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93 화. 성공은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서 휴 2022. 9. 6. 12:21

193 . 성공은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순식荀息은 양오梁五와 동관오東關五가 이극里克을 먼저 잡아

죽여야 반역을 수습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하였지만, 앞뒤를

제가며 수습해야 한다고 설득시키려 하였다.

 

       무엇보다도 먼저 선군의 장례를 끝내고 개원해서

       탁자卓子의 군위를 확고하게 안정시켜야 합니다.

 

       또한, 이웃 나라들과 우호를 맺어

       신군新君의 지위를 인정받고 난 후에

 

      이극里克 등의 무리 들을 안심하게 만든 연후에

      그 일을 도모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하오.

 

      새 주공의 군위부터 바로 잡고 난 후에

      군사軍士를 동원하지 말고,

 

      두 대신大臣의 당부터 해체시키면서

      남모르게 조용히 복수하여야 할 것이오

 

      우리가 앞으로 마땅한 좋은 방법을 찾아

      비정보邳鄭父와 이극里克을 한 번에 처리합시다.

 

      그리하시면서 시간을 늦추게 된다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소이다.

      지금 당장 두 놈을 잡아 죽여야 합니다.

 

      참으시오. 이웃 나라에서 문상이 올 것이니

      우선 상례부터 먼저 치르고 봅시다.

 

양오梁五와 동관오東關五는 순식荀息과 긴급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순식荀息의 미온적인 결정에 크게 불평하게 된다.

 

      재상宰相 순식荀息은 충성심은 대단 하나

      아무 꾀가 없는 사람이오.

 

      우선 급한 일과 뒷일을 분별 못 하며 망설이는

      순식荀息을 어찌 믿을 수가 있겠소이까.

 

      이극里克은 세자 신생申生의 선생인 소부小傅

      전부터 여희驪姬와 해제奚齊를 싫어하였소이다.

 

      이극里克은 장수로써 힘도 세고

      가신家臣 들도 많으며 당이 두터우니

 

      이극里克을 먼저 제거하면 비정보邳鄭父

      힘이 없으므로 없애기 쉽소이다.

 

      좋은 방법이 있겠소이까.

      선군을 장사葬事 지내는 그 날에는 틀림없이

      이극里克이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그때 이극里克을 덮치면 쉽게 죽일 수 있소이다.

      힘센 이극里克을 죽일만한 장사가 있겠소이까.

      이제 찾아봐야지요.

 

      맨손으로 소를 때려잡을 정도로

      힘이 센 장사壯士가 한 명이 있지요.

 

      과연. 그 장사壯士는 얼마나 힘이 셉니까?

      그자는 120근의 도끼를 들고 뜀박질하며

      마음대로 휘두르는 대단한 자이지요

 

      그런 그자가 누구요.

      그자는 백정白丁 이며, 도안이屠岸夷 이라 부릅니다.

      큰 벼슬을 준다고 하면 반드시 말을 들을 것이오.

 

동관오東關五는 양오梁五와 상의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도안이屠岸夷불러들였으며, 단단히 다짐받고 난 후에 밀실로

들어가서는, 조용히 세밀한 계획을 함께 짜기 시작하였다.

 

도안이屠岸夷는 동관오東關五와 세운 계획이 많은 사람의 생사가

걸린 큰 문제라는 걸 깨닫고는, 혼자서 많은 고민을 하다가 끝내

죽마고우인 추단騅端을 찾아가 모두 털어놓으며 의논하게 된다.

 

      어서 와요, 도안이屠岸夷.

      추단騅端. 우린 친구 사이가 아니오.

      믿고 이야기해도 되겠소.

 

      아니 그런 일이 다 있었소.

      참 잘 찾아왔소이다.

 

      세자 신생申生이 억울하게 죽었을 때 

      백성들은 마음속으로 얼마나 통곡하였겠소.

 

      모두가 여희驪姬와 그 일당을 미워하는바

      어느 의분에 찬 사람이 해제奚齊를 죽였을 것이오.

 

      여희驪姬 일당을 과감하게 무찌르고,

      어떻게 하든 중이重耳 공자를 모신다면

      우리는 나라를 위하여 의거를 일으키는 것이오.

 

      나와 함께 이극里克 나리에게 갑시다.

      추단騅端. 이극里克 과 의논해도 되겠소.

      나를 믿듯 이극里克을 믿어도 되오.

 

      이극里克 나리. 안녕하시옵니까?

      . 대부 추단騅端이 웬일로 찾아왔소.

 

      나리, 이 사람을 눈여겨보십시오.

      자네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소인은 도안이屠岸夷 이라 부릅니다.

 

      동관오東關五가 나를 죽이려 한단 말인가?

      이미 그렇게 준비를 하여놨단 말인가.

      , 틀림없이 그렇사옵니다.

 

      고맙네. 이번 일이 성공한다면 큰 벼슬을

      그대에게 줄 터이니, 대부 추단騅端 과 함께

      일시에 모두 섬멸해 버리도록 하세

 

      설마, 이렇게 약속을 철저히 하고 난 뒤에

      변절한다면, 나 이극里克은 어떻게 되는 건가?

 

      나리, 혼잡한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오랜 친구 추단騅端을 보아서라도

      그렇게 변절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추단騅端은 도안이屠岸夷의 결심을 믿어도 되겠는가?

      그렇습니다죽마고우竹馬故友 이오니 믿어도 됩니다.

 

      좋다. 도안이屠岸夷는 할 수 있겠는가?

      . 명심하여 처리하겠습니다.

 

장례 치루는 날이 되어 이른 아침이 되자,백관들이 모두 정렬하게

되었다. 그때 동관오東關五는 이극里克을 찾아 두리번거렸으나

보이지않았으며, 더구나 도안이屠岸夷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아니, 이제 왔구나.

      도안이屠岸夷는 왜 이곳으로 오는가?

      이극里克을 죽이었는가?

 

      이극里克이 집에서 나오기만 하면 죽이려 하였는데

      이극里克이 몸이 아파 못 나온다고 하니

 

      300명의 군사軍士를 저에게 내어주십시오.

      이극里克의 집안으로 쳐들어가 죽이고 오겠습니다.

 

동관오東關五는 즉시 군사軍士를 내어주었으며, 그리고 이런

내용과 진행되는 상황을 순식荀息에게 자세히 보고 하였다.

 

      이극里克의 집을 포위하였다니, 정말이오.

      반역을 꾀하고 있어 에워싸고 있습니다.

 

      반역하다니, 그게 정말 그러한가?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었단 말인가?

 

      재상宰相 , 그렇습니다

      할 수 없는 일이구먼,

 

      나는 장례식을 끝내고 있을 터이니

      군사를 더 보내 빨리빨리 매듭짓고 오시 오.

 

동관오東關五는 도안이屠岸夷가 이극里克을 처치하고 돌아올 줄

알았으나 기다려도 오지를 않자, 군사를 직접 이끌고 이극里克

집으로 가는데, 도안이屠岸夷가 되돌아오고 있었다.

 

       왜 혼자서 돌아오는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도안이屠岸夷는 할 말이 있는 듯 가까이 다가가더니, 일순간에

날카로운 칼로 동관오東關五의 목을 치니, 아예 목이 잘려나간다.

 

      . 다들 보아라.

      이게 간신 동관오東關五의 모가지다.

 

      , 죽고 싶은 자는 내 앞으로 나오라.

      이극里克의 명으로 세자 신생申生의 원한을 갚은 것이다.

 

      이제 도안이屠岸夷는 멈추어라.

      나는 이극里克 이다.

      군사들은 나의 말을 듣는다.

 

      . 이극里克은 중이重耳 공자를 주공으로 모실 것이다.

      . 모두 함께 궁궐宮闕로 쳐들어가자.

 

중이重耳 공자를 모신다고 하니 군사들이 기뻐하여 따라갔으며,

추단騅端. 비정보邳鄭父. 그리고 좌행대부左行大夫 공화共華 등과

힘 있는 대부大夫 들이 속속 모여들어 궁궐宮闕로 향하였다.

 

      재상宰相 , 동관오東關五가 죽었습니다.

      정말이냐. 이거 큰일 났구나.

 

      안 되겠다. 탁자卓子를 모시고 빨리 떠나자.

      양오梁五는 빨리 병거兵車를 가져오시오.

 

      재상 순식荀息, 나 이극里克 이오.

      어디를 가려 하는 것이오.

      이제 아무 데도 못 갑니다.

 

      그 자리에 탁자卓子를 내려놓으시오.

      도안이屠岸夷는 저놈 양오梁五 놈을 꿇려라.

 

순식荀息이 큰 칼로 탁자卓子의 앞을 막아서니, 도안이屠岸夷

크나큰 도끼로 탁자卓子와 양오梁五를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순식荀息은 살려드리고 싶소.

      지체 말고 어서 떠나시오.

 

      이제 나보고 어디를 가란 말이오.

      차라리, 낙향하였다가 다시 만납시다.

 

      싫소.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지 마라.  

      나는 자결할 것이다.

 

      아니 그렇게 죽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어리석은 군주와 어리석은 약속을 지키려 하다니

      재상 순식荀息은 제발 정신 좀 차리시오.

 

순식荀息은 진헌공晉獻公 과의 약속 한 대로 충신의 길을 가겠다며,

자기 칼을 입에 물고 쓰러지며 자결하고 말았다.

 

      여희驪姬를 찾아라.

      가군賈君의 처소로 달아났습니다.

 

      빨리 가 잡아 와라.

      깊은 연못에 빠졌습니다.

 

      빨리 끌어올려라.

      나리, 이미 죽었습니다.

 

여희驪姬는 욕심대로 아들 해제奚齊를 기어이 세자로 세웠으나,

너무 많은 악행을 저지른 탓에, 어린 해제奚齊와 탁자卓子까지

죽게 했으며, 한창 꽃다운 나이인 29세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에 염선髥仙이 시를 지어 여희驪姬의 어리석음을 한탄했다.

 

       譖殺申生意若何 (참살신행의약하

       무엇을 위하여 신생을 모함하여 죽였는가?  

 

       要將稚子掌山河 (요장치자장산하

       어린 아들에게 나라를 물려주려 한 짓이었는데  

 

       一朝母子遭餠肉 (일조모자조병육

       하루아침에 모자가 화를 당하여 비명에 죽었으니  

 

       笑殺當年暇豫歌 (소살당년가예가)

       옛날 가여가暇豫歌의 노랫말이 가소롭구나.

 

가예가暇豫歌는 우인優人 가 이극里克을 회유하기 위해 부른

노래로, 잎이 다 떨어진 고목 나무 밑에 서지 말고 무성한 나무

밑에 서서 부귀와 영화를 누리라는 뜻의 노래이다.

 

또 염선髥仙이 시를 지어 순식荀息이 어리석은 군주의 명

받들어 적자를 폐하고 서얼을 세자로 세워 비록 충성을 다하다

죽었지만 순식荀息의 생각이 부족했다고 평했다.

 

       昏君亂命豈宜從 (혼군란명개의종

       혼군의 명을 어쩌자고 받들었는가?

 

       猶說硜硜效死忠 (유솔갱갱효사충)

       죽음으로 바친 충성이 좁은 소견이 되었도다.  

  

       璧馬之謀何處去 (벽마지모하처거)

       지난 날 가도멸괵을 행한 지모는 어디로 갔는가

  

       君臣束手一場空 (군신속수일장공)

       군신이 속수무책으로 만사가 부질없게 되었도다.

 

 각자무치角者無齒 라는 말이 있다.

 뿔 각. 놈 자. 없을 무. 어금니 치

 뿔이 있으면 어금니도 없다.

 

날카로운 큰 뿔을 가지고 있으면, 날카로운 이빨 은 주지

않는다며, 하늘은 한 사람에게 복이나 재주를 모두 다 주지

않으니, 모든 걸 다 갖추어 살아나갈 수가 없다는 뜻이 된다

 

       세상은 공평하여, 어느 사람에게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으며,

 

       때로는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으므로,

       자기의 장단점을 잘 가리어 살아가야 하며

 

       만약 불평만 하며 살아가거나,

       터무니없는 욕심을 낸다면 손해 볼 뿐이므로,

 

       세상은 나의 뜻과 같이 쉽게 변하지 않으며

       바라는 욕심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때 이극里克은 이오二五 인 양오梁五와 동관오東關五의 일족과

의 일족도 빠짐없이 잡아내어 죽였다.

 

다만 탁자卓子의 어머니 되는 소희小姬는 선군인 진헌공晉獻公

사랑도 받지 못하였고, 성품이 착한지라 별실에 감금하게 하였다.

 

194 . 누구를 모실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