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제 99 화. 사람 고기 맛이 어떻습니까.

서 휴 2022. 4. 28. 15:01
서휴 춘추열국지
 

99 . 사람 고기 맛이 어떻습니까.

 

다음 해 6월이 되자, 나라의 장수 남궁장만南宮長萬

그 휘하 장수 맹획孟獲이 송군宋軍을 이끌고 낭성郎城으로 와서,

포숙아鮑叔牙와 중손추仲孫湫의 제군齊軍과 연합하게 되었다.

 

      낭성郎城은 지금의 산동성 소양호昭陽湖 근처이다.

      사수泗水 강변에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노나라 도성인 곡부曲阜 와 뱃길로 직접 연결된다.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송군宋軍은 낭성郎城 서남쪽에

      진채를 세우고, 제군齊軍은 동북쪽에 진채를 세웠다.

 

나라 연합군의 침공을 받자, 나라 공실은

깜짝 놀라 초비상이 걸렸으며, 이에 덜컥 겁이 난 노장공魯莊公

급히 중신들을 불러 모으며 대책을 세우려 한다.

 

      제나라와 송나라가 함께 복수하러 왔구나.

      저 연합군이 우리보다 군사의 수가 너무 많도다.

 

      송나라 맹획孟獲도 천하장사이지만

      저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촉산觸山의 가마솥을

      들어 올리는 자로 우리나라에는 저자를

      감당할 사람이 없어 정말 큰 일이로구나.

 

      어찌하면 좋겠는가.

      어서 서슴없이 말들 해보시오.

 

      주공, 신 공자 언이옵니다.

      싸움을 어찌 힘으로만 이기나이까.

 

      신이 아는 바로는 포숙아鮑叔牙

      매사에 조심하여 군용軍容이 정연하지만

 

      남궁장만南宮長萬은 힘만을 믿고 거만스러우며

      군사의 행오行伍나 규율이 흩트리러 져 있사옵니다.

 

      주공, 신에게 병거兵車를 내주시오면, 먼저

      송군宋軍을 일거에 쳐부수고 돌아오겠나이다.

 

      송군宋軍이 패하게 되면 제나라는 혼자서

      싸울 수가 없어 돌아가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공자 언은 남궁장만南宮長萬의 적수가 아니오.

      주공. 상대는 싸워봐야 압니다.

 

      주공, 보내주시면 꼭 이기고 돌아오겠나이다.

      허 어, 적수가 안 되는데 어찌 싸우려 하는가.

 

공자 언은 노장공魯莊公의 무시하는 말에 분함을 참지 못했으며,

그날 밤이 되자 자기 군사들만으로 노나라 도성인 곡부曲阜

우문雩門을 빠져나와 송군宋軍이 있는 서남쪽으로 향하였다.

 

      공자 언장수님. 초병이옵니다.

      송군宋軍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송군宋軍의 진지는 초병도 제대로 안 세우고

      모두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좋다. 이제부터는 모든 병거兵車의 말에

      모두 호피虎皮 가면을 씌우고 공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송군의 진채에 돌입할 때는

      병거兵車 마다 횃불을 많이 밝혀

      모든 병거兵車의 말들을 호랑이로 보이게 하라.

 

      자. 북을 울려라.

      무자비하게 때려 부수어라.

 

공자 언의 명령에 따라 갑자기 북소리가 울리자, 공자 언

부대는 함성과 함께 송군宋軍의 영채를 덮치면서 불을 지르며,

잠자던 송군宋軍을 무자비하게 도륙하기 시작한다.


      잠자던 송군의 군사들이 밖으로 뛰어나오자,

      이제는 뜻 아니하게 불을 켠 호랑이 백여 마리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며 들이닥치는 것이다.

 

송군宋軍의 말들이 호랑이인 줄 알고 날뛰다가 제각기 달아나버리니

송군의 진채는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송나라 군사들은 기절할 듯 놀라며
      창칼도 버린 체 몸을 돌려 달아나기에 바빴다.

 

      남궁장만이 제아무리 용맹한 장수라 하더라도

      달아나는 군사들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병거兵車에 올라타자마자

      가까이 있는 송군과 함께 후퇴하게 되었다.

 

노장공魯莊公은 뒤늦게 공자 언이 자기 부대만을 이끌고 송군을

공격하러 간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런, 공자 언의 부대가

      송군을 공격하러 갔다고 하였느냐.

 

      공자 언의 부대를 구하기 위해

      노군을 출동시키지 않을 수 없도다.

 

      조말曺沫과 전손생顓孫生 장수 등은

      어서 빨리 공자 언의 뒤를 쫓아가라.

 

노장공魯莊公을 필두로 한 노군이 공자 언의 부대를 따라잡았을

때는, 이미 송군宋軍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한창 달아나는

중이었으므로, 다행히 공자 언을 불러들였다.

 

      주공. 주공께서 어떻게 아시고

      송군宋軍의 진채인 이곳까지 오셨나이까.

 

      기습공격奇襲攻擊도 좋지만, 허락 없이

      혼자서 멋대로 작전하면 되겠는가.

 

      주공. 죄송하옵니다. 하오나

      저자. 남궁장만南宮長萬이 도망가고 있사옵니다.

 

      저놈을 붙잡아 다시는 우리 노나라 땅에

      넘어오지 못하게 하여야 합니다.

      좋다. 어서 빨리 추격하라.

 

잠을 자다가 대패한 송군宋軍은 승구乘丘 땅의 끝머리인 송

국경까지 후퇴하며 쫓겨갔으나, 이제 더는 물러서지 않겠다면서

갑자기 뒤돌아서면서 전열을 가다듬더니, 이제는 오히려 끝까지

추격해온 노군魯軍과 접전을 벌이려고 하였다.

 

      야. 이놈 남궁장만南宮長萬 .

      끝까지 도망가지 않고 왜 서 있느냐.

 

      야. 이 나쁜 놈들아.

      왜 잠도 못 자게 밤에 쳐들어오느냐.

 

      여기부터는 송나라 땅이다.

      이제 더는 물러설 수가 없다.

 

      맹획孟獲은 저 조말曺沫 장수와 대적하라,

      나는 노장공魯莊公을 직접 공격하리라.

 

      이 놈들아, 예의 없이 한밤중에 잠을 설치게 만들다니

      싸움다운 싸움을 한 번도 못해보았다.

 

      자, 지금부터 이기든 지든 결판을 내보자.

      자, 이놈들아, 덤벼봐라.

 

맹획孟獲은 맹렬히 쳐들어가 조말曺沫 장수와 싸움을 벌이게 되며

남궁장만南宮長萬은 말을 달리며, 노군魯軍을 무수히 죽이면서

노장공魯莊公 가까이 점점 다가가게 된다.

 

      저, 놈은 천하에 당할 자가 없다더니

      과연 무서운 놈이로구나.

 

      누가 저놈을 당해낼 수가 있겠는가.

      저놈, 남궁장만南宮長萬을 멈추게 하라.

 

      주공. 이 전손생顓孫生이 비록 나이가 들었으나

      이 청룡극靑龍戟으로 한번 대적해 보겠나이다.

 

역시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 모양이다. 전손생顓孫生10여 합이

지나자 30대의 남궁장만南宮長萬에 밀려 아주 위태롭게 된다.

 

노장공魯莊公은 나이가 많은 전손생顓孫生이 나아가 싸우다가

계속 몰리자 더 지체하면 죽게 되겠다며, 나라의 명품 화살인

금복고金僕姑를 재더니 남궁장만南宮長萬을 향해 정확히 날렸다.

 

      아이코. 내 어깨에 화살이 꽂히다니

      억. 왼 놈이 내 허벅지를 찌르느냐.

      아이코. 죽겠구나.

 

금복고金僕姑가 어깨뼈에 갑자기 꽂히자,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잠시

멈칫하더니 오른손에 힘을 주며 힘껏 화살을 뽑아내는 것이다.

 

그 순간에  장수 전손생顓孫生의 청룡극靑龍戟이 허벅지를 찌르자

남궁장만은 통나무 쓰러지듯 병거兵車에서 굴러떨어지고 만다.

 

      차우 천손歂孫은 저자 남궁장만南宮長萬

      이 앞으로 끌고 오라.

 

      많이 다쳤구나.

      남궁장만南宮長萬은 천하의 장수로다.

 

      죽이기는 아깝도다.

      빨리 치료해주고 옥에 가두어 놔라.

 

맹획孟獲은 남궁장만南宮長萬이 잡히자, 나라로 달아났으며

제군齊軍도 뒤늦게 노군魯軍을 공격하여 보았으나, 어이없이

송군宋軍이 패하여 달아나 버리니, 나라의 포숙아鮑叔牙

아무 성과 없이 돌아가게 된다.

 

      제환공齊桓公은 노나라에 앞서는 패하고,

      이번엔 국력을 다하여 출정시켰으나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오자 크게 실망하였다.

 

제환공은 이번은 송나라와 연합하여 노군魯軍을 공격하였으나,

아무런 성과도 없이 포숙아鮑叔牙가 돌아오자, 비로소 관중管仲이

한 말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몹시 후회하게 되었다.

 

      중보仲父는 우리가 패할 줄을 어찌 알았소?

      주공, 전쟁은 천하를 올바르게 세우려는 방편일 뿐으로

      싸우고자 함이 목적이 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명분과 준비가 없는 전쟁은 질 수밖에 없었나이다.

      이번에 주공께서 노나라를 친 것은

      명분에 의해서가 아니라 감정에 의해서입니다.

 

      주공, 수단이 되어야 할 전쟁이 목적이 되었기에

      준비 안 된 우리가 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옳은 말씀이오.

      중보仲父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소.

      중보仲父, 매번 깨닫는 바가 많소이다.

 

      나는 모든 걸 중부仲父에게 맡기고 좀 한가롭게

      지낼까 하니 꼭 필요할 때만 불러주시오.

 

       하오나 주공. 한 달에 두 번의 조례는

       꼭 참석하시어야 하옵니다.

       중부仲父, 내 그 약속은 지키겠소.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의 말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그의 지혜와

예리한 판단력을 뼈저리게 인정하게 되면서 더한층 신뢰하게 되었다.


      어찌 중보仲父에게 먼저 고하지 않고

      과인을 찾아오는 것이냐?


제환공齊桓公은 그때부터 국정의 일 모두를 관중管仲 일임하였으며,

중신 들을 중심으로 제나라를 다스려지게 하였다.

 

      그 후로는 오르지 취미 생활만을 즐기며

      자기가 좋아하는 사냥과 여자 그리고

      맛있는 음식에 심취하기 시작한다.

 

나라 옹이라는 땅에 무라는 젊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이 무巫 골에 산다, 하여 옹무雍巫 라 불렀다.

 

      옹무雍巫는 사람됨이 약삭빠르고 교활하여

      남의 비위를 잘 맞추었으며,

 

      그는 특히 요리 솜씨가 대단하였으므로,

      맛있는 음식을 보기 좋고 특이하게 만들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놀라게 하였다.

 

      옹무雍巫는 비슷한 나이의 수초竪貂

      제환공이 총애하는 시동侍童 이란 것을 알게 되고는,

 

      그로부터 틈만 나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수초竪貂에게 아첨을 다 하였다.

 

      이에 감복한 수초竪貂

      술과 여자를 좋아하면서도 미식가인

      제환공齊桓公에게 옹무雍巫를 천거하였다.

 

제환공은 술과 여자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미식가이기도 하여

음식의 참된 맛을 즐길 줄 아는 군주였다.

 

그는 옹무雍巫의 뛰어난 솜씨로 만든 요리를 여러 번 맛을 보고

감탄하였으며, 한번은 지나가는 말을 하게 되었다.

 

      주공. 맛있는 별미를 준비하였나이다.

      수초竪貂 . 매번 맛있는 별미를 누가 만드느냐.

 

      주공, 여기 이 사람 옹무雍巫 이옵니다.

      옹무雍巫는 어서, 인사 올리시오.

      주공, 소인 옹무雍巫 이옵니다.

 

      그래. 너의 요리 솜씨가 뛰어나다고

      수초竪貂가 많은 칭찬을 하더구나.

 

      너는 내 입맛을 모두 맞출 수가 있겠느냐.

      무엇이든 할 수 있사오니, 말씀만 하여주시옵소서.

 

      나는 육해공陸海空의 모든 걸 먹어보았는데

      한 가지 고기 맛이 항상 궁금하였다.

 

      무슨 고기인지 말씀해주시옵소서.

      사람고기 맛이 어떠한지 너는 아느냐.

 

제환공齊桓公의 공자 시절부터 따라다니며 충성을 바쳤던 수초竪貂

아침저녁으로 궁중을 드나들기가 불편하다 하여 스스로 생식기를

잘라버리고 환관宦官이 되어, 낮과 밤으로 제환공을 섬기는 자였다.

 

      이후로 제환공齊桓公은 더욱 수초竪貂를 신뢰하고

      총애하면서 잠시도 곁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였다.

 

 100 . 순간의 화가 일생을 망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