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73 화. 성복 대전에서 누가 이기는가.​

서 휴 2022. 12. 1. 15:48

273 . 성복 대전에서 누가 이기는가.

 

       호언狐偃은 진문공晉文公의 꿈을 해몽해 주면서 좋은

       방향으로 이해시켜 주었다. 이에 진문공은 불안감이

       일시에 사라지고 또한, 자신감과 용기도 같게 되었다.

 

이에 진문공晉文公자신감 마저 갖게 되자, 어둡던 표정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으며, 이윽고 날이 밝아 오자 군리軍吏

보고를 받게 되었다.

 

       주공, 초군楚軍에서 전서戰書를 보내왔나이다.

       ​호언狐偃은 어서 읽어보시오.

 

       진후晉侯의 군사들과 전쟁놀이하고 싶소이다.

       진후晉侯께서 수레의 횡목橫木에 기대어 관전하신다면

       이 성득신成得臣 또한 멀리서 바라보며 즐기겠소이다.

 

       주공, 신 호언狐偃 이옵니다.

       전쟁이란 나라의 흥망이 달린 매우 위태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렇듯 놀이라고 경망스러운 말을 하고 있으니

       성득신成得臣은 전쟁을 벌이는 일에 신중하지 않나이다.

 

       주공, 저런 생각으로 어찌 전쟁에 이길 수 있겠습니까?

​       주공, 성득신成得臣은 분명히 망할 것입니다.

 

       란지欒枝는 성득신成得臣의 전서戰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서를 보내도록 하라.

 

       과인은 옛날 귀국의 왕으로부터 입은 은혜를

       잊지 못하고 있는 바이라,

 

       과인은 초왕 과의 약속대로 삼사를 후퇴하여

       감히 장수의 군사들과 싸움을 피하려 하였노라.

 

       이에 불과하고 그대가 기어이 전쟁을 바라며

       진군과 초군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니,

       과인이 어찌 그 모습을 보이지 않겠는가!

 

      좋도다, 내일 아침 성복城濮 벌판에서

      서로 출진하여 대진토록 하여 보자!

초군楚軍의 사자가 답서答書를 갖고 돌아가자, 진문공晉文公

선진先軫을 시켜 다시 3군의 사열을 하게 하였다.

 

       진문공晉文公은 호언狐偃과 함께 성복城濮 땅의

       높은 곳에 있는 옛날 유신씨有莘氏의 유적에 올라

       진군의 군용軍容을 살펴보았다.

 

유신씨有莘氏는 하나라 말기에 있었던 작은 제후국이며,

지금의 하남성 조현曹縣 북쪽 10지점에 있었다고 한다.

 

       호언은 우리 진군晉軍의 군용을 어떻게 보시 오?

       주공, 우리 진군晉軍은 상, 하의 구분이 뚜렷하고

       앞으로 나가고 뒤로 물러나는데 절도가 있나이다.

       그렇소, 모두 극곡郤穀의 덕이오.

       극곡郤穀이 잘 훈련해 넘겨준 우리 진군이라!

       이만하면 초군楚軍과 한번 싸워볼 만하지 않겠소?

 

       주공, 그렇사옵니다.

       비록 죽었지만 극곡郤穀의 공이 너무나 크옵니다.

 

진문공은 선진의 사열 결과를 보고받은 후에 진군晉軍

군사들을 동원하여 산 위의 나무들을 베어 진지를 튼튼하게

구축하는 등으로 전투에 필요한 준비를 충분히 하게 하였다.

 

       주공, 원수 선진先軫이 보고드립니다.

       병거兵車는 모두 700승이며 보졸은 5만이옵니다.

 

       어찌하여 그것밖에 안 되는가?

       주공, 와 진의 지원군은 포함하지 않았나이다.

 

       진진군은 1만 여명이며

       제의 제군은 3천여 명으로 

       성득신의 초군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옵니다.

 

선진先軫은 진군의 사열을 끝마치고 사열 결과를 보고 하자마자

바로 3군의 장수들 각자에게 임무를 부여하는 군령을 내렸다.

 

       호모狐毛 호언狐偃 형제께서는 상군을 이끌고

       진의 건병蹇丙 장수와 함께 나아가며

       초의 투의신鬪宜申이 지휘하는 좌군을 맡으시오.

 

       난지欒枝와 서신胥臣은 우리의 하군을 맡으며

       제의 부장 최요崔夭와 함께 군사를 이끌고

       투월초鬪越椒의 초나라 우군을 대적하시오.

       본관은 극진棘津, 기만祁滿 장수와 함께 중군을 이끌며

       성득신이 이끄는 초군楚軍의 중군과 대적할 것이오.

 

       순림보荀林父와 사회士會는 다른 부대를 지원할

       수 있는 기동부대로 편성하면서 좌익과 우익으로

       나눌 것이오!

 

       각기 5천의 군사를 배치하니 잘 이끌 것이며

       임무에 충실토록 명심 하시오.

 

       제의 귀국보國歸父와 진의 소자은小子憖

       자기 나라에서 이끌고 온 군사를 인솔하여

       지름길로 나아갈 것이며

 

       초군楚軍의 배후로 돌아가 매복하고 있다가

       초군楚軍이 싸움에 지고 퇴각할 때를 기다려

       그들이 그들의 대채待寨로 가도록 만들어야 하오.

 

       원수님, 나 위주魏犨는 왜 빼놓는 것이오

       위주魏犨 장수는 가슴의 상처가 어떻소

       허허, 뭔 말이오, 선봉은 내가 서겠소이다

 

       위주魏犨 장수는 별도의 임무를 맡아야 하오.

       이곳 유신有莘에서 남쪽으로 가다 보면

       공상空桑 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그곳은 초나라의 연곡連谷 땅과 통하여

       초군楚軍이 철수할 때 초나라로 가는 길목입니다.

 

       위주魏犨 장수는 그곳에 매복해 있다가

       패주하는 초군楚軍 들의 퇴로를 끊게 되면

       틀림없이 성득신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오.

 

       ​장수 주지교舟之僑는 하수河水의 남쪽 강 안에

       배들을 모아 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초나라에서 얻은 치중錙重 들을 실어 나르는데

       착오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기하시오.

       또한, 우리 진군晉軍이 돌아갈 배도 준비해야 하오.

 

선진先軫은 그 밖의 장수에게도 각기 맡아야 할 임무를 상세히

일러주고 각자의 배치를 끝내자, 제일 먼저 위주魏犨가 즐거운

마음으로 물러 나와 군사를 이끌고 공상空桑을 향해 달려갔다.

 

       조쇠趙衰, 손백규孫伯糾, 양설돌羊舌突, 모패茅茷

       일반 문무 대신들은 옛 유신씨有莘氏의 유적이 있는

       산상에서 전투를 관전하는 진문공을 호위하게 했다.

 

이윽고 다음날이 되어 아침 해가 밝아지자 진군晉軍은 유신有莘

북쪽에 진을 펼쳤으며 초군楚軍은 그 반대편인 남쪽에다 진을 쳤다.

 

양군이 모두 삼군으로 편성되어 있었으며, 각기 작전계획대로

각 군을 배치함으로써 대진對陣 상태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 성득신이 먼저 영을 내리노라.

       좌군과 우군이 먼저 진군晉軍을 공격하라

       중군이 그 뒤를 받쳐줄 것이다.

 

       우리 초군은 진군晉軍을 모조리 짓밟아버려라!

       진문공晉文公을 사로잡는 자에게는

       나의 영지의 반을 상으로 내리겠노라!

한편 진의 하군 대장 란지欒枝는 초나라 우군이 진과 채,

두 나라의 군대를 전대前隊로 삼는 걸 보고는 몹시 기뻐했다.

 

       장수들은 들으시오. 선진先軫 원수께서

       나에게 비밀로 알려준 바가 있소이다.

 

       진과 채, 두 나라 군사들은 겁이 많아

       쉽게 흩어질 것이다. 라고 하였소.

 

       먼저 진과 채, 두 나라의 군대를 꺾는다면

       초나라의 우군은 스스로 무너질 것이오.

       진의 건병蹇丙 장수는 진군秦軍을 이끌고 나아가

       초군楚軍에게 싸움을 걸도록 하시오.

 

의 장수 건병蹇丙이 얼마 안 되는 진군秦軍을 이끌고 앞으로

나오자, 이를 본 진의 장수 원선轅選과 채의 공자 앙

의 우군 대장 투발鬪勃이 보는 앞에서 공을 세우려 하였다.

 

이들은 휘하의 군사들을 이끌고 앞다투어 병거를 타고 나왔으며

건병蹇丙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면서 용감하게 덤벼들었다.

       나는 진나라 장수 건병蹇丙 이다.

       채의 공자 앙은 옆에서 왜 성가시게 구느냐?

 

       진의 장수 원선轅選 , 혼자 덤벼라.

       허, 젠장 둘이 덤비다니 정말 힘들게 만드네!

       에이, 다음에 싸우자! 쫓아오지 마라!

 

원선轅選과 공자 앙이 함께 달려들자 불리해진 건병蹇丙이 뒤로

물러서기 시작하자, 과 채의 두 장수는 신명이 나서 건병과

진군秦軍의 뒤를 급하고 맹렬하게 추격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뒤에서 바라보던 초의 우군 대장 투발鬪勃이 뒤따라 갔다.

 

       자, 지금이다 공격하라!

       아니 저건 진군晉軍의 깃발이 아니냐!

 

       어 헉! 왠 호랑이가 달려드느냐!

       호랑이다! 달아나자! 달아나자!

 

과 채의 두 장수가 열심히 쫓아오고 있는데 갑자기 진군晉軍

쪽에서 포성이 크게 일면서 양 숲에서 진의 서신胥臣이 병거兵車

부대를 앞세우고 나오는데 모두가 호랑이였다.

 

       호피虎皮 가죽을 씌웠으므로, 먼저 본 말들이

       진짜 호랑이로 착각하고 기겁하며

       방향을 틀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병거를 모는 마부들이 아무리 고삐를 잡아당겨

       멈추게 하려고 했으나 어쩔 수가 없었다.

 

       말들이 날뛰니 진군陳軍과 채군蔡軍이 엉키면서

       뒤이어 달려오던 초나라 우군 대장 투발鬪勃

       후속 부대와 정면으로 부딪치며 또한 엉키면서

       서로 비켜날 틈도 없이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의 하군 좌장 서신胥臣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며, 모든

좌군을 휘몰아 초군을 향해 덮쳤으며, 건병蹇丙은 초군이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하여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서신은 도끼로 공자 앙을 찍어 병거에서 떨어뜨리고

       건병蹇丙은 활을 날려 투발鬪勃의 얼굴을 정확히 맞췄다.

 

       투발鬪勃은 얼굴에 꽂혀 있는 화살을 뽑을 새도 없이

       도망치기에 바빠 초나라의 우군은, 이 싸움에서 크게

       패하였으며 마침내 초군은 그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때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하군 대장 난지欒枝는 미리 가장시켜

놓은 진과 채의 가장병假裝兵을 초의 원수 성득신에게 보냈다.


       우리 초의 우군이 크게 이겼습니다.

       속히 군대를 보내어 저 도망가는 진군晉軍

       섬멸하라는 투발鬪勃 대장의 전갈이오.


망루 위에서 전세를 살피던 성득신成得臣은 저 멀리 꺼멓고 누런

먼지가 하늘을 뒤덮은 가운데 한 떼의 군마들이 북쪽을 향해

달아나고 있는 걸 보고는 가장병假裝兵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과연 진군晉軍이 패하여 달아나기 바쁘구나.
       좌군 대장 투의신鬪宜申은 속히 공격하라!


좌군 대장 투의신鬪宜申은 우군 대장 투발鬪勃이 승리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으므로 힘차게 달려가다가, 얕은 언덕에 진군晉軍 원수의

대패기大旆旗가 높이 내걸린 채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 걸 보았다.

        나라 원수 선진先軫이 저곳에 있구나.

        내 선진先軫을 사로잡아 일등 공을 세우리라!


투의신鬪宜申이 방향을 틀어 원수기가 펄럭이는 곳을 덮치려고

맹렬한 기세로 대패기大旆旗 가까이 쳐들어갔다.


       투의신鬪宜申은 멈추지 못할까!

       나 호언狐偃이 여기서 기다린 지 오래되었도다!


그때 느닷없이 진의 호언狐偃이 달려 나와 투의신鬪宜申의 앞을

가로막고 나서며 버티고 서있는 것이다.


       늙은이가 어딜 막느냐! 저리 비켜라!
       허허, 나를 지나 원수기를 가져갈 수 있겠느냐?

 

투의신鬪宜申이 용감하게 달려들자 호언狐偃과 군사들은 서로

뭉치면서 대패기大旆旗를 지켜 내고자 필사적으로 대항했다.

그러나 용맹한 초군의 기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했다.

        우리 진군晉軍은 후퇴하라!

        어딜 도망가려 하느냐? 거기 서라!

 

호언狐偃의 진군晉軍은 즉시 병거를 돌려 후퇴하기 시작했으며,

이때 대패기大旆旗를 지키고 있던 부대도 함께 후퇴하기 시작했다.

 

       늙은 호언狐偃은 멈추지 못하겠느냐!
       저놈을 놓치지 말고 추격하라!


투의신과 초군이 기를 쓰며 원수기를 따라 얼마쯤 뒤쫓았을 때였다.

별안간 양편에서 북소리가 크게 진동하면서 진군晉軍이 나타났으며

원수기를 쫓은 초군의 측면을 급습했다.

 

       아니 이건 또 뭐냐! 이거 어찌 된 일인가?

       속았구나! 속았다, 우리 초군이 속았도다!

       우리 초군은 모두 후퇴하라!

 

앞에서 쫓겨가는 줄만 알았던 진나라 원수 선진先軫이 좌장

극진郤溱함께 맹렬히 초군의 허리를 자르면서 공격하였다..


       공격하던 초군은 선진先軫의 기습으로 인해

       눈 깜짝할 사이 두 동강으로 끊어지고 말았다.

 

       앞서 쫓기어 달아나던 호언狐偃 도 어느 틈에

       병거를 돌려 선진先軫과 합세하여 초군을 공격했다.

       진군을 쫓던 투의신鬪宜申은 이제 오히려

       진군晉軍에게 포위당하게 될 지경이 되었다.

 

274 . 정확한 정보만이 이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