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101∼200 회

제 182 화. 오고 대부를 아시나요.

서 휴 2022. 8. 29. 09:21

182 . 오고 대부를 아시나요.

 

공자孔子는 시와 노래는 사실적이면서도 진정성이 있어거짓 없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사람의 마음을 순화시키고 안정시키면서,

새로운 생각과 깨달음을 하게 한다고 말하였다.

 

      사람의 마음을 어질게 하는 데는,

      이보다 더한 본보기가 없도다.

       를 적극적으로 공부하면 좋겠노라.

 

중국 고대로부터 전승되어 흘러오는 민속 노래가 3,000 편이

넘었으나, 공자孔子가 이를 305편으로 선별하여 추렸으며

사침思沈 하여야 사무사思無邪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이 뜻은 깊이 생각할수록 사특私慝 함이 없어진다는

        것이며, 읽으며 깊이 생각하여야, 사악邪惡 함이 없는

        올바른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사특私慝 함이란 자기만이 아는 나쁜 생각이란 뜻일 것이다.

시경詩經은 크게 풍 . 세 가지로 분류되고,

민간에서 부르는 노래로 160편이나 되며, 는 소아 74편과

대아 31편으로, 제후 나라들의 궁중에서 부르던 노래들이다.

 

은 주송周頌 31편과 노송魯頌 4편이며상송商頌 5편인데,

주로 조상임과 신에게 제사 지내는 노래들이다.

 

       주송周頌은 주나라 때의 노래이며

       노송魯頌은 노희공魯僖公 때의 노래이며

       상송商頌은 상나라 때의 노래이다.

 

시경詩經의 내용은 광범위하며, 통치자들의 삶의 행적과 귀족들의

생활상과 부패함을, 그리고 일반 백성들의 사랑과 이별과 끈끈한

의 모습이 소박하게 그려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사대성인 중의 한 사람인 공자孔子가 기원전 

       550년에 태어나 기원전 479 71세의 나이로 돌아가셨으며

      시경詩經은 공자孔子가 돌아가시고 난 후인

      기원전 470년경까지 계속 편집하여 만든 책이 된다.

 

      이후로도 활발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어

      한대漢代에서 유가儒家의 경전經典에 편입되게 되며

      시경詩經을 오경五經 중에서도 으뜸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 육소蓼蕭는 시경詩經 소아小雅 편에 들어 있으며, 많은 제후가

왕실의 천자를 알현하였을 때, 천자가 천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연酒宴을 베풀어 주며 연주하던 악가樂歌 이다.

 

또한, 백성들은 제례祭禮에 참석한 손님들을모두 좋은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다면서, 손님을 반기며 축복하는 노래로 불렀다.

 

        육소蓼蕭

 

蓼彼蕭斯 零露瀼兮        (육피소사 령로서혜)

旣見君子 我心寫兮        (기견군자 아심사혜)  

燕笑語兮 是以有譽處兮 (연소어혜 시이유예서혜)

 

     다 자란 저 큰 다북쑥 이슬에 젖어 촉촉하구나.

     이제 임을 만나보니 내 마음 후련하여지누나.

     잔치에 서로 웃으며 이야기 나누니

     이에 즐겁고 마음 편안하도다.

 

蓼彼蕭斯零露瀼瀼   (육피소사 령로양양)

旣見君子爲龍爲光   (기견군자 위용위광)

其德不爽壽考不忘   (수덕불상 수고불망)

 

     다 자란 저 큰 다북쑥 이슬에 듬뿍 젖어있구나.

     이제 임을 만나보니 가없는 영광이로다.

     그대의 덕을 그르치지 않으려니

     잊지 않으며 오래오래 살아가리라.

 

蓼彼蕭斯零露泥泥  (육피소사 령로니니)

旣見君子孔燕豈樂  (기견군자 공연개제)

宜兄宜弟令德壽豈  (의형의제 영덕수개)

 

     다 자란 저 큰 다북쑥, 이슬에 함빡 젖어있구나.

     이제 임을 만나보니, 즐겁고 편안하여지누나.

     그 형에 그 아우라, 착한 덕에 즐겁게 오래 살리라.

 

蓼彼蕭斯零露濃濃  (육피소사 령로농농)

旣見君子鞗革沖沖  (기견군자 조혁충충)

和鸞雝雝萬福攸同  (화란웅웅 만복수동)

 

     다 자란 저 큰 다북쑥, 이슬에 흠뻑 젖어있구나.

     이제 임을 만나보니, 가죽 고삐 많이도 드리웠구나.

     방울 소리 딸랑딸랑 만복을 함께 비노라.

 

두씨杜氏 부인이 육소蓼蕭 노래를 밝으면서도 힘차게 부르자,

백리해百里奚는 깜짝 놀라면서, 두씨杜氏 부인을 멍하게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지 못하여, 꼼짝 못 한 채로 노려보기만 하였다.

 

      아니, 내 마누라가

      그렇게 찾으려 애쓰던 내 마누라가

      여기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니,

 

      아니 어쩐 일이야생시야, 꿈이야 

      너무나 갑작스레 만나게 된다니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이로구나.

 

관중觀衆 들은 백리해百里奚가 또 왜 저럴까또 무슨 일인가 하며

바라보다가백리해百里奚 와 두씨杜氏 부인을 번갈아 보게 되며,

하나둘 손뼉을 치니 모두 함성을 지르며 다 함께 손뼉을 쳐댄다.

 

      악단장은 재빨리 나아가 급히 손짓하며

      세 번째 매실梅實을 던지며.라는 노래인

      표유매 摽有梅를 빨리 부르라고 독촉한다.

 

      두씨杜氏 부인이 백리해百里奚를 노려보고 있으니

      장내의 관중들이 오히려 긴장하게 되며

      또다시 두 사람을 모두가 번갈아 보게 된다.

 

두씨杜氏 부인은 천천히 거문고에 손을 올리며지정해준 노래인

표유매 摽有梅를 부르려 목청을 가다듬으려다 너무 슬퍼진다.

 

       아직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까.

       정말 몰라본다는 것인가.

       혹여모르는 체하려는 짓은 아닐까.

 

두씨杜氏 부인은 백리해百里奚를 노려보다가한참 만에 가슴과

허리를 펴며에 서렸던 마음을 힘주어 거문고를 치게 된다.

 

      百里奚 五羊皮 憶別時  (백리해 오양피 억별시)

      烹伏雌 春黃虀 炊扊扅  (팽복자 용화제 취염이)

      今日 富貴 忘我爲       ( 금일 부귀 망아위 )

 

백리해 여, 염소 가죽 다섯 장이여

이별하던 그때를 기억하시나요.

암탉을 삶고 서숙을 절구질하여

문짝으로 익히던 그때를

오늘날 부귀하시니 나를 잊으셨나요.

 

      百里奚 五羊皮      (백리해 오양피)

      父梁肉 子啼饑      (부양육 자제기)

      夫文繡 妻澣衣      (부문숙 처한의)

      嗟乎 富貴 忘我爲 (차호 부귀 망아위)

 

백리해 여, 염소 가죽 다섯 장이여

아비는 고기를 뜯고 자식은 배고파 우는구나.

남편은 비단옷 입고 아내는 빨래를 빨고 있네.

슬프다 부귀하시니 나를 잊으셨나요

 

      百里奚 五羊皮       (백리해 오양피)

      昔之日 君行而我啼  (석지일 군위이아제)

      今之日 君坐而我離  (금지일 군좌이아이)

      嗟乎 富貴 忘我爲   (차호 부귀 망아위)

 

       백리해 여, 염소 가죽 다섯 장이여

       지난날 그대 떠날 때 나는 슬피 울었소.

       오늘날 그대는 높이 앉아있건만

       나는 마당 아래 떨어져 있네요.

       슬프다, 부귀하시니 나를 잊으셨나요.

 

두씨杜氏 부인은 노래를 부르다 못내 참지 못하여 거문고에

쓰러질 듯 엎어지자, 거문고는 큰 굉음을 일으켰으며또한

어깨를 들먹이며, 한 맺힌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하였다.

 

       아니아니저런저런.

       내 마누라가 맞잖아맞아요.

 

백리해百里奚는 벌떡 일어나 좌석을 헤집고 달려나가눈물이

범벅된 두씨杜氏 부인을 덮치며꼭 끌어 앉고 얼굴을 비벼댄다.

 

       여보여보 가 맞지.

       여보이게 웬일이야이렇게 만나다니.

 

두씨杜氏 부인과 백리해百里奚가 서로 끌어안고한참을 소리 내어

푸지게 울어대자이 애절한 광경을 바라보던 관중들도 따라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가모두가 일어나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장내가 또다시 들썩거리자악단장이 눈치 빠르게 음악을 돋우어

나가자백리해百里奚가 고함지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여러분나는 소원을 풀었소이다.

       이렇게 소원을 풀다니 꿈만 같소이다.

 

춤은 천천히 고상한 학춤으로 가더니에 겨워 빨라지게

되면서, 우습게 몸을 비틀고꾸물꾸물 지렁이를 흉내 내다가

뱀처럼 꼬기도 하며새처럼 날기도 하며더 빠른 춤을 춘다.

 

      이제는 원숭이처럼 얼굴을 긁으면서

      네발로 뛰기도 하며,

 

      관객들에게 달려가기도 하면서

      호랑이처럼 두 손으로 잡아 먹을 듯이

      어흥거리며 어슬렁거리기도 한다.

 

      음 메에송아지 소리를 내기도 하며 

      엄마 소를 찾아가듯 뛰었으며,

 

      히이 잉소리를 내면서 

      망아지처럼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것이다.

 

소 키우던 시절과 말 키우던 시절을 외롭게 지내며홀로 마음에

새기던 애환哀歡이 자기도 모르게 다 묻어 나오는 듯하였다.

 

       저게 누구야

       오구 대부야.

       아니야오고 대부야

       시 꺼시 꺼오구 나오고 나한 사람이야.

 

       맙소사제일 높은 상경上卿 임이

       저리 체면 없는 춤을 즐겁게도 추다니

 

많은 구경꾼이 하도 우스워 눈물과 콧물이 섞여 내려도 닦아내지

못하며따라서 흥겨워져 덩달아 춤을 추며 다 같이 즐거워한다.

 

      사자가면과 일반 춤꾼들이 뛰쳐나오고

      야오구(腰敲 요고)를 멘 어여쁜 처녀들이 몰려나오며

      무용수들이나모든 예인이 뒤쫓아 나오면서

      풍악風樂은 점점 빨라지며 소리가 높여진다.

 

      구경꾼 모두가 일어서서 덩실덩실하며 

      노천무대는 완전한 축제장으로 변하여 

      잔칫날 술판처럼 분위기가 극에 달한다.

 

건숙蹇叔은 백리해百里奚의 춤추는 모습을 보며저 많은 흥을

가지고 지나간 많은 세월을 어떻게 참으며 살아왔을까를

생각하는 눈으로 바라보다가 눈물을 훔치며 일어나서,

힘찬 손뼉을 치다가 백리해百里奚 와 어울려 춤을 춘다.

 

백리해百里奚는 한참 만에 춤을 멈추고, 자기 마누라를 만나게

해주어 고맙다며 하늘에 인사하고관중들에 큰절을 올린다.

 

       여기 있는 이 사람이 내 마누라요.

       정말내 마누라가 맞습니다.

       여러분너무나 고맙습니다.

       만나게 해주어 정말로 고맙습니다.

 

백리해百里奚는 솔직하고 겸손한 용기로 일어나 관중을 향하여

큰절을 올리며, 두씨杜氏 부인을 소개하는 것이다.

 

       나라 백성은 모두가 백리해百里奚

      피맺힌 사연에 동정하게 되었으며

      인간적으로 좋아지게 되면서

 

      백리해라는 이름보다 염소 가죽 다섯 장으로

      데려온 오고대부五羖大夫는 이름으로

      널리 소문이 퍼져나갔다.

      이 소문은 꼬리를 물고 이웃 나라까지 퍼져나갔다.

 

백소아百素蛾는 연회장을 정리하고, 연회를 치른 경과를 상세하게

군부인君夫人 목희穆姬에게 보고하게 되며, 백리해百里奚

두씨杜氏 부인의 손을 잡고 낙우당樂于堂에 들어가게 된다.

 

      이 낙우당樂于堂이 이제야 안주인을 맞이하는구려.

      어서 들어갑시다. 왜 이러시오.

      왜 들어가지 않고 망설이는 거요.

 

두씨杜氏 부인은 낙우당樂于堂의 현관玄關에 들어서려다 망설이며

백리해百里奚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이 낙우당樂于堂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 흘렸는지 아시는지요.

 

      진작 알았다면 찾아오지 그랬소.

      아니. 그게 쉬운 일이었나요.

 

두씨杜氏 부인은 이 집에 들어서기가 그리도 어려웠던가 하는

생각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백리해百里奚를 쳐다본다.

 

      여보. 많은 세월 동안 고생 많았소.

      이제 다 모여 살 수 있게 되었소.

      이제 마음 놓으시오.

 

백리해百里奚는 두씨杜氏 부인과 낙우당樂于堂에 들어왔으며,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불현듯 아들 백리시百里視에 관하여 묻는다.

 

      아들 시는 장가나 갔소이까.

      그게. 그것이.

      무얼 망설이는 거요.

 

      혼인하여 아이가 둘이나 있습니다.

      손자 손녀가 있다는 말이요.

 

      같이 데리고 사는 거요.

      그게. 그것이. 그간에 여유가 없었습니다.

 

      허 어.  손자 손녀가 둘이나 있는데.

      같이 살지 않는다니, 되는 말이요.

 

백리해百里奚는 두씨杜氏 부인이 그간에 여유가 없었다고 말을

하며 원망하듯 쳐다보자, 모두 다 자기가 다 책임졌어야! 하는

일이었다는 걸 깨달았으며 지나쳤음을 알고는 멋쩍게 웃는다.

 

183 . 회자정리가 무슨 뜻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