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를 찾아

길상사를 찾아 3.백석 4.금광

서 휴 2013. 2. 7. 13:23

길상사 吉祥寺를 찾아

서길수

 

3. 白石

 

삼청동 동네 끝에는

마을버스 들이 돌아갈 손님을 기다린다

 

이제는 삼청동을 지나

꾸불꾸불한 성북동 산길을 걸어야한다

 

험준한 북한산 

권력의 영욕이 배어있는 삼청동

 

그리고 성북동 꾸불꾸불한 고갯길 마루

白石 眞香 의 인생길도 순탄치는 않았으리라

 

白石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오산 고등보통학교 졸업 무렵

학교 선배 김소월 시인좋아하며

단편소설 [그母와 아들]을 써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조선일보사의 장학생으로

일본 도쿄 아오야마(靑山) 전문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1934년 조선일보 기자가 된다

 

1935년 시 <定州城>을 발표하고

그는 소설가가 아닌 시인이 된다


시집 <사슴>을 내며

世人 들에게 주목을 받으며 좋은 사람들을 많이 사귄다.

 

1935년 부터 1948년

십여 년간 를 많이 쓴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지방언어와 순수한 우리말 단어적절히 구사하며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내었다

 

그 십여 년간

白石이 詩를 많이 쓴 기간이라면

그만큼 풍파도 있었다는 이야기일까

 

잘생긴 얼굴 훤칠한 모습

모던보이(멋쟁이) 白石

여인들에게 호감이 가는 유학파 시인 白石

 

1935년 경 통영의 여인을 사랑하여

통영거제도를 다니며 들을 쓴다.

 

梨花女專을 다니는 아름다운 통영여인

그 여인은 白石을 흠모하며

마음으로 사랑하였단다.

 

그 당시에는 부모님이 결혼상대를 정하므로

통영 여인의 집을 찾아가 부모님에게

白石은 청혼의 예를 올린다.

 

부모님도 마음에 들어 조선일보에 근무하는 친척에게

白石의 집안을 조사토록 부탁한다.

 

그 친척은

白石과 같이 근무하며 친한

白石의 친구에게 알아보도록 한 것이다.

 

그 친구는 白石의 집안이 좋지 않은 것으로 이야기하고

그 친구가 白石 대신으로 장가를 간다.

그 여인과 그 친척과 그 친구의 이름은

밝히지 않기로 한다

 

그 여인이 白石의 첫사랑이 아니었을까

白石 첫사랑은 白石만이 아는 일

 

그러나 그 친구의 배신은

白石에게 충격이 되어 방황하게 만든다.

보다 못한 선배가

함흥 영생고등보통학교에 추천하여

영어선생으로 함흥에 가게 된다

 

살다보면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왜 배신을 할까

왜 배신을 당할까

 

친구의 의리보다도

눈앞의 목적이나 자기의 잇속을 먼저 챙기는

속성이 있어 배신하게 만드는 것일까

 

배신을 하고도

사죄하거나 후회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배신을 당하여

평생 한탄하며 사는 사람도 많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도 아닐 것이다  

정녕 그것이 살아가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인간사회는

후회하며 살아야하는 일들이

많이도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배신은 누가 만들어 할까

내 가까이

아는 사람들 속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랑하는 여인을 친구에게 빼앗긴 충격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삼지 못한 서러움을 잊으려

白石은 허전한 마음을 안고 함흥으로 떠났다

 

함흥에서 <가재미. 나귀>라는 수필을 써

동아일보에 발표한다.

아래 이 시는 白石眞香과 헤어져 신경 新京에서 쓴 이다

헤어져 홀로 있으며 그리운 마음에 쓴 것 같아 옮겼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밖은 봄철날 따디기의 누긋하니 푹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나서 흥성 흥성 할것이다

          어쩐지 이사람들과 친하니 싸단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것만 나는 하이얀 자리우에서 마른 팔뚝의

          샛파란 피ㅅ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것과 내가 오래 그려오든 처녀가 시집을간것과

          그렇게도 살튼하든 동무가 나를 벌인일을 생각한다

 

          또 내가 아는 그 몸이성하고 돈도있는 사람들이

          즐거이 술을먹으려 단닐것과

          내손에는 新刊書 하나도 없는것과

          그리고 그 아서라 世上事라도 들을

          류성기도 없는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눈가를 내가슴가를

          뜨겁게 하는것도 생각한다

 

4. 금광金鑛을 찾아라.

 

괴나리봇짐에는 호미와 망치와 돌을 담는 주머니

그리고 주먹밥과 소주燒酒가 들어있다

 

금광金鑛을 찾아야한다

전국 산을 떠돌며

이제 강원도 산골을 헤매고 다닌 지도 수년째다

 

진종일 헤매고 다니며 찾았으나

중복인 오늘은 참 무덥기도 하다

 

주먹밥은 다 먹은 지 오래다

소주나 한잔하자

 

참 어려운 일이야

참 어려운 일이야

 

남들은 잘도 찾는데

금광金鑛이 예 있소 하고

떵떵거리며 부자가 되어 사는데

나는 왜 십여 년을 찾아 헤매고

가산家產을 다들이 밀며

 

심지어 친척집 집문서를 훔쳐내

가까스로 저당 잡혀

마지막 돈으로 강원도에 왔건만

 

금광金鑛은 찾지 못하고 이렇게 헤매고만 있으니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이냐

이게 무슨 운명이란 말이냐

 

집에 간들 빚쟁이들만 기다리고 있을 터

가족들은 내 얼굴만 바라볼 텐데

 

 

어려운 형편에도

믿고서 돈을 빌려준 사람들

저당 잡힌 집문서는 어떻게 찾아주나

 

어찌 하여야 하나

어찌 하여야 하나

 

을까 죽는 것도 쉽질 않다

그래도 찾아나보고 죽어야지

 

그는 넋두리하며 주저앉아 소주잔을 기울인다.

한잔 두잔 세잔

 

따가운 햇살은 몸을 적시며

술기운이 온몸에 퍼져 먼 산을 바라보다

돌을 베개 삼아 잠이 든다.

 

얼마나 잤을까

해는 서산마루에 넘어가려 하고

해질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는 몽롱한 눈을 부비며 잠에서 깨어난다.

기지개를 펴고 멍하니 앞을 바라본다.

막연하다

 

베고 누운 베개는 까만 돌이었다.

그는 일어나려다 까만 돌을 본다.

 

왜 이리 돌이 까맣지

여기도 저기도

망치를 꺼내 두들겨 깨어본다

 

혓바닥으로 할터본다

찝찌름하다

아 이건 석탄이 아니냐

그는 호미를 들고

망치로 깨어보며 여기 저기 헤맨다

 

그는 내려와 금광을 찾았다고 떠든다.

아니다 석탄을 찾았다고 춤을 춘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ㅇㅇ탄좌의 숨은 비화를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렇게라도 성공했으니 얼마나 좋으랴

 

암울한 식민지시절

일본이 자원개발을 장려하여 세금 등에 혜택을 주니

 

갖은것 없이 손쉽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금광金鑛을 찾아나서는 것이었다.

너도 나도

 

眞香의 아버지께서는 일찍 돌아가시어

할머니 어머니 딸 형제 4명과 오빠가 있는 일곱 식구이다

眞香은 형제간 중에 막내이다

아닐까 맞는 거 같다.

 

알뜰한 어머니와 할머니 덕에 평온하게 사는 집이었으나

금광金鑛을 찾아다닌다는 친척이

집문서를 몰래 식산은행에 저당 잡혀 집이 날아간다.

 

형제 모두가 다니던 학교를 중단하게 되는

어려움을 겪게 되고

 

眞香白石을 만나는 인생행로

이렇게 시작始作이 된다

 

5. 眞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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