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사랑

달뜬목(3)

서 휴 2012. 5. 17. 01:33

사랑하는 달뜬 목 3

서 길 수

 

  

어릴 때에도 나이 들어서도

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으며 맑아 지기도하고

  

그리움이나 소원을 생각하며 빌기도 하지 

그래서 달뜬 목은 아름다웠나 봐

 

독실산 밑자락

가거도 대리마을달뜬 목

 

가거도

많은 들과 함께 밝게 빛나며

 

우리의 하고픈 말을 들으려는 듯

따스한 마음으로 살며시 웃는 것 같아

 

우리가 을 보며

얼굴을 마주보며 방긋이 웃었지

처럼 처럼

 

그래 맞아

우리의 아름다운 사랑이 웃고 있는 거야

 

달뜬 목 아래

장군봉동개 섬 사이

 

짝지 밭도팍 들을 만지며

바닷물에 던지며 깔깔대고 웃었어.

 

까맣게 탄 얼굴을 마주보며

도팍을 들고 소라를 깨며 웃음이 떠나질 않았지

 

파도 소리보다 더 큰 소리를 지르며

노래하고 떠들고 장난질하고

 

어느 날 너는 살며시 사진을 주었어.

나도 주었지

 

그래 맞아

그것이 우리의 어릴 적 추억이었어.

아름다운 사랑이 되었지

 

달빛아래 꺼내어 지금 보고 있어

내 마음속의 얼굴을 보고 있어 

너와 나의 순진한 얼굴을 보고 있어

 

아름다운 얼굴이야

처럼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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