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001∼100회)

제 7 화. 백이숙제는 산으로 갔을까.

서 휴 2023. 4. 18. 17:50

     3. 백이와 숙제

 

 7 백이숙제는 산으로 갔을까.

 

       이때 고죽국에 살던 백이와 숙제가 한창

       전쟁 준비에 바쁜 주(나라에 찾아온다.

 

백이와 숙제는 고죽국(孤竹國군주 묵태초(墨胎初)의 아들이다

고죽국은 발해만 연안의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그 수도는 오늘날의 비어(肥如지역인 노령현(盧龍縣일대였다.

 

고죽국 군주 묵태초는 막내인 숙제(叔齊)를 제일 사랑하여

자기의 뒤를 잇게 하려고 결정하였으나뜻밖에 곧 죽게 되자

숙제(叔齊)는 형인 백이(伯夷)에 군위를 양보하려 하였다.

 

       숙제야나라는 어찌하고 나를 따라오느냐

       큰형님둘째 형님에게 부탁하여 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비록 저를 후사로 정하셨지만,

       형님이 계신 데 제가 어찌 군위를 잇겠습니까?

       형님이 아버님의 뒤를 이으셔야 합니다

 

       아니다네가 뒤를 이어야 한다

       아버님의 뜻을 어찌 어기겠느냐?

 

숙제(叔齊)는 큰 형에게 양보하려 하였으나,  형인 백이(伯夷)

아예 국경 밖으로 달아나버리자숙제(叔齊)도 백이(伯夷) 뒤를

따라가게 되니이때부터 두 형제는 천하를 떠돌게 된다.

 

       형님(나라에 어진 군주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방황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그곳에 가서 몸을 의탁하면 어떨는지요?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고국인 고죽국(孤竹國)을 떠나 여기저기

떠돌다가그 당시 어질기로 소문난 서백(西伯주문왕(周文王)에게

몸을 의탁하고자먼 주()나라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이때는 이미 주문왕(周文王)이 죽고 주무왕(周武王)이 즉위하여,

(나라를 정벌하려 막바지 준비를 한창 하고 있을 때였다.

 

       형제분께선 어쩐 일러 오시었소?

       (나라가 어진 나라라 하여 찾아왔습니다.

 

       와서 보니, (나라를 멸할 준비를 하고 있군요?

       그렇습니다만 준비가 쉽지 않소이다

 

       허어, 비록 주왕(紂王)이 폭정을 한다고 하나?

       그래도 주()나라는 상()나라의 신하 국이오

 

       신하 된 자로서 왕을 어찌 몰아내려 하십니까?

       이는 불효를 저지르는 것과 같습니다.

 

       두 형제분은 들으시오

       주왕은 백성을 돌보지 않으므로 왕이라 할 수 없소

 

       주왕을 몰아내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해야 하오.

       허허그건 아니 됩니다

 

       주왕을 깨닫게 하시어 개혁하면 아니 되겠소?

       천도(天道)는 공평하여 언제나 착한 사람 편을 듭니다.

 

       개혁(改革이란 게 혁명(革命)보다 어려울 수 있소.

       형제는 잘 알면서 어찌 고집을 피우는 거요

       그뿐만 아니라구석구석까지 관리들마저 썩어 있소

 

       꼭 상()나라를 멸하려 하십니까?

       그렇다면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있기나 한 것이오?

       주무왕(周武王)께서는 좀 더 깊이 생각해주십시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아직 장사도 지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어찌 효()를 먼저 행하지 않고

       전쟁을 일으켜 살상하며피를 묻히려 한단 말이오

 

       ()를 버리다니이는 아니 될 일이 오

       백성에게 효()를 먼저 가르쳐야 합니다.

       전쟁 준비를 그만두시오

 

백이와 숙제는 주왕(紂王)이 아무리 무도한 폭군일망정, 모든

제후의 어버이 되는 임금이니신하 된 자로서 임금을 죽이는

일은 옳지 못하다고 계속 주장하자주무왕은 이들을 더욱

설득하다가 몹시 화가 나 강태공(姜太公)과 의논하게 된다.

 

       사상보(師尙父), 들어보시오!

       저자들은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오.

 

       헛소리하고 다니면 민심이 크게 동요하게 될 것 같소

       저 형제 놈들을 죽여 버리겠소이다.

 

       주공저 형제는 그저 어진 사람일 뿐입니다.

       그저 멀리 쫓아내기만 하시면 되옵니다.

 

       호위대장은 듣도록 하라

       저자들을 쫓아내 다시는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라

       아예 깊은 산속으로 들여보내라

 

이때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수양산(首陽山)으로 쫓겨났으며

그 후 주무왕(周武王)은 상(나라를 멸하고 천하를 평정했다.

 

       이에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는

       예()와 효()를 무시하며,

       천도(天道)와 인도(人道)를 배반하였으므로

 

       ()나라 곡식은 일절 먹지 않겠다면서,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내려오지 않았으며,

       고사리와 약초만을 캐어 먹었다.

 

이 형제는 그 후로 오륜(五倫)의 한가지인 장유유서(長幼有序)

깊은 뜻을 새겨주는 인물이 되었으며두 임금을 섬기지 않으며 

충절을 끝까지 지킨 의인(義人)으로 추앙받게 되며,

 

유가(儒家)에서는 이들을 청절지사(淸節之士)라며 크게 높여

부르게 되었다이에 굶다가 죽는 모습을 그린 노래가 있다.

 

            採薇之歌 (채미지가)

            나물을 캐 먹는 노래

 

       登彼西山兮 采其薇矣 (등피서산혜 채기미의)

       저 서산에 올라 고사리를 캐는구나

 

       以暴易暴兮 不知其非矣 (이포역포혜 부지기비의)

       포악을 포악함으로 바꾸며 잘못을 알지 못하니

 

       神農··夏 忽焉沒兮 (신농,,하 홀언몰혜)

       신농神農의 도가 홀연 사라졌도다

 

       我安適歸矣 于嗟徂兮 命之衰矣

       (아안적귀의 우차조혜 명지쇠의)

 

       내 어디로 가 내 몸을 의탁할 것인가.

       점점 쇠약해지니 이대로 죽을 수밖에 없는가.

 

이 시는 사마천의 사기(史記백이열전(伯夷列傳)에 나오는바

많은 사람이 읽는 유명한 시이니 한번 읽어볼 만할 것이다.

 

       아낙은 왜 우리 형제를 바라보시오

       형제분님수양산에서 고사리를 캐어 먹다니

       이 모두 이제는 주(나라 것이 되었소

 

두 형제는 나물 캐러 다니던 아낙네에게 지적받고나중에 또

학식이 높은 이가 똑같이 지적하자그제야 비로써 잘못 생각한

바를 인정하고식음을 전폐한 뒤에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수많은 인걸도 저마다 살아온 습성과

       평소 갖춰나가고 있는 품성에 따라,

 

       어떤 결정적인 순간에 그의 운명을 좌우하는

       표현을 뜸 들이지 않고 내뱉는 경우가 있으리라!

 

       단 한 번 내뱉은 말로 자기의 운명을 만들면서

       거기에 얽매여 죽어가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상나라를 망하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