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열국지( 101∼200회)

제 194 화. 허욕은 재앙을 부르는가.

서 휴 2023. 7. 3. 13:43

 194 허욕은 재앙을 부르는가.

 

      머뭇거릴 시간이 없도다.

      , 한수(漢水)를 건너 허(나라로 쳐들어가라

 

      이제 허성(許城)을 완전히 포위하였구나.

      초군(楚軍)은 맹렬하게 공격하여 점령하라.

 

      이제 허성(許城)이 무너지고 있다.

      조금만 더 힘을 내 공격하라,

   

      영윤(令尹긴급 첩보입니다.

      제환공(齊桓公)이 신정(新鄭)의 포위를 풀고,

      ()를 구하기 위해 남하하고 있나이다.


      그렇다면 이제 되었도다.

      왕이시여제환공이 허(나라로 오고 있습니다.

 

      허 어빨리도 오는구먼그렇다면 되었소

      이제 다들 본국으로 돌아갑시다

 

제환공(齊桓公)이 허성(許城)에 당도하였을 때는 이미 초군(楚軍)

마치 바람처럼 쳐들어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고 만 뒤였다.


      주공투곡어토에게 당하였나이다.

      주공연합군이 많이 지쳐있나이다.


      일단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음에

      (나랏일을 의논하는 것이 좋겠나이다.

 

이때 마땅히 화친조약(和親條約)을 위반한 초()에 책임을 추궁

해야 했으나연합군은 모두 허탈해하고 지쳐있었으므로아무런

조치도 해주지 못하고단지 허(나라를 구한 것으로 만족하고,

그곳에서 연합군을 해산하고 말았다.

 

       허희공(許僖公)의 처지에서는 너무나 아쉬웠다.

       ()는 제(와는 멀고 초()와는 국경을 접하고 있어.

 

       다시는 허(나라를 침공하지 못하도록,

       (나라를 단속하지 않고,

       제환공(齊桓公)과 연합군이 그냥 떠나버리자

 

       언제 또다시 초()나라가 쳐들어올지 몰라

       몹시도 불안하게 생각했다.

 

허희공(許僖公)은 초()의 침공에 항상 불안에 휩싸이게 되었으며

몹시 고민하다가(나라 채목공(蔡穆公)을 만나 의논하게 된다

 

      우리 허(나라는 제(나라와는 멀고

      (나라와는 국경을 접하고 있소이다.

 

      채목공(蔡穆公)정말 걱정이오

      언제 또 초()가 쳐들어올지 알 수가 없소이다.

 

      제환공(齊桓公만 믿고 있다가는 나라가 망하겠소.      

      채목공(蔡穆公), 이를 어찌하면 좋겠소


      허희공(許僖公). 시대는 변하는 것이외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한 자를 섬겨야 하오.      

      허(나라는 가까운 초()를 섬겨야 살 수 있소

 

      하지만 제환공(齊桓公)을 따라

      소릉(召陵)까지 진출하였던 바도 있고,

      예의 없는 초(나라를 원수로 생각하고 있소이다.

 

      허 어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결정이 더뎌집니다

      생각이 났을 때 실행에 옮기시오


      초성왕(楚城王)이 허(나라의 항복을 받아 줄까요     

      육단(肉袒)의 예로써 죄를 청하면 받아 주지 않겠소이까

 

육단(肉袒이란죄를 사죄하거나 복종과 항복을 스스로 하고자 할

스스로 행하는 극단적인 행동으로윗옷을 벗어 상체를 드러내며

죽임을 당할 자세로 적장에게 몸을 던져 용서를 비는 행위를 뜻한다.

 

      지난날 채애공(蔡哀公)이 바로 육단(肉袒)의 예로써

      초문왕(楚文王)에게 항복한 바가 있었으며

      채애공(蔡哀公)의 아들이 바로 채목공(蔡穆公) 이다.

 

채목공(蔡穆公) 아버지가 행했던 치욕적인 행위를, 그는 서슴없이

권하자, 허희공(許僖公) 망설이다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채목공(蔡穆公)을 통하여(나라의 항복 의사를 초()나라

초성왕(楚城王)에게 전하게 되었다.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구려.

      () 땅인 무성(武城)에서 항복 의식을 치르겠소이다.

 

허희공(許僖公)이 초성왕에게 무성(武城)에서 항복하는 광경을

춘추좌씨전 春秋左氏傳은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기록을 하고 있다.

 

      허희공은 얼굴을 쳐들어 앞을   있도록

       손을 등 뒤로 돌려 묶는 면박(面縛)을 하고,

      입에 구슬을 물고 함벽(銜壁) 하였으며,

 

      (나라 대부에게 마치 죽은 사람처럼 상복을

      입게 하고, 선비에게 관()을 짊어지게 하면서,

      육단(肉袒)을 하고자 초성왕(楚城王앞으로 나아갔다.

 

초성왕(楚城王)은 그 모습을 보고 봉()의 군주인 봉백(逢伯)에게

어찌하면 좋겠냐고 물으니, 봉백逢伯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왕이시여옛날 일이었습니다.

      주무왕(周武王)이 상(나라를 멸망시켰을 때,

 

      ()의 마지막 임금인 주왕(紂王)의 아들인 무경(武庚)

      녹보(錄父)에게 ()의 유민들을 다스리게 하고

 

      주무왕(周武王)은 이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세 동생인 관숙(管叔), 채숙(蔡叔), 곽숙(霍叔)에게

      감시를 시켜 그 후 몇 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세 동생과 무경(武庚) 녹보(錄父)가 음모하여 

      ()의 유민들과 함께 삼감(三監)의 난을 일으켰나이다.

 

      주무왕(周武王)의 아들인 주성왕(周成王)

      이들의 난을 수습하고 ()의 유민을 달래기 위해

 

      무경(武庚) 녹보(錄父)의 숙부인 미자(微子) ()

      보내어 송()나라를 세우게 하였나이다.

 

      ()의 백성들이 송()에 많이 들어와 살게 되면서

      또 반란의 기미가 보이자, 모두 죽이려 하였나이다.

 

      이에 미자(微子()가 육단(肉袒)을 하고

      용서를 빌었나이다.

 

      그러자 주성왕(成王)께서는 친히 묶은 것을 풀어주고

      입에 문 구슬을  받으시고대부의 상복(喪服)을 벗기고

      선비가 짊어졌던 관()을 불에 태우셨습니다.

 

      그런 후주무왕(周武王)은 미자(微子()를 예의로써

      (하였으며 본래 살던 송(나라로 돌려보냈나이다

 

      그렇게 미자(微子()를 용서해줌으로써 반란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송(나라는 안정이 되었나이다.

 

이에 초성왕(楚城王)은 봉백(逢伯)의 말대로 하였다면박(面縛)

죄인의 두 손을 앞으로 묶는 것을 말하며함벽(銜壁)은 죽은

사람을 염(할 때 입안에 구슬을 머금게 하는 장례 풍습이었다.

 

허희공(許僖公)은 스스로 죽은 사람 흉내를 내며 죄를 청함으로써

(나라를 종주국으로 섬기는 두 번째 중원(中原국이 되었다.

 

      주공신 대부 신후(申侯이옵니다.

      (나라 덕으로 연합군이 물러갔소이다.

 

      이번에 정(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은

      모두 다 초(나라를 움직인 신의 공로이옵니다

 

      주공께서는 어찌하여 망설이기만 하면서

      신에게 봉토(封土)를 더 주지 않나이까?

 

사람들에게 교만한 모습을 보이면 미움을 받기 마련이나이를

가리지 못하는 신후(申侯)는 제환공이 말하여 억지로 받게 된

호뢰(虎牢땅에 더하여 봉토(封土)를 더 달라며 욕심을 냈다.

 

       대부 신후(申侯)가 봉토(封土)를 더 달라고 욕심을 내며

       보채면서 조를 때, 정문공(鄭文公)은 수지(首止땅의

       회맹에서 몰래 탈퇴한 것을 몹시 후회하게 되면서

       (나라의 침공을 예상하며 너무나 불안해졌다.

 

어지간히 분했던 제환공(齊桓公)은 이듬해 봄이 되자마자갑자기

연합군을 이끌고 다시 정() 나라 도성인 신정(新鄭)을 공격했다.

 

      주공(나라가 또 쳐들어왔습니다.

      아니정말인가이거 큰일 났구나.

 

      배신자 정문공(鄭文公)은 듣도록 하라

      빨리 항복하지 않겠는가.

      신정(新鄭성에 불 지르고 모두 태워 죽이리라

 

제환공의 연합군이 다시 공격하자설마 하던 정문공은 기겁을

하며 당황하던 차에연합군으로 온 진() 원도도(轅濤塗)

정(鄭) 나라의 대부 공숙(孔叔)에게 서신을 보내왔다.

 

      이번에 제환공(齊桓公)이 정(나라를 침범한 것은

      모두 신후(申侯)의 간교한 술책 때문입니다.

 

      그는 정(나라 사람이라기보다 초(나라 사람이며,

      ()의 첩자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바이오.

 

      신후(申侯)가 정(나라에 붙어 있는 한

      (나라의 핍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이는 귀국의 안녕을 위하여

      공숙(孔叔)께 특별히 알려드리는 것이오

 

(나라 대부 원도도(轅濤塗)가 신후(申侯)를 헐뜯는 편지를

보내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날 소릉(召陵땅에서 연합군이 초(나라

       원정(遠征) 마치고 돌아가려고 할 때

       원도도(轅濤塗) 신후(申侯) 믿고서 의논하였다가,

 

신후(申侯)의 술책(術策)에 넘어가 제환공에게 옥에 갇히게 되는 

등으로 곤욕을 치르며 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주공신 공숙(孔叔이옵니다.

      주공께서는 어쩌시려 합니까


      과인도 수지(首止회맹에서 탈퇴한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으나 이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소

 

      주공주혜왕(周惠王), 초성왕(楚城王),

      돕지를 않으며천하의 민심은 모두

      제환공(齊桓公)을 중심으로 뭉쳐있나이다.

 

  195 은혜는 반드시 보답한다.