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200 화. 씨는 뿌린 대로 자라나.

서 휴 2023. 7. 5. 12:05

     58. 당진이 세워진다

 

200 . 씨는 뿌린 대로 자라나.  

     

한편 태재 ()은 규구(葵丘)회맹을 마치고 돌아가다가, 회맹에

참석하고자 달려오는 진(晉) 나라 진헌공(晉獻公)을 만나게 된다.

 

       태재(太宰) () 오랜만입니다

       진헌공(晉獻公)은 어디를 가시는 중이 오

 

       우리 진()나라는 황하(黃河) 북쪽의 아주 먼 곳에

       있다 보니, 의관(衣冠)을 갖춘 성대한 회맹(會盟)

       한 번도 참석해본 일이 없소이다.

 

       모처럼 참석하고자 열심히 달려오는데

       이레 동안이나 걸려 이제야 왔소이다.

 

       이제라도 규구(葵丘) 회맹에 참석할 수 있겠소

       허 어. 규구(葵丘) 회맹은 이미 끝났소이다.

 

       정말입니까? 너무 아쉽게 되었군요.

       진후(晉侯)께선 안타까울 필요가 없어요!

 

       태재(太宰) (),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지금 제환공(齊桓公)은 스스로 공이 높다고

       큰소리치며, 교만한 마음을 밖으로 내보이고 있소.

 

       대저 달이 차면 기울고, 물이 가득 차면 넘친다, 하였소.

       이제 제() 나라도 기울고 넘치는 때가 닥칠 것이니

       어찌 애석하다, 말하지 않을 것이오

 

()나라 진헌공(晉獻公)은 수레를 돌려 돌아가는 도중에 큰

병을 얻게 되며, ()나라로 돌아가자마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진() 나라를 오랫동안 엄격하게 다스리던

       진헌공(晉獻公)이 죽자,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자, 이제 진()나라의 태동(胎動)부터 알아보자.

 

주무왕(周武王)이 옛날 상() 나라를 무너트리고 주() 나라를

세운 지 2년이 지날 무렵인 기원전 1043년이었을 때, 나라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게 되었다.

이에 어린 아들 송()이 왕위를 물려받아 주성왕(周成王)이 된다.

 

       어린 주성왕은 오동잎으로 둥그렇게 규()를 만들어

       아우인 숙우(叔虞)의 머리에 씌워주는 놀이를 하였다.

 

()는 주() 나라 왕이 봉토(封土)를 주며, 제후(諸侯)로 봉할

때 내리던 신표(信標)로써,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네모졌다.

 

       숙우(叔虞). 너에게 규관(珪冠)을 씌워주노라.

       이는 너를 당()나라 제후에 봉하는 것이니라

 

       하하. 형님 고맙습니다.

       오동잎 규관(珪冠)이 큼지막하니 마음에 듭니다.

 

       왕이시여. 주상께 말씀 올리나이다.

       숙우(叔虞) 님을 당() 땅에 제후로 봉하십시오

 

       사관(史官)은 무슨 말을 하는 건가

       형제간에 재밌는 놀이를 하고 있을 뿐이로다.

 

       주상, 왕은 공직을 가지고 장난쳐서는 아니 됩니다.

       왕께서 말씀하신 바는 사관(史官)이 곧 그것을

       기록하고, 예()로써 그것을 완성하기에

 

       숙우(叔虞)를 당() 땅의 제후로 봉하지 않으면

       왕께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기록이 남게 되나이다.

 

이리하여 주성왕(周成王)은 동생 숙우(叔虞)를 당() 땅의 제후로

봉하게 되면서 당()나라가 탄생하게 되었다.

 

       ()은 황하(黃河) 북쪽에 사방 1천여 리나 되며

       아주 넓었으나, 산악지대(山岳地帶)의 나라였다.

 

()나라는 9대가 전해져 당목후(唐穆侯)에 이르렀으며, 그의

맏아들은 구()였고, 둘째는 성사(成師)였다

 

당목후(唐穆侯)가 죽자, 맏아들 구()가 이어받았으나, 이내

죽게 되자그의 어린 아들이 소후(昭侯)가 되었다.

 

       어마마마. 숙부(叔父)이신 성사(成師)가 무섭나이다.

       그렇게 무섭습니까

 

       잡아먹을 듯이 눈을 부릅뜨고 무섭게 째려봐요

       큰일이네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어마마마. 땅을 쪼개주고 멀리 내보내면 어떻겠어요

       주공, 할 수 없이 그렇게라도 하셔야겠지요

 

       어서, 숙부(叔父) 성사(成師)를 부르라.

       주공. 부르셨사옵니까

 

       숙부(叔父)는 곡옥(曲沃) 땅을 맡아 다스리시오.

       고맙습니다. 지금 곧 곡옥(曲沃)으로 가겠습니다.

 

성사(成師)는 곡옥(曲沃)으로 가자마자, 곡옥성(曲沃城)을 열심히

쌓으며, 호시탐탐 당()나라의 군주 자리마저 노리었다.

 

       소후(昭侯)는 북쪽의 적족(狄族)이 자꾸 쳐들어오자,

       ()나라의 도읍(都邑)을 익() 땅으로 옮기었다.

 

() 땅으로 옮기며 국호인 당()을 진()으로 바꾸게 되니,

그의 시호도 진후(晉侯)로 바뀌게 되면서, ()과 곡옥(曲沃),

두 개의 진()이 되었다. 이에 사람들은 당()이 진()나라가

되었으므로 당진(唐晉)이라 부르게 된다.

 

       곡옥(曲沃) () . 거사 준비가 되었습니다.

       반보(潘父)가 고생을 많이 하는구나.

 

       곡옥(曲沃) () . 소후(昭侯)를 시해하였습니다.

       고생하였다. 8년 만에 내가 진후(晉侯)가 되는구나.

 

반보(潘父)는 자객을 보내어 어렵게 소후(昭侯)를 죽이자, 그때

() 땅의 사람들은 몹시 분개하여, 반보(潘父)를 죽여버리고

소후(昭侯)의 동생 평()을 즉위시키며, 효후(孝侯)라 불렀다.

 

       효후(孝侯) 8년에 성사(成師)가 죽자,

       그 아들 선()이 곡옥장백(曲沃莊伯)이 되었다.

 

       그는 효후(孝侯) 15년에 익() 땅을 예고 없이

       쳐들어가 효후(孝侯)를 살해하여 버렸다.

 

       이에 익() 나라 사람들은 효후(孝侯)의 동생 극()

       보위에 올리니, 이에 극()을 악후(鄂侯)라 불렀다.

 

       악후(鄂侯)는 재위 2년 만에 원수를 갚겠다며

       곡옥(曲沃)에 쳐들어갔으나 안타깝게 대패(大敗)하자

       그만 수() 나라로 달아나고 말았다.

 

       이에 악후(鄂侯)의 아들 광()을 보위에 올리니,

       이가 곧 애후(哀侯)가 된다.

 

애후(哀侯) 2년에 곡옥장백(曲沃莊伯)인 선()이 죽자, 그의

아들 칭대(稱代)가 보위에 올라 곡옥무공(曲沃武公)이 되었다.

 

애후(哀侯)는 재위 9년에 한만(韓萬)과 양굉(梁宏)을 거느리고,

()을 쳐들어갔으며, 맞서 싸우다가 병이 들어 죽게 된다.

 

       괵공(虢公) 임보(林父)를 들게 하라.

       주상. 부르셨나이까

       애후(哀侯)가 죽었다 하니 보살피고 오시 오

 

이때 왕실의 주환왕(周桓王)은 경사직(卿士職)에 있던, 괵공(虢公)

임보(林父)를 진()나라 익() 땅으로 보내, 애후(哀侯)의 동생인

()을 보위에 올리니, 이가 곧 소자후(小子侯)가 되었다.

 

곡옥무공(曲沃武公)은 소자후(小子侯) 4년에 그를 죽이고,

()을 마침내 병합하였으며, ()나라의 도읍지를 강()

땅으로 옮기면서 강성(絳城)이라 부르게 하였다.

 

       주공. () 나라를 하나로 만들었으나

       명실공히 진후(晉侯)가 되기에는 힘이 모자랍니다.

 

       그래.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주변 오랑캐들의 침공을 막아야 하옵니다.

 

       우리 힘으로 어떻게 막겠는가?

       주공. 왕실의 도움을 받으십시오.

 

() 나라의 곡옥무공(曲沃武公)은 공실(公室) 창고의 보물을

잔뜩 싣고 갔으며, 왕실의 이왕(釐王)에게 바치게 되었다.

 

() 나라의 뇌물을 받은 이왕(釐王)은 왕사군(王師軍)보내,

주변의 오랑캐를 평정하여 주었으며, 또한 곡옥무공(曲沃武公)

진무공(晉武公)이라고 고쳐 부르게 하였다.

 

       이제 진()나라는 하나가 되었도다.

       나라가 평정되었으니 한시름 놓게 되었구나.

 

       이제 세자 문제를 해결하여 주도록 하자!

       세자 궤제(佹諸)는 가() 나라의 가군(賈君)

       정실부인(正室夫人)으로 맞이하도록 하라.

 

       그러나 가군(賈君)은 몇 년이 지나며 기다려줘도

       딸도 아들도 낳지를 못하는구나

 

       정실부인(正室夫人)의 적자(嫡子)가 있어야

       나라가 편안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더 기다릴 수 없도다. 가군(賈君)을 대신하여

        어느 나라에 혼인을 시켜야 하겠는가?

 

       주공. 제환공(齊桓公)에게 딸이 있는바

       그녀 또한 재색이 뛰어나다고 하옵니다.

 

       ()라면 큰 나라니 더욱 좋도다.

       어서 혼인 사절을 보내도록 하라.

 

진무공(晉武公)은 아들인 세자 궤제(佹諸)의 정실부인(正室夫人)

다시 맞이하고자, () 나라에 혼인 사절을 보내놓고, ()

오기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사절이 돌아와 보고를 올린다.

 

       주공. () 나라에서 승낙이 떨어졌나이다.

       ()의 공주는 제강(齊姜)이 오며

       재색이 뛰어나면서 아름답기가 보름달 같사옵니다.

 

       보름달이라니 얼마나 어여쁘기에 그런 말을 하는가

       수정(水晶) 같은 살결에 앵두(櫻桃) 같은 입술입니다.

 

       주공, 몸도 팔등신으로 날씬하게 잘 빠져

       천하절색(天下絶色)이라 할 만하나이다.

       허 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더란 말이냐

 

진무공(晉武公)은 늙었으나, 세자 궤제(佹諸)의 배필로 아름다운

제강(齊姜)이 오게 된다고 하자, 미리 마중 나갔다가 탄복하며,

자기 부인으로 삼아버리고 말았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아들의 배필(配匹)을 빼앗다니 말이나 되는 짓이오

 

       허 참, 진무공(晉武公)이 너무 늙었는데

       한참 젊은 제강(齊姜)에게 만족이나 시켜주겠소

 

       글쎄 말입니다.

       글쎄 가 뭡니까젠장

 

세자 궤제(佹諸)는 자기 부인이 될 사람이 서모(庶母)가 되었으나,

겉으로는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제강(齊姜)도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몹시 섭섭하고 분한 마음으로 세자 궤제(佹諸)를 바라보게

되면서, 둘은 자연스럽게 사모(思慕)하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세자 임. 큰일 났어요

       제강(齊姜), 큰일 나다니 무슨 일이요

 

       세자 임, 아이가 생겼어요

       아바마마가 아시면 큰일 날 텐데 어쩌지요

 

       특별히 몸조심하여야 할 것이오.

       아바마마가 아셨다간 결딴납니다.

 

201 . 여자가 나라를 움직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