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제 96 화. 여유에서 예절과 베풂이 나오는가.

서 휴 2022. 4. 27. 16:30
서휴 춘추열국지

 

96 . 여유에서 예절과 베풂이 나오는가.

 

       관중管仲은 경제정책에 뛰어난 정치가이자

       백성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사상가임에도

 

       백성이 먹고사는데 걱정이 없어야!

       개혁改革도 가능하다고 자세히 풀어가며 말하였다.

 

여기서 관중管仲의 사상을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기에, 관중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관자管子 라는 책에서 부민富民 부국富國

대한 사유四維 사상이 나오는바 조금만 소개할까 한다.

 

       부민 부국이란 백성이 부강해야 법과 질서를

       지키게 되는 것이며, 이에 나라가 잘된다는

       부국강병책富國强兵策을 말하는 것이라 하겠다.

 

전한前漢의 유향劉向이 편찬한 관자管子의 목민牧民 편에 관중의

정치사상의 요체要諦를 말하는 내용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목은 가축을 기르다, 또는 친다는 뜻이 되며

       목민牧民 이란. 백성을 잘 보호하여

       잘살게 해준다는 뜻이 되겠다.

 

       凡有地 牧民者 務在四時 守在倉廩

       (범유지 목민자 무재사시 수재창람)

 

       무릇 영지에서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사계절을 잘 살펴서 농사가 잘 되게 하여야 하며

       창고에 곡식이 가득 차도록 하는 데 있다.

 

       國多財 則遠者來, 地辟舉 則民留處.

       (국다재 즉원자래 지비거 즉민유처)

 

       나라에 재물이 많으면, 멀리 있는 사람도 오게 되며,

       토지가 개간된다면, 백성이 머물러 살게 된다.

 

       倉廩實 則知禮節, 衣食足 則知榮辱.

       (창람실 즉지예절, 의식족 직지영욕)

 

       창고가 가득 차게 되면 예절을 알게 되고,

       옷과 양식이 풍족하면 영화와 치욕을 알게 된다.

 

       上服度 則六親固, 四維張 則君令行.

       (상복도 즉육친고, 사유장 즉군영행)

 

       윗사람이 법도法度를 지키면 육촌까지 도타워지고,

       사유四維를 널리 베풀면 군주의 명을 행하게 된다.

 

       故省刑之要 在禁文巧, 守國之度 在飾四維.

       (고성형지요 재금지교, 수국지도 재절사유)

 

       그러므로 형벌을 줄이는데 필요한 것은

       지나친 사치를 금하게 하여야 하며

       나라를 지키는 법도는 사유四維 잘 닦는 데 있다.

 

       順民之經 在明鬼神, 祇山川敬宗廟 恭祖舊.

       (순민지경 재명귀신, 기산천경종묘 공조구)

 

       백성을 착하게 경영하는 방도는 귀신의 뜻이

       밝은 곳에 있으며, 종묘를 공경하여 산천에

       기도 올리면서 조상을 경모하는 데 있다.

 

      不務天時 則財不生, 不務地利 則倉廩不盈.

       (불무천시 즉재불생, 불무지리 즉창람불영)

 

       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힘쓰지 않으면,

       재물이 생겨나지 않으며,

       땅의 이로움을 개발하는 데 힘쓰지 않으면,

       창고가 가득 차지 않게 된다.

 

       野蕪曠 則民乃菅, 上無量 則民乃妄.

       (야무광 즉민내관, 상무량 즉민내망)

 

       들판을 황무지로 그냥 놔두면, 백성은 사악해지고

       윗사람이 마음대로 재물을 쓰면 백성은 난동을 부린다.

 

       文巧不禁 則民乃淫, 不璋兩原 則刑乃繁.

       (문교불금 즉민내음, 불장양원 즉형내번)

 

       꾸미는 사치를 금하지 않으면 백성은 음탕해진다.

       이 두 가지 근원을 막지 못하면 형벌이 번잡해진다.

 

       不明鬼神 則陋民不悟, 不祇山川 則威令不聞.

       (불명귀신 즉누민불오, 불기산천 즉위령불문)

 

       귀신의 뜻이 분명하지 않으면 백성은 깨닫지 못하며,

       산천에 기도하지 않으면 명령의 위엄을 듣지 않는다.

 

       不敬宗廟 則民乃上校, 不恭祖舊 則孝悌不備.

       (불경종묘 즉민내상교, 불공조구 즉효제불비)

 

       종묘를 공경하지 않으면 백성은 윗사람을 본받게 되고,

       조상을 경모하지 않으면 효도와 우애가 따르지 않는다.

 

       四維不張, 國乃滅亡 (사유불장 국내멸망)

       사유가 베풀어지지 않으면, 나라는 곧 멸망한다.

 

       傾可正也, 危可安也 (경가정야 위가안야)

       기우는 것은 바로 잡을 수 있고,

       위태로운 것은 안정시킬 수 있고,

 

       覆可起也, 滅不可復錯也 (복가기야 멸불가복착야)

       뒤집히는 것은 일으켜 세울 수 있으나,

       망한 것은 다시 일으켜 세울 수가 없다.

 

관중은 사유四維 즉 예, , , 를 지킴으로써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며, 이를 지키지 않을 때는 나라가 망한다고 하였다.

 

       國有四維 (국유사유)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이 있는데

 

        一維絶則傾 (일유절즉경)

        그 가운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二維絶則危 (이유절즉위)

       두 가지가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三維絶則覆 (삼유절즉복)

       세 가지가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히고,

 

       四維絶則滅 (사유절즉멸)

       네 가지가 다 끊어지면 나라가 망하고 만다.

 

       禮不踰節 (예불유절)

       예, 절도를 넘지 않음이며

       절도를 지키면 자기 분수를 잃지 않는다.

 

       義不自進 (의불자진)

       의, 스스로 자기를 앞세우지 않음이며,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면 행동에 어긋나지 않는다

 

       廉不蔽惡 (염불폐악)

       염이란, 자기의 잘못을 감추지 않음이므로

       자기 죄를 감추지 않으므로 악이 성할 수 없다

 

       恥不從枉 (치불종왕)

       치,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므로

       부정한 일을 멀리하게 된다.

 

       故不踰節, 則上位安 (고불유절 즉상위안)

       그러므로 절도를 넘지 않으면

       윗사람의 자리가 평안해지고,

 

       不自進 則民無巧詐 (불자진 즉민무교사)

       스스로 앞서 나아가기를 구하지 않으면

       백성은 교활함과 속임을 따르지 않는다.

 

       不蔽惡, 則行自全 (불폐악 즉행자전)

       잘못을 숨기지 않으면 행실이 저절로 온전해지고,

 

       不從枉, 則邪事不生 (불종왕 즉사사불생)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으면 사악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관중管仲의 부국강병책富國强兵策을 요약해 보면,

첫째, 농업農業 정책,

둘째, 경제經濟 정책,

셋째, 군사軍事 정책,

넷째, 인사人事 정책이면서

하나같이 베풂의 정책을 펼쳐내고자 함을 알 수 있다.

 

       백성이 먹고사는데 걱정이 없어야!

       나라의 발전도 나라의 개혁도 가능하다는 뜻을

       자세히 풀어가며 말하여주는 것이다.

 

       주는 것이 곧 얻는 것이다.

       이것을 아는 것이 정치의 비결이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도 관중管仲의 정치사상은 한마디로

세상의 모든 일은 베풂에서 나오며, 베풂에서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제환공齊桓公은 관중의 말에 크게 기뻐하였으며, 또다시 3일 동안

목욕 재계齋戒 하고, 태묘太廟에 고하고 난 뒤에, 관중管仲으로

하여금 재상宰相 자리를 맡아 국정을 운영하게 하려 하였다.

 

       경을 제나라의 재상宰相으로 임명하고자 하오.

       우리 제나라의 국정을 잘 살펴 주시 오.

 

       신 군후께 외람되오나

       신은 재상宰相 직을 사양하나이다.

 

       경을 우리 제나라의 재상으로 임명하여

       나의 큰 뜻을 펴, 방백方伯을 도모하고자 하오.

 

       어찌하여 인제 와서 사양한단 말이오.

       신은 큰 집을 짓는 데는 오로지 한 개의 재목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들어 알고 있나이다.

 

       또한, 큰 바다에 물이 넘실대는 이유는

       한 줄기의 강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와 같습니다.

 

       주군께서 반드시 그 큰 뜻을 이루고자 하신다면,

       신이 말하는 다섯 명의 인걸人傑을 쓰셔야만 하옵니다.

       다섯 명의 인걸人傑은 누구누구를 말함이오?

 

조당朝堂에 오르고 내려가면서 겸손한 태도로 읍하면서

앞으로 나가거나 뒤로 물러나는 것을 익숙한 자세로 하며

 

       한가로이 하는 행위나 언사를 말할 때를 판단하면서

       강해야 할 때는 강하게 하며, 부드러워야 할 때는

       부드럽게 응대하는 자질은 갖춘 자가 있사옵니다.

 

       이에 신은, 공손 습붕隰朋을 따를 수가 없사오니

       청컨대 공손 습붕隰朋을 대사행大司行으로 세우십시오.

 

토지를 개간하여 초목草木과 채소와 많은 곡식穀食을 거두어,

땅으로부터 이익利益을 크게 취하는 일에는, 제가 영월寧越

보다 못하옵니다.

주군께서는 영월寧越을 대사전 大司田으로 삼으십시오.

 

        또 넓은 평원에 나와서 수레에 바퀴를

       서로 비끄러매지 않아도 군사들이

       서로 발꿈치를 돌려서 달아나지 않게 하고

 

       북을 울려 그 소리로 삼군의 사기를 올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은

       신이 왕자 성보成父 만 못하옵니다.

       성보成父를 대사마大司馬로 임명하십시오.

 

옥사獄事를 집행할 때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 무고誣告

사람을 죽이지 않고 죄 없는 사람을 모함하지 않는 성정性情

신이 빈수무賓須无 만 못하오니, 빈수무賓須无를 대사리大司理

임명하여 주십시오.

 

       군주의 안색에 구애받지 않고 앞으로 나서서

       충간忠諫을 올려 결코 죽음도 불사하며,

 

       부귀에 마음이 꺾이지 않는 의기義氣,

       신이 동곽아東郭牙 만 못하오니

       동곽아東郭牙를 대간大諫이 되게 하여주옵소서.

 

주군께서 만약 나라를 발전적으로 다스리고 강병强兵을 키우고

싶으시다면 위 다섯 사람은 반드시 있어야만 하옵니다.

 

       주군께서 정녕 패공霸公의 패업霸業 을 이루고자

       하신다면 신이 비록 재주가 부족하오나,

 

       군명君命 을 받들어 미약한 힘이나마

       전력을 다하여 바치겠나이다.

 

제환공은 관중의 부국강병 책을 자세히 듣게 되자, 크게 감동을

받았으며, 이에 관중을 믿고서는 재상宰相의 벼슬을 내리게 되며,

나라에서 걷는 일 년치의 세금의 총액 중에서 1할만큼을

봉록俸祿으로 책정하여주었다.

 

        그리고 관중이 천거한 공손 습붕隰朋

        비롯하여 다섯 사람을 그 벼슬에 임명하며,

        각기 자기의 맡은 직무에 임하도록 하였다.

 

또한, 성문 위에 방을 걸어 부국강병富國强兵의 계책을 올리는

자는 모두 등용하여 그 계책을 실행하겠다고 공표하였다.

 

       이에 제나라 백성들은 군주인 제환공과

       조정의 신료들을 믿게 되면서,

 

       제나라가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며

       백성들의 살림살이는 태공망 시절보다

       더한층 부유해지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 중에 화식열전貨殖列傳이 있다. 화식貨殖은 재산을

불려나간다는 용어로, 여기에는 춘추시대부터 한나라 초기까지

재산을 늘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산동반도를 봉토로 받아 제나라를 만든 태공망太公望

       강상姜尙이 부녀자의 일을 장려하여 옷감을 짜게 하였으며,

 

       바닷가에서는 많은 소금을 만들어 천하에 유통시키고,

       또한, 공업을 일으켜 제나라를 부강하게 만든 전례가 있다.

 

       이로 보아 관중管仲의 부국강병책은 태공망太公望

       강상姜尙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97 . 섣부르게 전쟁을 벌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