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81 화. 의심으로 친동생을 죽인다.

서 휴 2022. 12. 15. 21:17

281 . 의심으로 친동생을 죽인다.

 

진문공晉文公은 진군晉軍의 편제를 개편하고 난 다음 날, 조당에

모여 중신들과 국사를 논하고 있는데, 그때 내관이 들어와 고한다.

 

       주공, 나라에서 국서를 보내 왔습니다.

       ​의 국서라면 태숙太叔 숙무叔武가 보낸 편지일 것이다.

       그의 형을 용서해 달라는 내용이 아니겠냐?

 

       내관은 큰소리로 읽어보라.

       진후晉侯께선 우리 위나라의 사직을 망하게 하지

       않으시고 위성공衛成公의 복국을 허락하셨습니다.

 

       이에 위의 모든 신료와 백성들은 목을 길게 빼고

       진후晉侯의 의롭고 높은 뜻을 애타게 기다리나이다.

       주공, 진목공陳穆公도 사신을 보내

       위성공衛成公이 죄를 뉘우치고 새로운 마음으로

       우리 진나라를 받들려고 한다고 전하였습니다.

 

       태숙太叔 숙무叔武도 애타게 위성공衛成公의 복위를

       원하고 진목공陳穆公도 그와 같은 뜻을 밝히니

 

       위성공衛成公이 돌아가 복위를 해도 좋다는

       편지를 써서 위와 진나라에 보내도록 하라.

 

       오록성五鹿城의 극보양郤步揚에게 연락하라

       조나라의 조공공曹共公도 석방하도록 하고

       위성공衛成公이 초구성楚丘城으로 가는데

       군사를 이끌고 막을 필요가 없다고 전하라.

 

위성공의 죄를 용서한다는 진후晉侯의 편지를 받은 숙무叔武

몹시 기뻐하며, 급히 어가를 진나라로 보내 모셔 오게 하였다.

 

       어서 위성공衛成公을 부르라.

       진후陳侯께서 어인 일로 부르셨습니까

 

       과인이 진후晉侯에게 사신을 보내

       그대 위후衛侯의 용서를 빈 걸 알고 있잖소

 

       이제 용서한다는 진후晉侯의 허락이 떨어졌으며

       귀국의 숙무叔武도 어가御駕를 보냈다니 곧 당도할 것이오.

 

       이제 돌아가면 위나라를 잘 다스리도록 하시오.

       진후陳侯의 고마움을 어찌 갚아야 하는지요

       그저 고마움에 감읍할 따름입니다.

 

진목공陳穆公을 만나고 나온 위성공衛成公은 이 같은 사실을

들은 그대로 자세히 영유寧兪와 천견歂犬에게 알려주었다.

 

       주공, 신 천견歂犬 이옵니다.

       숙무叔武 임께서 위후衛侯의 자리에 계신지 이미 오래라

       그동안 초구성楚丘城 안의 사대부 중에 숙무叔武 임을

       따르는 무리 들이 적잖이 생겼을 것입니다.

 

       또한, 천토踐土 회맹에서 여러 제후와 동맹까지 맺은바

       이번에 모셔 가기 위해 어가御駕를 보냈다고 하지만

       어찌 이를 가벼이 믿을 수 있겠나이까

 

       과인도 숙무叔武의 속셈을 다 알지 못하고 있어.

       과인도 역시 그 점을 걱정하고 있노라!

 

       주공, 영유寧兪를 먼저 초구성에 보내시어

       모든 걸 살피고 와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위성공衛成公은 영유寧兪에게 먼저 초구성에 들어가 제일 먼저

숙무叔武의 동태를 살펴볼 것이며, 성안의 분위기를 살펴보라고

하자, 영유는 내키지 않았으나 할 수 없이 초구성楚丘城에 들어갔다.

 

       영유寧兪가 초구성楚丘城 안으로 들어가자,

       그때 숙무叔武는 조당에서 국사를 보고 있었는데

       옥좌 아래쪽에 조촐한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있었다.

 

숙무叔武는 그때 조당으로 들어오는 영유를 보더니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몸소 영유를 맞이하는데 그 태도가 공손하기 그지없었다.

 

       태숙太叔 숙무叔武 임께서는 안녕하시온지요

       아니. 대부 영유寧兪가 아니오, 어서 오시 오.

 

       태숙太叔 숙무叔武 임께선 옥좌에 앉아 섭정하지 않으시고

       어찌하여 구차한 모습으로 정무를 보고 계십니까?

 

       저 옥좌는 형님이 돌아오시어 앉으실 자리요

       내 어찌 옥좌에서 정무를 볼 수 있더란 말이요!

 

       내, 그저 옆자리에 앉는 것도 과분하게 생각하오.

       신 영유寧兪는 태숙太叔 숙무叔武 임의 진실한 마음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으나 오늘은 더욱 믿음이 갑니다.

 

       형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아침저녁으로 간절하오.

       영유寧兪 대부께서는 하루빨리 형님께서 환국하도록

       권유하여 나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 바라오.

숙무叔武와 영유寧兪는 그 즉시 날짜를 찾아보니 유월 신미 일이

길일이어서 그날을 택하여 위성공衛成公의 입국 날짜로 정했다.

 

영유寧兪는 초구성 안을 다니며 민심을 살폈으나, 의심스러운 말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조정 백관들의 의견이 분분한 걸 알게 되었다.

 

        위성공衛成公은 나라를 위험에 빠트리고는

        나라를 버리고 양우襄牛로 도망간 구군舊君이 되었소.

 

        여러분, 구군舊君이 환국해 다시 오게 된다면,

        여기에 남아 있던 사람과 구군舊君을 따라나선

        사람으로 구분하여, 따라나선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남아 있던 사람에겐 죄를 줄 것이 아니겠소?

        자, 여러분, 이 영유寧兪의 말을 들어보시오

        나는 구군舊君의 명을 받들어 여기에 왔소이다.

 

        이 자리에서 구군舊君의 유지를 전하겠습니다.

        따라나선 사람이나 머무른 사람을 논하지 않겠으며,

        따라서 공을 주지도 죄를 묻지도 않겠다 하였소.

 

        그래도 믿지 못하겠다면 마땅히 희생을 잡아

        그 피로 다 같이 맹세토록 합시다!

        영유寧兪 대부께서 능히 같이 맹세를 한다는데

        어찌 우리가 의심만을 할 수 있겠소?

        자, 다 같이 삽혈 의식을 치르며 맹세합시다.

        따라나선 사람은 주군을 위함이었고,

        남게 된 사람은 사직을 지키기 위함이로다.

 

       나라 안에 있던, 밖에 있던 각기 그 힘을 다하였다.

       모두가 다 같이 일심전력하여 사직을 보존할지어다.

 

       만약 아직도 서로 의심하거나 속이는 일이 있다면

       천지신명께서 천벌을 내려 벌줄 것이오!

 

       ​영유寧兪는 결코 우리를 속이지 말지어다!

       영유寧兪가 우리를 속인다면 반드시 벌을 내릴 것이오

 

신료들이 모두 흔쾌하게 위성공을 모시기로 하였으며, 이에 숙무는

대부 장장長牂을 초구성 밖에 있는 외관에 보내, 위성공이 오는 대로

모시고 오게 하였으며, 외관을 지키는 수장에게도 명령을 내렸다.

 

       구군舊君이 남쪽 진나라에서 오실 것이다.

       당도하면 보고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초구성楚丘城 안으로 맞아들이도록 하라!

 

초구성楚丘城에서 숙무叔武와 충분히 상의하고 돌아온 영유寧兪

그 결과를 자세하게 위성공衛成公에게 보고 하였다.

 

       태숙太叔 숙무叔武 임은 진심으로 주군을 맞이하려 하십니다.

       다른 나쁜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으십니다.

 

       ​또한, 신은 신료들과 삽혈歃血 의식을 치르면서까지

       흔쾌히 주공을 모시기로 하였나이다.

 

영유寧兪의 보고에 위성공衛成公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항상 숙무叔武를 음해하던 천견歂犬은 만약 위성공이 복위하게

되면, 그동안 두 사람을 이간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을 받게

것이라고 크게 걱정하여 또다시 숙무叔武를 참소하기 시작했다.

 

       주공, 주공의 입국 날짜를 정했다는 것은

       빨리 가려 해도 빨리 갈 수가 없나이다.

 

       그 사이에 주군을 해치려는 준비를 위해

       그 시간을 갖는 것으로 볼 수도 있나이다.

 

       으흠, 그도 그럴 것이다. 어찌하면 좋겠는가?

       주공, 입국 날짜를 앞으로 당기십시오.

 

       주군께서 미리 약속한 날짜에 앞서서 초구성楚丘城

       입성하시면, 그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라

       입국하면서 생길지 모르는 화를 막을 수 있나이다.

 

       주공, 신 영유寧兪 이옵니다.

       신이 이미 입국하실 날짜를 정했는데

       입국 날짜를 어겨 먼저 당도하게 된다면

 

       백성들은 틀림없이 의심할 것이며 또한,

       환영식 준비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주공, 이 천견歂犬이 말하겠습니다.

       그대 영유寧兪는 주공께서 하루속히 환국하여

       일찍 군위에 오르는 것을 원치 않는가?

 

       빨리 환국하시겠다는 주공의 뜻을 반대하는

       다른 무엇이 있는가? 어서 말해보라

 

       주공, 주공께서 기어이 지금 당장 출발하시겠다면

       이 영유寧兪가 먼저 초구성楚丘城 안으로 들어가

       신료들과 백성들에게 이 일을 미리 알려 주고

 

       성안의 사람들의 마음을 안심시키면서

       모두 같이 환영을 나오도록 독려하겠습니다.

 

​       주공, 그건 아니 됩니다.

       영유寧兪가 먼저 가서, 우리가 약속 기일에 앞서

       당도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게 된다면

       더욱 의심을 받게 되며, 더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주공, 주군께서는 마땅히 속히 서둘러야 하오며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빨리 입성해야 합니다.

 

       영유寧兪, 그대의 말은 성안의 백성들을 위해서이다.

       그러나 과인이 서두르는 이유는 성안의 신료들과

       백성들의 얼굴을 먼저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다.

       과인은 어서 하루빨리 군위에 복위하고 싶어서이다.

 

       주공, 이 천견歂犬이 선도를 맡아 살피면서

       뜻밖의 사고에 대비하겠나이다.

 

위후衛侯는 다시 천견歂犬의 말에 혹하여 약속한 날짜를 기다리지

않고 즉시 어가를 출발시켰다. 천견이 선도를 맡아 혹시 궁궐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뜻밖의 사고에 대비하겠다고 말하자 허락했다.

위성공衛成公은 어가御駕를 모는 어자御者를 재촉하여 더욱 빨리

초구성楚丘城을 향해 달려가게 했다.

 

       서시 오! 여기는 외관이오!

       아니 영유寧兪 대부께선 어떻게 오시는 거요?

 

       주군께서 곧바로 당도하실 예정이오.

       아니, 영유寧兪 , 신미 일에 들어오시기로

       하였는데 오늘은 아직 무진 일입니다.

       어찌 3일이나 빨리 오시게 되었습니까?

 

한편 외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대부 장장長牂은 위성공 일행에 앞서

외관에 당도한 영유寧兪를 알아보고 외관을 열고 안으로 영접했다.

       대부 장장長牂, 주군께서 곧바로 뒤따라 당도하실 예정이오.

       영유寧兪 대부께선 먼저 성안으로 들어가서

       이 소식을 태숙太叔 숙무叔武 임께 빨리 전하십시오.

       나는 이곳에 남아 주군을 맞이하겠습니다.

 

영유寧兪가 즉시 성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출발하려는 순간이었다.

그때 선발대를 이끌고 당도한 천견歂犬이 고함지르며 말했다.

 

       주군께서는 바로 뒤에 오고 계신다.

       ​그럼, 두 분은 여기에서 기다리시오!

       이 장장長牂이 주군을 모셔 오겠습니다.

 

대부 장장長牂은 급히 수레에 올라타고 위후衛侯를 맞이하기

위해 외관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러자 천견歂犬은 위성공의 본대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선발대를 이끌고 성안으로 달려갔으며,

 

       이에 이상한 예감을 느낀 영유寧兪

       급히 말에 올라타고 혼자서 지름길로 달려갔다.

 

그때 태숙太叔 숙무叔武는 친히 궁노宮奴 들을 거느리고 궁실

청소를 다 마친 후에 정원의 한곳에서 머리를 감는 중이었다.

        태숙太叔 숙무叔武 , 주군이 이미 당도하고 있습니다.

       아니, 영유寧兪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이오?

       아니, 주군이 벌써 오신단 말이오?

 

영유寧兪가 위성공衛成公이 오고 있다고 말하자, 이때 숙무叔武

갑작스러운 말에 뜻밖의 일이라며, 한편으로는 놀라고 한편으로는

기뻐하면서, 잠시 머뭇거리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무슨 연고로

기일을 앞당겨 오는지 영유寧兪에게 자세히 물어보려고 했다.

 

       그때 맹렬한 기세로 달려오는 천견歂犬이 거느리는

       선발대의 거마車馬 소리가 들려오자,

 

       숙무叔武는 위성공衛成公이 이미 당도하였다고 생각하고,

       마음이 기쁜 나머지 미처 머리를 감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 손으로 머리를 틀어쥐고

       위후衛侯를 맞이하기 위해 밖으로 달려나가려고 했다.

 

       그 순간 태숙太叔 숙무叔武는 자기가 있는 곳을 향하여

       빨리 다가오고 있는 천견歂犬을 보고 위성공衛成公과 함께

       오는 줄 알고 을 맞이하기 위해 반가워 뛰어 나거려 하였다.

천견歂犬은 태숙太叔 숙무叔武를 살려 두어서는, 형제가 상봉하게

경우, 일의 내막이 밝혀져 돌아오게 될 후환만을 두려워했다.

 

       천견歂犬은 자기 쪽으로 오고 있던 숙무叔武를 향해

       활에다 화살을 재어 재빠르게 힘껏 쏘았다.

 

       화살은 태숙太叔 숙무叔武를 향해 순식간에 날아갔으며

       명치에 정확히 꽂히고 말았다.

 

       태숙太叔 숙무叔武는 별안간 날아온 천견歂犬

       화살을 피할 수도 없어 앞으로 꼬꾸라지고 만 것이다.

 

명치는 가슴뼈 아래, 한가운데의 오목한 곳으로, 인체의  급소急所  

중 하나며, 명치의 안쪽에는  신경총神經叢이 있으며, 이는 몸의

중심을 흐르는 임맥任脈의 구미鳩尾 라는 경혈經穴이 곧 명치이다.

 

282 . 천자를 하양에 불러 조현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