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달뜬 목 3
서 길 수
어릴 때에도 나이 들어서도
달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으며 맑아 지기도하고
그리움이나 소원을 생각하며 빌기도 하지
그래서 달뜬 목은 아름다웠나 봐
독실산 밑자락
가거도 대리마을 위 달뜬 목
가거도의 달은
많은 별들과 함께 밝게 빛나며
우리의 하고픈 말을 들으려는 듯
따스한 마음으로 살며시 웃는 것 같아
우리가 달을 보며
얼굴을 마주보며 방긋이 웃었지
달처럼 별처럼
그래 맞아
우리의 아름다운 사랑이 웃고 있는 거야
달뜬 목 아래
장군봉과 동개 섬 사이
짝지 밭의 도팍 들을 만지며
바닷물에 던지며 깔깔대고 웃었어.
까맣게 탄 얼굴을 마주보며
도팍을 들고 소라를 깨며 웃음이 떠나질 않았지
파도 소리보다 더 큰 소리를 지르며
노래하고 떠들고 장난질하고
어느 날 너는 살며시 사진을 주었어.
나도 주었지
그래 맞아
그것이 우리의 어릴 적 추억이었어.
아름다운 사랑이 되었지
달빛아래 꺼내어 지금 보고 있어
내 마음속의 얼굴을 보고 있어
너와 나의 순진한 얼굴을 보고 있어
아름다운 얼굴이야
달처럼
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