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401∼500회)

제 406 화. 큰 복수는 말로 하지 않는가.

서 휴 2023. 12. 24. 16:00

 406 . 큰 복수는 말로 하지 않는가.

 

노문공(魯文公)은 왕실에서도 제의공(齊懿公)을 제압하지 못하자,

대부 계손행보(季孫行父)를 진() 나라의 조돈(趙盾)에게 보내,

 

() 나라시역(弑逆사건을 일으킨 내용과 제의공(齊懿公)이 

선백(單伯)소희(昭姬)감금시켜버린 사실을 고했다.

 

       노문공(魯文公)이 나를 왕실에 고발했구나

       내 어찌 노문공(魯文公)을 용서하겠는가

       우리 제군(秦軍)은 노(나라를 향해 쳐들어가리라

 

조돈(趙盾)은 노(나라로부터 긴급한 구원 요청을 받자, (), 

(), (), (), (), (), (), 등의 제후들을 옹(

땅에 모이게 하여진영공(晉靈公)을 모시고 토벌계획을 세웠다.

 

       노문공(魯文公)이 나를 왕실에 고발했구나

       내 어찌 노문공(魯文公)을 용서하겠는가

       우리 제군(秦軍)은 노(나라를 향해 쳐들어가리라

 

       주공큰일 났습니다

       (나라 조돈(趙盾)이 팔 개국 연합군을 결성하여

       우리 제()에 쳐들어오고자 옹(땅에 모였습니다.

       뭐라고? 이거 큰일나겠구나!

 

이에 놀란 제의공(齊懿公)은 경사(卿士선백(單伯)을 풀어주어,

왕실로 돌아가게 하고소희(昭姬)를 노(나라로 돌려보내면서,

(나라에 많은 뇌물을 바치면서 화의를 청했다.

 

       이에 조돈(趙盾)은 연합군을 출진시키려다가

       제(齊) 나라를 정벌할 명분이 없어졌다며 

        8개국 연합군을 해산시켜 버렸다.

 

       이에 노문공(魯文公)은 공자 수()를 제(나라에

       보내,  뇌물을 바치면서 제의공이 군사를 내어

       정벌할 경우를 미연에 방지했다.

 

공자 상인(商人)은 제의공(齊懿公)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재산을 풀어가며 빈민의 구제를 계속하면서 백성들로부터 많은

칭송을 받았으나, 원래 염치도 없고 탐욕스러웠으므로, 군위에 

오르자마자 본래의 간악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세금을 엄청나게 부과하면서그것도 모자라

       공훈 자식들의 재산을 몰수하기도 했다.

 

또한과거에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을 일일이

기억해내 잡아들이면서 악착같이 보복을 자행했다.

 

       제의공(齊懿公)은 부친인 제환공(齊桓公때에

       대부 병원(邴原)과 전답을 가지고 다툰 적이 있었다.

 

       그때 제환공은 관중(管仲)을 시켜 시비를 가리게 했다.

       관중(管仲)은 상인(商人)에게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여

       전답을 병원(邴原)에게 돌려주게 하였다.

 

상인(商人)은 그 때의 일을 원통하게 생각하며 마음에 계속 품고

있다가 군위에 오르자, 병원(邴原)의 전답을 모두 빼앗아 버렸다.

 

       관중(管仲)은 병원(邴原)의 편만을 들어주었도다

       관씨(管氏)의 봉읍(封邑)을 반으로 줄여 버려라

       

관중(管仲)의 후손들은 제의공(齊懿公)의 보복이 두렵게 되자, 미리

() 나라로 도망쳐 버렸으며그곳에서 벼슬을 받으며 정착했다.

 

       병원(邴原)!  그놈은 아주 나쁜 놈이었다

       그 괘씸한  병원(邴原)이 왜 먼저 죽었단 말이냐

 

병원(邴原)에 대한 한을 풀지 못했다고 생각하던 제의공은 어느

날 사냥하고 돌아오다가, 임치성(臨淄城동쪽 교외에 다다랐을

무렵에 병원(邴原)의 묘지를 지나가게 되었다.

 

       마침 잘 되었구나!  병촉(邴歜)은 가까이 오라

       이곳이 아버지 병원(邴原)의 묘가 맞느냐

       주공묘비를 보십시오.

 

       너의 아비는 다리를 잘라야 하는 죄를 지었다.

       너는 과인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가

 

       신의 부친이 살아 계셨을 때 형을 받지 않고

       죽음을 면한 것만도 분수에 넘치는 일이었습니다.

 

       이제 썩어 버린 해골에 손상이 가는 것이 온대

       어찌 주공께 원한을 품을 수 있겠나이까

       경이야말로 부모의 허물을 덮을 수 있는 아들이로다

       무덤을 파서 병원(邴原)의 두 다리를 자르도록 하라

 

       이제야병원(邴原)에 대한 원한을 풀게 되었구나

       내가 빼앗은 전답을 병촉(邴歜)에게 돌려주겠노라

 

       주공감사하나이다하오나 아비가 못났어도

       자식은 아비에 대한 도리를 지켜야 하옵니다

 

       주공아비의 시신을 다시 묻도록 허락해 주소서

       좋다알아서 묻어 주도록 하라

 

마음이 풀렸다는 듯이 상쾌해진 제의공(齊懿公)은 사냥에서 돌아

오자마자, 심심하다는 듯이 궁궐의 아름다운 여인들을 매일같이

바꿔가면서 잠자리에 불러 음사(淫事)를 즐겼다.

 

       여인들이라는 게 다 그렇고 그렇구나

       재미난 일 좀 없겠느냐

       주공보름달처럼 어여쁜 여인을 보셨나이까

       여자야 다 그렇지!  이쁘면 얼마나 예쁘겠냐

 

       주공, 그렇게 생각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주공께서 대부 염직(閻職)의 아내를 보시오면

       아마 세상 여자를 다 물리치실 겁니다.

 

       염직(閻職)의 아내가 그리 어여쁘단 말이냐

       주공한번 보게 되면 넋을 잃게 되옵니다

 

       흐흐 그래언제 볼 수 있겠느냐

       주공열흘만 지나면 설날이 되옵니다.

 

       으흠마침 새해 원단(元旦)이 다가오는구나

       신년 하례(賀禮)에 모두 부인과 함께 모이게 하라

 

어떤 사람이 대부 염직(閻職)의 처가 너무나 아름답다고 말하자

그에 궁금증이 발동된 제의공은 새해 원단(元旦하례식(賀禮式)

모든 대부는 부인과 함께 참석하도록 엄한 영을 내렸다.

 

       저 어여쁜 여인이 누구냐?

       바로, 염직의 부인입니다.

       호오! 과연 천상의 여인이로다!

 

제의공(齊懿公)이 염직(閻職)의 부인을 보더니너무나 기뻐하면서

궁중에 머물게 하고는 집으로 돌려보내 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중궁의 여인들이 경의 처와 같이 지내기를 원하는 바

       대부 염직(閻職)은 부인을 궁중에 머무르게 하라

 

       주공궁궐에서 저녁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나이다.

       허허경은 좋은 여인을 새로 구해 보도록 하라

대부 염직(閻職)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왔으나감히

입 밖으로 말하지 못하고 그의 면전(面前)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제의공은 대부 염직(閻職)의 부인을 강압적으로 끌어안으며 매일

음사(淫事)를 즐기는 사이에 어느덧 무더운 5월을 맞게 되었다.

 

       주공신지(申池)에 나가시어 목욕을 즐기시옵소서

       주공신지(申池)는 연못이라 하지만 물이 매우 맑으며

       주변에는 대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나이다.

 

       신지(申池)의 이름을 죽지(竹池라고도 부를 만큼

       풍광이 아름답사오니 한번 납시어 보시옵소서

 

       좋도다병촉(邴歜)을 어자(御者)로 삼는다.

       수레를 준비시켜 놓도록 하라

 

       염직(閻職)을 참승(驂乘)으로 명하니

       과인을 안전하게 수행토록 하라

 

병거(兵車)는 그 중앙에 말을 모는 어자(御者)가 타고어자(御者)

오른쪽에는 차우(車右)라 하여 군주를 호위하는 장수가 타는데

어가(御駕)의 경우에는 차우(車右)를 참승(驂乘이라 불렀다.

 

       주공병촉(邴歜)과 염직(閻職)은 아니 되옵니다

       주공께서는 병촉(邴歜)의 부친을 부관 참시했으며

       더구나 염직(閻職)은 사랑하는 처를 빼았았나이다.

 

       이 두 사람은 원한을 품고 있지 않겠나이까

       왜 이 두 사람을 불러 곁에 두려 하십니까

 

       주공우리 조당에는 신하들이 수두룩한데

       왜 하필이면 그 두 사람을 데려가려 하십니까

       허허, 두 사람은 지금까지 과인을 원망한 적이 없도다.

       그대는 두 사람을 너무 의심하지 말라!

제의공은 즉시 병촉(邴歜)과 염직(閻職)에게 수레를 몰게 하였으며

아름다운 신지(申池)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놀면서 많은 술을 마셔

몹시 취하게 되었다.

 

날씨는 한낮이 되어 너무 더워지자제의공齊懿公 비단 침대를

가져오게 하여깊은 대나무 숲속에 설치하게 하고는그 위에

드러누워 더위를 식히다가 그만 잠이 들어 코를 골았다.

 

       제의공(齊懿公)이 대나무 숲속에서 누워 잠이 들자

       병촉(邴歜)과 염직(閻職)도 연못으로 들어가 목욕한다.

 

그때 제의공(齊懿公)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있던 병촉(邴歜)

항상 살해할 기회만을 노리면서 그 아비의 원한을 갚고자 했으나,

아직 그 일을 같이 도모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병촉(邴歜)은 염직(閻職)이 자기의 아내를 제의공(齊懿公)에게 

빼앗긴 일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의 마음을 떠보려 했으나

아직 자기의 뜻을 감히 말할 기회를 찾지 못하던 중이었다.

 

 407 악의 끝에는 죽음이 따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