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201∼300회)

제 207 화. 믿는 어리석음은 어찌 되나.

서 휴 2023. 7. 7. 16:10

207 . 믿는 어리석음은 어찌 되나.

 

       백리해(百里奚), 그대는 어째 돕지도 못하면서

       옆에서 왜? 옷소매를 잡아당긴 거요

       그 바람에 우공(虞公)에게 더 간하지 못하였잖소

 

       궁지기(宮之奇)께서는 너무 책망하지 마시오.

       믿지 않고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또 말하는 것은

       귀한 물건을 길바닥에 버리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소?

 

       ()의 걸왕(桀王)이 관용방(關龍逄)을 죽이고

       주왕(紂王)이 비간(比干)을 죽인 것도 모두

       너무 강한 간언에서 연유가 된 것이오

 

관룡봉(關龍逢)은 어진 신하였으므로, 하(夏) 나라 걸왕(桀王)

황음무도한 짓을 말리려고 자주 간하다가, 끝내 분노를 사게

되었으며, 감옥에 갇혔다가 결국 참수(斬首)를 당하고 말았다.

 

       이처럼 역사에서 보듯이 어리석은 사람에게 화()

       돋우면, 오히려 자칫 화()만 돌아오게 됩니다.

       () 재상께 위험이 따를까 걱정이 되었소이다.

 

       백리해(百里奚) 대부, 이제 큰일 났소

       우공(虞公)이 저리 어리석어 분별조차 못하니

       이제 우리 우() 나라는 망하게 되었소이다.

 

       우리 우() 나라가 망하면 우리 백성들은

       . 돼지처럼 포로나 다름없이 살아가야 할 터인데!

       아아,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백리해(百里奚), 그대는 어찌 생각하시오?

       우리 다 함께 다른 나라로 망명이나 갑시다

 

       떠나시려면 그냥, () 대부 혼자 떠나시오.

       우공(虞公) 곁에서 나마저 떠나면, 나에게 잘해준

       궁지기(宮之奇)께서 더 많은 욕을 먹게 됩니다.

 

       나는 어렵더라도 마지막까지 우공(虞公) 곁에 남아

       외로운 우공(虞公)을 지켜드릴까 하오.

 

항상 옳은 말만 하던 궁지기(宮之奇)가 가족들을 거느리고 떠나자,

궁지기(宮之奇)는 역사의 기록에서 더는 나오지 않게 된다.

 

백리해(百里奚)는 혼자서 우공(虞公)의 곁에 남아 나랏일을 함께

보면서, 그의 어리석은 마음을 깨우쳐 주려 애를 써본다.

 

       주공. () 나라를 너무 믿지 마소서.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어찌하겠소?

       나라를 끝까지 믿어봅시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공(虞公)은 남의 말을 쉽게 믿으며

백리해(百里奚)와 의논치 않고 혼자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공, 신 대부 순식(荀息) 이옵니다.

       고생하였소. 어찌 되었소?

 

       우공(虞公)이 굴산(屈産)의 명마(名馬)와 수극(垂棘)

       벽옥(碧玉)으로 만든 진귀한 구슬을 받고, 기뻐하며

       ()으로 가는 길을 빌려준다고 하였나이다.

 

       우공(虞公)이 우리말을 잘 듣게 되었다니!

       이제 괵()나라를 칠 때가 된 것이 아니겠는가?

 

       주공, 그러하옵니다.

       주공. 신 이극(里克) 이옵니다.

 

       이쯤 되면 괵() 나라를 치기가 쉽사오니

       주공께서 번거롭게 나서지 않아도

       주공, 이극(里克)이 앞장서 정리하겠나이다.

 

       이극(里克)은 어찌하려는 것인가?

       ()나라는 상양관(上陽館)이 도읍지이며

       하양관(下陽館)은 괵()나라의 관문이 되옵니다.

 

       ()를 거쳐 쳐들어가면, 쉽게 하양관(下陽館)

       돌파할 수 있어, 괵()은 쉽게 무너지게 됩니다.

 

       주공, 신이 비록 재주는 없사오나, 만일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벌()을 달게 받겠나이다.

 

진헌공(晉獻公)은 회의가 끝나자, 별도로 순식(荀息)을 불러드려

이번 전쟁을 의논하다가 총대장에 관하여 물어보게 된다.

 

       주공, 장수 이극(里克)을 총대장으로 삼으십시오?

       요즘 세자로 인하여 골치가 아픈데, 어찌하여

       세자의 소부(小傅)인 이극(里克)을 추천하는가?

 

       허허, 이극(里克)은 세자 신생(申生)의 스승인바

       이극(里克)이 큰 공을 세우게 되면

       또 세자의 위세가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주공, 이극(里克)은 오랫동안

       더 높은 직위를 바라고 있었나이다

 

       주공, 이극(里克)이 대장이 된다면

       중신의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옵니다.

 

       이극(里克)의 성품으로 보아, 해제(奚齊) 공자를

       위하지는 않더라도, 앞으로 신생(申生)의 일에

       대해서도 방관하게 될 것입니다.

 

       어 허, 거기까지 간파하고 있었는가?

       순식(筍息), 그대의 뜻을 알겠노라!

 

비로서 진헌공(晉獻公)은 이극(里克)을 대장으로 삼고, 순식(荀息)

부장으로 임명하였으며, 상군과 하군을 모두 동원하여, 병거(兵車)

400승을 앞세워 괵()나라를 치고자 강성(絳城)을 출발시켰다.

 

       여희(驪姬)는 걱정하지 말라!

       나는 위험하지 않도다.

 

       신생(申生)이 또 이긴다면 그 위세가 더 높아져,

       장차 세자를 다루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중원으로 나갈 길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이니라.

       신생(申生)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로다.

       내 손수 쳐들어갈 것이니 너무 염려치 마라!

 

여희(驪姬)는 우()와 괵(), 두 나라와 전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니, 대신하여 세자 신생(申生)을 내보자고 졸랐으나,

진헌공(晉獻公)은 말을 듣지 않으며 직접 출정키로 했다.

 

       견융(犬戎)에게 뇌물을 듬뿍 보냈는가?

       주공, 견융(犬戎)은 뇌물을 받자마자 쳐들어가

       상전(桑田)에서 괵()과 열심히 싸우고 있나이다.

 

       상전(桑田)에서 싸우고 있다니 기회가 왔구나!

       대부 순식(荀息)은 우공(虞公)을 찾아가

       진군(晉軍)이 곧 간다고 통보하도록 하라.

 

()의 순식(荀息)이 찾아와 진군(晉軍)이 오고 있다고 통보하자,

이를 염려하게 된 백리해가(百里奚)가 우공(虞公)에게 또 아뢴다.

 

       주공. 진군(晉軍)이 들어오게 되면

       우리는 뒷감당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성문을 닫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나라는 큰 나라이니 화친까지 맺은

       양심이 있지 않겠소? 너무 염려치 마시오

 

우공(虞公)은 백리해(百里奚)의 말을 듣지 않으며, 오르지 진()

양심만을 믿으려 하면서, ()의 대부 순식(荀息)에게 말한다.

 

       귀국의 귀중한 보물을 받아 고맙소.

       ()에게 무엇으로 보답하면 좋겠소!

 

       ()은 견융(犬戎)과 상전(桑田)에서 싸우는 중입니다.

       우공(虞公)께선 신에게 하양관(下陽館)을 내어주십시오.

 

       하양관(下陽館)은 괵()나라의 성인데

       어찌 내가 내어줄 수 있단 말이오?

 

       어렵지 않습니다. ()을 원조하겠다 하시면서

       진군(晉軍)에게 우군(虞軍)의 옷을 입혀

       하양관(下陽館)에 들어가게만 하여 주시면 되옵니다.

 

       아니 되오! 이 백리해(百里奚)가 말하겠소

       () 나라는 군복이 많지 않소이다.

       그 많은 군복을 어찌 준비한단 말이오?

 

백리해(百里奚)가 방해 적으로 말하자, 순식(荀息)은 부드럽게

받아넘기면서 말하자, 우공(虞公)은 또다시 선선히 양보하고 만다.

 

       몇 벌만 주시면 저희 진() 나라에서 준비하겠나이다.

       으흠, 좋소. 우리 우()나라도 귀 () 나라에

       적극적으로 도울 방도를 찾아보겠소

 

얼마 후 진()의 이극(里克)과 순식(荀息)이 진군(晉軍)을 이끌고,

()에 들어오자, 어리석은 우공(虞公)은 진군(晉軍)을 맞이하여,

우군(虞軍)까지 합세시키면서, 자기 공로도 세우려 하였다.

 

       우공(虞公)께서 허락해 주시어

       우리 진군(晉軍)이 출전할 준비를 하였나이다.

 

       우리 우군(虞軍)도 진군(晉軍)을 도울 것이오.

       앞으로 우리는 형제국으로써 함께 잘 지내봅시다.

 

순식은 마지막까지 우공을 이용하여, 진군이 우군의 군복을 입고,

()나라의 관문인 하양관으로 진입하도록 허락하였다.

 

하양관(下陽館)을 지키던 대부 주지교(舟之僑)는 진() 나라의

침공을 짐작하면서, 밤낮으로 방비를 철저히 하고 있었다.

 

       주지교(舟之僑) 장수님. ()나라에서

       지원군을 보내주겠다는 서찰을 보내왔습니다.

       서찰을 이리 가져오너라

 

       철엽거(鐵葉車)100승이나 보낸다고

       () 나라가 언제 철엽거(鐵葉車)를 준비하였었나

 

       철엽거(鐵葉車) 100승이라면 괵공(虢公)

       견융(犬戎)을 물리치기에, 충분하겠구나

 

       오후 늦게 도착한다니 빨리 왔으면 좋겠구나.

       아무튼, 정말 고마운 일이야.

       , 다들 우군(虞軍)을 맞을 준비를 하여라

 

주지교(舟之僑)는 상전(桑田)에서 견융(犬戎)과 힘들게 싸우고 있는

괵공(虢公)을 도우려는 생각이 먼저 떠올라 더는 의심하지 아니하고,

고마운 우군(虞軍)을 잘 맞이하겠다며 야영 준비를 서둘렀다.

 

       해가 기울기 전에 우군(虞軍)이 오지 않겠는가?

       모두 우군(虞軍)을 맞을 준비를 하여라.

 

       () 나라 지원군이 하양관으로 오고 있습니다.

       어두워졌는데 야영 준비가 쉽지 않겠구나

 

       드디어 철엽거(鐵葉車) 100승이 먼저 도착하였습니다.

       어서 성문을 열어주어라!

 

       주지교(舟之僑) 장수님. 우군(虞軍)이 무척 많습니다.

       왼 일로 이렇게 많이 들어오고 있더란 말이냐?

 

       , 이게 뭐냐? 큰일 났다. 우군(虞軍)이 아니다!

       모두 진군(晉軍)이다. 모조리 죽여라. 죽여

 

도우러 온 줄로 착각한 주지(舟之僑)는 하양관(下陽館) 성문을

활짝 열어주었으며, 선두에 우군(虞軍) 복장을 한 철엽거 100승이

먼저 들어오고, 뒤따라 우() 나라 군복을 입은 진군(晉軍)

물밀듯이 자꾸 쏟아져 들어오다가 들키고 말았다.

 

      뒤늦게 발견한 괵군은 진군과 치열한 싸움을 벌였으나,

      이미 성안에 들어온 진군은 정예병(精銳兵)들이므로,

      괵군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면서 죽어 나간다.

 

208 . 자기 것도 지키지 못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