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이야기

항성

서 휴 2016. 9. 6. 14:10

항성

恒星 fixed star

서길수

 

   

그 자리에 있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을 무어라 할 까요

 

가을밤 들은 유난히 밝아요.

맑기 도한 밤하늘의 아름다운 들이지요.

 

들을 보고 있노라면

처음만나 맹세盟誓하던 우리모습이 생각나요

 

어께동무 하며 들을 세었었지요.

그랬었지요.

벌써 몇 십 년이 되가나 봐요.

 

풍파風波에 

세파世波에 시달리며 도

들에 맹세盟誓하며 살아왔지요.

 

그래요.

많이도 옮겨 다니며 살아왔어요.

 

몇 번이나 이사移徙 했는지 아세요.

아직도 몰라요

열 한번 이사한 걸 기억記憶 못하나 바요

 

기억記憶이라니요

당신이 있는데

당신의 기억記憶을 믿으며 살아왔지요.

 

사람은 세월歲月 따라 옮겨 다니는데

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지키고 있나 봐요.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니

붙박이이라며 항성恒星이라 부르나 봐요.

 

보이는 저 들은 모두 다 항성恒星일까요

태양太陽은 펄펄 끓으니 항성恒星이지만

지구地球는 흙과 돌덩어리로 굳어있어요.

 

빛나는 모두를 이라고 하지만

빛을 낸다고 모두다 항성恒星은 아니랍니다.

진짜 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들도 그래요

어린 아기가 태어나는 듯

새로운 들도 사람처럼 태어나나 봐요

 

들 사이에 떠있는 성간星間 구름 속에는

수소水素헬륨helium 등이 모여 있는

분자운分子雲이 있데요

 

어느 날 중력重力이 변하며

은하銀河가 크게 충돌하거나

하나가 죽으며 초신성 폭발을 하면서

 

가득한 분자운分子雲에 불을 붙이면

잔해殘骸성간물질들이 모여들어

둥글둥글 모양을 하게 되지요

 

내부 중심에서 중력重力이 생겨 끌어당기니

단단하게 뭉쳐지며 밀도가 촘촘해지지요.

 

새로운 은 내부중심에서 수소가 타면서

헬륨으로 바꾸는 핵융합으로

핵폭발이 이어지며

 

1천만 년에서 1천 5백만 년에 걸쳐

하나의 항성恒星으로 만들어진답니다.

 

이 되고나서도 수소를 태우며

늘어난 헬륨으로 핵융합을 계속 일으켜

 

핵융합으로 만들어지는 에너지

무수히 튀어나가며 별빛을 밝게 한답니다.

 

그렇게 살아가다가

내부 중심의 수소마저도 다 태우고 나면

은 부풀어 오르며 적색거성으로 변한답니다.

 

적색거성赤色巨星이 마지막으로 폭발하면서

항성恒星은 1백 수십억 년을 살다가 죽는다니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천문학자天文學者님 들에서 들은 이야기이지요.

 

항성恒星은  1백 수십억 년을 산다지만

우리인생은 100년을 겨우 산다니 얼마나 짧아요.

 

그래서. 짧은 기간에 모든 걸 다 겪게 하나 봐요

그래요. 당신 참 고생苦生 많았어요.

그래요. 우린 하게 살아온 것 같아요.

 

아이들도 살아가도록 다 내보내고

이제 우리 둘만 남아 있네요

 

이리와 봐요

처음만나 맹세盟誓한 것처럼

앞으로의 맹세盟誓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요

가을밤도 선선하고 별빛도 총총한데 

우리 어께동무하고 새로운 맹세盟誓 해볼까요.


'우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쌍성  (0) 2016.10.10
내몸 돌리기  (0) 2016.09.16
중력붕괴  (0) 2016.08.26
중성자  (0) 2016.08.10
초신성  (0) 201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