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62 화. 진문공, 중원으로 나간다.

서 휴 2022. 11. 11. 15:22

262 . 진문공, 중원으로 나간다.

 

전쟁은 의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우선 대책을 잘 세우고

잘 준비하면서 현실적인 작전과 전술을 잘 실행해야 할 것이다.

 

전쟁에 이긴다는 것은 당연히 회생이 따르겠지만, 결국 나라와

백성을 구하는 길이며, 군주의 꿈과 야망을 이루는 일이기도 하다.

 

       군제를 3군으로 늘린다 해도 갓 모집한 군사들을

       즉시 싸움에 투입한다면 잘 싸울 수 있겠소?

 

       더구나 초군楚軍은 매우 강한 강군이오.

       더욱이 진, , , 나라까지 합하면

       군사의 수만도 거의 10만이 넘을 것이오.

 

       우리 진나라는 모두 동원해봐야!

       5만이 넘지 않을 것이오.

       숫자상으로도 맞서 싸우면 패하지 않겠소?

 

       주공, 신 조쇠趙衰 이옵니다.

       싸움의 승패가 어찌 군사의 수에 있겠습니까?

 

       주공, 중요한 것은 군사들의 마음입니다.

       조쇠趙衰는 좋은 계책이라도 있다는 것이오?

 

       주공, 군사들을 쉽게 모을 수 있다 하더라도

       군율에 익숙지 않으면서 싸움에 임하게 되면

       군사들은 너무 쉽게 흩어지고 맙니다.

 

       주군께서는 사냥대회를 여러 번 여시면서

       군율에 관한 훈련을 강하게 시켜야 합니다.

 

       강한 훈련만이 군율을 지키면서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강한 훈련에서 서로 간에 돕는 전우애가 생겨나며,

       신분의 높고 낮음과 나이의 많고 적음을

       깨닫게 되면서 서로의 마음이 합해집니다.

 

       주공, 군사들 스스로 강한 훈련을 받아야 만이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과 판단을 하게 되면서

       일치단결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강한 훈련 속에 상사의 명령에 따라야!

       다 같이 목숨의 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며

       그때야 상사를 위해서 스스로 몸을 바치게 됩니다!

 

       주공, 그런 속에서 죽음도 불사한다는 행동이 나오며

       철저한 정신 무장이 갖춰지게 됩니다.

 

       이렇게 정신 무장이 갖춰진 상태에서 전쟁에 나가야!

       주공, 이길 수 있는 군사로 쓸 수 있게 되나이다.

 

       주공, 군의 질서와 충성심을 아끼지 않는 정신을

       불어넣어 강한 군사로 만들어낸다면,

 

      그리만 된다면 적은 수로 3군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어느 강군이라도 대적할 수 있게 되나이다.

 

조쇠趙衰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진군을 3군으로 편성하면서

군사의 수도 늘리며 그에 따른 강한 훈련과 강한 정신교육을

시키자는 것이다. 마침내 진문공晉文公은 결단을 내렸다.

 

       자, 이제 구상은 다 된 것 같소.

       공손고公孫固가 너무 오래 머무는바

       빨리 돌아가 대비하도록 만듭시다.

 

       공손고公孫固 대부, 너무 오래 기다렸소.

       우리는 송을 돕기 위해 곧 출병할 것이오.

 

       우리가 갈 동안 송나라는 어떠한

       수를 써서라도 꼭 버텨주어야 하오.

 

       신, 공손고公孫固, 눈물로써 감사드립니다.

       우리 선군께서 베푸신 작은 덕을 잊지 않으시고

       진후晉侯께서 은전을 베푸시다니 너무나 감격합니다.

 

       우리 송나라의 운명이 진후晉侯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하루속히 달려오시길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돌아가더라도 서로 연락하도록 합시다.

       추운 겨울이오. 잘 돌아가시오.

 

진문공은 그 계책을 공손고에게 일러주며, 송에 돌아가 수비만을

굳게 하고 있으면, 머지않아 초나라의 군사가 스스로 포위를

풀고 물러나게 하겠다는 뜻을 송공에게 전하라면서 돌려보냈다.

 

       좋소. 우리 군제를 3군으로 개편한다면

       원수를 세워야 하는데 누가 적임자이겠소?

       주공, 신 조쇠趙衰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무릇 대장의 재목에는 용맹스러운 힘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이 낫고, 지혜 있는 사람보다는

       학문이 깊은 사람이 낫다고 했나이다.

 

       주공, 지혜와 용력勇力 만 있는 사람을 원수로

       구하려 하신다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 오나?

 

       만약 학문이 있는 사람을 구하신다면

       오로지 극곡郤縠 한 사람뿐으로 보입니다.

 

       극곡郤縠은 이제 나이 50이 조금 넘었으나

       항상 학문에 열중하고 있으면서도

       결코, 싫증을 내는 법이 없사옵니다.

 

       극곡郤縠은 예와 악에 능통하면서

       또한, 와 서에도 조예가 깊사옵니다.

 

       이러한 예, , ,

       주 왕실의 선왕들께서 천하를 다스리기 위해

       세운 법과 덕이며 또한 의입니다.

 

       백성들의 생활은 덕과 의를 그 근본으로 삼고

       군사의 일은 백성들이 또한 그 근본이 됩니다.

 

       오로지 덕과 의를 갖춘 자만이 능히

       백성들의 고달픔을 불쌍히 여길 줄 알고 또한

       백성들의 고달픔을 불쌍히 여기는 자만이

       군사를 능히 부릴 수 있사옵니다.

 

       조쇠趙衰, 경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겠소!

       즉시 극곡郤縠을 불러 원수로 삼도록 하겠소!

 

       어서 극곡郤縠을 부르시오.

       주공, 신 극곡郤縠은 사양하나이다.

 

       ​과인은 경을 잘 알고 있는 바인데

       어찌하여 사양한다고 말하는 것이오?

       아니 되오. 꼭 맡아주어야 하겠소!

       주공께서 꼭 맡으라 하신다면 신명을 바치겠나이다.

 

       좋소. 태복太卜 곽언郭偃에게 점을 쳐

       길일을 택하라 하시오.

 

극곡郤縠이 원수의 직을 받아들이자, 진문공晉文公은 진군晉軍

, , 3군으로 나누어 개편하고 각 군의 장수를 임명한다.

 

       중군 대장에 극곡郤縠을 임명하며 원수로 삼겠노라!

       부장에는 극진郤溱을 임명하니 보좌토록 하라.

       기만祁瞞은 중군 원수의 대장 기와 북을 관장하라.

 

       상군 주장에는 호언狐偃을 임명하고

       부장에는 호모狐毛를 임명하겠노라.

 

       주공, 아니 되옵니다.

       호모狐毛는 신의 형님이 되시는바

       어찌 동생이 형을 앞설 수 있겠습니까?

 

       과인이 미처 생각지 못하였소

       상군 주장에 호모狐毛를 임명하노라.

 

       하군, 주장에 조쇠趙衰를 임명코자 하는데

       조쇠趙衰의 생각은 어떠시오?

 

       주공, 신 조쇠趙衰는 사양하옵니다.

       조쇠趙衰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이오?

 

       주공, 신의 마음은 올곧아 융통성이 없나이다.

       적을 맞아 신중하기로는 란지欒枝 만 못하고

       전장에서 지략을 짜는 데는 선진先軫 만 못하며

       세상일에 융통하기로는 서신胥臣 만 못합니다.

 

       조쇠趙衰의 깊은 뜻을 알겠소.

       하군, 주장에는 란지欒枝를 임명하며,

       부장에는 선진先軫을 임명하겠노라.

 

       순림보荀林父는 어융御戎을 책임지고

       위주魏犨는 군주를 호위하는 차우車右에 명하노라.

 

       조쇠趙衰는 과인과 같이 군사의 일을 총괄하는

       대사마大司馬의 직을 맡아줘야 하겠소!

       서신胥臣은 대사마大司馬를 돕도록 하라.

 

공손고公孫固가 돌아간 그해 늦겨울부터 다음 해 봄까지 진군의

편제는 2군에서 3군으로 확대 편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조쇠趙衰와 호언狐偃의 조언이 컸으며,

       진문공晉文公이 신하들의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중, , , 육장六將

       국내파와 망명 파의 장수를 3명씩

       똑같이 배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진문공晉文公이 서로 차별하지 않고

       모두 끌어 앉았다고 볼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서로 간의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면서, 다 같이 충성심을

       끌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침내 각 군의 장수들이 정해졌으므로, 태복太卜 곽언郭偃

길일을 택해 올리자, 피려被廬의 땅에서 큰 사냥대회를 열게 된다.

 

       중군 장수이며 원수인 극곡郤縠이 등단하여

       큰소리로 군사들에게 영을 내렸다.

 

       각 군의  편성에 따라 각 위치가 정해지고

       극곡郤縠이 북을 세 번 울리게 하여 훈련이 시작되며

       신호에 따라 진법陣法을 펴기에 바빠졌다.

 

       나이가 적은 군사는 앞에 서고

       나이가 많은 군사는 뒤에 세웠다.

 

       군사들은 재빨리 앉았다, 재빨리 일어서며

       힘차게 앞으로 나갔다고 뒤로 물러나는데,

 

       같이 따라 하지 못하는 자가 있으면

       반복으로 가르치면서 같이 따라 하게 했다.

세 번을 가르쳐도 진법陣法에 따르지 않는 부대는 군령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하여 장수들이 서로 의견을 나눈 뒤에 반복 훈련을

시켰으며, 이에 반하면 벗어난 정도에 따라 형벌을 가했다.

 

계속해서 3일 동안 조련하였고, 또한 열흘 후에 다시 반복하면서

진법陣法에 따라 정공과 기습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공수의 반복적

훈련을 시켰다. 이에 엄격한 군율이 몸에 배게 되었으며, 곡郤縠은

진법陣法변화를 마음먹은 대로 지휘할 수 있게 되었다.

 

       장수들은 극곡郤縠이 관대할 때는 관대하고

       엄하게 할 때는 엄하게 하는데

 

       그 경우가 하나도 이치에 닿지 않는 것이 없어

       마음속으로 복종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자 이제 훈련을 마치도록 하자!

       어서 금을 울려라!

 

옛날의 전쟁에서는 진격할 때는 북을 치고 후퇴할 때는 금을 쳤다.

은 군대에서 사용하던 징, , 등의 악기를 두드리는

것으로, 대오를 정렬하거나, 중지시키는 명령으로 사용되었다.

 

       훈련이 끝나고 금을 울려 군사들을 거두려고

       하는 그 순간에 원수 극곡郤縠이 서 있는 지휘대에서

       홀연히 한바탕 사납고 거센  바람이 일어나더니

       갑자기 원수 깃대가 부려지면서 원수기가 떨어졌다.

불길한 징조가 일어나자 장수들이 안색이 변하여 안절부절못하면서,

극곡郤縠에게 다가가 위로하는 말을 하게 된다 

 

       원수께선 별일이 없으신 거요.

       허허, 너무 걱정치 마시오.

 

       주군과 여러분 곁에 오래 머물면서

       주공이 대업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이오.

 

장수들은 그가 말하는 뜻을 물으려 했으나 극곡郤縠은 얼굴에

웃음을 띠면서 진군晉軍의 선두에 서서 나아갔다.

 

       장수들은 모두 모이도록 하시오.  

       이제 우리 진군晉軍을 둘로 나누어

       조와 위를 징벌하러 출진할 것이오.

 

       원수 극곡郤縠은 의견을 말해 보시 오.

       주공, 신 극곡郤縠은 선진先軫 장수와 함께

       여러 작전을 세워 놓고 있습니다.

 

       주공, 우리의 군사를 양로로 나누어

       조와 위나라를 동시에 정벌하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아직은 초군楚軍과 대적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주공께서는 조나라를 정벌한다고

       위에게 길을 빌려 달라 하십시오.

 

       조나라와 관계가 좋은 위나라는

       우리의 청을 반드시 거절할 것입니다.

 

       주공, 우리가 이미 기내畿內 땅을 확보해 놓았으므로

       태항산太行山 남쪽으로 우회하여 신속히 내려가

       하수河水의 하류 쪽에서 건너가 위나라를 곧바로

       쳐들어간다면, 이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전법이 됩니다.

 

       그리되면 승산은 십중팔구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위나라를 정벌한 여세를 타고

       거침없는 기세로 조나라의 국경에 임합니다.

 

       평소에 백성들에게 신망을 잃고 있는 조백曹伯

       위나라가 패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우리 진군晉軍의 위세에 지레 겁먹게 되므로

       조나라도 역시 쉽게 격파할 수 있나이다.

263 . 옛날의 원한을 갚게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