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81 화. 어떤 마음으로 노래 부르나.

서 휴 2022. 8. 28. 15:59

181 . 어떤 마음으로 노래 부르나.

 

은 갈대 대롱을 엮어 만든 관악기이며, 막목莫目은 나무속을

파내어, 작은 방망이로 두들기는 타악기이다.

 

        그리고 소라로 만든 소라 나팔.

        물소 뿔로 만든 뿔피리 또는 뿔 나팔.

 

취구吹口는 본래 새의 주둥이를 말하는데, 라는 악기는

취구吹口에 입을 데어 단소短簫 처럼 옆으로 부나, 피리와 다른

점은 취구吹口 부분이 단소 윗부분을 잘라 붙인 것처럼

생겼으므로, 그 모양을 보고 의취적義吹笛 이라 부른다.

 

        퉁소는 원래 동소 洞簫라 쓰는데,

        신화시대 복희伏羲 씨가 처음 만들었다고 하며,

 

        퉁소는 대나무 속의 마디를 모두 뚫어내고,

        입구를 조금 파내어 입으로 부는,

        죽부竹部에 속하는 공명共鳴 악기이다.

 

        금은 대나무를 가로로 비껴들고,

        한쪽 끝부분에 있는 취구吹口에 입술을 대고,

        호흡하는 바람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죽부竹部의 공명共鳴 악기이다.

 

        생황笙簧은 둥근 박통에 17개의 죽관竹管

        꽂아 만들며, 옆에 튀어나온 취구에 입을 대고

        불면 황이 진동하면서 소리를 낸다.

 

        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기원전 1046년대에는

        청동기 시대를 겪으면서, 구리로 만든 이나,

        청동제 타악기인 정은 우리의 징과 비슷하다.

 

        특종特鐘은 구리 로 만든 큰 종으로

        길이가 50cm 정도이며 나무망치로 친다.

 

        둥근 접시 모양의 작은 징小鑼을 나무틀에 10개나

        달아매고 작은 나무망치로 치는 운라雲鑼 도 생겨난다.

 

춘추시대春秋時代는 기원전 770년대부터 시작되어, 그때는 이미

철기시대였으며, 칼과 창과 화살촉이 모두 철로 만들어지면서,

전쟁이 크게 벌어지는 역할을 돕게 되었다.

그때부터 청동과 철을 합금한 악기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일반 백성들이 좋아하는 원추형의 나팔喇叭

        구리와 철의 합금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상고시대 이전부터 역사적으로 중국은 고조선의

        후예인바, 같은 문명권이었으므로, 고대 악기는

        상고시대부터 서로 사용하던 것으로 우리 악기와

        비슷한 것이 많아, 우리 악기 이름을 적용했다.

 

악단장은 대금大笒. 중금中笒. 소금小笒. 피리觱篥. 단소短簫,

퉁소洞簫. 횡적橫笛. , 디지竹笛 와 함께 향비파鄕琵琶. .

. 공후箜篌. 아쟁牙箏. 생황笙簧을 앞줄에 배치하며,

 

뒷줄에 정. . . . 소금小金. 석경石磬. 뿔 나팔. 뿔피리,

소라 나팔, 질 나팔喇叭과 함께 양옆에 큰북을 세워놨으므로,

대취타大吹打에 편성하여 반주 단의 모양새가 그럴듯하다.

 

        백소아百素蛾는 두 분의 상경과 대부들과 종친들 앞에

        음식 탁자를 갖다 놓은 걸 일일이 멀리서 점검하며,

 

        차려진 음식과 술을 충분히 준비되었는가.

        다 먹은 음식은 다른 음식으로 바꿔드릴 수 있는가,

 

       술병인 표주박이 비면 재빨리 바꿔주도록

       시녀들에게 꼼꼼히 거듭 교육했다.

 

두씨杜氏 부인도 예쁘게 보이려, 무대화장에 애를 썼으며, 옷도

맵시를 내느라 정성을 다하였지만, 빠짝 긴장하고 있다.

 

        두씨杜氏 부인은 너무 긴장한 탓일까.

        몽롱해지면서 홀로 걱정을 하게 된다.

 

        사람이 성공하면 옛일은 잊어버린다는데

        나를 알아보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더구나, 모른 체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별생각이 다 들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거문고의 현은 소리를 끌어당기기도 하고, 흘려버리기도 하고,

굴리기도 하면서, 손가락의 힘에 변화를 주어 현을 누르는 위치를

자주 옮겨주며, 누르는 위치를 그대로 두고도, 줄을 비틀기도 하고,

 

손가락 끝으로 튕겨내며, 음과 음 사이에서 미세한 음정을

만들어내야! 하므로 많은 숙련이 필요한 악기이다.

 

        숙련된 고수高手 들만이 거문고의 비단 현

        누르거나 튕겨내면서, 나오는 소리가

        노랫소리에 맞추어 사람의 목소리와 함께

        합창合唱을 시킬 수가 있다.

 

악단장樂團長은 마지막 예행연습豫行演習을 이미 마쳐 있었으나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니며 지침指針을 주기에 바쁘다.

 

        두씨杜氏 부인. 잘 들으시오.

        부인이 부를 노래는 첫 번째가 견우牽牛와 직녀織女

        애달픈 사랑 노래 오작루烏鵲淚 이며

 

        두 번째가 연회에 참석한 손님들을

        축복하는 노래로 육소蓼蕭가 될 것이며

 

        세 번째가 어여쁜 소녀가 매실梅實을 던지며

        사랑할 짝을 기다리는 표유매摽有梅 입니다.

        절대로 잊으시면 안 됩니다.

 

옹성雍城의 유지들이 시끌벅적하게 앉으며, 종친 들과 대부들이

각자의 식탁에 앉고, 마지막으로 들어와 건숙蹇叔과 백리해百里奚

나란히 앉으니, 시녀侍女 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탁자마다 음식을

나르고 술이 담긴 표주박을 갖다 놓기에 바빠진다.

 

악단장이 일어나 대취타大吹打를 지휘하니, 취주악吹奏樂이 먼저

울리고, 북을 치는 고인鼓人이 힘차게 북을 두드리며, 취타吹打

풍류風流가 울리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고장난명孤掌難鳴 이란 말이 있다.

        외로울 고. 손바닥 장. 어려울 난. 울 명. 으로

        손바닥이 외로우면 울리기가 어렵다.

 

        하나의 손바닥으로 손뼉 소리가 나지 않듯

        혼자 힘으론 일해내기가 어려우니

        모든 사물은 짝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마음이 흘러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이심전심 以心傳心의 말처럼

둘이서 서로 마음이 통하여야! 한소리를 낼 수 있다는 뜻이리라.

 

        마음에도 전기電氣가 흐른다고 한다.

        흐르는 전기電氣는 상대를 감전感電 시키며

        보내는 마음을 받아주게 만든단다.

 

사람의 목소리는 세월이 흘러가며, 늙은 몸에서 쉰 소리가 섞여

나오나, 바탕에 깔린 음색은 남아있어,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도,

쉰 목소리가 전류처럼 흘러가, 마음에 감전을 일으켜 서로의

마음을 통하게 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어울려 제각각 떠들어도, 알던 목소리를 가려낼 수 있는

신비함을 신께서 만들어 주셨다 하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야오구(腰敲 요고)를 멘 어여쁜 처녀들이 나아가

        야들한 몸매를 뽐내며 어여쁘게 춤을 추고

 

        녹색의 청삼靑杉을 입은 남녀가 쌍을 이루어

        상아象牙 나 짐승의 뼈로 조그맣게 만든

        아박牙拍을 엄지와 검지의 손가락에 끼우고

 

        서로 부딪쳐 딱딱 경쾌한 소리를 내며

        흥겹게 아박무牙拍舞를 춘다.

 

        세 사람이 한 덩어리가 된 사자가 나오며

        춤꾼들이 흥을 돋우어 흥겹게 사자춤을 추며

        분위기를 들뜨게 잡아가기 시작한다.

 

얼 후를 들고 노래 부르는 가수와 고쟁이를 들고 노래 부르는

가수와 향비파鄕琵琶를 뜯으며 노래 부르는 가수들이 차례대로

나아가서, 제마다 가진 기량을 모두 발휘하려 애를 쓴다.

 

        사이사이에 개인 요술이나

        체조하는 아슬아슬한 묘기나

 

        무용수가 나와 멋들어진 춤을 추며

        짤막한 연극이나 만담도 곁들여진다.

 

두씨杜氏 부인은 오후 세 시가 넘어 차례가 돌아왔다.

두씨杜氏 부인은 한판의 운명이 걸린 노래를 불러야 한다.

두씨杜氏 부인은 천천히 걸어 나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오작루 烏鵲淚

 

        아 아. 슬퍼라.

        임은 그날까지 올 수 없다니

 

        내 마음도. 저 까마귀도. 저 까치도

        자꾸만 눈물 흘리고 있네.

 

        보고픈 마음을 어찌 기다림으로 달래라 하시오.

        보고픈 마음을 어찌 눈물로 달래라 하시오.

 

        기다림에 지쳐 내 가슴에 맺힌

        붉은 피가 온 은하수를 붉게 물들이며

        한없이 흘러가기만 하네.

 

        외로운 마음에 허허로운 바람만 스치고

        애타는 내 마음 바람결에 멀리 날려 보내어 도

 

        아무런 대답조차 없어

        피맺힌 내 마음만 부는 바람에 찢겨나가네.

 

        일 년에 한 번이라니,

        그 한 번의 날마저 왜 이리 더딘지 눈물만 흐르네.

 

        저 까마귀도 저 까치도

        허공의 은하수를 바라보며

        내 마음처럼 기다림에 지쳐 울고 우네.

 

직녀織女가 견우牽牛를 간절히 보고파 하는 노래로, 아주 느리면서도

애절하게 부르니, 듣는 사람의 애간장을 끊는 듯하게 만든다.

 

백리해百里奚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노래에 움찔하며, 고개를

앞으로 쭉 빼내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어 노려보고 있었다.

 

        저 여인은 누구일까.

        나이 든 여인이 어쩌면

        저리 애달프게 노래를 잘 부를까.

 

        멀리 떨어져, 무대화장을 짙게 하여

        누구인지 알 수가 없구나.

 

        거참 이상하구나.

        저 거문고, 저 목소리, 듣던 소리인데

 

        그래 옛날 내가 듣던 노래인데,

        가사도 어떻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

 

        하기야. 오작루烏鵲淚누구나 부르는 노래이지

        그렇지, 아니야, 아닐 거야.

 

백리해百里奚가 고개를 쑥 빼 거문고를 치는 여인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는 다시 편안히 앉으니, 모든 관객이 백리해百里奚

아주 긴장하는 모습을 보다가,

 

거문고를 타며 노래 부르는 여인을 번갈아 보며, 갈채의 손뼉을

치게 되니, 악단장이 긴장하게 되며, 무대 뒤에서 숨어서 보던,

백소아百素蛾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심 스래 쳐다보게 된다.

 

        내 남편 백리해百里奚 가 아직,

        저리도 나를 알아보지 못한단 말인가.

 

두씨杜氏 부인이 한참 망설이자, 악단장이 안타까워 손짓하니

두씨杜氏 부인은 마음을 가다듬으며 거문고에 다시 손을 올린다.

 

        고생하던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으면

        마음이 변하여 구차苟且 한 옛일은

        모두 잊으려 하는 게 세상 사람들이다.

 

        그렇다. 바쁜 세상에 살면서

        하루하루 닥치는 일에 전념하다 보면

        지나간 과거사는 잊히게 마련이다.

 

        내 남편 백리해百里奚 도 그런 사람일까.

        숱한 역경 속에 지나간

        구차苟且 한 과거사는 모두 다 잊어버리고,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말았을까.

 

        그럴까. 그저 그런 사람일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백리해百里奚는 설마 하며 두씨杜氏 부인의 태도를 노려본다.

杜氏씨 부인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함에 너무 섭섭한 마음이

앞섰으나, 다시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시 거문고에 손을 올리고,

두 번째 노래인 육소蓼蕭를 부르기 시작한다.

 

        육소蓼蕭는 국화과菊花科의 여러해살이풀로

        크게 다 자란 쑥을 말하며,

        우리는 이를 다북쑥이라 부른다.

 

        쑥은 이슬을 머금으며 자란다, 하여,

        신성한 주술적 효능이 있다고 하였으며,

        사람을 보살펴 주는 약초로 사용되고 있다.

 

쑥에 이슬이 맺혔다는 표현은 이미 모두 좋은 인연이 맺혀 있기에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는 뜻으로, 제례에 참석한 손님들을 축복하는

노래로 불렀다.

 

육소蓼蕭는 시경詩經에 나오는 노래이며, 시경詩經은 중국의

고대 사회에서부터 춘추시대春秋時代 중인, 기원전 550년대까지

살아오던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시와 노래를 모아 엮어 만든

책으로, 중국 최초의 시가집詩歌集 이다.

 

        공자孔子가 천하를 돌아다니다, 60이 넘은 만년에

        고향에 돌아와 제자들을 가르치며, 시경詩經

        만들고는 인간의 가장 순수한 감정이

        시와 노래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182 . 오고 대부를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