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달뜬 목
서길수
어릴 적 그리움이 사랑이었을까
달뜬 목 5
가거 항을 나오자 녹 섬을 지나
밭멘으로 가다가 배는 돌면서
오동 여 앞으로 지나가며 가거 항을 바라보았지
어머님은 장군봉 곁에 서서
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어.
나는 어머님을 보자 눈물이 흘렀어.
떠남이 뭔지도 모르는 나는
곁의 사람들로 소리 내어 울진 못했으나
주르륵 눈물이 흘렀어.
언제까지나 어머님은 나를 보며 눈물을 닦고 있겠지
손을 흔들고 있겠지
그 모습
어머님의 그 모습은
평생 가슴에 살아 지금도 손을 흔들고 있어
바다 물결은 똥개 섬을 때리며
하얀 포말이 일고
길게 늘어선 파도들이
우리가 놀던 짝지 밭으로 밀려가고 있었어.
배는 가고 있었어.
똥개 섬 앞을 지나 큰 납덕 여를 지나고 절벽을 바라보며
절벽위의 달뜬 목에 눈길이 갔었어.
너를 마지막 보는 양 뛰어오르든
나의 모습을 보았어.
그래 달뜬 목은 후박 숲에 가려 바다를 보긴 힘드나
고개를 들어 달님을 보는 곳이었어.
고개를 들어 달님을 보듯
보이지 않는 소원을 빌듯
나의 사랑도
마음으로 보는 곳이었나 봐
배는 가고 있었어.
남문을 지나 등대를 바라보고
거북바위를 지나
고래 물 품는 곳을 지나
까마득한 절벽 위 해뜰 목을 바라보며
내려다 볼 때도 까마득하였는데
해뜰 목이 저리도 높은 절벽이었나.
새삼스레 한 번 더 보며
가거 도는 점점 멀리가고 있었어.
물안개가 뿌옇게 가거 도를 감싸며
가거 도는 점점 멀리가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