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선녀와 신선 3.
서 휴
대리 마을에서 샛갓 재를 넘어 항리 마을로
항리 마을 밑 섬둥반도로 가는 길
가는 길 밑 해변 두렁여 못가서 대리치
가거항에서 대리 치까지의 해변을
밭맨(또는 밭면) 이라 부르며
밭맨 중간을 좀 지나.
아름다운 선녀가 살던 집이 있었다, 한다.
그곳에는 지금도 옛날이 그리운 듯
선녀 바위가 외롭게 서 있다.
선녀 바위 먼 앞쪽에는 작은 간여와
큰 간여가 작은 섬이 되어 바라보고 있다
배를 타고 깎아지른 절벽 밑을 바라보며 지나가면
자연의 신비함이 가슴에 와 닿는다.
국화 향 찾아
나뭇잎 물들어 땅에 내려 쌓인 후
찬 듯 불어오는 바람이 마음과 몸을 감싸
파란 하늘 흰 구름 불 적
바람 따라 국화 향내 실려 오네
점점 다가오는 향기
맑은 국화 향기
마음 설레 향기 찾으려
푸른 바다 해치며 이렇게 찾아왔네.
넓은 바다에 독실산犢實山 만 우뚝 서
어느 나무 어느 꽃에서 이 향기 나올까.
바람은 불어 진한 향기
나를 찾아 점점 다가오니
손이 닿은 듯
손이 빚은 듯
솜씨 좋은 누가 빚어 이리 보내나.
아름다운 향기 나를 감싸
마음마저 향기에 쌓이네.
<쉬어가는 글>
아름다운 선녀는 국화 향기 따라 가거도를 찾아와
가거도를 사랑하며 오래 머물다가
불현듯 국화 향기 따라 찾아온
젊은 신선과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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