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제 94 화. 나라의 기강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서 휴 2022. 4. 26. 21:38

서휴 춘추열국지

 

     30. 관중의 사상.

 

94 . 나라의 기강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주공, 이제 막 군위에 오르신 주공께서는

       걸왕傑王이나 주왕紂王이 되고자 하십니까,

       탕왕湯王이나 주문왕周文王이 되고자 하십니까?

 

       이제 제나라에 관중管仲 이라는 기재奇才를 내리신바

       주공, 이것은 천명이 되옵니다.

 

       주공께서 천하 제후들을 호령하는 방백이 되고자

       하신다면, 하늘을 알고 때를 알고 사람의 일을 아는

       관중管仲인 관이오管夷吾를 부르심이 옳을 것입니다.

 

       주공. 관이오管夷吾가 신보다 뛰어난 점이

       다섯 가지가 있사옵니다.

 

       첫째로 너그럽고 부드러운 태도로

       백성을 다스리면서 은혜를 베푸는 점이 남다르며

 

       둘째로 나라를 다스리되, 그 근본을 잃지 않으며

       한결같이 그 근본을 지켜나가옵니다.

 

       셋째로는 충성심과 신의로써

       백성을 단결團結 시키는 점이 남다릅니다.

 

       넷째로는 변방의 오랑캐에게 예의를 가르치며

       교화敎化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사옵니다.

 

       다섯째로 북채를 한번 잡으면, 군사들이 감히

       후퇴할 생각을 못 하게 하는 지혜가 있사옵니다.

 

       은 과인을 감복하게 하는구려.

       은 관이오管夷吾를 데려와

 

       나에게 만날 수 있도록 하여준다면

       과인이 그의 배움을 한번 시험해보겠소이다.

 

그러나 포숙아鮑叔牙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있다가

제환공齊桓公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다음 말을 이어나간다.

 

       주공. 한 몸은 귀한자리에 앉을 수 없사옵고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부리지 못하오며

       소원함은 친근함을 따르지 못한다, 하옵니다.

 

       주군께서 만약 관이오管夷吾를 쓰고자 하신다면

       재상宰相의 자리에 앉히시고,

 

       그 봉록俸祿을 후히 내리시어

       부형父兄의 예로써 융숭하게 대하지 않으면

       그의 마음을 얻지 못할 것이옵니다.

 

       주공, 재상宰相 이란 사람은

       군주의 다음 자리에 있는 사람이옵니다.

 

       재상 될 사람을 가볍게 부른다면

       이는 그 사람을 가볍게 보는 행동입니다.

 

       재상宰相이 가볍게 보이면 군주도 역시 가볍게

       보이게 되므로, 천하의 기재를 대할 때는

       반드시 예로써 대하여야 하옵나이다.

 

       주군께서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시고

       현사를 존중하여 예로써 맞이하였다는

       소문이 천하에 퍼진다면

 

       나라에 와서 쓰임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자꾸 많아질 것으로 봅니다.

 

       의 말이 참으로 옳소이다.

       의 말이 옳은바 과인이 따르겠소이다.

 

       주공, 주군께서는 점을 치시어 길일吉日을 택하여

       성문 밖으로 나가 영접하시어야 하옵니다.

 

제환공齊桓公은 그제야 포숙아鮑叔牙가 의도하는 말에 크게

감복하면서 모두 다 깨닫게 되었다.

 

그 즉시 태사太卸에게 점을 치게 하였으며, 길일吉日이 받아지면

임치臨淄 성 밖으로 나가 관중管仲을 맞이하기로 하였다.

 

       포숙아鮑叔牙는 태사太卸가 정해준 택일擇日

       다가오자, 관중管仲을 당부堂阜에서 불러와

       성문 밖의 공관公館에 머무르도록 하였다.

 

       또한, 조당朝堂에서는 상대부上大夫에 어울리는

       의관衣冠과 포홀袍笏을 관중管仲에게 보내주며

       제환공齊桓公을 맞이할 준비를 시키는 것이다.

 

길일吉日이 되자, 제환공齊桓公은 목욕을 세 번 하고, 세 번 향을

뿌려, 몸을 정결하게 하고, 친히 성문 밖으로 나가 공관으로 갔다.

 

       관중管仲 또한 세 번 목욕하고 세 번 향을 뿌렸으며,

       상대부에 해당하는 의관을 쓰고 포홀袍笏을 걸쳤다.

 

       곧이어 어가御駕가 도착하자, 관중管仲

       제환공齊桓公과 함께 어가御駕를 타고

       조당朝堂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소문을 들은 많은 백성이 몰려나왔으며, 제환공齊桓公

관중管仲이 탄 어가御駕를 따라오는 행렬이 구름을 이룬 듯이

하였다고 한다. 이에 한 사관史官이 시를 지어 노래하였다.

 

       爭賀君 侯得相臣 誰知卽 是檻車人

       (쟁하군 후득상신 수지즉 시함거인)

 

       군주가 재상을 얻었음을 서로 다투어 축하하는데

       누가 알았으랴. 재상은 함거에 실려 온 죄수인 줄을

 

       只因此 日捐私忿  四海欣 然号覇君 

       (지인차 일연사분 사해흔 연호패군)

 

       이것은 단지 사사로운 감정을 버렸기 때문인지라

        많은 사람은 주저하지 않고 패자의 행동이라 하였다.

 

관중管仲은 조당에 당도하여 어가御駕에서 내리자마자 무릎을

꿇으며, 제환공齊桓公에게 머리를 깊숙이 조아리면서 죄를 청하였다.

 

       . 관이오管夷吾는 도륙屠戮 당할 죄를 지었사와

       죽음을 면한 것만으로도, 주공의 은혜를 입었사온데

       어찌하여 지나친 대접으로 욕됨을 또 얻게 하나 이 까.

 

제환공齊桓公이 어가御駕에서 내려, 친히 관중管仲의 손을 부여

잡으며 부축扶軸 하고 일어나 자리에 앉도록 인도하였다.

 

       이제 자리에 앉아주시오.

       이제 겨우 죽음에서 용서를 받았을 뿐이 온대

       어찌 감히 자리에 앉을 수가 있겠나이까?

 

       아니요. 이 좌정坐定 하여야만

       과인이 가르침을 청할 수 있겠소이다.

 

관중管仲이 제환공齊桓公의 명을 받들어 절을 올리고 일어났으며

자리에 좌정坐定 하자, 가 들어오며 둘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 제나라는 천승지국千乘之國 이었소.

       조부이신 희공僖公께서 위엄으로 제후들을  복종시켜

       소패小覇 라는 칭호를 얻으셨소이다.

 

       그러나 선군이신 양공襄公에 이르러

        정령精靈이 무상無常 하여지더니

       마침내는 큰 변란이 일어나고 말았소이다.

 

       과인이 간신히 사직을 붙잡아 보존하고 있지만

       백성의 민심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

       나라의 기운이 펴지지 않고 있소이다.

 

과인寡人이 국정을 개변改變 하여 새롭게 강령綱領을 만들고

새로운 기율을 세우려 한다면 무엇부터 먼저 시작하여야 하겠소?

 

       주공, , , , 라는 사유四維가 있나이다.

       이는 예절禮節과 올바른 정의正義와 검소儉素 함과

       부끄러워할 줄 아는 그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주공께서 예의염치禮義廉恥의 이 네 가지

       기강紀綱이 바로 서도록 만드신다면

       나라의 기운은 자연히 크게 일어나게 되옵니다.

 

이 네 가지 사유四維 중에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거나, 무시無視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이오?

 

       國有四維 (국유사유)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이 있사온데

 

       一維絶則傾 (일유절즉경)

       그 가운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二維絶則危 (이유절즉위)

       두 가지가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三維絶則覆 (삼유절즉복)

       세 가지가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히고,

 

       四維絶則滅 (사유절즉멸)

       네 가지가 끊어지면 나라가 망하고 맙니다.

 

       주공, 하나를 잃으면 나라의 안정을 잃게 되옵니다.

       주공, 둘을 잃어버리면 나라에 위기가 다가옵니다.

       주공, 세 개마저 없어지면 변혁이 일어납니다.

 

       주공, 넷 모두를 잃어버리면 나라 전체가 멸망하여

       다른 나라에 흡수되어 버리고 맙니다.

 

제환공齊桓公은 사유四維의 네 가지 모두를 잃어버리면, 나라가

하여 다른 나라에 흡수되어 버린다는 뜻을 크게 깨닫는다.

 

       어떻게 하면 능히 백성들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백성들을 부리고자 하신다면, 주공 스스로 먼저

       백성들을 사랑하시어야 하옵니다.

 

       백성이 주공의 사랑하는 마음을 알게 하려면,

       먼저 주공께서 백성들이 자기의 생활을

       스스로 안정시킬 수 있는 일을 조성하여주어,

       잘 먹고 잘살게 하여주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은 어떠합니까?

       집안의 가장이 가족을 위하여 힘쓰듯이

       군주는 백성을 위하여 지켜줘야 하오며

 

       항상 백성이 서로서로 연계連繫 하여 일하게 하면서

       백성은 자기 이익을 나라에 조금 바치게 하는 것입니다.

 

       나라 또한 그 이익을 백성에게 나누어준다면

       나라와 백성은 서로 친할 수가 있는 것이옵니다.

 

 그렇게 하면 백성과 친해질 수 있으나,

 그렇다면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오?

 

       주공,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은 쉬운 곳에 있나이다.

       후사後嗣가 끊어진 집안은 새로이 후사後嗣를 세워주어

 

       옛날의 종사宗嗣를 모시게 하면, 자연적으로

       백성들의 수는 늘어나게 되며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또한, 옛날의 죄를 사하여주시고,

       형벌을 줄이시고, 세금稅金을 적게 걷어 들이면,

       백성들은 부유富裕 해지나이다.

 

       주공, 부유富裕 해짐 속에 사랑이 나오는 것입니다.

       주공, 사랑이 나오는 곳에서 충성심이 일어납니다.

 

       어진 선비를 공경하도록,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면서,

 

       어진 선비에게 백성을 교화시켜 나아가게 한다면,

       백성들은 그들을 따라 예를 갖추게 되나이다.

 

       한번 영을 발하고 다시 고치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 영을 믿고 따르게 됩니다.

 

       이처럼 이런 것들이 변함없이 이어져 나가야.

       모든 백성이 서로 사랑하는 방도를 알게 돼 오며

       또한, 주공께서 백성을 사랑한다는 걸 깨닫게 되옵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방도가 그러하다면, 백성들이 본연本然

일에 임하게 하는 방도方道는 어떠하겠습니까?

 

       주공, 사농공상士農工商은 생활의 근본이 되옵니다.

       선비의 자식은 항상 선비의 직분으로 생업을 잇게 하고

 

       농부農夫의 자식은 항상 농업農業을 이어가며

       공상工商의 자식 역시 공상工商을 가업으로 이어가며

       이처럼 가업으로 생활을 안정시켜 나가게 해야 합니다.

 

       백성들이 각각의 가업家業을 바꾸지 않음으로써

       백성들은 스스로 안정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백성의 생활이 안정되었다면, 나라의 부족한 군사軍士는 어떻게

해결하며, 어떻게 메워야 하겠소이까?

 

       무장武裝 한 군사들을 양성하고자 하신다면

       죄를 지은 사람들이 그 죄를 용서받을

       마땅한 법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주공, 재물로 형벌을 감형하는 제도를 속형贖刑 이라

       하오며, 이제는 시행할 때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하고 비싼 무소의 가죽인 서피犀皮 한 장과

       한 자루를 바치게 하고

 

       그보다 가벼운 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가죽으로

       만든 방패防牌 와 창을 하나씩 바치게 하여야 합니다.

 

소의 가죽을 서피犀皮라 하며, 이는 옛날에 갑옷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하였으므로, 결국 소 한 마리의 값을 지우게 되는 것이 된다.

 

이는 일반 백성에게는 커다란 부담을 주게 되는 것이었으므로

이는 결국 무거운 죄를 짓지 말라는 뜻이 들어있는 것이다.

 

       사사로운 죄를 분별하여야 하며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돈으로 벌금罰金을 물게 하시고

 

       죄가 있다고 단지 의심받는 사람은

       일단 바로 용서하시어야 합니다.

 

       송사訟事를 거는 자나, 당하는 자 모두에게는

       화살의 묶음인 한 속을 바치게 하여

       서로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게 만드는 것입니다.

 

은 화살을 세는 단위單位 로써, 화살 12 개인 12 시矢를

말하나, 기록상으로는 그 숫자가 명확하게 잘 구분되어 있지 않다.

 

95 . 군사의 증강은 어떻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