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제 97 화. 섣부르게 전쟁을 벌여선 안 된다.

서 휴 2022. 4. 27. 17:16

서휴 춘추열국지

 

     31. 시험대에 오르는 관중

 

97 . 섣부르게 전쟁을 벌여선 안 된다.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이 추천한 다섯 명의 인걸 人傑에게

벼슬을 내리어 각기 맡은 임무를 수행하게 하였으며,

 

이에 따라 관중管仲이 재상 자리를 받게 되자 크게 기뻐하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자기 성정性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과인은 불행하게도 사냥과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바,

 

      이것이 나라를 다스리고 패업覇業을 이루는데

      혹여 해가 되지는 않겠소?.

 

      그와 같은 성정性情은 해가 되지 않나이다.

      그렇다면 어떤 성격이 해가 됩니까.

      주군께서는 들어보시옵소서.

 

관중管仲은 나라를 다스리고 패업覇業을 이루는데 군주로서 갖춰야!

할 성품性品 과 인품人品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나라를 다스리고 패업覇業을 이루는데

       어떤 성품이 해가 된다고 봅니까.

       주군께서는 들어보시옵소서.

 

       현자賢者를 몰라보는 것이 해가 되고

       현자賢者를 알고도 쓰지 않으면 해가 되며

       현자賢者를 데려다 쓰면서 믿지 않으면 해가 되나이다.

       

       또한, 믿으면서 소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면

       반드시 해가 따라오게 되나이다.

 

       으 흠, 모두 절절히 옳은 말이오.

       이 모두 명심銘心 하겠소이다.

 

관중管仲은 군주로서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여 쓰려 한다면, 군주

자신부터 훌륭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여 말하였다.

 

       이번 인사에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하나 있소.

       주군께서는 말씀하여 보시옵소서.

       주공, 무엇이나이까?

 

       이번 주요 인사에서 죽마고우 竹馬故友이며

       목숨까지 구해주면서 재상으로 까지 천거한

       포숙아鮑叔牙를 어찌하여 빼 논 것이오.

 

       포숙아鮑叔牙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것이오.

       아무래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소.

 

       주군께서는 좋은 지적을 하셨나이다.

       포숙아鮑叔牙는 당연히 요직에 있어야 하오나?

 

       포숙아鮑叔牙 처럼 정해진 법과 예

       잘 지키는 데는 그 이상 따를 사람이 없나이다.

 

       하오나 개혁改革 하고자 할 때는 법과 예

       만들어 나가야 할 사람이 필요하나이다.

 

       이제 나라에 필요한 개혁법改革法이 정해지면,

       개혁改革의 실천자實踐者로 꼽아야 하옵니다.

 

       그에는 포숙아鮑叔牙 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옵니다.

       허허, 그리 깊은 뜻이 들어있었소.

       주군, 황공惶恐 하옵나이다.

 

포숙아鮑叔牙는 죽마고우인 관중管仲의 능력을 먼저 알아보고

작은 실수를 감싸주며, 자기가 먼저 잘되려 하는 욕심과 시기심을

버리고, 친구를 믿고 천거하여 끝까지 우정을 지켜나갔다.

 

       개혁법改革法을 잘 지켜낼 포숙아鮑叔牙포숙아

       인정하고 믿는 제환공齊桓公 그리고 관중管仲

 

       이 세사람의 큰마음은 개혁법을 시행하여 민생안정을

       이끌어내며, 제나라의 세력을 크게 넓혀 나가면서

 

       나라의 수많은 제후국諸侯國 중에서,

       경제나 군사력에서도 앞서는

 

       천하의 패권覇權 국가를 이루어 내기로

       약속하며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로 하였다.

 

제환공齊桓公은 관이오管夷吾의 말을 모두 이해하며 믿게 되면서

조정의 백관들을 불러 모아 다음과 같이 말을 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관이오管夷吾는 중보仲父가 되었소.

       누구도 관이오管夷吾 , 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지금부터는 중보仲父 라 부르시오.

 

       나라의 모든 큰일은 먼저 중보仲父에게 고하고

       그리하고 난 후에 나에게 알리도록 하시오.

 

       그 밖의 모든 일은 중부仲父의 결심을 받아

       맡은 바 임무를 다하도록 하시오.

 

사람들은 상대방을 존경하는 마음에서 이름 대신 자字를 썻기에

그동안 관이오管夷吾 이라 불렀었다.

 

       제환공齊桓公은 옛날 주문왕周文王

       강태공姜太公을 부를 때 상보尙父 라 불렀듯이,

       중보仲父 라 높여 부르게 하였다.

 

       중보仲父 라 부른 것은, 제나라가 생긴 이래로

       태공망太公望과 함께 가장 높여 부르는

       최상의 존경을 나타내는 존칭어가 되었다.

 

       이후로 관중管仲을 마치 부모처럼 완전히 믿고  

       중부仲父라 부르면서 존경하게 되었다.

 

제환공齊桓公의 명이 있고 부터는 백성들도 관이오管夷吾를 

중부仲父라 부르게 되었으나, 그 이후에는 성과 이름을 함께

부르기 쉽도록 하자며 관중管仲 이라 부르게 된다.

 

한편 노장공魯莊公은 제환공齊桓公이 관중管仲을 데려가 죽이지도

않으면서 도리어 제齊 나라의 재상으로 삼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제환공齊桓公이 관중管仲을 재상으로 삼았단 말인가.

       시백施伯의 충언이 정말로 맞는 도다.

 

       지금 와서 후회한들 관중管仲을 죽일 수가 있겠는가.

       포숙아鮑叔牙와 같은 일개 서생이

       나를 어찌 이렇게 기만하였단 말인가.

 

       분하구나. 이 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좋다. 관중管仲이 얼마나 똑똑한지 두고 보자.

 

       내 노군魯軍을 일으켜 제나라를 정벌하여

       건시대전 乾時大戰의 치욕을 갚고 말리라.

 

노장공魯莊公이 노군魯軍을 새롭게 징발하여 이미 훈련을 마치고

제齊 나라를 침공하고자 곧 진군한다는 소식이 퍼져 나갔다.

이 소식을 듣게된 제환공齊桓公 다급하게 관중管仲을 찾았다.

 

       내가 군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노魯 나라가 우리나라를 쳐들어오려 한다니

 

       이는 제후齊侯가 된 나를 무시하는 것이며

       이는 우리 제齊 나라를 얕잡아보는 것이오.

 

       중보仲父, 남의 나라의 침공을 받았어야겠소.

       우리를 무시하는 저 노魯 나라를 

       이번 기회에 버르장머리를 고쳐놔야 하겠소.

 

       우리가 먼저 노나라를 정벌해 버리고 싶소.

       중보仲父의 생각은 어떠시오.

 

       주공, 지금은 우리 제나라를 새롭게 만들 때이오며

       아직 내정도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건시대전 乾時大戰 후에 제군齊軍

       정비하지 않아 섣불리 출동할 수 없나이다.

 

       주공, 지금 군사를 일으켜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차라리 사자를 보내어 노장공의 분한 마음을

       달래주며 화해를 요청하십시오.

 

       중보仲父, 우리에게 폐한 노군魯軍은 더 어렵지 않겠소.

       지난번 전투에서 우리가 이겼지 않소.

       과인은 방어보다는 공격이 낫다고 생각하오.

 

       노장공에게 화해를 요청하는 건 말이 안 되오.

       좋소, 과인은 노나라를 정벌하고 말 것이오.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3일 낮 밤을 이야기하며, 서로의 의기와

서로 품은 뜻을 완전하게 합했다고 하였으나,그렇게  짧은 시일 내에

서로의 신망信望이 그리 쉽게 쌓여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제환공齊桓公은 입때까지만 해도

      관중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지 못했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어려움 없이 이뤄지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이다.

 

관중管仲은 조정 신료들의 모든 힘을 모아가며 제나라를 열심히

척척 개혁해나가고 있으면서도, 세상일이란 어려움 없이 쉽게 이뤄지는

일이 드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빨리 시련이 다가올

줄은 몰랐다. 그 때 갑작스런 노나라의 일로 첫 시련을 겪게 된다.

 

       제환공齊桓公은 이때만 해도 관중管仲의 능력을

       완전하게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지난번 건시乾時 전투에서 승리하였던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기 스스로도 얼마던지 승리할 수 있다는

       자만심으로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관중管仲을 전혀 관여시키지 않았으며, 완전히 빼놓은 채  포숙아를

대장으로 삼고, 중손추仲孫湫를 부장으로 삼아, 미리 장작長勺 땅에

나아가 노군魯軍을 아예 정벌해버리려는 생각으로 출정한다.

 

노장공魯莊公은 갑자기 제군이 갑자기 쳐들어와 장작長勺 땅에

진채를 세우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오자, 나라 공실에서는

초비상 상태가 걸리게 되며, 중신들이 조정에 모여들었다.

 

        아니, 나라가 벌써 쳐들어온단 말이냐.

        주공. 어제 막 출동하였다 하옵니다.

 

        제나라가 나를 이렇듯 심하게 기만하다니

        제환공齊桓公 이란 자가 나를 가벼이 보는구나.

 

        우리 노군의 준비는 어떻게 되가는가.

        군사의 징발은 어떻게 되가며

        군대의 치중은 얼마나 준비 되었는가.

 

        어떻게 하면 제나라를 혼내 줄 수 있겠는가.

        이번 기회에 아주 혼을 내주리라.

 

        시백施伯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주공, 우리 준비가 부족한 것이 사실 이옵니다.

 

        준비가 덜되어  우리 상황이 매우 불리하옵니다.

        준비가 덜됐다고 가만이 있어야 되겠소.

 

        주공, 신이 추천할 사람이 있나이다.

        이 사람을 기용할 수만 있다면

        제나라의 침공을 물리칠 수 있사옵니다.

 

        그 사람은 어떠한 사람이오.

        성이 조이며 이름은 말沫 이라 합니다.

 

        동평東平 이란, 궁벽한 고을에 은거하고 있사온데

        아직 출사하지 않고 있나이다.

 

        그 사람은 진실로 뛰어난 병술가兵術家 이면서

        힘이 장사로써 훌륭한 장수이기에

        재상의 재목이라 할 수 있나이다.

 

        그렇게 훌륭하다면 왜 진작에 동평東平으로 가서

        조말曺沫 선생을 모셔오지 않은 거요.

        어서 모시고 오도록 하시오.

 

노장공魯莊公은 즉시 조말曺沫 선생을 데려오라 명하였고, 이에

시백施伯은 한적한 동평東平 땅으로조말曺沫을 찾아간다. 평소

친한 두 사람은 서로 반가이 인사를 나누자마자 농담부터 시작한다.

 

       나랏일에 바쁘신 상경 나리, 시백施伯께서

       이 누추한 초가草家에 웬일로 오시었소.

 

      조말曺沫 선생. 노장공魯莊公께서 부르십니다.

       무슨 일로 부르신 답니까.

       제나라가 쳐들어오는데 좋은 계책이 없겠소.

 

       고기 먹는 사람도 계책計策을 못 내는데

       어찌 콩잎 먹고 사는 사람에게서

       그렇게 귀중한 계책計策을 구하는 것이오.

 

       콩잎 먹는 사람이 계책計策을 내야

       장차 고기를 콩잎에 싸 먹을 수 있지 않겠소이까.

 

       자. 어서 일어나십시오.

       허 어, 꼭 가야 하겠소.

       아니, 안 가면 언제 뜻을 펼칠 수가 있겠소.

 

시백施伯은 오지 않겠다는 조말曺沫을 설득하여 알현시키니, 성급한

노장공魯莊公은 지금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조급하게 물어본다.

 

      조말曺沫 선생. 어서 오시 오.

      어떤 계책으로 제군齊軍을 막을 수 있겠소.

 

      싸움이란 모름지기 마땅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주공께서는 무엇을 믿고 싸우려 하십니까?


      내 비록 요순과 같은 성군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백성들이 의식주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있소.

 

      나의 것을 백성들에게 고루 나누어주었는데,

      어찌 백성들이 나를 위해 싸우지 않겠소?


      주공, 의식주를 베푸는 것은 작은 은혜입니다.

      작은 은혜로는 모든 백성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사오며

      화살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치지 않나이다.

 

      나는 조상에 제사를 지냄에 있어 정성을 다하고 있소.

      이제껏 한 번도 형식적인 제사를 올려본 적이 없소.

      이 정도면 하늘이 나를 도와주지 않겠소?


      정성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은 작은 마음일 뿐

      결코, 큰마음이라고 할 수 없나이다.

      하늘은 주공에게 복을 내리시지 않을 것입니다.

 

조말曺沫은 노장공魯莊公의 말을 듣고 나자 입가에 가소롭다는

듯 보이지 않는 비웃음을 지으며 무례하게 그냥 나가려고 하자,

이때 다급해진 노장공이 손을 흔들어 불러세우며 말하는 것이다.


      내 비록 모든 정사를 다 살피지는 못하나

      매사 일을 처리할 때는 백성과 정으로 하고 있소.

      이것으로도 안 된다면 제나라와 싸우는 것을 그만두겠소.


      정이야말로 백성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입니다.

      주공께서 백성들에게 그만큼 정을 베푸셨다면

      능히 제군齊軍과 싸워볼 만합니다.

 

 98 . 전쟁은 시간과 기회의 싸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