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401∼500회)

제 408 화. 자질이 안 되면 바꿔야 하는가.

서 휴 2023. 12. 25. 23:04

 408 자질이 안 되면 바꿔야 하는가

 

       제()의 상인(商人)이 제의공(齊懿公)이 되었을 때

       송(나라 군주는 송소공(宋昭公이었다.

 

       송소공(宋昭公)은 송양지인(宋襄之仁)으로 유명한

       송양공(宋襄公)의 손자이며, 송성공(宋成公)의 아들이다.

 

송소공(宋昭公) 초목왕(楚穆王)이 진(), (), (나라를

굴복시키자겁이나 스스로 찾아가 항복해 버리고 말았었다.

 

또한 초목왕(楚穆王)에게 잘 보이려 초(), (), (), ()

제후들을 맹제(孟諸땅의 소택지(沼澤地)사냥을 초대하였다가

부싯돌을 준비하지 않았다 하여 초목왕(楚穆王)에게 참담한 수모를

당하면서도 한마디 말도 하지 못 한 아주 유약한 군주였다.

 

       송양공(宋襄公)의 부인 왕희(王姬)는 주양왕(周襄王) 

       누이동생으로송성공(宋成公왕신(王臣)의 어머니가

       되며, 송소공(宋昭公저구(杵臼)의 할머니가 된다.

 

       할머니 왕희(王姬)는 비록 나이 60이 갓 되었으나

       아름다우면서도 몸이 풍만하고더욱이 남자를

       밝히는 체질이었으며글을 익혀 견문이 넓고

       사람을 잘 포용하는 좋은 자질이 있었다.

 

송소공 저구는 어린 세자 때부터 공자 앙(), 공손 공숙(孔叔),

공손 종리(鍾離), 이 세 사람과 항상 같이 붙어 다니면서, 사냥

등으로 즐기며 서로 격의 없이 친한 사이로 지내고 있었다.

 

       요즘 저구(杵臼)가 왜 보이지 않느냐

       또, 세 사람과 어울려 사냥 갔나이다

      고약한지고어찌 문안도 없이 다닌단 말이냐

 

송소공이 할머니 왕희(王姬)에게 문안도 드리지 않고, 조정 대신의

말은 듣지 않으면서, 세 사람만 인정하며 공족들도 멀리하자,

조당(朝堂)과 궁실에는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주공사마(司馬(이옵니다.

       신의 사마(司馬직을 공자 앙()에게 주시옵소서

       알겠노라공자 앙()은 사마(司馬직을 맡도록 하라

 

       주공사성(司城공손 수(이옵니다.

       이제 나이가 많은바 집에서 쉴까 하나이다.

       그렇다면 아들 탕의제(蕩意諸)가 맡도록 하라

 

송소공(宋昭公)의 문란한 행동으로 혹여 변란(變亂)이 일어날까를

염려한 신료(臣僚들이 하나둘씩 요직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사성(司城벼슬은 토목이나 건축공사를 관장하는 최고 관리다

       공자 포( 오늘 저녁에 내 궁에 들어오너라.

       내가 중히 할 말이 있노라

 

공자 포()는 송소공(宋昭公)과 배다른 동생이나그 용모가 훤칠한

미남이면서 몸 또한 건장하여왕희(王姬)가 비록 할머니가 되지만

마음속으로 사모하게 하며, 가슴을 더욱 두근거리게 하는 사내였다.

 

       할마마마부르셨사옵니까

       오오공자 포(어서 오너라

 

       할머니무슨 주안상을 이렇게 차리셨나이까

       으응이건 100년 된 참이슬이란 술이야

 

       정화수인 참이슬을 받아 강냉이 누룩으로 빚어낸

       아주 향이 그윽한 참이슬이라는 좋은 술이란다.

 

       허리를 펴고 숨을 천천히 들이쉬면서

       이 참이슬을 천천히 들이 마셔보아라

 

       100일을 마시면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워지고

       1만 일을 마시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면서

       신선(神仙)이 된다고 한단다.

 

       할머니참이슬의 맑은 향이 몸을 감쌉니다.

       호호그래한잔 더 하려무나

 

       할머니취할 듯 안 취할 듯 참 향이 좋은 술이네요.

       그래그렇지! 한 잔 더 하려무나

 

술 취해 잠자던 공자 포()가 눈을 떠보니, 캄캄한 속에 감칠

미끄러져 들어오는 풍만한 젖무덤이 몸을 포개고 있었다.

한창 젊은 공자 포()는 왈칵 힘차게 끌어안으며 몸부림쳤다.

 

       () 야!  이제 깨어났느냐

       아니 할머니!  제가 어떻게 여기에 자고 있지요

       괜찮다더 누워 있거라

 

밤새 끌어안았던 여인의 향취가 할머니 몸에서 나는 걸 느껴버린

공자 포()는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할머니

왕희(王姬)는 더욱 가까이 다가와 공자 포()의 손을 덥석

잡으며 엄청난 말을 하기 시작한다.

 

       공자 포(야!  너를 오래 지켜보았단다

       너는 저구(杵臼)를 어찌 생각하느냐

 

       저구(杵臼)는 군주의 자질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느냐

       앞으로 큰 변란이 일어날까 너무 걱정되는구나?

 

       공자 포(네가 군주가 되어보아라

       할마마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너는 멀리 바라보며 이 할미와 의논하거라

 

남달리 영특하였던 공자 포()는 할머니 왕희(王姬)의 비밀스러운

말에 따르기로 하고, 맹세하면서 이때부터 큰 각오를 하게 된다.

 

       내궁(內宮)에서 통정(通情)하게 된 두 사람은

       며칠이면 또, 만나 전처럼 참이슬을 마셨으며

       같이 의논을 하면서 둘만의 계획을 추진해 나갔다.

 

공자 ()를 군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왕희(王姬)는 송소공을

폐하기 위해, 호시탐탐(虎視眈眈 ) 기회를 노리기 시작한다.

       

       이때 송소공은 공족(公族들이 너무 많으면서,

       말들이 너무 많다면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에 세 사람과 모의하여, 큰소리치는 공족(公族

       무리를 나라 밖으로 몰아내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왕희(王姬)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거론된 문제의공족(公族)들에게

몰래 알려주게 되면서, 마침내 공족(公族)들이 들고 일어나 내란을

일으켰으며, 공자 앙(), 공손 공숙(孔叔) 공손 종리(鍾離)를 죽여

버렸다. 그러나 송소공은 그대로 두었다.

       이때 사성(司城탕의제(蕩意諸)는 자신도 살해당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한 나머지 노(나라로 달아나고 말았다.

 

평소 왕희(王姬)의 지침을 받는 공자 포()는 육경(六卿)을 높이

받들었기에육경(六卿)의 도움으로 내란을 일으킨 후손들을 모두

만나가며더는 서로 죽이지 않도록 화해시키면서 안정을 가져온다.

 

       주공공자 포(이옵니다.

       사성(司城탕의제(蕩意諸)는 아무 잘못이 없으므로,

       (나라에서 불러 그의 관직을 돌려주시옵소서.

공자 포()는 사성(司城탕의제(蕩意諸)를 노()에서 돌아오게

하였으며, 그때 제()의 공자 상인(商人)이 빈민에게 양식을 베풀며

민심을 산 후에 제후(齊侯)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이에

자기도 가재(家財)를 털어가며 빈민을 구제할 생각을 하게 된다.

 

       송소공 7년에 흉년이 들자공자 포()

       자기 집의 창고를 열어 굶주린 사람들을 구제했다.

 

       또한현자를 존경하고 노인을 높였으며

       나라 안에 70살이 넘은 노인들에게 곡식을

       나눠주며나라에서 안위(安危)를 묻게 했다.

공경대부들의 종족에게는 친소(親疏)를 불문하고 가재를 털어가며

경조사에 반드시 도움을 줬으며 또한, 뛰어난 재능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문하에 두어 후하게 대접하면서 벼슬을 받게 했다.

 

       송소공 8년에는 더 큰 기근(飢饉)이 닥쳤다.

       그때는 공자 포()의 창고가 텅 비어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희(王姬)가 궁중에 보관하고 있던

       보물들을 공자 포()에게 주어 빈민을 계속 돕게 했다.

 

이에 백성들은 공자 포()의 인자함을 노래로 부르게 되었으며,

공자 포()가 군주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할마마마이제는 때가 되었나이다

       할마마마어떻게 하면 좋은지 말씀해 주십시오

 

       으음걱정치 마라이미 알고 있노라

       저구(杵臼)가 며칠 후에 맹제(孟諸)로 사냥을 나갈 것이다.

 

       저구(杵臼)가 성문 밖으로 나가면이 할미가

       네 동생 공자 수()를 시켜 성문을 닫게 할 것이다.

 

       그사이 너는 성안의 송군(宋軍)과 가병(家兵)을 이끌고

       성문 밖으로 나가 저구(杵臼)를 공격하거라

       그리되면 일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한편 어질다고 소문이 나 있는 사성(司城탕의제(蕩意諸)항상

송소공(宋昭公)을 떠받들고 보좌하고 있었으며그때 마침

왕희(王姬)의 음모를 듣게 되자, 송소공(宋昭公)에게 고했다.

 

       주공께서는 사냥을 나가지 마십시오

       만약 나가신다면 돌아오시지 못할까 걱정이 되옵니다.

 

       허허누가 반역을 일으키려 한다면비록 성에

       있다 한들 어찌 그들의 손을 피할 수 있겠느냐

 

       우사(右師화원(華元)과 좌사(左師공손 우()

       과인이 돌아올 때까지 성을 잘 지키도록 하라

두 번의 흉년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걸 잘 아는 송소공(宋昭公)

그해 11월이 되자부고(府庫)에 들어있던 보물들을 꺼내 수레에

싣고는, 하얀 눈이 쌓인 날측근들과 함께 드디어 사냥을 떠났다.

 

이때 사성(司城탕의제(蕩意諸) 송소공(宋昭公)의 포기하는

마음을 알아차렸으며, 이에 슬픔을 감추면서 ()에서 돌아오게

해준 공자 포()의 고마움이 있었으므로 더는 만류하지 않았다.

 

       할머니 왕희(王姬)는 송소공(宋昭公)의 일행이

       상구성(商丘城) 성문을 열고 사냥을 떠나자

       우사(右師화원(華元)과 좌사(左師공손 우()

       궁중으로 불러 공자 포()를 모시도록 설득시켰다.

 

이때 공자 수()는 상구성(商丘城성문을 닫도록 명령했으며

그때 사마(司馬화우(華耦)는 송군(宋軍)을 향해 힘차게 외쳐댔다.

 

       대부인 왕희(王姬)께서 명하시었다

       오늘부터 우리 송(宋)의 군주는 공자 포() 다!

 

       이제 무도(無道혼군(昏君)을 쫓아내고, 덕을 갖추신

       공자 포(추대하여 우리 주군으로 삼고자 하노라

       우리 송군(宋軍이여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사마(司馬화우(華耦임의 말씀이 옳습니다

       공자 포(임을 우리 군주로 세웁시다

사마(司馬) 화우(華耦)  성안의 백성들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따르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 송군(宋軍)을 이끌고 상구(商丘

성문 밖으로 나가급히 송소공(宋昭公)의 뒤를 추격했다.

 

 409 . 무능한 군주는 어떻게 죽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