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301∼400회)

제 376 화. 천 리 밖의 원정이 헛되다니.

서 휴 2023. 12. 1. 15:19

 376 천 리 밖의 원정이 헛되다니

 

       주공보고 드리옵니다.

       수고했다북문의 진군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주공진군은 전투준비를 하고 있나이다

 

진군의 진영을 염탐하고 돌아온 사자가 보고하자, 정목공(鄭穆公)

매우 놀라면서, 즉시 노(대부(大夫촉무(燭武)를 불러들였다.

 

       저 북문에 있는 진군을 어찌하면 좋겠소

       주공우리가 모든 내용을 알게 되었는바

       이제는 크게 걱정하실 일이 아니옵니다

 

촉무(燭武)는 북문의 진군(秦軍)에 찾아가 전별(餞別)을 하는 되는

표시로 비단을 나눠주면서, 진()나라로 잘 돌아가도록 위로했다.

 

       여러분무얼 하고 계십니까

       여러분오랫동안 머무시느라 고생이 많았소

 

       우리는 그동안 양식과 물자들을 공급해 왔소이다. 

       그러나, 이제 고라니와 사슴의 말린 고기도 떨어졌소

 

       여러분들이 여장(旅裝)을 단단히 꾸려놓는 걸  보니

       어찌 다른 곳으로 움직이려 하는 것이오

 

       지금 귀국의 대장인 백리시(百里視)께서 활(나라에

       주둔하고 있는데, 그곳으로 이동하려는 것입니까

       여기 노자(路資)에 보태도록 비단을 가져왔소

  

촉무(燭武)가 찾아와 진군(秦軍)의 사정을 모두 알고서 말하자

이에 진()의 장수 기자(杞子)가 매우 놀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들의 계획이 누설되었으니 본국의 군사들이

       이곳에 당도한다 한들 공을 세울 수가 없게 되었고,

       오히려 죄만 얻게 되었구나

 

       이제 정(나라에 더는 머무를 수도 없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게 되었구나

 

기자(杞子)는 부드러운 말로 촉무(燭武)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는

그 날 밤으로 심복 부하 수십 인을 데리고 제(나라로 도망쳤다.

 

봉손(逢孫)과 양손(楊孫)도 역시 본국에 돌아가면 죄를 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여우선 몸을 피하려고 송(나라로 떠나갔다.

 

       (나라를 지키라고 남겨둔 진군(秦軍) 2천여

       군사들은 세 장수가 사라져 버리자북문에 모여

       진을 치고 있으면서 난동을 일으키려 하였다.

 

이에 놀란 정목공(鄭穆公)은 재빨리 일지호(佚之狐)를 시켜,

진군의 각자에게 양식을 나눠주며 고향으로 돌아가게 했다.

 

       이 모두는 현고(弦高)의 공이란 걸 알게 된 정목공은

       현고(弦高)의 공을 기록하여 부고에 넣어두게 하고

       현고(弦高)를 불러 군위(軍尉)의 벼슬을 제수했다.

 

       역사에서는 이를 현고(弦高)의 지혜(智慧)라고 불렀다.

       이후로 정(나라는 조용히 안정을 찾게 되었다.

 

한편 진(나라의 진양공(晉襄公)이 곡옥성(曲沃城)에 머물면서

한창 진문공(晉文公)의 장례식을 치르는 중이었다.

 

       주공세작(細作)의 긴급한 보고이옵니다.

       진군(秦軍)의 일대가 갑자기 옹성(雍城)에서

       빠져나와 동쪽으로 급하게 가고 있사옵니다.

 

       어디로 간다는 것인가

       자세한 행군 방향은 알 수 없으나

       동쪽이라면 주() 왕실 쪽이 되겠사옵니다.

 

       낙양성(洛陽城)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이오

       주공이 선진(先軫)이 알아본 바로는 정(나라입니다.

 

       지난번 정(나라를 침공했을 때 진백(秦伯)

       신정(新鄭)에 진군(秦軍)을 남겨 놓은 바가 있사옵니다.

 

       아무래도 신정(新鄭)의 진군(秦軍)과 서로 힘을 합해

       (나라를 점령하려는 것 같사옵니다.

 

진양공(晉襄公)이 매우 놀라 즉시 원수 선진(先軫)에게 물어보자

그는 이미 진군(秦軍)이 정() 나라를 점령하는 계획을 알고 있었다.

 

       주공, 이는 진백(秦伯)이 틀림없이 건숙(蹇叔)

       백리해(百里奚)의 간청을 듣지 않고,

 

       무리하게 천 리 행군을 시켜,

       정() 나라를 기습하려는 무모한 짓을

       벌이려 하는 것이 틀림없사옵니다.

 

       지난번 태복(太卜곽언(郭偃)이 얻은 점괘에서

       서쪽에서 쥐가 달려와, 우리 집 담장을 넘으려 한다는 

       말은 바로 이 일을 예언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진백(秦伯)의 계획은 반드시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진군(秦軍)의 퇴로에 매복하고 있다가

       요격한다면 크게 무찔러 승리할 수 있나이다.

 

       주공신 란지(欒枝이옵니다.

       ()나라는 우리 선군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으나

       우리는 아직 그 은혜에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들의 군사를 공격한다면

       돌아가신 선군께서 어떻게 생각하실는지요

 

       란지(欒枝)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이오

       방백으로서의 위엄을 밝히는 것은

       바로 선군의 뜻을 계승하는 일이 될 것이오 

 

       선군이 돌아가시자 동맹국들은 모든 일을 제쳐놓고

       조문 사절을 보내와 우리에게 슬픔을 전해왔습니다.

 

       그러나 진백(秦伯)은 사절을 보내오기는커녕

       전혀 내색도 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의 국경을 넘나들면서 우리와 동맹을 맺고

       있는 정(나라를 정벌하려 하고 있습니다.

 

       ()은 너무 심한 무례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먼저 가신 선군께서도 역시 그들의 무례 대해

       매우 분개하고 계실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진()의 옛날 은혜에 보답한다고

       덕을 베푸는 짓을 한다면이에 대해 선군의

       신령이 무슨 까닭으로 좋아하시겠습니까

 

       더욱이 두 나라의 군주가 하양(河陽)에서 만나 

       맺은 군사동맹(軍事同盟)의 약속에 따라

       두 나라 군사가 동시에 신정(新鄭)을 포위하였으나,

 

       그때 진군(秦軍)은 중도에 철수해 버렸습니다.

       따라서 진(나라는 두 마음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나라가 우리에게 신의를 시키지 않는데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들에게 덕을 베풀어야 합니까

 

란지(欒枝)가 다시 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진양공晉襄公에게

또다시 덕을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공신 란지(欒枝)가 한 말씀 더 올리겠나이다.

       (나라가 아직 우리의 경계를 범하지 않았는데

       그들을 공격하는 것은 너무 심한 처사가 되옵니다.

 

       란지(欒枝)는 왜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오

       진백(秦伯)이 우리 선군을 진후(晉侯)의 자리에

       오르게 한 일은 우리나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의 이익도 도모하기 위해서였소 

 

       이후에 선군께서 성복(城濮전투에서

       ()의 대군을 물리치고 백업(伯業)을 이루자,

 

       진백(秦伯)은 겉으로는 복종하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시기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소 

 

       더욱이 우리가 상례(喪禮)를 치르고 있으므로,

       (나라를 보호하지 못할 것으로 짐작하고

       진군(秦軍)을 움직여 정(나라로 가고 있소 

 

       만약 이를 그냥 방관하고 있다면, 우리는 정말로

       힘이 없음을 진백(秦伯)에게 인정하는 꼴이 됩니다.

 

       진군(秦軍)이 천 리가 넘는 머나먼 길을 행군하여

       (나라를 점령하려는 계획은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으켜 줘야 합니다.

 

       따라서 정(나라에 대한 계획이 틀어지면, 그들은

       아마도 퇴군하는 길에 우리나라를 기습할 것이 뻔합니다.

 

       이번에 거병한 진군(秦軍) 3천이며,

       신정(新鄭)2천이나 있므로,

 

       이 모두 5천의 진군(秦軍)모두 갑사(甲士)이며

       모두 정예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속담에 적을 쫓다가 하루를 못 참고 풀어주면

       그 재앙은 몇 대에 이르게 된다고 했습니다.

 

       만약 진군(秦軍)을 요격하지 않고 방관하고 만다면

       어떻게 선군이 일으킨 패업을 지킬 수 있겠소?

 

       주공신 조쇠(趙衰)가 한 말씀 올리겠나이다.

       진군(秦軍)을 요격하는 일은 가하다고 하겠으나

       단지, 상중인 주군께서 군사를 일으키는 것이

       예에 어긋나지나 않을까? 참으로 우려됩니다.

 

       조쇠(趙衰)께서는 너무 심약한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

       이 선진(先軫)의 생각으로는 상을 당하면 거적자리를

       깔고 흙덩이를 베개로 삼아 거처함으로 해서

       ()를 행하는 것이 예라고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강대한 외적의 예봉을 잘라내어

       사직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도 예라 할 수 있나이다.

 

       주공쳐들어오는 외적을 버려둔 체 상례를 지키는 것과,

       상중임에도 쳐들어온 외적을 막는 일 중 어느 편이

       더 큰 효(孝) 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나이까

 

       선군(先君)께서 오죽하면 영구 속에서 소리를 내어

       서쪽 쥐를 소탕하라 하셨겠나이까

 

       주공주공과 여러 경까지 모두 불가하다고 하신다면

       이 선진 혼자만이라도 진군을 요격하고 돌아오겠나이다!

 

치열하게 논쟁했으나, 서신(胥臣뿐만 아니라 신료(臣僚)들 모두가

선진(先軫)의 말에 따르기로 함으로써 의견의 일치를 보게 되었다.

 

 377 . 누가 배신하여 문제를 일으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