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열국지 069∼100회

제 70 화. 우애와 효도는 우매한 짓인가.

서 휴 2022. 4. 19. 22:35

서휴 춘추열국지

 

    22. 형들을 죽이고

 

70 . 우애와 효도는 우매한 짓인가.

 

      위나라 상경 석작石碏이 진나라의

      진환공陳桓公과 재상 자겸子鎌의 손을 빌려

      반역자 주우州吁와 자기 아들 석후石厚를 죽이고

 

      공자 진을 형나라에서 모셔와 보위에 올리니

      공자 진을 위선공衛宣公 이라 부르게 된다.

 

위선공衛宣公은 원래 성품이 음탕하여, 여자라면 분별치 못하며

공자 시절에 형나라의 형비邢妃와 혼인을 하였음에도,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 위장공衛庄公의 첩실妾室 이었던

      어여쁜 이강夷姜과 부친 몰래 사통私通 하면서,

 

      아들을 낳았는데, 이를 숨기기 위해 민가에 맡겨

      키웠으며, 그 아들을 급자急子 라 불렀다.

 

망명 생활에서 돌아와 보위에 오른 위선공衛宣公은 이강夷姜

만나자, 또 검모黔牟와 석이라는 두 아들을 낳았다.

 

      주공. 정부인인 형비邢妃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이, 이강夷姜 보다 더 사랑하나요.

 

      어허. 이강夷姜 .

      너는 나의 정실부인正室夫人 이란다.

 

      호호, 정말이 세요.

      어허. 정말이고 말고.

 

      아들을 셋씩이나 낳았는데.

      정실부인正室夫人 이 아니고 무엇이겠냐.

 

      오. 사랑스러운 나의 이강夷姜 .

      급자急子를 세자로 세웠으니 이제 안심이 되느냐.

 

      주공. 고마워 눈물이 나오려 해요.

      우공자右公子 이 박식하고 올바른 사람이다.

 

      급자急子의 태부太傅로 삼았으니 잘 가르칠 것이다.

      주공. 너무나 고맙사옵니다.

 

위선공衛宣公이 여러 전쟁에 참여하는 사이에, 세자인 급자急子

어느덧 장성하여 16세가 되어 장가갈 나이가 된 것이다.

 

      이제 급자急子를 장가보내야지 않겠는가.

      어느 곳에서 급자急子의 배필을 찾겠는가.

 

      주공, 제희공齊喜公의 장녀인 선강宣姜을 맞이하소서

      어허, 그러한가. 제나라 라고 하면

      우리와 유대가 깊으니 더욱 좋겠도다.

 

      어서 제희공齊喜公에게 혼인 사절을 보내도록 하라.

      주공, 곧바로 서둘러 다녀오겠나이다.

 

제희공齊喜公은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력을 키워나가기 위하여,

정략결혼政略結婚을 시행하던 때이었으므로,

 

나라와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하려고, 애쓰던 때였으므로

첫째인 선강宣姜을 위나라에 시집보내기로 선선히 승낙하였다.

 

      혼인 사절은 잘 다녀왔는가?

      주공. 아무 탈 없이 잘 다녀왔나이다.

 

      신부 될 사람은, 어떠하더냐?

      주공, 학식도 높사오며 절세의 미녀이옵니다.

      허 어. 미녀라고, 그리도 어여쁘단 말인가.

 

      주공, 천하에 다시 없는 절색이라 하옵니다.

      그으래. 그렇게 아름답단 말이지.

 

      주공, 그렇사옵니다.

      주공, 나라의 온 백성들 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에도 소문이 널리 퍼져나가 있으며

      많은 청혼이 들어오고 있었사옵니다.

 

      다행히 제후齊侯의 승낙을 받아냈으니

      주공, 우리 세자께서 복이 많은 것이옵니다.

      허 어. 한번 보고 싶구나.

 

제후齊侯의 딸이 절세의 미녀라는 걸 알게 된 위선공衛宣公

미색을 탐하여 군침을 넘기면서도, 입으로는 말을 하지 않았으나

음탕한 그 버릇이 또 꿈틀거리며 나오려고 하는 것이다.

 

위선공衛宣公은 비수沘水 강물 위에 높은 누각을 짓기 시작하며

난간에는 붉은 칠을 한 위에 금빛이 번쩍이게 하였으며, 기둥과

서까래에는 오색단청을 하고 사방의 벽면에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는데, 그 규모가 크고 화려함이 눈부셔 모두 감탄하게 하였다.

 

      와 하. 며느님을 맞이하는데

      웬 누각을 저리 호화롭게 지을까.

 

      한번 들어가 보고 싶구나.

      아, 나도 시집가 저런 곳에서

      한번 살아봤으면 정말 원이 없겠다.

 

나라의 백성 들은 며느리를 맞이할 영빈관을 짓는 줄 알고,

시아버지로서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며, 모두 감탄하며 칭찬하였다.

 

      새로운 신부를 맞이할 곳이니라.

      앞으로 이곳을 신대新臺 라 부르도록 하라.

 

이때 송나라 송장공宋庄公이 정나라를 치겠다며 지원군을

요청한다면서 회맹을 갖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세자 급자急子는 어디 있느냐.

      어서 불러오도록 하라.

 

      예에. 아바마마. 급자急子 이옵니다.

      너는 송나라 회맹에 빨리 다녀와야겠다.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도록 하라.

 

위선공衛宣公은 세자 급자急子가 왕복으로 한 달 이상 걸리는

먼 송나라까지 회맹에 참석하도록 떠나가게 하였으며

 

급자急子가 떠나는 걸 보고는, 좌공자 예를 제나라에 보내

신부 될 선강宣姜을 맞이하여 신대新臺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신대新臺의 신혼 방에서 초례를 치르는 첫날,

      아들 급자急子 대신에 뚱뚱한 위선공衛宣公

      팔자걸음으로 당당히 들어가는 것이다.

 

선강宣姜은 세자인 급자急子에게 시집온 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늙은 위선공衛宣公이 천천히 걸어 들어오자 깜짝 놀라고 말았으나,

 

어쩔 수 없이 위선공衛宣公을 맞이하게 되며, 그의 부인인 강

라는 뜻으로, 선강宣姜 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는 것이다.

 

      며느리야. 새로 만들어 주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급자急子가 이제 겨우 16세가 아니냐.

 

      그래. 내 아들 급자急子에게, 아무렴

      새로운 신부를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고 말고.

 

그 당시 위선공의 음탕한 짓에 대하여, 衛 나라 사람들 사이에

이를 놀려대는 신대新臺 라는 노래가 불려지며 널리 퍼져나갔다.

 

      新臺有沘 (신대유비)   신대는 비수 위에 떠 있네,

      河水彌彌 (하수미미)   황하의 물은 출렁이고

      燕婉之求 (연완지구)   고운임 만나려 하였더니

      籧篨不鮮 (거저불선)   뚱보를 만나고 말았구나

      魚網之設 (어망지설)   어망을 쳐놨는데

      鴻則離之 (홍즉리지)   큰 기러기가 걸려드네

      燕婉之求 (연완지구)   고운 임 만나려 하였더니

      得此戚施 (득차척시)   개망나니를 만나고 말았도다.

 

거저籧篨와 척시戚施는 모두 추악한 모습을 가리키는 단어로 이는

위선공衛宣公의 악덕한 모습을 풍자한 것이 된다.

 

나라에서 강이라는 어여쁜 소저小姐는 세자 급자急子

배필로 왔지만 음탕한 시아버지에게 걸려들어, 비웃음 거리가

되고 말았다는 노래인 것이다

이 시는 시경詩經의 패풍邶風에 나오는 신대新臺 라는 시이다.

 

      급자急子가 송나라에서 돌아와

      신대新臺로 가서 복명 하자, 위선공衛宣公

      선강宣姜을 서모庶母로써 인사를 시키는 것이다.

 

급자急子는 신대新臺에서 선강宣姜을 신부로 맞이할 줄 알았다가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을 당했으나,

 

아버지 위선공衛宣公 과는 달리 성품이 어질고 착했으므로 원망하지!

않고 서모에 대한 예로써 선강宣姜을 대해주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전혀 내색하지 않고 신대新臺에서 나온다.

 

      급자急子 . 너는 주공을 원망하지 않느냐.

      어마마마. 참고 살아야지 어찌하옵니까.

 

      주공은 내가 없으면 못살 듯이 하다가

      선강宣姜이 오고부터는 얼굴도 볼 수가 없구나.

 

위선공衛宣公은 선강宣姜에게 푹 빠져 신대新臺에서 만 머무니

이강夷姜과 더욱 멀어지게 되며, 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지나간다.

 

      선강宣姜 . 너는 아들만 낳다니, 정말 기술도 좋구나.

      큰아들을 수라 하였으니 작은아들은 삭이라 부르자.

 

어미가 지아비의 사랑을 받아야, 자식도 귀여움을 받는다는 옛

말처럼, 위선공衛宣公이 선강宣姜을 총애하니, 옛날 급자急子

사랑하던 마음이 이제는 모두 수와 삭에게 쏟아지고 만다.

 

      아들 셋만 있다가 이젠 다섯이로구나.

      아들이 다섯이나 되니 얼마나 든든한가.

      수와 삭은 얼굴이 준수하게 잘 생겼도다.

 

그로부터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급자急子는 천성적으로

선량하여 부친인 위선공衛宣公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맏형으로써

동생들인 검모黔牟와 석과 수와 삭을 모두 잘 거두어주면서,

조금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고 지내왔다.

 

      급자急子 형님은 성품이 참 좋아요.

      수는 세자를 잘 따르며 좋아하는구나.

      예에. 어머님. 나는 급자急子, 형님을 좋아해요.

 

      삭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는 답답해서 별로로 생각해요.

 

위선공衛宣公은 천성이 어질고 효성스러우면서, 형제간의 우애도

극진히 잘 챙기는 공자 수를 더욱 사랑하고 아꼈었다.

 

      좌공자左公子 를 스승으로 정하여 맡기면서,

      장래에 공자 수가 군위에 오를 수 있을지 모르니

      잘 가르치라며, 은밀하게 당부도 하는 것이었다.

 

공자 수는 맏형인 세자 급자急子에 대한 좋은 말을 하지만,

그의 동생인 공자 삭은 천성이 교활하면서 엉뚱하였다.

 

      공자 삭朔은 15세가 되자,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장래에 후계자가 되겠다는 엉뚱한 계획을 세우면서,

      세자 급자急子 뿐만아니라 친형인 마저 죽이려는

      생각으로, 심복 중에서 남몰래 자객을 거느리게 하였다.

 

또한 공자 삭어머니 선강宣姜을 만나면 기회가 날 때마다 갖은

말로 충동질하며 세자 급자急子에 대한 나쁜 말을 지어내는 것이다.

 

      공자 삭. 뭐할 말이 있느냐.

      네. 어머니. 급자急子는 아바마마가 살아계시니

      우리 모자를 다정하게 대하고 있을 뿐입니다.

 

      급자急子는 형이고 우리는 동생입니다.

      앞으로 급자急子가 군위에 오르게 되면

      자연스레 이강夷姜이 국모가 될 것입니다.

 

      이강夷姜은 어머니에게 총애를 빼앗긴지라

      마음속으로 깊은 분노를 품고 있을 것이며

      이강夷姜은 반드시 복수하게 될 것입니다.

 

      어마마마, 그때는 어머니와 우리 두 형제는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처지가 되지 않겠나이까.

 

      삭. 나도 그런 일이 염려스럽구나.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할 텐데 걱정이로구나.

 

      어마마마, 사이 좋게 란 말은 어울리지 않나이다.

      이강夷姜이 그냥 놔두겠습니까.

 

선강宣姜도 엄연히 급자急子의 배필로 시집을 왔으나, 어쩌다가

나이 많은 위선공衛宣公의 부인이 되었으므로, 위선공衛宣公

죽고 나면, 두 아들의 장래가 걱정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선강宣姜은 급자急子와 마주치지 않으려 될 수 있으면 피하였으며

공자 삭은 어렸음에도 선강宣姜의 이런 마음을 잘 이용하였다.

 

      공자 삭. 어떻게 하면 좋겠냐.

      예에. 어머니. 세자인 급자急子를 몰아내야 하옵니다.

 

      급자急子의 친동생인 공자 검모黔牟와 석은 어떡하고.

      어머니, 그 둘은 아둔하여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급자急子를 몰아낼 수 있겠느냐.

      아바마마께서 세자를 폐하도록 만드소서.

 

      그으래, 그걸 어떻게 하지.

      어머니.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사옵니다.

 

선강宣姜과 공자 삭은 위선공衛宣公을 볼 때마다 매번 은근히

세자 급자急子를 헐뜯으며 좋지 않은 일만 일러바치는 것이다.

 

      동생 삭. 오늘은 급자急子 형님의 생일날이다.

      같이 가서 축하의 술을 올려드리러 가자.

 

      오. 와 삭이 같이 왔구나.

      세자 형님. 생신을 축하드리옵니다.

 

급자急子의 친동생인 공자 검모黔牟와 석과 같이 수와 삭

자리를 같이 하였다

 

서로 이야기 나누며 분위기가 익어가자 세자 급자急子와 수

너무나 친밀하게 서로 술잔을 권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막내인 삭朔은 이 분위기에 끼지 못하여 일어나게 된다.

 

71 . 모함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