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83 화. 회자정리가 무슨 뜻인가.

서 휴 2022. 8. 29. 15:23

183 . 회자정리가 무슨 뜻인가.

 

백리시百里視는 아버지 백리해百里奚로 부터 자초지종 이야길

다 들으며 요세繇勢를 소개받자, 훈련원으로 가게 되었다.

 

둘이는 훈련원에서 대련하며, 요세繇勢의 책임감 있는 성품과

출중한 무예 솜씨에 매우 흡족해져 훈련 교관을 담당하게 하였다.

 

      패싸움이 벌어졌다고 하였느냐.

      .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었느냐. 아닙니다.

      칼로 싸우느냐. 아닙니다.

 

      옹성雍城의 많은 젊은이가 모여

      몽둥이와 작대기로 싸우고 있습니다.

      다행이다. 어떤 패싸움이냐.

 

      옹성雍城의 젊은이들과 거지 떼들이

      물러서지 않고 치열하게 싸우며

      서로 숫자가 너무 많아 큰일이 나겠습니다.

 

해가 질 무렵에 긴급한 연락을 받고, 백리시百里視는 요세繇勢

함께 달려가 싸움판을 보게 된다. 싸움판은 정말 장관이었다.

 

백리시百里視가 훈련한 옹성雍城의 젊은이들의 무예 솜씨도

당할 자가 없는데, 옹성雍城의 젊은이들을 몰아세우고 있는,

 

거지 때들의 솜씨가 더 보통이 아니었으므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백리시百里視와 요세繇勢는 한동안 구경만 하고 있었다.

 

      옹성雍城의 젊은이들은 훈련받아

      자기 목은 하고 있는데

 

      거지 때들의 저런 솜씨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구나.

 

      더 싸우면 불상사가 날 것 같다

      빨리 싸움을 멈추게 하라.

 

      나는 교관敎官 요세繇勢 .

      군사軍士 들은 싸움을 멈추게 하라.

 

      멈추어라. 싸움을 멈추어라.

      . 싸우게 되었느냐

 

      옹성雍城의 젊은이들이 우리를 양아치라

      놀려대며 우리 한 명을 집단구타 했습니다.

 

      다친 사람은 빨리 치료하여주어라.

      다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치료를 받도록 하라.

 

      그리고, 양식을 풀어주어라.

      아닙니다. 거지들도 제 입 가림은 할 줄 압니다.

  

거지 떼들이 씩씩거리며 돌아가는데, 요세繇勢는 한 거지가

눈에 익어 반신반의 半信半疑 하며 물어보게 된다.

 

      잠깐. 조금 전에 앞장섰던 자가 누구냐.

      어서 앞으로 나와라.

 

요세繇勢는 거지들이 모두 웅성거리며 한 거지를 손가락질하며

큰 소리로 부르자, 젊은 거지는 요세繇勢에게 무릎을 꿇는다.

 

      아저씨. 저 난진欒軫 이옵니다.

      너는 왜 나를 피하려 하느냐.

      거지가 되어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래. 내가 넌 줄 알았다.

      어서 날 따라와라. 빨리.

 

요세繇勢는 난진欒軫을 낙우당樂于堂에 집에 가서 목욕시키고,

옷을 갈아입히고는 두씨杜氏 부인에게 인사를 시켰다.  다음 날이

되자, 두씨杜氏 부인은 난진欒軫을 데리고 목희穆姬를 찾아뵌다.

 

      난순欒順이의 동생이라 하였느냐.

      군부인君夫人 마마, . 그렇사옵니다.

      저 난진欒軫 이옵니다.

      어서 빨리 난순欒順을 불러라.

 

백소아百素蛾가 어린 시녀侍女에게 눈짓하자 눈치 빠른 어린

시녀가, 침방針房으로 달려가더니 난순欒順을 데리고 들어온다.

 

      큰누나. 저 난진欒軫이 입니다.

      이놈아. 왜 이제야 찾아왔느냐.

 

목희穆姬는 두 형제가 부둥켜안고 목 놓아 우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눈시울 적시며,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그래. 더 울어라. 속이 트일 때까지.

      실컷 울어야, 맺힌 한이 풀리느니라.

 

목희穆姬의 조용한 목소리에 난순欒順과 난진欒軫의 깊은 울음이

그쳐지며, 남매는 일어나 목희穆姬에게 큰절을 올리었다.

 

      군부인君夫人 마마, 너무나 고맙사옵니다.

      난진欒軫 이가 살 곳은 있겠는가.

      군부인君夫人 마마, 제가 손자처럼 돌보겠습니다.

 

두씨杜氏 부인의 말에 모두의 분위기가 평온해졌으며 모두다

목희穆姬에게 큰절을 하고 나오자, 따라 나온 난순欒順이 눈물을

글썽이며, 두씨杜氏 부인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리었다.

 

      할머니. 저 요.

      으응. 나를 불렀느냐. 말해보아라

 

      . 할머니

      어린 남매가 있는데 거두어주십시오

 

      네 형제냐.

      친형제는 아닙니다만 거두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럴 이유가 있느냐.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만

      부모가 잘못되어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 아이들입니다.

 

      부모도 없이 단둘이란 말이냐.

      예에. 전쟁판에 다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가 아니었더라면

      저희 남매도 거지가 되어 헤맸을 겁니다.

 

      꼭 도움이 필요하단 말이지.

      할머니. 제가 여기서 살게 되면

      그 어린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 데려와 보아라.

      정말 고맙습니다. 할머니.

 

난진欒軫은 기쁜 마음으로 쫓아 나가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어린

남매를 깨끗이 씻기고 데리고 오더니, 인사를 올리게 한다.

 

      할머니시다. 어서 인사 올려라.

      할머니. 안녕하셨어요.

 

      으응. 몇 살이나 되었느냐.

      저는 아홉 살이옵고 동생은 일곱 살입니다.

 

      네 이름이 무엇인고.

      저는 성일휘成鎰輝 입니다.

      누이동생은 성순아成順兒 입니다.

 

      어린 남매가 똑똑해 보이는구나.

      며늘아기야. 이 남매를 거두어줄 수가 있겠느냐.

 

      어머님. 잘 키워보겠습니다.

      그래. 정말 고맙구나.

 

      나도 어려울 적에 선이 아비를 데리고

      고생을 숱하게 하였느니라.

      애들을 보니 눈물이 나는구나.

 

      어머님. 염려 놓으십시오.

      저도 오빠와 함께 설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머님, 어미 노릇을 단단히 하겠습니다.

      며늘아기야. 고맙구나.

      자 다들 엄마에게 절하여라.

 

      큰애 일휘鎰輝 . 동생이 셋이나 되는구나.

      동생들이 싸우더라도 편을 들어선 안 된다.

 

      공평하게 다들 잘 돌봐 줘야 한다.

      똑같은 동생들이니까. 알겠지.

      . 할머니. 잘할게요.

 

      옳지. 순아順兒 도 알겠지.

      . 할머니. 싸우지 않을게요.

 

      그래 다 같이 형제가 된 거야.

      이제 싸우지 말고 서로 도우며 잘 지내야 한다.

 

백리해百里奚가 퇴근하여 낙우당樂于堂에 들어오자, 이미 이야기

들은 대로 벌써 아이들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하루아침에 세 식구가 늘어났구나.

      성희成僖가 장가를 가서 딴 살림을 차리고

 

      요세繇勢도 가족과 나가 사니 텅 빈듯하더니 

      식구가 늘어나니 사람 사는 것 같구나.

 

      하하. 어린아이가 넷이나 되니

      오늘부터 바람 잘 날이 없겠구나.

 

      며늘아기가 고생이 많게 생겼어.

      잘 챙겨주고 잘 가르쳐 주어라.

      예에. 아버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이들은 금세 자란단다.

      키울 때는 힘들지만 지나고 보면 잠시란다.

 

      며늘아기야. 아이들이 싸울 때는

      옳고 그름을 가리더라도 편便은 들지 마라.

 

      비록. 네 속으로 낳지 않았더라도

      네 자식으로 품는 방법이니라.

 

      어릴 때 마음의 상처는 평생을 가느니라

      모두 다 네 자식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네 명 다 서당書堂에 보내어

      공부를 잘하도록 보살펴주어야 한다.

 

      아버님. 말씀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꼭 그렇게 하여 제 자식으로 만들겠습니다.

 

會者定離 去者必返 生者必滅

회자정리 거자필반 생자필멸

 

만날 회. 놈 자. 정하다 정. 헤어질 리.

갈 거. 놈 자. 반드시 필. 돌이킬 반.

날 생. 놈 자. 반드시 필. 꺼질 멸.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으며

      떠나간 것은 언젠가 돌아오게 되며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기 마련이다.

 

      그릇되게 돌아가는 일은

      결국에는 올바르게 정리되며,

      시작된 일은 끝이 있기 마련이다.

 

      이 말은 법화경法華經에 나오며, 법화경法華經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줄여서 부르는 이름이다.

 

      이는 대승불교에서 전하는 이야기로,

      내용이 길고 사상적으로 돌출된 불경이다

 

      이는 천태종의 근본 경전으로 화엄종과 함께

      우리나라 불교사상 확립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백리해百里奚는 이제 주변이 안정되자, 똑똑하고 성실하게 보이는

난진欒軫을 불러 마음속의 포부를 물어보게 된다

 

      네 나이가 몇 살이나 되었느냐.

      이제 열여덟 살입니다.

      으응. 벌써 그리되었구나.

 

      그만한 나이면 장가갈 나이도 되고

      나랏일을 하여야 하지 않겠느냐.

 

      장차 무슨 일을 하고 싶으냐.

      저는 외교外交의 일을 보면 좋겠습니다

 

      외교外交의 일이라

      왜 외교外交의 일을 보고 싶어 하느냐.

 

      세상을 많이 돌아다녀 보아, 세상 물정과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외교外交 라는 게

      많은 걸 미리 알아내야 하고,

 

      장차將次의 일을 잘 판단하여야 하니

      장수將帥가 되어 싸우기보다 어렵단다.

 

      그래 잘 해낼 수 있겠느냐.

      나라를 위하여 열심히 하여 보겠습니다.

 

      그리고 난진欒軫 .

      너는 무예를 누구에게서 배웠느냐.

 

      평소 형님이라고 불렀지만

      이젠 매형이 되었습니다.

 

      매형妹兄의 이름이 무엇이냐.

      서리보胥利父 라 부릅니다.

      으음. 그러한가.

 

      요세繇勢가 마침 잘 왔구나.

      무슨 일이 있느냐.

      아니옵니다. 그저 인사차 들렸습니다.

 

      요세繇勢 는 난진欒軫의 무예를 더 가다듬게 하고,

      매형 되는 서리보胥利父를 불러오게끔 하여 보아라.

 

      그리고 품성을 확인하고 추천하여라.

      예에. 서리보胥利父를 만나면 그리하겠습니다.

 

      난진欒軫 . 네 매형은 언제쯤 올 것 같으냐.

      무예를 익힌다며 떠나가, 집에 있지 않습니다.

 

184 . 덕필 유린은 무슨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