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담항설
街談巷說
서 휴
가담항설 街談巷說
거리 가街 말씀 담談 거리 항巷 말씀 설說
길거리에 떠도는 이야기나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소문을
가담항설 街談巷說이라 한다.
도청도설 道聽塗說이나
가설항담 街說巷談도 마찬가지 뜻이다.
공자孔子와 순자荀子가 나눈
논어論語의 양화陽貨 편에
子曰 道聽而塗說 德之棄也.
자왈 도청이도설 덕지기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는 것은
덕을 버리는 것과 같다. 고 하였다.
길에서 들은 이야기의 진위를
확인하여 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그냥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의 덕을 그냥 버리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순자荀子는 권학勸學 편에서
小人之學也 入乎耳 出乎口
소인지학야 입호이 출호구. 라면서
소인小人의 학문은 귀 耳로 들어가
입 口으로 나온다. 고 하였다.
들은 것이나 배운 것을 깊이 새겨가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 생각도 없이
남에게 전하는 것을 꼬집은 말이다.
옛날에 패관稗官이란 벼슬이 있었다.
패관稗官은 위정자의 정치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백성들의 생활과 마음을 살펴보며
민간의 소문과 풍속을 수집하여
기록하는 일을 맡아하던 관리이다.
패관稗官 들은 떠도는 이야기를
사실대로 기록하였기에
상상을 가미하여 지은 소설과는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가담항설 街談巷說의 이 사자성어는
후한後漢의 초기 역사가인 반고班固가
지었다는 대작大作인 “한서漢書”의
예문지 藝文志에 소설小說을 실으며
소설小說이 어떻게 지어지는 가를
설명하는 내용에서 나오는 말이다.
소설이란 패관稗官 들이 수집한
이야기를 본디의 내용보다
창의적으로 과장되게 꾸미거나
미화시켜 만든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우리 고려시대高麗時代 중후기에
발달하였던 패관문학 稗官文學도
패관들이 기록한 신화 전설 민담을
소재로 하여
문학적 형태를 갖춘 서사문학인
설화문학 說話文學이라 할 수 있다.
가담항설 街談巷說은
길거리에 떠도는 이야기나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이야기이지만
근거가 부족하면서도 소문에 의하여
널리 연쇄반응 적으로 퍼져나가는
소문을 유언비어流言蜚語 라고 한다.
전쟁 공황 재해 정치적 혼란 등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였을 때
때때로사람들은 강한 불만이나
불안을 느끼게 되며
급변하는 사태에 대비할 확실한
정보가 부족할 때에 유언비어가
떠돌기 쉬우며 그 영향을 받게 된다.
험담險談이라는 말도 있다.
흉凶이 될 만한 것을 찾아내어
나쁘게 말하는 것을
험담險談을 말한다고 한다.
서로 아는 사이끼리 만나
무심코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남의 말을 하게
될 때가 있기도 하나
어느 사람은 취미나 습관처럼
아는 사람의 잘못된 점이나
흉凶이 될 만 한 점을 찾아내어
험담險談으로 즐기는 사람도 있다.
험담險談을 잘하는 사람은
어느 조직이나 어느 모임이나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퍼트린 말은 여러 개의 발이
달려있어 빨리 전해지기도 하며
천천히 전달되기도 하겠지만
돌고 돌며 여러 가지 살도 보태어져
퍼트린 본인에게 되돌아가게 되면
또 쉼 없이 새로운 흉凶을 찾아내며
또 다른 험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험담險談이란 악의적인 속마음이
가미되기에 흥미를 느끼게 되며
입으로 퍼져나가면서
당사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당사자에게 피해가 따르게도 한다.
그러나 세상은 공평한 점도 있다.
전하는 험담을 듣게 되는 사람들은
험담의 상대자에게 전해주게 되며
험담을 퍼트리는 사람을
그런 정도의 인격이 부족한 사람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험담을 퍼트리는 본인만 모를 뿐
뒤에서 손가락질을 받기도 하며
악의적인 낭설 꾼으로 인정하게 되어
가까이 하지 않으려 들며
험담을 잘 퍼트리는 사람이 막상
어떤 주요한 일을 이루려고 할 때에
남에게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피인물이 되어 있다는 걸
본인 스스로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