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08 화. 자기 것도 지키지 못하나.

서 휴 2023. 7. 8. 19:47

208 . 자기 것도 지키지 못하나.

 

       다들 싸움을 멈추어라. 어서 멈춰라.

       나는 진()나라 장수 이극(里克) 이다.

       괵군(虢軍) 대장, 주지교(舟之僑)는 어디 있는가

 

       주지교(舟之僑) 장수

       우리 진군(晉軍)은 정예병들이고 숫자가 많소

 

       ()나라 군사들을 모두 죽이려 하시오

       주지교(舟之僑) 장수. 싸움을 멈추게 하시오?

 

       주지교(舟之僑) 장수. 군사들을 더 죽이지 맙시다.

       항복하면 모두 살려주겠소

 

       주지교 장수. 어리석은 군주 밑에서 무슨 희망이 있겠소.

       우리 진()에 귀순하여 그대의 웅지(雄志)를 펼쳐보시오.

 

하양관(下陽館)은 어이없이 함락당하였으며, 주지교(舟之僑)

어쩔 수 없이 괵군(虢軍)과 백성의 살생을 막으려 항복하고 만다.

 

       () 나라가 형제 나라를 배신하다니

       어찌 이리 철저히 속였단 말인가

 

       궁지기(宮之奇)와 백리해(百里奚)가 있을 터인데

       이들이 이 지경으로 만들었단 말이더냐

 

       궁지기(宮之奇)와 백리해(百里奚)가 현자라 하더니

       그저 풍문에 지나지 않는 헛소문이란 말인가

 

주지교는 참담한 현실을 보며, 어리석은 군주 밑에는 남아나는

충신도 없고, 용감한 장수도 나라를 지키지 못한다며 분해하였다.

 

       이극(里克)과 순식(荀息)은 항복한 주지교(舟之僑) 장수를

       선봉장으로 삼으며, ()나라 도성(都城)

       상양관(上陽館)을 향해 진격하기로 합의하였다.

 

상양관(上陽館)은 지금의 하남성 섬현 동남쪽 일대로써, 황하(黃河)

연안에 있었기에 진군(晉軍)은 폭넓은 한 지류를 건너가야 하였다.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배가 한 척도 없잖소!

       주지교(舟之僑) 장수, 배를 어떻게 징발하면 좋겠소

 

모든 진군은 폭 넓은 황하의 강변에서 행군을 멈추게 되었으며,

서로 얼굴만을 쳐다보며 난감해하고 있을 때, 또 한참이 지나자,

보이지 않던 배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주지교(舟之僑) 장수임, 어찌 된 일입니까

       ()나라는 할 수 없이 진() 나라에 항복하였네.

       이제부터는 진()나라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네!

 

주지(舟之僑)는 괵() 나라에서 인심을 두터이 얻은 대부였으므로

그가 항복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황하(黃河) 연안을 지키던

괵군(虢軍)의 배들과 백성들의 배들이 수백 척이 모여들었다.

 

       이극(里克)과 순식(筍息)은 주지(舟之僑)더욱 믿게 되면서,

       별 어려움 없이 겨우 황하의 한 지류를 건너갈 수 있었다.

 

한편 괵공(虢公)은 진()에서 뇌물을 잔뜩 받아먹은 견융(犬戎)

갑자기 위예(渭汭) 땅까지 쳐들어왔으나, 반격하여 몰아내었다.

 

위예(渭汭)는 하수(河水)와 위수(渭水)가 합쳐지는 하수(河水)

만곡(彎曲) 부의 시발점으로 지금의 섬서성 동관(潼關) 부근이며,

상전(桑田)은 지금의 하남성 영보시(靈寶市) 북쪽 황하 남안이다.

 

       허 어, 더 많은 견융(犬戎)이 또 쳐들어왔구나.

       이번에는 상전(桑田) 땅에서 대치하리라.

       물러서지 마라. 저 견융(犬戎) 놈들을 몰아내라.

 

       주공. 하양관(下陽館)이 함락되었습니다.

       뭐라고, 그게 정말인가? 큰일 났구나

 

       주지교(舟之僑)의 말을 듣지 않다가 이리되었구나

       할 수 없구나, 모두 후퇴하라

 

괵공은 한창 견융(犬戎)과 한창 싸우고 있을 때, 하양관(下陽館)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받자, 크게 절망하며 서둘러 후퇴하게 된다,

 

뒤따라오던 견융(犬戎)이 살육을 감행하며 뒤를 쫓아왔으므로,

괵군(虢軍)은 겨우 피하여 상양관(上陽館)에 들어오자, 항전할

준비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성문을 굳게 닫고 지켜보고만 있었다.

 

       주지교 장수. 상양관(上陽館)을 어찌하면 좋겠소

       어차피 모두 진(晉)나라 백성이 될 것이 아니겠소?

 

       무리하게 공략하지 마시고 좀 기다려보시오.

       백성들의 억울한 희생이라도 막읍시다!

 

       성을 공격하지 않아도 어차피 점령할 수 있소이다.

       포위만 하고 있으면 항복을 안 할 수가 없소이다.

 

주지교가 상양관 성민의 살육을 진정으로 막으려 하자, 그 심정을

이해한 이극과 순식은 상양관을 겹겹이 에워싸기만 하고, 그해

12월까지 무려 3개월 동안이나 항복하기만을 기다려주었다.

 

       우리 괵()은 대대로 왕실의 경사직(卿士職)을 수행해왔다.

       어찌 일개 후작(侯爵) 따위에게 무릎을 꿇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던 포위를 뚫고 왕실에 구원을 청하라

 

괵공(虢公)은 왕실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포위망을 뚫으려 몇 번을

시도하였으나, 번번이 진군(晉軍)의 감시에 걸려 실패하고 만다.

 

       주지교 장수. 너무 오래 지체하고 있소이다.

       이제는 좋은 방법을 말해보시오

 

       괵공(虢公)이 항복하면 죽일 겁니까

       그건 진헌공(晉獻公)이 결정할 것이오.

 

       성을 공략하면 희생이 많이 따릅니다.

       괵공(虢公)이 살아서 달아나도록 만들면

       성을 쉽게 항복시킬 수 있소이다.

 

       좋소. 그도 괜찮은 방법이오.

       두 분은 괵공(虢公)과 그 가족들은 죽이지 마시오.

       그렇다면 서찰(書札)을 날려 보내겠소이다.

 

서찰(書札)을 받은 괵공(虢公)은 밤중에 가족과 함께 성을 빠져나와

() 왕실로 도망갔으나, 진군(晉軍)은 뒤를 쫓지 않았다. 이로써

()나라는 ()에 편입되면서,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진군(晉軍)은 민폐나 노략질을 절대 하지 않으면서,

       상양관(上陽館) 성민의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다.

 

        또한, ()의 부중(府中)의 창고를 열어 귀한 물건

        70%는 전리품으로 승첩(勝捷)과 함께 주공께 바치고

 

        귀한 물건 30%와 어여쁜 시녀들을 데리고

        모두 우공(虞公)에게 바치려고 하였다.

 

이극(里克)과 순식(荀息)은 괵()의 공물과 진군(晉軍)를 이끌고

() 나라 성문 앞에 주둔하여 놓고는 우공(虞公)을 찾아갔다.

 

       우공(虞公)께서 도와주신 덕에 괵()을 무찔렀습니다.

       ()나라의 공물과 어여쁜 시녀들을 받으시지요.

       고맙소. 수고가 많았소이다.

 

       . 이극(里克)은 심한 몸살이 걸렸사오니

       성 밖에 잠시 머물다 돌아가겠습니다.

       허 어, 그렇소이까. 몸조리 잘하시오.

 

이극(里克)의 속셈도 모르는 우공(虞公)은 실력 있는 이극에게

잘 보이려, 정성껏 약까지 지어 보내며, 환심을 사려 하였다.

 

       주공, ()나라가 무너졌습니다.

       우리 우() 나라는 꼭 보존돼야 합니다.

 

       백리해(百里奚), 너무 걱정치 마시오

       이미 진()나라와 화친까지 맺은 바인데

       어찌 큰 나라가 약속을 어기겠소

 

백리해(百里奚)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간곡히 우공(虞公)에 간하나,

숨은 뜻을 이해하지 못 하는 우공(虞公)은 태연스럽게 대답하였다.

 

이때 진헌공(晉獻公)은 파발을 띄워가며 순식(荀息)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고는, 진군(晉軍)을 이끌고 우() 나라로 찾아갔다.

 

       주공. 진후(晉侯)께서 오셨나이다.

       진후(晉公)께서 갑자기 오시다니 웬일이 십니까

 

       갑작스레 연락 없이 와서 미안합니다.

       ()에 와서야, ()이 망한 걸 알았소이다. 허 허

 

       우공(虞公). 그동안 여러모로 도와줘 고맙소이다.

       모두다 진후(晉公)의 덕이지요.

 

       우공(虞公). ()나라도 평정되었고,  이제 우리는

       친분을 두터이 하며, 서로 친하게 잘 지내봅시다.

       진후(晉公), 고마운 말씀입니다.

 

       우공(虞公). 좋은 날씨를 보아 사냥이나 한번 합시다.

       좋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좋은 사냥터가 있지요.

       기산(箕山)은 좋은 곳이라, 그리 가도록 하시지요.

 

       이제 이극(里克)이 아프다는데 만나볼까 하오.

       사냥 갈 날을 정하여 연락 주시 오

 

진헌공(晉獻公)은 이미 상의 된 계략에 따라, 진군를 합세시키려

찾아온 것이며, 백리해(百里奚)는 이극(里克)을 만나러 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몹시 걱정되어 신중하게 또다시 간한다.

 

       주공, 아무래도 심상치 않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군사가 왔겠습니까

 

       ()나라와 전쟁 중인 걸로 알고

       지원하러 온 것이라 말하지 않았소

 

       주공, 아무래도 대비를 잘하셔야겠습니다.

       우리 주력군에게 잘 대비를 시켜야겠습니다.

 

       허허, 진후(晉侯)와 얼굴을 맞대며 이야기도 하였고

       함께 사냥하며 친목을 도모하기로 하였잖소

       서로 믿는 사이가 되었는데 뭘 그리 걱정하시오

 

백리해가 대비책을 세우자고 여러 번 말했으나, 우공은 진헌공의

신의만을 믿겠다면서, 전혀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우공은 우군(虞軍)의 위용을 자랑하고 싶어, 그저 기산(箕山)으로

사이좋게 사냥 가는 데만 관심이 쏠려있는 것이다.

 

       진공(晉公). 우리 기산(箕山)은 경치도 아름답고

       사냥 거리가 많으니 함께 즐기도록 하시지요.

 

       우공(虞公). 어떻습니까이참에 우()와 진()

       사냥 시합을 멋지게 해보면 어떻겠습니까

 

       좋습니다. 사냥 시합한번 멋지게 해봅시다

       맹수를 많이 잡는 쪽이 이기는 거로 합시다.

 

우공은 사냥터인 기산(箕山)으로 가며, 백리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군의 주력부대를 동원하여 진헌공에게 세를 과시하려 한다.

 

       주공, 주력부대는 성을 지켜야 합니다.

       주공, 주력부대는 사냥터에 보내면 안 됩니다.

 

       그냥 사냥이 아니라, 시합이라 하지 않소

       우리 우()나라 체면을 세워야 하지 않겠소

 

       내 참, 진군(晉軍)이 많은데, 우리도 진군(晉軍)

       숫자와 비슷하게는 하여야 이기지 않겠소

 

209 . 가도멸괵이 무슨 뜻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