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78 화. 아무리 살펴도 살 길이 없는가.

서 휴 2023. 12. 3. 15:10

 378 .아무리 살펴도 살 길이 없는가. 

 

 

       양홍(楊洪형님  래구(萊駒입니다.

       진군(秦軍)의 아장 포만자(褒蠻子)는 엄청납디다.

       얼마나 힘이 세던지 병거(兵車)가 박살 날뻔했어요

 

       그래포만자(褒蠻子)가 그렇게 무섭단 말이냐

       말도 마십시오그자를 만나면 절대로 안 됩니다.

       허허, 이제 우리가 쳐 놓은 쇠그물에  갇히게 되었다.

 

       포만자(褒蠻子)가  바다의 고래나 교룡이 되어     

       하늘을 변화시키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다 한들

       무슨 수로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겠느냐

 

       그들이 모두 효산(崤山속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독 안에 든 쥐가 되어, 모두 잡히거나 죽고 말 것이다.

 

래구(萊駒)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포만자(褒蠻子)와의 무용담을

떠벌리고 나자, 양홍(楊洪)은 모두를 데리고 숲속으로 들어갔다.

 

       진군(秦軍)은 몇 리를 더 가다가 동효산(東崤山

       계곡에 들어서자, 별안간 주변 풍광이 확 바뀌게

       된 걸 보고는 깜짝 놀라라며 겁에 질리게 된다.

 

이는 효산(殽山)에서 가장 험난한 곳에 들어오게 된 것이며, 이를

본 군사들이 몹시 당황하자백리시(百里視)가 큰 소리로 말한다.

 

       포만자(褒蠻子)가 먼저 간 걸 보니

       이곳에도 복병(伏兵)이 없는 게 분명하다

       걱정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대장님지나가는 이곳의 이름이 대단합니다

       이름이 어떻기에 이리 호들갑이냐

       지형이 너무 험준해 무시무시한 이름들뿐입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계단 골  상천제(上天梯),

       말이 떨어지는 절벽 계곡  타마애(墮馬崖),

       절벽에 떨어져 죽는 계곡  절명암(絶命巖),

       혼백이 떨어져 흩어지는  낙혼간(落魂澗),

       귀신도 근심이 쌓이고 마는 귀수굴(鬼愁窟),

       비좁아 구름도 못 들어가는 단운욕(斷雲峪)

 

진군(晉軍)은 갈수록 험한 계곡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앞으로

나가기가 매우 어렵게 되자, 백리시(百里視)는 할 수 없이

군사들에게 새로운 명령을 내리게 된다.

 

       모든 전투 중장비는 해체(解體)하라

       벗은 갑옷과 투구는 말에다 묶어라

       병거와 수레는 분리하여 가져가라

 

너무 협소하고 위험해 혼자 가기도 힘든 좁은 산길에 병거(兵車)

수레를 해체하여 끌면서 밀고 가다보니, 군사들은 계속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행군의 속도는 너무나 지체되고 있었다.

 

       우리가 출정할 때도 이 효산(殽山)을 지나갔는데

       돌아가는 이 효산(殽山)은 어찌하여

       왜 이리 비좁고 험난한가

 

       이렇게 험한 길이 아니었던 것 같구나     

       글쎄 말이야정말 이상하고 잘 못 온 것 같아 

 

       아니야지난번은 우리가 원기도 왕성했고

       병거(兵車)도 가벼워 말들도 신속하게 움직였어

 

       이제는 힘든 천릿길을 돌아오게 되면서,

       노획한 전리품을 병거(兵車)에 가득 싣고,

       포로로 잡은 부녀자들까지 끌고 가니

       올 때와는 달리 고난의 행군이 된 게 맞는 말이야

 

       혹시 진군(晉軍)이 매복해 있나 잘 봐라

       점점 더 두려워지고 왜 이리 조급한 생각만 들지

   

2대의 백리시(百里視)는 맨 처음 마주친 상천제(上天梯)를 간신히

통과하여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뒤에서 북소리와

뿔소라 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더니, 후대에서 전령이 급히 달려왔다.

 

       대장님진군(晉軍)이 맨 뒤에서 추격해 오고 있습니다.

       그래, 우리도 행군하기가 이렇게 힘든데

       그들이라고 우리를 쫓아오는 게 쉽겠냐

 

       오르지복병이 앞길을 막고 있지나 않을까만을

       걱정하는데 어찌 뒤까지 조심할 수 있겠느냐

 

       오르지 온 힘을 다해 앞으로만 나아가라고 해라 

       건병(蹇丙)은 제4대를 앞세우고 먼저 빨리 가시오

       내 친히 후미에 뒤따라오는 진군(晉軍)을 막을 것이오

 

힘을 내어 타마애(墮馬崖)를 겨우 통과했으며, 절명암(絶命巖)

이르자, 군사들이 무얼 봤는지시끄럽게 되돌아오고 있었다.

 

       장군 임누가 나무들을 베어 길을 막아놨으며

       아무것도 지나가지 못하게 해놨습니다

 

       저 나무들을 누가 가져다 놓았겠는가

       이건 전면에 복병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냐

 

       저 암벽 옆에 왼 비석이 한 개 서 있구나

       전령은 어서 가서 읽어보라

 

       장군 임, 문왕피우처(文王避雨處) 라고 써놨습니다.

       장군 임이곳은 옛날 주문왕(周文王)께서

       지나가다 비를 피했던 곳이라는 뜻입니다.

 

       저 앞의 붉은 깃발은 또 무어냐

       대장님, 큰 깃발에 진() 글자가 쓰여 있습니다.

       깃대 밑에는 나무토막들이 어지러이 쌓여 있습니다.

 

       이것은 거짓으로 진군(晉軍)이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를 더 오지 못하도록 속이려고 하는 짓이 분명하다

 

       뒤로 돌아갈 수도 없고 설사 매복이 있다 한들

       어쩔 수 없이 계속해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 모두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라

 

진군의 백리시(百里視)는 즉시 군사들에게 명하여(이라고

쓴 깃발을 뽑아 땅에 쓰러뜨리고어지러이 길을 막고 있던 것

들을 치우게 하고는전방을 향해 계속 나가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진(이라 써진 붉은 깃발은바로 주위에 매복하고 있던

진군(晉軍)이 하나의 신호로 삼기 위해 꽂아 두었던 깃발이었다.

 

       이윽고 진(이라는 큰 깃발이 쓰러지자,

       매복해 있던 진군(晉軍)은 진군(秦軍)

       이곳에 당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군(秦軍)은 길을 막고 있던 나뭇더미들을 치우고

       나가려던 순간에북소리가 벼락 치듯이 나며,

       숨어있던 진군(晉軍)이 지르는 함성을 듣게 되었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많은 깃발이

       번쩍거리며휘날리는 모습만이 보였기에, 정작

       진군(晉軍)의 수효가 많고 적음은 알 수가 없었다.

 

백리시(百里視)는 군사들에게 전투준비를 시키고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는데, 그때 산속의 높은 바위 위에서 한 장군이 나타나,

진군(秦軍)에게 자기의 성명을 밝히면서 큰 소리로 말한다.

 

       나는 진군(晉軍) 대장 호국거(狐鞫居이다.

       너희들의 선봉장 포만자(褒蠻子)는 이미

       우리에게 사로잡혀 포승줄에 묶여있다.

 

       진군(秦軍) 너희들도 모두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여죽음을 면하도록 하라

 

앞서가던 진군(秦軍)의 선봉장 포만자(褒蠻子)는 자기의 용맹만을

믿고 앞으로 나가다가진군(晉軍)이 미리 파 놓은 함정에 빠지자,

진군(晉軍)은 갈고리로 건져내어 밧줄로 묶은 채로 가둬 놓았다.

 

이에 백리시(百里視)는 호국거(狐鞫居)와 진군(晉軍)이 갑자기

나타나자 몹시 놀랐으며, 급하게 연락병을 시켜, 후진으로 오고

있는 서걸술(西乞術)건병(蹇丙)에게 이 사실을 통지하게 했다.

 

       진군(秦軍)의 세 장수는 서로 만나 어떻게 하던

       길을 열어, 이 계곡을 벗어나려는 대책을 세우려고

       상의했으나, 뚜렷한 방도(方道)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백리시(百里視)가 보니 계곡 옆으로 조그만 길이 하나

       있는데 단지 넓이가 한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었다.

 

진군(秦軍)의 군사들이 그 길을 따라 얼마쯤을 가고 있었는데

길은 갈수록 더 험해지고 진군(秦軍)의 본대가 좀더 가다보니,

한쪽은  깎아 지른 듯 아득한 절벽이 가로막고 있었으며

 

다른 한쪽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낭떠러지가 있는 곳에 

당도하게 되었다그곳은 바로 낙혼간(落魂澗이었다.

 

       그 낙혼간(落魂澗)의 길은 너무 험해서

       만약 천군만마(千軍萬馬)수많은

       군사였다면 더욱 난감했을 것이다.

 

이에 백리시(百里視)는 한 가지 계책을 생각해 내고는재빠르게

뒤따라오는 진군(秦軍)에게 영을 내려 전하게 했다.

 

       이곳은 적군을 맞이해 싸울 수가 없는 곳이다.

       전군은 일제히 동효산(東殽山뒤쪽으로 후퇴하여

       넓은 곳에 진을 치고뒤따라오는 진군(晉軍)과 

       싸워 이기고 난 다음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건병(蹇丙)은 대장 백리시(百里視)의 명을 받들어군사들에게

방향을 돌려 계속 후퇴하여 가게 했으며, 그래도고 진군(晉軍)

두드리는 북소리와 쟁의 소리는 끊어지지 않고 들려왔다.

 

       드디어 진군(秦軍)이 후퇴하여 얼마 전에 지나왔던

       타마애(墮馬崖)라는 곳에 다시 이르렀다.

 

이때 동쪽 편에서 수많은 깃발이 펄럭이며, 뒤따라 행군해 오고 있는

진군(晉軍)이 보이기 시작했다.그러나, 진군(晉軍)의 행렬 끝은

볼 수 없었으므로 수효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군사들은, 5천 명을 이끌고 뒤를 따라 한 걸음씩

       천천히 추격해 오고 있던,  대장 양홍(楊洪)과 부장

       래구(萊駒)가 이끄는 그 진군(晉軍)이었다.

 

진군(秦軍)은 추격해 오는 진군(晉軍)의 수효가 많은 걸 알게 되자

결국은 타마애(墮馬崖)의 계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 스스로

알게 되자, 할 수 없이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꾸려 하였다.

 

       이런 모양은 마치 개미 떼들이 뜨거운 솥 안에서

       한곳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며 몰려다니는 형상과도 같았다.

 

다급해진 백리시(百里視)는 군사들에게 좌우로 나뉘어서산으로

기어오르든가 또는깊은 계곡 쪽으로 내려가 탈출로를 찾던가,

각자가 알아서 길을 찾아보라는, 처참한 명령을 내리게 되었다.

 

 379 진군은 효산에서 전멸당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