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201∼300 회

제 242 화. 마음의 변화를 어찌 알겠는가.

서 휴 2022. 10. 14. 11:18

 242 . 마음의 변화를 어찌 알겠는가.

 

       진군晉軍과 진군秦軍 곡옥성曲沃城 밖에 머무르며,

       진晉의 근위병 3천 명은 성안의 질서를 잡게 되었다.

 

중이重耳는 오랜만에 곡옥성曲沃城의 태묘에 들어가 할아버지인

진무공晉武公의 위패에 참배하고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게 된다.

 

       할아버지. 이 중이重耳의 큰절을 받으시옵소서.

       반드시 위대한 나라로 일으켜 세우고야 말겠습니다.

 

곡옥성曲沃城에서 중이重耳의 즉위식을 치른다고 강성絳城

연락하자, 난순欒盾과 극곡郤穀이 맨 먼저 쫓아왔으며,

 

그 뒤를 따라, 난지欒枝, 극진郤溱, 주지교舟之僑 가화賈華 등과

양설직羊舌職, 순림보荀林父, 선멸先篾, 기정萁鄭, 선도先都 등의

모든 대부가 찾아와 군신의 예로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조아렸다.

 

       나라에 무궁한 영광 있으라.

      만세. 만세. 만세.

 

중이重耳 43세에 진 나라를 떠나 책 나라에 망명하였고,

55세 때 제 나라로 들어갔으며, 61세 때 진 나라에 몸을 잠시

의탁하였다가, 마침내 진목공秦穆公의 도움으로 19년 만에 겨우

고국인 진 나라로 돌아와 드디어 군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때 나이 62세에 진문공晉文公이 되었으며, 앞으로

      춘추시대의 그 유명한 두 번째 패자覇者가 된다.

 

진문공晉文公이 되어 강성絳城 가까이 들어오자, 성문 앞에는

극보양郤步揚, 양유미梁繇糜, 한간韓簡, 공사共賜, 가복도家僕徒

등이 줄을 서서 맞이하였으며, 함께 입성하게 되었다.

 

      백성들은 여희驪姬의 음모에 쫓겨났다가,

      어언 19년의 한 많고 긴 유랑생활 끝에

      62세의 늙은 나이가 되어 돌아왔다면서

      하나같이 쫓아 나와 열렬하게 환영하여 주었다.

 

      진혜공晉惠公과 진희공晉懷公으로 인하여, 이반 되고

      피폐해진 민심이 열렬히 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며칠이 지나자, 도망갔던 진희공晉懷公이 고량高梁 땅의 백성들에게

붙잡혔다는 소식을 가지고, 파발이 급히 올라와 보고하였다.

 

      주공, 진희공晉懷公과 발제勃鞮가 분수汾水를 건너

      멀리 도망치려다 그곳 백성들에게 붙잡혔사옵니다.

 

      다들 들었소. 진희공晉懷公을 어찌하면 좋겠소.

      먼저 호언狐偃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강화 조건에 신하들은 모두 용납하되

      진희공晉懷公을 살려준다는 약조는 하지 않았습니다.

 

      호언狐偃은 나가 있고. 위주魏犨를 불러보라.

      위주魏犨, 그대가 고량高梁에 가서 확인하고 돌아오라.

 

위주魏犨는 고량高梁에 도착하자마자, 붙잡힌 진희공晉懷公의 목을

베었으며, 용케 도망친 발제勃鞮는 숨어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가,

위주魏犨가 떠나고 난 한밤중에, 진희공晉懷公을 묻어주었다고 한다.

 

      주공, 신 위주魏犨 이옵니다.

      잘 처리하고 왔는가.

      주공, 진희공晉懷公을 확실하게 처리하였습니다.

 

      주공, 현명한 자는 불안의 씨앗을

      남기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수고하였도다. 발제勃鞮는 어찌 되었는가. 

      주공, 발제勃鞮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 그놈 참, 어디로 갔을꼬.

 

세자 어는 어렵게 진 나라의 군위에 올라 진희공晉懷公

되었으나, 6개월 만에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의 배신으로,

제대로 나라 경영도 해보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

 

다음 날이 되자, 진문공晉文公은 그동안 고생하였던 秦 나라

공손 칩과 공손지公孫枝와 진군秦軍에게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주면서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였다.

 

      주공, 이 비표邳豹의 청을 들어주십시오.

      주공, 부친의 묘를 돌봐주십시오.

 

      그동안 비표邳豹의 공이 혁혁하였도다.

      아버지 비정보邳鄭父의 묘 개장을 돕도록 하라.

 

비표邳豹는 부친인 비정보邳鄭父의 묘 개장을 마쳤으며, 이 일이

끝나자, 진문공晉文公에게 감사드리러 찾아왔다.

 

     비표邳豹는 들으라.

     그대의 고국은 이 진 나라가 아닌가.

     이 진 나라에 머물며 과인을 도우라.

 

     신은 이미 진의 록祿을 받고 살았습니다.

     어찌 두 군주를 모실 수 있겠습니까.

     주공께서는 신을 용서하십시오.

 

진문공晉文公이 강성絳城 으로 회군하자, 비표邳豹도 진군秦軍

함께 돌아가게 되며, 하수河水 서쪽의 위양渭陽에 주둔하고 있던

진목공秦穆公에게 그간의 경과를 보고했다.

 

진목공秦穆公은 중이重耳가 군위에 올라 진문공晉文公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제야 안심하며 옹성雍城으로 회군했다.

이에 한 사관이 시를 지어 진목공秦穆公이 행한 일을 칭송했다.

 

        轔轔車騎過河東 (린린거기과하동)

        수레바퀴 요란하게 병거를 몰아 하수 동편에 갔도다.

 

        龍虎乘時氣象雄 (용호승시기상웅)

        용과 호랑이가 때를 만났으니 그 기상이 장하도다!

 

        假使雍州無義旅 (가사옹주무의려)

        만일 옹주의 정의로운 군사가 출정하지 않았다면

 

        縱然多助怎成功 (종연다조매성공)

        사람들의 도움만으로 어찌 성공할 수 있었겠는가?

 

진목공秦穆公은 진 나라로 출정하였던 진군秦軍이 모두 돌아오게

되자, 입조령을 내려 조례를 시작하였다.

 

      주공, , 공손지公孫枝, 보고 드리나이다

      주공의 덕으로 중이重耳가 군위에 올랐습니다.

 

      주공, 중이重耳는 보기보다 어진 덕이 크옵니다.

      앞으로 중이重耳는 현명한 군주가 될 것입니다.

 

      다행히 공손 칩 대부의 명석한 판단으로

      진군晉軍의 항복을 받아낸바,

      우리 군사들의 피해가 적었습니다.

 

      이번 일의 일등공신은 공손 칩縶  대부이옵니다.

      또한, 비표邳豹가 제일 먼저 성벽에 뛰어올라

      영호성令狐城을 빨리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들 너무 고생들을 많이 하였소.

      이제 커다란 풍파가 지나갔으니

      우리도 이제 우리 일을 열심히 하여야 하겠소.

 

이제 진 나라 조정은 정상적인 조례가 열리며, 백리해百里奚

건숙蹇叔과 요여繇余가 번갈아 가며 의견을 제시하게 도었다.

 

      주공, 신 백리해百里奚 이옵니다.

      주공께서는 진 나라 군주를 세 번이나 세우셨습니다.

 

      주공의 노고에 감축드리옵니다.

      아니 오, 경들의 수고가 더 컸던 바이오.

 

      주공, 신 건숙蹇叔 이옵니다.

       나라가 이제 안정되려면

      처음 6개월을 잘 넘겨야 합니다.

 

      주공, 항상 예의 주시하고 있어야 하옵니다.

      주공,  나라에 급한 정황이 생기면

      긴급히 출동할 태세를 갖춰놔야 합니다.

 

      그렇소, 모두 다 옳은 이야기요.

       나라의 위급상황에 대비하면서

      이제 우리도 우리 백성들을 보살펴야 하니

      각자 맡은 바 일들을 열심히 하여 주시 오

 

진문공晉文公은 국정을 바로 잡아 나라를 안정시키고자 거듭 회의를

열면서 하나씩 갖춰나가면서, 밤낯 없이 무척 노력하고 있었다.

 

한편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은 망명 파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직책을 주는 것도

아니며, 또한, 죄가 있다고 벌하지도 않으므로 더욱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되면서, 마음속에서 자꾸 의심이 일어나 견딜 수가 없었다.

 

      진희공晉懷公을 죽이다니.

      죽이지 않기로 하였잖소.

 

      약조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겠소.

      중이重耳를 믿어선 안 될 것 같소이다.

      우리도 언제 죽일지 모르는 일 아니오.

 

      그러잖아도 망명 파들의 득세가 심하여

      그저 우리는 말만으로 대부일뿐이며

 

      우리에게는 아무 실권도 없을 뿐만 아니라

      관심 밖으로 내돌리고 있지 않소이까.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은 불안하게 생각하였으며, 또한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비밀리에 모여들며 대책을 의논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진혜공晉惠公과 진희공晉懷公

      15년간이나 정권을 잡았으니,

      선량한 정권이 아닐수록 보이지 않는

      그 뿌리가 깊이 박혀있었기 마련이다.

 

      나쁜 정권에 붙어사는 세력들은 단합도 잘한다.

      극예와 여이생에게 극비리에 동조할 세력이 모으며

      이에 가병을 동원할 계책을 짜기 시작하였다.

 

이런 국내파들은 넓은 봉지와 많은 재산과 탄탄한 인맥으로, 그들의

힘은 망명 파들인 가신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막강했다.

 

      국내파 일부의 대부들은 목숨을 걸고

      중이重耳를 영입하는 데 꾸준히 노력했으나

 

      나머지 일부는 조정에 중용되지 않자

      주도권을 잡으려고 반란을 생각하게 된다.

 

호언狐偃의 예측처럼 망명 파들은 국내파들로부터 위험에 처할지도

모르는 일이며, 주도권 다툼에서 패배할 수도 있는 처지였다.

 

       어서들 이리 모이시오.

       우리가 비밀조직을 만들고는 있으나

       장차 어떻게 하면 좋겠소이까.

 

       가병家兵은 모아봐야 얼마 안 되고.

       또 들어내 놓고 동조세력을 모을 수도 없으니.

       막연하게 이렇게 지낼 수만도 없잖소이까.

 

       한 가지 방법이 있소만 괜찮겠소이까.

       말해보시오. 어떤 방법이오.

 

       어차피 죽을 바에는 우리 쪽에서 먼저

       선수를 쳐 중이重耳를 해치우는 것이지요.

 

       정면으로 공격해서는 중이重耳를 죽일 수가 없소.

       궁에 불을 질러 태워 죽이면 어떻겠소.

 

       허 어, 한밤중에 궁에 불을 지른다.

       그거. 참 좋은 방법이라 하겠소이다.

 

       적은 수로 할 수 있는 좋은 계책이지요.

       그리 한다면 단숨에 해치울 수도 있소이다.

 

소수 인원으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길은 화공이 가장 좋다는

극예郤芮의 말에 여이생呂飴生도 마음이 끌려 찬동하게 되었다.

 

이들은 동조세력을 비밀리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었으며,

각기 자기의 봉읍에서 비밀리에 가병을 자꾸 모집하며 훈련했다.

 

      이럴 때 발제勃鞮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소.

      발제勃鞮는 중이重耳를 죽이려다 두 번이나 실패하였소.

 

      발제勃醍는 붙잡히면 죽는 목숨이오.

      발제勃鞮는 틀림없이 우리와 동조할 것이오.

 

      발제勃鞮는 궁 안을 훤히 알고 있잖소.

      더구나 칼도 잘 쓰고 힘이 장사이지요.

 

발제勃醍는 여러 대에 걸쳐 군주를 모신 내관이며, 힘이 장사이면서

검술의 달인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따르는 내시들도 있었다.

 

      발제勃醍는 무엇보다도 궁중 사정에 밝으며, 더욱이

      지난날 진문공晉文公을 두 번이나 죽이려다 실패하였소.

 

      진문공晉文公 과는 악연 관계이지요.

      그럼요. 발제勃醍 만한 적임자가 없소이다.

 

극예郤芮와 여이생呂飴甥은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꼭 발제勃鞮

찾겠다며, 비밀리에 수소문하기 시작하였다.

 

      이 한밤중에 누구냐

      조용히 하십시오. 소인 발제勃鞮 이옵니다.

 

      아니, 용하게 찾아왔구나.

      허 어, 어서 빨리 들어오게나,

 

      그동안 어디 있었는가.

      여기저기 떠돌며 죽지 못해 살아왔지요.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가.

      진문공晉文公을 암살하려 하십니까.

 

      아니 벌써 소문이 났던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짐작이 갔습니다.

      그렇네. 비밀인데 소문이 나면 큰일 아닌가.

 

      거 참, 잘 왔네. 어서 이리 앉게나.

      대부님, 담장이 왜 이리 높습니까.

      높은 담장을 뛰어넘느라 혼이 났습니다.

 

      도둑놈이 많으니 어쩌겠나.

      나라가 어지러워 도둑이 많이 생겨났지 않은가.

 

      정치를 잘 하면 도둑이 생길 리 있겠습니까.

      허 긴, 그도 그렇긴 하네.

 

      발제가 내게 부끄러움을 줘도 할 말은 없네.

      다만 이번 일이 성공하면 백성을 성심껏 받들 것이네.

 

 242 . 마음을 고쳐먹으면 어떻게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