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이야기

가거도의 자살바위

서 휴 2012. 12. 24. 13:41

가거도 자살바위

서길수

 

 

가거 도는 멀리멀리 떨어져나가

흑산도에서도 두 시간 넘어 더 가는

 

서울 보다는 중국 상하이가 더 가깝다는

서해안 맨 끝에 외로이 서있는 섬이지요.

 

좁은 섬에 639m의 높은 독실 산만 우뚝 서서

온통 절벽에 논도 없는 척박한 곳이이지요

 

사람들은 돌을 헤치고 치워도

자투리 밭의 보리밥 먹기도 어려워

 

논이 있어야 쌀이 나오지요

오죽하면 시집 갈 때까지 쌀 두말 먹기 바쁘다고

서 말도 아니고 두말이랍니다.

 

찾아가려 해도 가기 힘들고

찾아오려 해도 오기 힘들고

가거도는 외로운 섬이 되어있지요

 

     푸른산 너머로 보이는 가거도

     나무짐만 안여도 내가 살것네

 

     가거산 무너저 평지나 되어라

     강물이 말라서 육지나 되어라

     바닷물에 대롱개는 서울구경하는데

     우리같은 사람은 목포구경도 못한다

 

     이밑에 강물이 육로가 된다면

     내발로 걸어서 천리라도 갈란다

 

     에야디야자 에야디야자 에헤여 에야

     에야자디어라 사나지로고나

 

가거도 여인들이 부르는

가거도 산다이’ 노래의 첫구절입니다

 

지금은 페리호가 있어

 4시간 반이면 목포에서 가거 도에 갈수 있으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목선타고 22시간 이상 가려면 지치기도하여

머물어 잠자며 꼬박 이삼일이 걸리던 곳이지요.


         외로운 섬 가거 도에

         송청호타고 뱃멀미하며

 

         철모를 때 뭣 모르고 시집와

         얼마나 고달픈 삶을 살아왔는가를

         잘 보여주는 노래입니다.

 

         노래하시는 분들은

         칠순안팎으로 팔순이 훌쩍 넘은 분도 많지만

         최호길 임이 북채를 잡고 장단을 치기시작하면


         가늘고 아름다운

         때 묻지 않은 목소리로 낭랑하게

 

         힘차게 바다에 뛰어들어

         신명이나 물질하듯 합창을 하신답니다.          

         상당히 빠르면서 힘찬 노래이지요.


         이제는 할 만큼 한 고생으로

         자식들에게 베풀 만큼 베푼 여유로움이

         환한 아름다움을 웃고 있지요


         척박한 가거도 섬에서 고기를 잡으며

         약초를 뜯으며 자녀들을 뭍으로 보내


         학계나 문화계나 사업계에서 도

         많은 활동을 시키며 성공하게 하지요

 

         어려운 곳에서 인생의 꽃이 피어나 듯

         고생하시며 도 모두 다

         오래 사시는 장수마을이 되었지요

 

온통 절벽인 가거 도에서

자살이란 바다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물살이 셉니다.

거센 파도가 치는 곳

한여름 해수욕도 어려운 가거도입니다

 

자살이란

괴롭고 괴로울 때 생각 안 해 본 사람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늘에 발을 차며 바다에 뛰어드는

바닷가 갯 동네 여인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자살을 합니다.

 

여인들은 자맥질하며

그렇게 자살을 하면서도

 

전복이나 소라나 성개나 미역 다시마 등

한겨울에도 나오는 걸 건져 올립니다.

 

내 생명보다 귀한 자식을 위하여 건져 올려

눈물을 삼키며 하나씩 행복을 만들어 나가지요.

그래요 자신을 죽이며 만드는 행복이지요.

 

하루하루 자살하는 마음이

가족의 아름다운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가는 곳마다 절벽이지만

가거 도에는 없습니다.

그래요 자살바위가 없습니다.

그저 아낙들의 사랑이 있습니다.

그래요 가족들의 사랑이 있습니다.

 

찾아가지 마세요.

가거 도에는 없습니다.

자살 바위가 없습니다.

 

온통 절벽인 가거 도에

오직 사랑 바위가 많습니다.

 

어기야 디여 아하 어기야

어기야 디여 아하 어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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