳게 하지 못하는 자에게 나랏일을

       맡기시면짐승 대신에 나라를 잡게 되지요.

       라고 답하였었지요. (下屠屠國 하도도국 ).

 

       허 어맞소맞는 말이오

       그때의 답변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외다.

 

       참으로 반갑소이다

       우리는 오래된 구면이외다.

       다시 만나게 되어 감개무량하외다

 

주문왕은 머리 허연 낚시꾼 강상(姜尙)을 몇십 년 만에 만나게 되면서

이때부터 서로 주고받는 문답(問答내용이 곧 육도(六韜)가 된다.

 

육도(六韜)는 강상이 지은 병법서이며 치국서이다.

이는 무경칠서(武經七書중의 하나이며문도(文韜), 무도(武韜),

용도(龍韜), 호도(虎韜), 견도(犬韜), 표도(豹韜) 6장으로

되어있으면서 전부 6 60편이다.

 

       그대 망()은 왜 낚시를 즐기는 것이오

       즐기는 것보다는 먼 하늘 바라보며

       혼자서 조용히 앉아있을 뿐으로

       원래낚시는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낚시를 왜 하는 것이오

       마음속에 무엇인가 바라는 것이 있소

       그 바라는 것이 무엇이오

 

       군자(君子)는 자기의 뜻이 이뤄지길 바라고

       소인(小人)은 눈앞의 일이 이뤄지길 바라나이다.

 

       낚시하는 것도 그와 비슷한 것으로

       낚시 자체를 즐기는 것은 아닙니다.

 

       낚시란 무엇을 뜻하는 것이오

       낚시란 권도(權道)를 찾기 위한 방도이지요.

 

       이제 말한 권도(權道)가 무엇이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상황에 따라

       처리하는 방도(方道)를 권도(權道)라 하옵니다.

 

       낚시에는 3가지 권도(權道)가 있습니다.

        3가지 권도(權道)를 알려줄 수 있겠소

 

       첫째미끼로 물고기를 낚는 것은

       녹봉(祿俸)을 주어 인재를 얻는 것이며

 

       둘째크고 좋은 미끼로 큰 고기를 낚는 것은

       후한 녹봉(祿俸)으로 목숨을 아끼지 않는

       큰 충신을 얻는 것과 같사오며

 

       셋째물고기에 따라 미끼의 쓰임새가 다른 것은

       인품에 따라 벼슬이 다른 것과 같사옵니다.

 

       물고기는 미끼를 먹으려 낚시에 끌려오고

       인재는 녹봉(祿俸)을 먹으려 복종합니다.

 

       미끼로써 낚으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고,

       녹봉(祿俸)으로 인재를 모으면천하의

       인재를 고를 수 있다는 이치입니다.

 

       낚시에서 깨닫는 이치(理致)가 매우 깊으므로

       낚시를 통하여 큰 것을 볼 수 있사옵니다.

 

       으음맞소깊은 뜻이 많은 것 같소.

       그 이치(理致)를 말하여 줄 수 있겠소?

 

       근원이 깊어야 물이 많이 흐르고

       많은 물이 흘러가야!

       많은 물고기가 생기는 이치입니다.

 

       뿌리가 깊어야 나무가 잘 자라고

       나무가 무성하게 잘 자라야

       크고 좋은 열매를 맺는 이치입니다.

 

       이는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군자(君子)

       나라를 잘 다스리려는 어진 군주(君主)

 

       서로 뜻이 맞아 서로 화합을 잘 이루어야

       나랏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이치이지요.

 

강상은 이야기하다가 주문왕이 조용히 듣고만 있자그의 의중을

알아보려고 한마디를 더 하게 된다.

 

       이제 신의 진정한 마음을 모두 털어내어

       거리낌 없이 군주께 말씀드리고자 하옵니다.

 

       군주께서는 더 들으실 수 있으신지요

       어찌하여 그러한 말씀을 하십니까?

 

       어진 이는 올바른 간언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줄 알고간언 속에 담긴

       지극한 이치를 절대 싫어하지 않습니다.

 

       이어서 또 물어보겠습니다.

       민심을 어떻게 수렴하여야,

       천하를 붙잡을 수가 있겠소이까?

 

       天下非一 人之天下 (천하비일 인지천하)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천하이니

 

      乃天下人 之天下也 (내천하인 지천하야)

      이에 천하 백성이 곧 천하입니다.

 

       同天下之利者 則得天下 (동천하지이자 측득천하)

       하늘처럼 천하에 이득을 주는 자만이

       천하를 얻을 수 있사옵니다.

 

강상은 서슴없이 직언하였고또한 이를 듣고 있는 주문왕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모두 다 받아들였다.

 

       천하를 얻으려 하는 것은

       마치 들짐승을 쫓는 것과 같아

 

       천하가 모두 들짐승의 고기를

       같이 나눌 마음을 가지고 쫓는 것이며

 

       좋은 물건을 배에 가득 싣고

       배를 타고 물을 건너는 것과 같아

 

       무사히 물을 건너고 나면

       그 이익을 모두 같이 나누는 것이며

       실패하면 모두 같이 피해를 보는 것입니다.

 

       위급하거나 가엾이 죽을 처지에 놓인 사람을

       구해주며재난이나 환란을 당한 어려운 사람들을

       구원해 주는 것을 덕()이라 하옵니다.

 

       군주의 덕()이란무성하게 퍼져나가는 숲처럼

       울창해도백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모였다가도 반드시 흩어지기 마련이지요.

 

       군주의 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반드시 멀리까지 비칠 것이며,

       천하의 민심은 덕()이 있는 곳에 모여집니다.

 

       덕과 지혜가 뛰어나고 사리에 정통하여

       모든 사람이 길이 우러러 받들고모든 사람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성인(聖人)이라 하나이다.

 

       성인(聖人)의 덕()이란,

       성인(聖人스스로는 볼 수 있지만,

 

       보통의 백성들은 짐작하여 보게 돼 오나,

       그것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그윽한 것입니다.

 

       성인(聖人)의 생각은 참으로 즐거운 것이어서,

       천하의 백성이 자기가 머무는 집으로 돌아가듯이,

       백성의 마음을 저절로 거두어들일 수 있습니다.

 

강상(姜尙)은 자기가 하는 말에 주문왕이 귀 기울여 열심히

듣는 걸 보며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마저 하여 주기로 하였다.

 

       하늘에는 춘하추동(春夏秋冬)이라는 네 계절이 있어.

       ()과 양()이 순환(循環)하고,

 

       그로 말미암아 대지(大地)에는 생산이 이루어져

       재물과 보화가 생겨납니다.

 

       하늘의 때()와 땅의 재()를 백성과 함께

       누리는 것을 인()이라 하옵니다.

       천하의 민심은 인()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나이다.

 

       백성의 씨름과 즐거움을 같이 하며,

       백성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함께 꺼린다면,

       이것은 바로 의()가 되옵니다.

 

       백성은 죽는 것을 싫어하고,

       잘 살기를 좋아하며,

       좋은 것을 얻으려는 이득에 눈이 밝으므로

 

       ()을 좋아하고()가 있는 곳에

       천하의 민심(民心)이 모여들게 되옵니다.

 

       힘써 백성들 스스로 살아가도록 해주며,

       얻어지는 이득을 백성에게 나눠주는데

       힘쓰는 것을 도()라고 합니다.

       ()가 있는 곳에 천하의 민심이 따라옵니다.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에 위수(渭水)의 넓은 강물에

불그레한 석양이 다가와 널리 퍼져나가며이제는 헤어져야

한다는 것처럼 이별을 고하려는 듯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6 드디어 강태공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